00148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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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려서 - Amiga]
다가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어.
다가가고 싶지만 애써 다른 곳을 보고 있어.
네게 다가가려 하면 할수록
멀어져 가는 네 모습처럼
용기를 내지 못 했어 다만 너를 좋아 했어.
내가 꿈꿔왔던 기적처럼
시간을 달려서 네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너의 손을 잡고 말하고 싶어.
......
약속해줘. 내가 다가갈 때까지.
내가 네가 왔을 때 그때도 나를 보며 웃어 줘.
시간을 달려서 네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너의 손을 잡고 말하고 싶어.
Amiga 녀석들의 무대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아직 풋풋한 신인 급 가수임에는 틀림없지만, 오랜만에 본 녀석들에게서 프로의 느낌이 물씬 풍겨왔으니까.
갓자 친구라던가?
여자 친구의 스페인 말이 Amiga인 것과 동시에 요즘 대세 걸 그룹으로 떠오른 녀석들에게 붙은 ‘갓’이라는 점을 고려해 팬들이 만든 별칭 말마따나, 안무와 노래 모든 것이 완벽했다. 내가 만든 노래와 안무였지만, 이제는 완전히 녀석들의 것이 된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잘하고 있었구나, 다들.
그래서 뿌듯했고 아쉽긴 했다.
근 6개월 만에 본 녀석들의 한층 성장한 모습이 그리고 정말 좋은 여동생들이 한순간 멀어져버린 지금의 상황이 말이다.
하아.
이게 다 내 잘못이고 실수다. 녀석들이 서서히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이를 단호하게 끊어냈더라면 지금처럼 녀석들을 대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자! 그럼 우리 다 같이 다음 무대의 주인공을 만나볼까요?”
올 하반기 가요계의 대세로 떠오름과 동시에 일본 활동도 본격적으로 재게 했다는 소식을 경진 삼촌을 통해 듣기는 들었다. 앞선 선배 아이돌들 덕에 상대적으로 시장의 벽도 낮은 편이고 음반시장이 살아있기에 수익도 월등히 뛰어난 일본 시장에서 꽤나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감탄을 터트렸던 기억이 남아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마냥 편할 수가 없었다.
솔직히 매일 전화와 톡을 보내던 지하를 비롯해, 그보다는 못하더라도 자주 연락을 하던 예원, 유진, 시나가 거리를 둠에 마음이 때때로 허전했으니까. 더욱이 그나마 내가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은지와 소정은 평소에도 그다지 많은 연락을 하는 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다음 무대의 주인공은! 현 가요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를 몰고 다니는! 가요계의 신성, 황태자에서 이제는 황제로 나아가고 있는 강지혁씨입니다! 여러분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짝짝짝!]
[와아아!]
[강지혁! 강지혁!]
하아. 나도 미쳤지.
대기실에서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다른 생각이라니. 정신이 나갔나보다.
“축하드립니다. 지혁씨! 내년 1월 1일에 정식 발매될 정규 3집의 예약주문량이, 무려! 무려 407만 5250장이나 된다던데, 정말 축하드립니다.”
MC의 소개멘트에 상념을 마음 한편으로 던져둔 채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좀 전 Amiga녀석들을 향해 쏟아졌던 관객들의 호응이 이제는 나를 향하기 시작했으니까.
“아... 예. 감사합니다...”
“이로써 실질적으로 이번해 초에 발매된 것으로 보는 정규 2집의 예약주문량 199만장과 총 판매량인 405만장을 정규 3집 예약 주문 4주 만에 뛰어넘게 되셨는데 기분이 어떠신지?”
그런데 그런 호응을 받으며 무대에서 하게 된 게 노래가 아닌 인터뷰라는 게 조금 그랬다.
“제 노래를 그만큼 팬 분들이 많이 기다려주셨다는 뜻인 것 같아요. 다만, 그 기다림이라는 게 생각보다 너무 큰 결과물로 나와서 어안이 벙벙한 상태에요.”
앞선 가수들처럼 나 또한 인터뷰를 해야 하긴 할 테지만, 이렇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무대에서, 그것도 앨범 판매량과 같은 얘기를 꺼내기란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현재 정규 1집 86만장, 정규 2집 405만장에 이어 어제 발표된 정규 3집 예약 주문량 407만장까지 합하면 1년 6개월 동안 정규 앨범 3장으로 총 898만장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양의 판매고를 달성하셨는데요. 여러분 이 판매량이 이번 해 한국 가요계 음반시장의 80%에 달한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대단해요!]
[강지혁!] [강지혁!]
[니가 짱 먹어라!]
[갓지혁! 갓지혁!]
그런데 이 MC분 오늘 작정한 듯하다. 아나운서 출신이지만 밉상 캐릭터를 바탕으로 프리를 선언해 요즘 한창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그답게 말이다.
“이로서 한국 역대 음반 판매량에서 조성민의 발매앨범 7장, 820만장 기록을 넘고 4위에 랭크되셨는데요.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살아있는 전설을 보고 있다’ ‘우리는 현시대에 강지혁과 함께 라는 것만으로도 행운인 세대다.’와 같이 수많은 찬사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설상가상이다, 정말.
앨범 판매량도 그렇고 음반시장의 80%를 차지한다는 말도 전부 별로 꺼내고 싶지 않았다. 아직 데뷔한 지 1년 반 밖에 안 된 내가 그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이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으니까.
더욱이, 앨범 판매량으로 모든 가수 활동이 결정되는 것도 아닐 진데 수많은 가수들이 보는 앞에서 이런 얘기를 꺼낼 게 뭐란 말인가. 나 원 참.
“게다가 이제 2위 신승운 씨의 1300만장 기록과 공동 3위 서태G씨와 김건오씨의 1100만장이 사정거리에 들어왔거든요? 이 기록 이번 정규앨범에서 깰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
진짜 미치겠다.
이제는 하다하다, 가요계 대선배들인 신승운, 서태G, 김건오까지 언급되자 가만히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 이대로 가만두다간 어디까지 나갈지 모르겠으니까.
“대선배님들의 기록을 깨기엔 지금의 제가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싶고요. 아직 햇수로 2년차에 불과한 제게 팬 분들이 과분한 사랑을 주신 것 인만큼,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드라마 촬영과 더불어 팬 여러분들을 위한 팬 미팅과 사인회 그리고 콘서트 활동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생각이니까요. 많은 분들이 지금처럼 호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 뭔가 말을 돌리신 것 같긴 하지만, 일단 강지혁 씨의 대답 잘 들었고요.”
진짜 밉상도 저런 밉상이 없다. 그냥 대충 좀 넘어가지, 그걸 또 걸고넘어지는 MC를 보자니 주먹에 절로 힘이 들어갔으니 말이다.
하아.
어차피 저 사람도 저게 캐릭터인 만큼 이럴 수밖에 없다는 걸 얼마나 되새겼는지 모르겠다. 참자, 참자. 이래서 나는 예능이랑 안 맞는 걸까?
[여러 가지 음반 관련 기록들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발매 전 예약 부문, 단일 앨범 최다 판매량, 더블 밀리언셀러 부문, 단일 앨범 최다 1위 곡 수 부문 등, 제가 일일이 다 말씀 못 드린 기록들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성과를 거두셨는데 가수를 하게 될 때 이를 예상하셨는지?]
[가장 존경하는 가수는 누구인가요? 삼촌인 박재성씨? 아니면 현재 같은 회사인 유민재씨? 궁금해하는 팬 분들을 위해 속 시원하게 말씀해주세요!]
[혹시 지혁 씨 팬 사인회나 토크 콘서트 때 MC 안 필요하시... 아! 알겠어요! 여러분! 에이, 사심은 없다니까?]
어쨌든 그렇게 인터뷰는 마무리돼가는 듯 했다. 내가 자신의 질문을 꺼린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끝까지 원하는 것을 쟁취한 탓인지 MC를 맡고 있는 전연무의 얼굴은 꽤나 밝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강지혁 씨가 저희에게 보여줄 무대, 간략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오늘 제가 보여드릴 무대 곡은 총 3곡입니다. 첫 번째 보여드릴 곡은 이번 3집 정규앨범의 10번 트랙에 수록된 ‘Nothing better’인데요. R&B가 가미된 발라드 곡인만큼 관심 있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이제 팬 분들이 기다리고 고대하던 강지혁씨의 무대! 지금 바로 보시죠!”
그렇게 MC의 마지막 멘트를 시작으로 익숙한 선율이 나를 귀를 타고 서서히 스며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선율들로 인해 좀 전까지 내게 남아있던 밉상 MC에 대한 감정들도 씻은 듯이 날라 가버렸다.
[Nothing better]
나에게로 다가왔던 때의 너를 기억해
이젠 사랑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차가운 내 마음을
너의 그 환한 미소가 풀어버린 거야.
나는 그렇게 너의 남자가 되었어.
슬프고 아팠던 기억들이 이젠 떠오르지 않아.
너의 그 눈빛이 나를 따뜻하게 해주니까.
새벽에 졸려하는 슬희를 안아들고 숙소에 데려다 준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금 내 눈은 오로지 그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올 한해 활약했던 수많은 가수들이 자리한 만큼, 이곳 KBS 여의도 홀에 도착한 후 그녀를 찾아갈 수도 단둘이 얘기를 나눌 수도 없었을 때의 아쉬움과 가사 말에 담긴 감정들을 한껏 담아서 말이다.
이제 마치 꿈처럼 내 마음은 그대 곁에만 머물러요.
단 1초라도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꿔요.
마치 공기처럼 내 곁에 항상 그렇게 있어준다면,
물론 성제 녀석의 집들이로 오인해버려 ‘우리 결혼 할까요’ 출연하게 됐을 때, 강남역에서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그녀를 처음 보게 됐을 때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예상을 못했다. 진심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아이돌인 그녀가 내 연인이 된다는 것은 사실상 이뤄지기 힘든 일이었으니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누군가의 체온이 몸 한 가득 느껴진다는 것, 누군가의 미소가 나를 기쁘게 한다는 것, 좋아하는 이의 특정 모습을 나만이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서로 함께했던 기억들이 더해질수록 그 의미는 깊어져만 갔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의 그녀는,
Nothing better
Nothing better than you
Nothing better
Nothing better than you
나에게 있어 그 무엇과도 대체하기 힘든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 미소, 말투, 목소리, 행동들 하나, 하나 모두 내 삶속에 녹아들어 버렸으니까.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존재가 돼버렸으니까.
이제 마치 꿈처럼 내 마음은 그대 곁에만 머물러요.
단 1초라도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꿔요.
마치 공기처럼 내 곁에 항상 그렇게 있어준다면,
그래서, 한순간도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노래를 불렀다. 그녀가 앉아 있는 테이블이 무대와 제법 거리가 있어, 그녀 또한 이런 내 눈빛을 알아챌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랬다. 이 노래는 그녀를 위한 곡이고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 마음이었으니까.
Nothing better
Nothing better than you
Nothing better
Nothing better than you
......
그렇게 노래는 끝을 맺었다. 이전 무대들이 댄스곡을 바탕으로 전개되어 수많은 관객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던 것과 달리 아쉽게도 나는 그들의 몸을 들썩이게 만들 정도로 신나게는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강지혁!]
[강지혁 최고다!]
[강지혁!]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환호해주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안 그래도 노래에 몰입된 감정이 더욱 북받쳐 오르는 듯 했다.
후우.
하지만, 그렇게 평소처럼 감정의 여운으로 한동안 멍하니 서있을 수만은 없었다.
“여러분!”
내가 노래에 대한 몰입 능력이 뛰어나고 이 때문에 감정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 때 이것에 관해서 언론에서 잠깐이나마 떠들썩한 적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내 노래가 끝난 뒤, 내 이름을 외치던 관중석이 삽시간에 고요해졌다. 놀랍게도 이런 내가 감정을 추스르고 다음 무대를 준비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한 일종의 배려로 말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내가, 비교적 밝은 목소리로 그들을 부르자 관객들이 꽤나 당황했나보다. 그들의 웅성거림이 조금씩 커져오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어깨와 목을 가볍게 움직이며 몸을 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 내가 선보인 무대는 저들의 반응 여부와 상관없이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노래가 끝난 지금,
“제 노래가 분위기를 너무 가라앉힌 것 같네요. 그래서.”
내가 선보일 두 번째 무대는 지금 환호하고 있는 저들을 위한 것이니까.
“저도 오늘만큼은 이런 스탠드 마이크보단,”
방금 전과 다른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물론이고 바로 앞에 앉아있던 가수들 또한 놀란 듯했다. 내 깜짝 발언으로 고요해졌던 홀이 순식간에 웅성거림으로 가득차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핀 마이크가 어울리고 싶네요.”
그렇게 하나, 둘 내 주변을 채우기 시작한 익숙함을 느끼며 코트를 벗어던졌다. 그리고 바닥으로 꺼지는 스탠드 마이크와 함께 내게 핀 마이크를 건네는 JV형 그리고 멤버들과의 눈 맞춤을 시작으로,
[This is JS style. Hey ladies & gentleman]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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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추코가 미래다. 정주행 부탁드립니다!
[정주행의 지휘자! 활자 라는 음표! 지휘봉은 펜대로! By.Te4Rs]
선작, 추천, 코멘트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많은 힘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P.S
여러분 서평글 이벤트 많이 참가해주세요.
정주행 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독자님들 너무해 너무해!
이런 내 맘 모르고 너무해! 너무해!
JUST LIKE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