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5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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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제가 늦었네요.”
“아, 아니에요. 작가님. 제가 조금 일찍 온걸요.”
‘상속인들’의 섭외 요청을 받아들이자마자 이은숙 작가님이 직접 내게 연락을 해 혹시 만날 수 있냐는 제안을 건넸다. 솔직히 그 제안을 받자마자 내가 느낀 것은 반가움이나 셀렘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아니었다.
너무 부담됐다. 너무, 너무.
애당초 이 작품의 주연 배역 하나를 완전히 나로 못 박은 채 집필했다는 것부터 처음 이 배역을 거절 한 뒤로도 꾸준히 회사를 통해 캐스팅 요청을 반복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물며, 이렇게 섭외를 받아들이자마자 내게 따로 시간을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니 오죽할까. 게다가 이런 행동들을 한 이가 대한민국 배우들이 출연하길 간절히 바란다는 스타 작가 이은숙 작가님이었으니 말이다. 뭐, 오글거리는 대사로도 유명하시긴 하지만.
어쨌든 시간을 내달라는 작가님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여기까지 온 만큼 이를 겉으로 내색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이은숙 작가님과 같이 온 분이
“아! 그리고 이분은 이번에 우리 작품 연출을 맡아주실 강신호 감독님이세요.”
“안녕하세요. 감독님. 강지혁입니다.”
“그래요. 반갑습니다. 지혁씨. 이거 아주 팬입니다. 제가. 하하하!”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강신호 감독님이라는 걸 알았으니 더욱 그럴 수밖에.
하지만 막상 대화가 이어지자 그러한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기대감과 설렘은 커져만 갔다.
[콘서트 초대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우리 남편이랑 애들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정말 좋았어요.]
[우리 결혼 할까요 잘 보고 있습니다. 정말 잘 어울리는 부부더군요. 하하하!]
그동안의 근황에 대한 안부를 시작으로,
[일단 이게 3화까지의 대본이에요. 기존에 드린 1화 대본과 더불어서 같이 보시면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시는 데 훨씬 편할 거 에요. 대본을 읽다가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시고요.]
[그리고 해외 로케 촬영이 기획되어 있는 데 스케줄 관련된 문제는 유민재 씨에게 직접 말씀드리면 되나요?]
내가 맡을 배역에 대한 상세한 배경부터 촬영의 상세한 진행일정까지.
작가님과 감독님의 친절한 설명에 어느새 나 또한 몰입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강현.
내가 맡은 강현 역은 말 그대로 금 수저 아니 다이아몬드 수저였다. 극 중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황제 그룹의 후계자들 중 한명으로서 키 크고 훈훈한 외모를 지닌 역이었던 것이다.
뭐, 훈훈한 외모를 지녔다는 점에서 내가 이 배역을 맞는 게 옳은 일일까 싶었지만 이내 부정적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이미 강현 역을 맡기로 결정한 이상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생아 출신인 강현 역이기에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할 겁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직 여자 주연 쪽 캐스팅 오디션이 진행 중이지만 그래도 다른 남자 주연인 유빈씨와 친분이 있다니, 두 분의 케미를 기대해 봐도 되겠죠?”
“열심히 하겠습니다.”
처음부터 나로 캐스팅을 고정해놓았다는 말마따나, 지금 내가 두 분에게 해드릴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았다.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과 함께 열심히 하겠다는 말 밖에는 말이다.
“11월 말까지는 모든 캐스팅이 완료될 겁니다. 그리고 12월까지 관련 협찬문제와 세트장 문제, 장소 협조 문제까지 다 마무리될 거고요. 첫 촬영이 1월 초순이고 아마도 첫 대본 리딩은 12월 중순 쯤 일 테니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시면 될 거고요.”
“중국 시장이랑 아시아 시장을 노리는 만큼 이번 드라마는 100%사전 제작 드라마에요. 모든 촬영은 5월에서 6월 사이에 마무리 될 거에요. 첫 방영일은 아마도 내년 9월에서 12월 사이가 될 거고요.”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지나고 나서야 작가님, 감독님 두 분과의 사전 미팅은 마무리되었다.
“사실 저희 집사람이랑 딸이 지혁씨 너무 팬이라... 오늘 이은숙 작가님이랑 사전 미팅 하신다 길래 졸라서 쫒아왔습니다. 하하하하! 실례가 아니라면 사인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아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면... 하하하하!”
작가님과의 사전 미팅에 감독님이 따라 나오신 이유를 깨달아서 인지, 다가올 촬영이 더욱 기대가 됐고 또 두려웠다.
저 두 분에게, 나아가 전체 촬영에 폐를 끼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으니까.
*
[나도 너무 보고 싶어. 미안해. 이제 곧 휴식기 다가오니까.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지? 오빠...]
슬희와의 짧은 통화로 아쉬움을 달랜 뒤, 집무실 문을 열었다.
오늘은 사전에 연락을 한 만큼 집무실의 주인이 제자리에 있을 테니까.
역시나 삼촌은 집무실에 앉아 있었다. 여전히 분주하게 문서들을 살피고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 때에 만나러 간다는 내 전화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내가 들어온 걸 확인한 삼촌이 소파로 이동함과 동시에 나 또한 본론을 꺼내들었다.
“뭐? 계약?”
그런데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조카로서 삼촌을 보러 온 게 아닌 지금 나름대로 격식을 갖춰야 될 것 같았다.
“오늘은 공적으로 온 거니까. 일단 읽어 보시죠. 대표님.”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대표님’ 소리도 꺼냈고 말이다.
[탁!]
“이게 어디서 삼촌한테.”
“아! 왜!”
“다른 사람 있는 것도 아니고 삼촌이랑 둘 만 있는데 무슨 대표님이야.”
하아. 진짜. 요즘 들어 누굴 만나기만 하면 맞는 것 같다. 아니, 내가 동네북이야? 왜 자꾸 때려, 때리긴.
“그래서 프로젝트 섭외 제안서? 뭔데, 이건?”
그래서 삼촌의 물음에 별다른 설명 없이 그저 눈짓으로 문서를 가리켰다. 보면 몰라? 눈앞에 있는 거 길지도 않을 텐데 그냥 읽으시죠. 방금 전에 들어올 때 보니까, 문서들을 아주 사랑하시는 것 같던데.
“간단하게 말하면 피처링 해달라는 거네. 랩이랑 안무에서. 맞나?”
“뭐... 그런 샘이지. 피처링으로 봐도 되고 콜라보로 봐도 되고.”
그렇게 한참동안 투덜거리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진행되는 상황 상 그럴 수가 없었다. 문서들을 훑어본 삼촌 입에서 본론 격인 얘기가 바로 튀어나왔으니 말이다.
“흠... 내년 1월이라고 했지? 정규 3집?”
“응. 12월 초부터 선 결제 예약 받고 1월 초에 발매할 예정이니까. 이번엔 크리스가 12월에 데뷔하는 것도 있고 해서 음원도 12월 마지막 주부터 순차적으로 풀릴 거야. 총 20곡정도 되니까 하루에 세 곡씩? 뭐 그 정도.”
“20곡이나 넣는다고?“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 이번에 외국어 노래도 실었거든.”
이번 앨범은 기존 1집, 2집 앨범과 수록곡 측면에서 꽤나 달랐다. 모르는 사람이 알았다면 내 앨범인 줄 모를 정도로 말이다.
일단 장르와 노래 분위기 측면에서 슬픔과 아픔을 노래했던 과거 앨범들과 달리, 이번 앨범은 댄스 1곡과 듀엣 3곡이 포함되었고 전체적으로 산뜻한 분위기를 품는 곡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걱정이 되기도 했다. 대중들이 사랑해줬던 내 노래들은 하나같이 무겁고 어두운 내 심정들을 노래한 것들이었으니까.
아무래도 최근 내 심정의 변화가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낸 것 같다. 과거에는 이별에 대한 아픔과 회복이 주였다면 지금의 내 마음 속에는 새로운 사랑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으니까.
어쨌든 총 20곡을 수록할 예정인 이번 정규 3집 앨범 중에 유일한 댄스 곡인만큼 꽤나 의미가 깊었다. 이 ‘개 쩔어’라는 곡이 말이다.
“실제 활동은 얼마나 할 건데?”
“방송활동은 1월에만 있을 예정이야.”
“일단 곡부터 들어보자.”
그렇게 대충 내 활동 계획을 들은 삼촌이 한 말은 당연하게도 곡을 듣자는 얘기였다.
일단 곡이 좋아야, 결정을 해도, 할 테니까.
[개 쩔어]
This is JS style.
Hey ladies & gentleman
준비 다 됐으면 부를게 yeah
다른 놈들과 비교하지 마.
내 방식대로 ma ma ma my 방식대로 hey yo
니들이 밤새 술 마시고 놀 때, 나는 밤새 춤을 췄지.
니들이 밤새 여자랑 깔깔 거릴 때, 나는 밤새 노래를 불렀지.
니들이 어떻게든 여자 꼬셔보려고 애를 쓸 때,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밤을 새가며 애를 썼지.
밤새 춤을 췄지. 노래를 불렀지. Everyday, every night.
네가 클럽에서 여자 끼고 놀 때 Hey.
놀랄 필요 없어. 그저 듣기만 하면 돼. 매일
Fantastic! Come on!
난 개 쩔어.
......
“연습생 때 만들었다고?”
곡을 듣고 난 뒤 삼촌이 내뱉은 말은 간단했다.
이곡이 연습생 때 만들었냐는 질문 말이다.
“니가 하면 만들 때 같이 만들긴 했었는데 그때 당시엔 나랑 조금 안 맞는 것 같아서 월말평가로는 니가 하면 내려고 묻어놨었어.”
뭐, 딱히 피할만한 얘기도 아니거니와 가사의 배경은 노래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만큼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
이 노래에 담긴 배경과 사연을 말이다.
“랩 부분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잘 못하겠어서 일단 가이드에는 안 넣었고 랩 가사는 거기 가사 적은 데에 같이 있으니까. 거기서 보면 돼.”
뭐, 가이드 곡인지라 아직 랩 부분이 비어있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삼촌의 반응을 보아하니 영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닌 것 같다. 삼촌도 나처럼 뭔가에 꽂히면 다른 곳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스타일인데, 가사를 보며 음악을 듣느라 내 말은 대충 듣고 흘리는 것 같으니 말이다.
“첫 부분이 좋아? 계속해서 그것만 반복해서 듣네?”
“흐음... 첫 부분이 아주 좋아.”
“응? 첫 부분? 색소폰 부분 말하는 거야?”
보아하니, 첫 부분에 깔린 색소폰 리듬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족히 10번은 반복해서 듣는 걸 보니 말이다.
뭐, 이 정도면 거의 오케이 사인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했다. 갓식스 멤버들이야 내가 하자고 하면 할 것이고 정작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삼촌도 이미 넘어온 것 같았으니까.
“아니 거기 말고.”
“그럼 어디?”
그런데, 이 사람 진짜. 다른 사람 앞에서도 이럴까 겁난다. 겁나.
“This is JS style. 이게 아주 좋은데? 완벽해. 하하하하! 그래 이게 JS style이지! 음악에 대한 열정! 남들 놀 때 우린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힘든 처지를 버텨낸다! 하하하하하! 앞으로 연습생들 기본곡으로 이걸 넣어야...”
하아. 그게 좋다는 거였습니까? JS ENTERTAINMENT 대표님?
진짜 이 사람이!
*
[강지혁 벽상예술대상 남자 TV부문 연기 신인상 노미네이트! 백상예술대상 측 曰 “이번해 초 신사의 품위 작품을 통해 출중한 연기실력을 보여준 강지혁,...... 소속사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으며, 참가가 거의 확정적......”]
-이거 솔직히 인기빨 아님? 강지혁으로 이슈 끌어보려고?
-그건 부정할 수는 없는데 마냥 그것 때문만은 아닌 듯. 솔직히 신사의 품위 때 강지혁 보고 놀랐음. 연기가 자연스러워서. 원래 신인때는 괜히 힘들어가고 그러는데,
-ㅇㅈ 인기빨 부정은 못함 하지만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님. 이게 팩트임. 신인상 노미네이트 될 정도인 것 같음. 이번 해엔 유난히도 신인 배우들이 없기도 했고.
[강지혁의 벽상예술대상 참가가 거의 확정되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의 관심은 다른 시상식으로? 작년 청용 영화제에서 여배우들을 울렸던 강지혁! KMA에서 수많은 상을 휩쓸었던 강지혁! SBS 가요대전에서 환상의 아카펠라 무대를 보여줬던 강지혁! 이번에는 과연 어느 시상식과 행사에 참석할 것인가!]
-크으... 지렸지... SBS 가요대전 아카펠라가 진리지! 그걸 ... 방송사고 났는데 즉석에서 아카펠라 지렸음. 마이크 없어서 엠씨들 마이크 뻈어서 화음 만들 때 솔직히 쌌다. 진짜.
-ㅋㅋㅋㅋㅇㅈㅆㅇㅈ 근데 난 청용도 대박이었음. 엠씨들 품에 안겨서 울고 여배우들은 화장고치느라고 카메라 피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소리임? 강지혁 하면 슬리퍼지. 요즘엔 애호박이긴 하지만 그래도 KMA에서 슬리퍼신고 상받은 거 그게 대박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D ENTERTAINMENT IP 이미 신인을 넘어섰다! 폭풍과도 같은 기세로 정규 1집 앨범 100장 돌파! 강지혁도 이루지 못한 신인 100만장의 벽! IP가 넘다!]
[IP 하반기에 발매한 데뷔앨범과 정규앨범으로 이미 170만장 돌파! 침체되었던 한국 가요계 음반 시장 다시 되살아나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는 밀리언셀러들의 등장!]
-근데 확실히 음반 살 맛 나지 않음? 요즘엔 포토카드며 사인회 추첨권, 화보집까지 해서. 솔직히 살만함. 음악을 사는 지 아니면 부가적인 걸 사려고 사는건진 모르겠지만. 확실히 앨범사는 사람 많아졌음.
-ㅇㅈ 요즘에 음반사는 사람 꽤 있는 듯.
-근데 대박이긴 하네, 데뷔앨범 70만장 넘고 정규앨범 100만장 넘었으면... 3개월? 2개월? 그 사이에 저거 다 판거 아님. IP가 대세긴 하네.
-요즘 예능이랑 방송 보면 IP진짜 많이 나옴. 채널 돌리면 나옴 ㅋㅋㅋㅋ멤버들 한 두명씩 꼭 껴있어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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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추코가 미래다. 정주행 부탁드립니다!
[정주행의 지휘자! 활자 라는 음표! 지휘봉은 펜대로! By.Te4Rs]
선작, 추천, 코멘트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많은 힘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P.S
여러분 서평글 이벤트 많이 참가해주세요.
133화의 추천수가 100이상이 되길 기도하며 한 편 더올립니다...
연참을 하면 독자분들은 좋아하시는데 작가입장에선 우울해지네요.
나눠서 올리면 충분히 추천수도 받고 조회수도 높은데,
연달아 올리면 ㅠㅠ
독자분들 너무해. 너무해! JUST LIKE T.T
여러분 블루베리라는 가수 아시나요? 제가 진짜진짜 좋아하는 가수인데 노래가 너무 좋아요 ㅠ
밤에 자기전에 들으면 목소리 개꿀..ㅠㅠ
[오늘도 만날래요 내일도 만날래요]
[넌 내 애인이고 사랑이고 운명이야]
한번씩 들어보세요. 잠 안올때 !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