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마음을 노래로-134화 (134/502)

00134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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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 그룹]

광고제시액 : 15억(추가 조건 수락 시 3년 광고료 총 40억에 콘서트 1회마다 20억 추가.)

계약  기간 : 12개월

활동  내용 : 본사 직원들을 위한 토크 콘서트(500명 규모) 편집 영상 및 별도 내레이션 녹음 활용.

부가  혜택 : 추가 조건 수락 시, 기존 계약 기간에서 2년 연장 된 총 3년 계약.

추가  조건 : 사성 그룹 본사 및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콘서트 개최. 콘서트 개최를 위한 모든 준비는 그룹 차원에서 준비 될 것이며 다만, 게스트 초대는 계약자의 의사에 전적으로 맡김. 해당 콘서트는 최소 1만 명 이상의 규모로 행해진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하며 1회 공연마다 본 그룹은 계약자에게 20억을 대가로 지급함.

[사성 전자]

광고제시액 : 17억

계약  기간 : 12개월

활동  내용 : 휴대폰 분야 신제품 출시에 맞춰 연 2회 광고 촬영 실시. 본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의무 사용.

부가  혜택 : 휴대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관련 전자 기기 무상 지급. 광고 효과로 인한 매출 증가분이 전년 대비 동월 10%이상이 될 시 7억, 20%이상이 될 시 10억, 30%이상이 될 시 20억, 40%이상 될 시 40억 인센티브 부여. (본 인센티브는 중복 적용 됨.)

[사성 카드]

광고제시액 : 8억

계약  기간 : 12개월

활동  내용 : 분기별 계절 테마에 맞는 광고 촬영 실시.

부가  혜택 : 다이아 클래스 카드 지급 및 관련 혜택 부여. 광고 효과로 인한 매출 증가분이 전년 대비 동월 10%이상이 될 시, 3억 인센티브 부여. (본 인센티브는 중복 적용 됨.)

[사성 생명]

광고제시액 : 8억

계약  기간 : 12개월

활동  내용 : 분기별 계절 테마에 맞는 광고 촬영 실시.

부가  혜택 : 본인과 4촌 이내의 가족에 한해 프리미엄 보험 자동 가입 및 혜택 부여.

[호텔 실라]

광고제시액 : 5억

계약  기간 : 12개월

활동  내용 : 분기별 1회 팬 사인회 개최(서울 및 제주 실라 호텔), 서비스 및 홍보 책자 모델 및 각종 내부 인테리어 안내판 모델.

부가  혜택 : 예약 시 우선권 부여. 분기별 1회에 한 해 스위트 룸 무료 이용 가능.(1회 이용 시 최대 4박 5일 숙박 가능.)

“정말로 이 계약 조건을...?”

삼촌의 적극적인 제안에 따라 일단 계약 조건을 받아보긴 했지만 솔직히 감이 안 왔다. 이런 쪽으로는 무지한 내가 봐도 엄청 좋아 보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런 일에 있어 가장 믿음직스런 이를 찾았다.

“소식을 듣긴 했습니다. 민재 씨가 재성 씨에게 관련 사항을 여쭤보셨을 때, 제가 관련 사항들을 간략히 조사했으니까요. 헌데, 이런 조건일 줄이야...”

그런데 관리사님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물론 민재 삼촌이 재성 삼촌에게 이 광고 제안에 대해서 물어봤다 했기에, 관리사님도 이 제안에 대해서 아예 모르고 있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건만 의외로 관리사님의 반응이 컸는지라 불안해졌다.

뭐가, 안 좋아서 그런 걸까.

“제가 광고 쪽은 주 분야가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듣는 게 많은지라 이건 확실합니다. 이건 정말 최고 중에 최고 대우입니다. 이렇게 좋은 조건들은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습니다. 저는.

“예?”

역시나.

관리사님도 나와 민재 삼촌이 머뭇거렸던 이유로 인해 놀란 듯 했다. 하아.

보통 광고를 받을 때는 자신이 원하는 조건보다 좋은 대가를 받기 위해 애를 쓰지 않나?

나는 어떻게 된 게 대가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불안하니. 나 원 참.

“일단 전체적으로 사성은 최고 기업답게 업계 최고 수준의 광고료를 자랑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공개된 적이 없지만, 대략 다른 기업들에 비해 적으면 10% 많으면 20%정도는 단가가 높다 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저 막연히 엄청 좋은 조건이다고 생각했었는데, 관리사님이 이 정도로 반응할 정도니 오죽할까.

“전체적으로 너무나도 좋은 조건이지만 특히 사성 전자 같은 경우 무슨 생각으로 이런 조건을 걸었는지 모르겠군요.”

계속해서 계약 조건을 살펴보는 관리사님의 놀람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렇게 10여분 정도 지났을까. 빨간색 펜으로 계약 조건들이 적힌 문서 곳곳에 표시를 하던 관리사님이 이를 내게 내밀며 입을 열었다.

“부가 혜택 부분이 정말 대단합니다. 여기 인센티브 부분을 보시죠.”

부가  혜택 : 휴대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관련 전자 기기 무상 지급. 광고 효과로 인한 매출 증가분이 전년 대비 동월 10%이상이 될 시 7억, 20%이상이 될 시 10억, 30%이상이 될 시 20억, 40%이상 될 시 40억 인센티브 부여. (본 인센티브는 중복 적용 됨.)

문서 곳곳에는 관리사님의 그은 밑줄과 첨언이 써져있었는데, 그 중에서 관리사님이 가리킨 중간 부분은 특히 많은 표시가 되어있었다.

“보시면 인센티브 지급 기준이 전년 동월 기준으로 되어있습니다. 전년 기준도, 전월 기준도 아닌 전년 동월 말입니다.”

“그런데요?”

“예를 들어보면 만약 1월 매출이 전년 1월에 비해 40% 증가했다. 그러면 지혁 씨는 10%, 20%, 30%, 40% 인센티브를 포함한 총 77억을 인센티브 명목으로 받게 되는 것입니다.”

솔직히 뭐가 뭔지 몰랐지만 그 표시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게 여기 있습니다. 방금 제가 말했다시피 인센티브 지급 기준은 전년 대비 기준입니다.”

“그 말씀은?”

“2월 달에도 전년 동월 대비 2월 매출보다 10%이상 증가 실적을 달성한다면 또다시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2월 달에도 전년 동월 대비 40%이상 매출이 증가했다면?”

“서, 설마!”

내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설명해준 관리사님 덕에 그 계약조건의 의미를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깨달아버렸으니 말이다.

순간 너무 놀라 말을 더듬고 말았다.

아니 이 회사 마케팅 부서는 제정신이 아닌가보다. 무슨 광고 하나 찍는데 이런 돈을 쓴단 말인가. 머리 좋은 사람들만 가는 회사라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야근이 지나쳤나보다. 이런 제안서를 내게 보냈으니 말이다.

물론 아무리 내가 열심히 광고를 찍어도 40%에 달하는 매출 신장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항이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기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주 만약, 아주 만약에 내가 40% 매출 신장을 이뤄냈고 그 다음 달에도 40%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면? 그리고 아주, 아주, 아주 만약에 또다시 40%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면?

만약에 12월 연속 전년 대비 40%이상 매출 신장이 됐다면 나는 ‘인센티브’ 명목으로만 총 9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받게 되는 것이니 오죽할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됐다. 내가 받은 제안이 정말 상상 그 이상으로 좋은 조건을 지녔다는 것을 말이다.

“전체적으로 대우가 너무 좋습니다. 기본 계약금도 최정상급일뿐더러 방금 말씀드린 부가 혜택까지 전부 말이죠. 게다가 지혁 씨가 사성그룹 본사가 제시한 추가 조건을 받아들이시면...”

“매년 1회 콘서트 개최를 가정한다고 해도 100억입니다. 게다가 콘서트 횟수 제한 조항이 없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하라는 뜻입니다. 이건.”

“예? 하하...”

이제는 더 놀랍지도 않았다.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 이게 바로 사성의 클라스인가.

우리나라 1위 기업인 사성전자 하나만으로도 코스피 시가총액의 5분지 1을, 사성 그룹 본사와 계열사를 합치면 코스피 시가총액의 4분지 1까지 차지한다는 사성의 클라스를 몸소 느꼈는지라 더는 말이 안 나왔다.

아니, 아무리 돈이 넘쳐난다고 해도 그렇지. 이런 식으로까지 하나?

“추가 조건 수락 시 3년 계약이 되어 광고 계약금만 40억 여기에 콘서트 3회 대금 60억까지. 콘서트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사성 측에서 담당하고 게스트 섭외 재량권까지 지혁 씨에게 주니 얼마나 좋은 계약 조건인지. 조금 감이 오십니까?”

예, 감이 너무 와서 말이 안 나오네요. 관리사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찝찝했다. 광고를 받아들이기가 말이다. 정작 당사자인 내가 봐도 나와 사성 간에 무슨 연관성이 있나 싶은데 오죽할까.

“며칠 전 재성 씨 부탁으로 정보를 모아보고 있긴 했지만, 계약 조건이 이렇게도 좋은 걸 보니 확실히 의아하긴 하군요. 일단, 제가 조금 더 알아보고 보고 드리겠습니다. 혹시 이미 수락하신 건?”

“아니요... 2주일 정도 시간 있다고 해서 아직 결정은...”

“다행이군요. 그럼 그 기한 전까지 제가 최대한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생각이 확신을 얻은 지금, 그냥 삼촌이 보고 싶었다. 아직까지 이런 일과 마주하기엔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든 지금 왠지 모르게 삼촌에게 기대고 싶었으니까.

*

[개 쩔어]

This is JS style.

Hey ladies & gentleman

준비 다 됐으면 부를게 yeah

다른 놈들과 비교하지 마.

내 방식대로 ma ma ma my 방식대로 hey yo

니들이 밤새 술 마시고 놀 때, 나는 밤새 춤을 췄지.

니들이 밤새 여자랑 깔깔 거릴 때, 나는 밤새 노래를 불렀지.

니들이 어떻게든 여자 꼬셔보려고 애를 쓸 때,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밤을 새가며 애를 썼지.

밤새 춤을 췄지. 노래를 불렀지. Everyday, every night.

네가 클럽에서 여자 끼고 놀 때 Hey.

놀랄 필요 없어. 그저 듣기만 하면 돼. 매일

Fantastic! Come on!

난 개 쩔어.

......

밤새 일했지. 거친 숨을 몰아쉬었지. Everyday every night.

네가 길거리에서 헌팅 할 때 Hey

다른 놈들과 비교하지 마. 난 달라.

Everybody say yes,

but I don't.

I don't.

소리 질러, 지금 바로!

온 몸을 불사르고 Every night, night.

Dreams come true. Dreams come true.

개 쩔어.

“어때요? 비트가 조금 빠른 편이긴 한데.”

삼촌에게 가서 밥이라도 같이 먹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럴 수가 없었다.

하루하루를 여유롭게 보내고 있는 나와는 달리, 삼촌은 한 회사의 수장이자 뮤지션이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그날 저녁에 미리 선약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는지라 서둘러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돈에 겁을 먹었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왠지 모르게 이상한 두려움 때문에 내 자신이 작게 보이고 삼촌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는데 말이다.

“괜찮은데? 군데군데 비어있는 부분은 랩 인거지?”

“그렇죠. 뭐. 랩까지 써두긴 했는데 도저히 가이드를 못하겠어요. 랩은 아무래도 생각하는 대로 안 나와서요. 거기 보면 랩도 적혀 있으니까 일단 봐보시고, 그나저나 안무는 어때요?”

이래서 음악, 음악하나보다. 내가 만든 노래긴 하지만 신나는 비트를 느끼다보니 어느새 나 또한 그에 동화되는 듯 했으니까.

“일단 이거 듣는 순간 딱 떠오르긴 했거든? 근데,”

“와. 역시 아줌마!”

“이게! 나이도 얼마 안 먹었는데, 자꾸 아줌마래.”

뭐, 덕분에 아줌마에게 한 대 맞았지만 말이다. 하아. 진짜 볼 때마다 맞네. 내가 진짜 경노사상만 아니었으면 반격했다. 진짜.

“아 그래서 뭔데요? 뭐가 문젠데요?”

“좀 난이도가 올라갈 것 같아. 뭐, 확실한 건 나와 봐야 알겠지만 말이야. 어차피 네가 거의 짜 놓은 것도 난이도가 상당한데 너도 염두 해 둔 거 아니야? 안무 난이도가 높다는 거.”

뭐, 어쨌든 일은 일사천리로 흘러가는 듯 했다. 춤에 관해선 귀신같은 저 아줌마가 노래를 듣자마자 안무를 떠올렸다는 것은,

“뭐, 염두 해 둔 건 아닌데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정하다보니까. 그건 그렇고 노래는 어때요?”

“노래? 뭐 노래야 나는 잘 모르지.”

“아니, 뭐 전문가적 입장 그런 거 말고 그냥 대중 입장에서.”

“괜찮은데? 대박 날 것 같아. 랩 부분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중독성 있어.”

그 노래가 적어도 한방은 있다는, 뭔가 느낌이 있다는 얘기였으니 말이다.

덕분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니가 하면’을 만들 때 덩달아 떠올랐지만, 내 성향과 맞지 않다고 생각해 묵혀놨던 거를 다시 꺼내놓은 보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단 애들한테 보여주고 작업할 테니까, 너는 시간 언제 되는데?”

“저야 뭐, 시간 남아요.”

“뭐?”

“시간 남는다고요. 할 때 불러요. 그럼 갈 테니까.”

그나저나 왜 저렇게 놀라? 나 완전 시간 많아요.

아줌마보다 더.

============================ 작품 후기 ============================

선추코가 미래다. 정주행 부탁드립니다!

[정주행의 지휘자! 활자 라는 음표! 지휘봉은 펜대로! By.Te4Rs]

선작, 추천, 코멘트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많은 힘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P.S

여러분 서평글 이벤트 많이 참가해주세요.

오늘 친구들이 술먹자고 신촌가자는 데 가기 싫네요.

원래 크리스마스 있는 주에는 밖에 안나가는 게 진리 아닌가요? 나참.

이런 간단한 걸 모르다니... 하아...

여러분 그런데, 제가 요즘에 연참하고 있는데... 왜... 추천수는 점점 줄어들까요...

너무하세요. 독자님들... 하아... 외로운 이번주 더 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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