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2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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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희한테도 봄이 온 거지 뭐.”
갑작스럽게 등장한 아이리스의 말은 장내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어, 언니.”
그녀 말의 직접적인 언급대상이 된 슬희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얼굴을 붉혔으며,
“영진오빠 대박이지 않아? 슬희 언니가 저러는 거? 요즘 완전 딴 사람 보는 것 같다니까?”
예린은 그런 슬희를 더욱더 놀릴 기세였으니 말이다.
“영진이 너는 어떻게 생각해?”
“어, 어?”
이런 상황에서 김영진은 아무런 말도 내뱉지 않았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같은 프로그램 했었잖아. 지혁 씨 데뷔하기 전에.”
“맞네! 맞어! 프로젝트 데뷔인가? 거기에 같이 나갔었잖아!”
하지만, 그런 김영진의 모습을 그저 놀람의 표현으로 바라본 아이리스에 의해 그는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강지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려는 듯,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아이리스와 예린 그리고 무엇보다도 얼굴을 붉히는 와중에도 관심을 숨기지 못한 채 자신을 올려다보는 슬희까지.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쏠리자, 김영진의 입에서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잘... 몰라.”
“에이, 괜히 기대했네.”
“하긴 같이 출연했다고 꼭 아는 건 아니니까.”
그런 그의 행동에 그를 제외한 모두가 아쉬워했지만, 그에게 있어 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불안함이 현실이 된 지금, 그의 눈에는 오로지 얼굴을 붉히며 다른 멤버들과 함께 아쉬워하는 이만이 보였을 뿐이었으니까.
“포이보스는 이번에 전부 비즈니스라는데? 대박이지?”
“뭐? 진짜?”
그런데 그때였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면세구역으로 이동한 자신들과 달리, 이번 해외 스케줄에 필요한 짐들을 위탁하느라 이제야 GATE에 등장한 IP소속 직원들의 대화가 들려온 것은 말이다.
물론 들려오는 말소리가 단순 직원들의 대화였다면 그들의 이목이 이렇게 집중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니까? 내 친구가 강지혁 헤어 코디잖아. 걔가 그러는데, 자기들 고생한다고 강지혁이 회사한테 말해서 전부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해줬다던데? 대박이지?”
“와... 역시 강지혁이네.”
“게다가 이번에 파리 같이 간 사람들 거기서 휴가 써도 된다고 돌아오는 비행기 날짜까지 자기들 마음대로 하라했데. 아... 부러워 죽겠어. 그것 때문에.”
하지만, 직원들의 대화는 그녀들이 마냥 흘려들을만한 것이 아니었다.
“걔가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강지혁 진짜 진국이래 진국. 뭐, 포이보스 자체가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완전 가족 분위기라더라.”
“헐.”
“이번에 포이보스 애들 전부 휴가 가잖아? 그것도 나머지 애들이 자기들 해외여행 가본 적 없다고 그러니까, 강지혁이 다 같이 가자고 그랬데.”
“아! 그래서 청음회인가? 그거 일 벌린 거네? 대박이긴 하다. 진짜.”
“유민재가 자기 말이면 껌뻑 죽으니까, 애들 대신 총대,”
신기하게도 직원들의 대화는 방금 전 그녀들이 김영진에게서 듣고 싶었던 화제를 정확히 집은 듯 했으니 말이다.
“언니! 그게 정말이에요?”
상황이 이럴 진데, 당돌함의 대명사 예린이 가만있을 리가 없었다.
방금 전 궁금증을 해결함과 동시에 또다시 스물스물 기어 올라오는 호기심을 해결하기위해 그녀는 망설임 없이 건너편 의자로 다가갔다.
“어, 어? 아! 예린아 미안. 언니들이 너무 시끄럽게 대화했지? 너희들 피곤할 텐데.”
“에? 언니들 나 안 피곤해요.”
“아니에요. 피곤해도 예린이보다 짐 정리하고 온 언니들이 더 피곤하죠. 그런데, 방금 전 언니들이 했던 얘기 우리한테도 해줄 수 있어요?”
그런 예린의 행동에 직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아무리 IP소속 정식 직원이라 할지라도, 스타가 최우선인 아이돌 기획사에서 스타와 직원들 간에는 명확한 선이 존재했으니 말이다.
“으, 응?”
“저희 슬희가 지금 지혁 씨랑 우리 결혼 할까요 촬영하고 있잖아요. 조금 걱정돼서요. 혹시, 정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해서요.”
“맞아요. 혹시라도 나쁜 사람이면 어떡해요? 우리 슬희 언니 연애 한번 못해봐서 상처받으면요.”
하지만 이내 예린을 따라 온 아이리스의 말에 그녀들은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조금이지만 말이다.
“그게, 음... 방금 전 했던 말은 사실이야.”
“포이보스 직원들은 전부 비즈니스로 타고 간다는 거랑 휴가 쓸 수 있게 해준다는 거요?”
Twinkle 멤버 슬희가 포이보스 뮤직의 강지혁과 ‘우리 결혼 할까요’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그래서일까, 친구가 포이보스 뮤직의 코디로 일하고 있다던 직원의 입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기에도 아이리스와 예린 그리고 어느새 자신들 곁으로 다가온 이들의 강지혁에 대한 호기심은 타당해보였으니 말이다.
“내 친구가 포이보스 헤어 코디로 있는데, 이번에 강지혁 따라서 파리 가거든? 근데, 아까 우리 짐 정리할 때 잠깐 톡했는데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사진 찍은 걸 보냈더라고. 자랑하면서 말이야.”
“아!”
“아! 무, 물론 우리가 뭐 이코노미 타고 간다고 해서 싫은 건 아, 아냐! 무, 물론 휴가 쓰는 것도!”
하지만, 이내 그 직원은 화들짝 놀라며 두 손으로 입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 무심코 자신이 입에 담았던 얘기가 어떻게 보면 Twinkle 멤버들의 무심함을 욕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을 그제 서야 깨달았으니 말이다.
“언니들 미안해요. 우리가 그런 건 신경 써야 했는데...”
“미, 미안하다니. 아, 아니야! 걔네는 이번에 파리 가는 직원이라고 해봤자 4명밖에 안 되서 그럴 거야. 우리는 서른 명 정도 되는데, 그렇게 가기는 무리라는 거 우리도 다 알고 있으니까, 그러지 않아도 돼.”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아버렸다. Twinkle 멤버들은 좀 전 직원의 발언에 불쾌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으나, 오히려 미안한 감정을 느꼈지만 직원들 입장에서 이는 명백히 실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면 으레 자신이 나서야한다는 듯이 예린이 또 다른 질문을 그녀들에게 던졌으니 말이다.
“언니들 또 다른 얘기 없어요? 강지혁에 대한 거요. 뭐, 방송가에 떠도는 소문 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 예린의 행동에 직원들은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Twinkle 멤버들의 표정에 불쾌감이나 기분 나쁨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서일까.
직원들의 입에서 하나, 둘씩 그녀들이 원하는 답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 친구가 그러는데, 저번에 콘서트 할 때는 회사직원들한테 전부 초대권 돌렸데. 그래서 내 친구는 그때 남친이랑 같이 갔다고 엄청 좋아했어.]
[진짜요?]
[응. 걔가 SNS에 사진도 올려서 확실해. 그리고 걔는 남친이랑 갈라고 2장 받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가족들이랑 간다고 하니까 네다섯 장씩 줬나봐. 게다가, 그 초대권이라는 게 S석이랑 위치가 똑같아서 엄청 좋았데. S석이 아마 15만원이었던가? 다른 가수 콘서트보다 전체적으로 표 값이 엄청 싸긴 한데, 그래도 15만원이 싼 값은 절대 아니니까.]
그냥 일반석도 아니고 한 장에 15만원 정도하는 S석 티켓을 포이보스 직원들을 위해 줬다는 얘기부터,
[근데, 뭐 강지혁도 강지혁인데 애초에 회사 자체가 그런 분위기라서 거기 애들 전부 그렇데.]
[애들이요?]
[그 있잖아. 포이보스 오남매들.]
[아!]
[내 친구가 그러는데, 그냥 남동생들 여동생들 같데. 연예인이 아니라. 보면 맨날 휴게실 소파에 누워있어서 그냥 대충 보면 노는 것 같은데,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절반은 음악 얘기던데? 그리고 음악 얘기 할 때는 엄청 진지한데, 또 그게 엄청 즐거워보여서 천상 가수들이래. 아! 그리고 가끔가다가 점심 먹고 직원들 졸릴 때면 미니 콘서트 같은 것도 해준데.]
강지혁의 평소 생활 얘기,
[내 친구가 말단 스태프로 TBN에서 일하는데 강지혁이 아름다운 누나에 출연한 적 있잖아? 그때 솔직히 거의 짐꾼으로 간 거라, 대화한번 안 나눠 봤는데 이번 서울 콘서트할 때 자기한테도 초대권 왔다고 엄청 좋아하더라고. 게다가 초대권에 자기이름까지 적혀있어서 원래 여자 아이돌만 좋아하던 애가, 그때부터 강지혁 얘기만 하면 아주 미쳐서는...]
[나, 나도 그 얘기 들었어. 내 친구도 하루세끼 작가로 일하는데 막내 작가라서 촬영할 때 얘기도 못해봤데. 근데 콘서트 할 때 자기이름 적힌 초대권이 왔다고 하더라고. 게다가,]
[게다가?]
[강지혁이 그때 따로 요청해서 본방에서는 많이 편집 됐는데, 그때 강지혁이 스태프들이랑 출연자들이랑 같이 먹으려고 소고기 사왔다고 짧게 설명만 하고 넘어갔잖아? 대충 강지혁이랑 출연자들 고기 구워먹는 장면만 많이 나가고.]
[아!]
[근데, 그게 그냥 말 뿐이 아니라, 자기들만 먹기 그렇다고 스태프들 소고기까지 엄청 많이 사왔다고 하더라고. 듣기로는 출연료보다 고기값이 더 많이 나왔는데, 자기 이거 출연하는 거 아름다운 누나 스태프들 보고 싶어서 온 거지 출연료 받으려고 온 거 아니라고 해서, 그 말 듣고 나니까 뭐, 나영식PD도 소고기 뺐을 엄두를 못 냈다고 하더라고.]
[아...]
[솔직히 누가 스태프들 먹을 고기까지 사와서 같이 먹자 하겠어? 그것도 그날 바로 잡은 횡성 한우를? 사와도 그냥 대충 생색내기로 구색만 맞추겠지. 뭐, 어쨌든 그날 스태프들 전부 배 터지게 한우 같이 먹고 노래도 부르고 엄청 좋았데. 듣기로는 완전 축제였다는데?]
[그리고 그 웨딩 싱어즈에서 강지혁이 축가 불렀잖아? 그때, 방송에서는 안 나왔는데, 강지혁이 그 신랑, 신부한테 애기 낳고나서 돌잔치하면 그때도 자기가 직접 가서 축하노래 불러주겠다고 했다던데?]
방송활동이 거의 없는 그가 출연했던 방송에서 있었던 일화까지.
[막 강지혁 돈 많이 벌었는데 기부도 안하고 서민 코스프레 한다고 그러는데, 방송 관련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강지혁이랑 일 해 본 사람들은 전부 그런 말 하는 사람 욕하더라.]
[맞아, 나도 들었는데 강지혁이 돈을 많이 벌긴 했는데, 진짜 김밥헤븐에서 밥 먹고 그러는 거 가식 아니고 진짜래. 평소에 옷도 트레이닝복 주로 입고 자기한테는 돈 별로 안 쓴다는데? 근데, 정이 엄청 많아서 사람들한테 베푸는 거 엄청 좋아하고 신경써준다고 하더라고.]
[방송가에서는 강지혁이랑 일해보고 싶다는 사람 엄청 많아. 소문이 너무 좋아서. 나는 그동안 이 소문들 듣고 과장 엄청 됐거니 했는데, 그래도 이번에 포이보스 직원들 비즈니스로 좌석 바꿔달라고 회사에 직접 말했다고 친구한테 들어보니까 마냥 거짓말 같지는 않아.]
[그...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잖아?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주변 사람들 엄청 잘 챙기고 또 완전 순정파잖아. 자기 싫다고 차버린 사람 그리워서 3년 동안 솔로로 지내고.]
[맞아. 1집 제목이 기억하고 싶은 아픔? 하여튼 아팠지만 뭐,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사랑할 거라고 하는 거보면 진짜 로맨티스트 인 것 같아. 왜 헤어진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들어보니까, 강지혁이 10년 넘게 연습생 하고 이제 막 데뷔 앞뒀는데, 잠깐 신경을 못 써서 여자가 못 버텼다던데? 일반인이어서 그랬나봐. 잘 모르니까. 근데 솔직히 나는 강지혁 이해가는 게, 10년 넘게 연습생 했는데 이제 막 데뷔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여자 친구한테만 신경을 써? 그리고 소문으로는 강지혁이 아예 신경 안 쓴 것도 아니래.]
듣다보니 끝날 생각을 하지 않는 강지혁과 관련된 소문에, 아니 정확히 말하면 미담들에, 그녀들의 입은 다물어질 생각을 하지 못했다.
“스, 슬희 언니...”
“스, 슬희야...”
물론 직원들에게 강지혁에 대한 소문을 얘기해달라고 할 때부터 안 좋은 소문보다는 좋은 소문을 바라긴 했다. 같은 그룹의 멤버인 슬희가 마음에 들어 하는 남자가 좋은 남자이길 그녀들은 진심으로 바랐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쳤다.
“어, 언니...”
“노, 놓치면 병신 아니 바보 각인데?”
“어, 어?”
직원들의 입에서 나온 얘기의 반만 사실이라고 쳐도,
“모, 목숨 걸고 잡아야 될 것 같아... 어, 언니.”
이 남자는 진국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때였다.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와 미담 폭풍의 여운에 취해있던 그녀들에게 방금 전까지 소문들을 말해줬던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말이다.
“어? 저기 포이보스 사람들 오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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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님 후원쿠폰 10 장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선추코가 미래다. 프로듀스 정주행.
선작, 추천 눌러주시고 코멘트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 덕분에 많은 힘을 얻어요.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저녁 시간에 한편 더 올라갈 예정입니다.
[P.S]
사실 어제 집에 가기 힘들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저도 모르고 졸아버려서, 일어나보니 대화.........하..............
6시부터 술먹어서 9시에 파했는데, 집에는 1시에 도착했네요...
게다가 일어나보니 수업은 이미 지각에 숙취가 ㅠㅠ
괜히 객기부려서 프레쉬 안먹고 오랜만에 참이슬 오리지널로 달렸더니, 훅 갔습니다.
여, 여러분 술은 적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