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1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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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
Inadvertent inadvertent
Unfeeling unfeeling
날 놔둔 채 외면하고 있어.
그저 견딜 수밖에.
두 눈을 감고선 MYMY 네게 대답을 요구해.
사람들은 흔히 말하지.
좋았던 때가 있었다고.
그런데 그때가 정말 있긴 한건지
이제는 어떻게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지 모르겠어.
그저 나 살기 바쁠 뿐이야.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어.
더 이상 누군가를 만나지 않고
그저 핸드폰 액정만 두드리고 있어.
누군가를 만나는 법을 잊어 버렸어.
내 목소리로 누군가를 부르는 법을 까먹었어.
우리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해줘.
MYMY 제발 말해줘.
이진법 숫자들이 가득한 공간 속에 갇혀
외로움을 느끼지.
누가 좀 도와달라고 날 외롭게 만들지 말라고
수없이 외쳤을 테지만 정작 너는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해,
그저 액정만 두드릴 뿐이지.
인간이기에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어.
하지만 너는 밖으로 나서지 않으려 하지.
스스로 이겨내려 하지 않지.
누군가를 만나는 법을 잊어 버렸어.
내 목소리로 누군가를 부르는 법을 까먹었어.
우리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해줘.
MYMY 제발 말해줘.
이진법 숫자들이 가득한 공간 속에 갇혀
외로움을 느끼지.
......
강력한 비트 음과 노래는 마무리되었다.
“회의 끝에 너희들 타이틀 곡은 MYMY로 결정됐다.”
“예!”
아이돌 연습생에게 있어 자신의 그룹명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이름 또는 가명을 사용하는 솔로 가수들과 달리, 아이돌에게 있어 자신이 속한 그룹명은 보다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너희들 그룹명은 IP다. 뜻은 Inner Planet으로 회사에서 수년 만에 대중들에게 내놓는 보이 그룹 인만큼 이제부터 12명 모두 IP라는 이름으로 잘해보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바로 그룹이고 그룹명일 테니 말이다.
“당장 다음주부터 Teaser가 나갈 거야. 주마다 30초 분량으로 1편씩. 총 3편 나간 뒤 정식 데뷔 무대를 가질 거다.”
실력, 인내, 끈기, 열정 그 모든 것들을 두루 갖추어도 데뷔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아이돌의 세계였다. 그래서일까, 데뷔를 확정 받고 그룹이름을 부여받은 이들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지금 이순간은 그들이 간절히 바랐고 원했던 순간이었으니까.
“7월 초 미니앨범, 9월 초 정규앨범으로 활동하게 될 거라 많이 힘들 거야. 그래도 너희들이 지금껏 해왔던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것 인만큼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하물며, 최고의 회사라 인정받고 있는 SD의 전적인 투자를 받으며 데뷔의 꿈을 이뤘으니 오죽할까.
“너희들의 성적에 따라서 11월 초 쯤에 Repackage식으로 정규 1집 활동을 이어갈 거고 그렇게 모든 것이 우리들의 계획대로 간다면 2013년도 하반기는 너희들의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미 타이틀 곡과 후속곡의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끝낸 상황에서 자신들 해나가야 할 구체적인 계획과 방향성을 듣게 된 그들의 눈빛은 강렬했다. 2013년도 하반기를 자신들의 해로 장식할 수 있다는 눈앞 사내의 자신감 넘치는 말은 그들에게 있어 한층 높은 의지를 안겨다주었으니까.
“회사에서 너희들한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래서 그만큼의 투자를 했던 것이고.”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리더인 영진이를 필두로 해서 다들 SD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자!”
자신들의 데뷔를 전담하고 있는 김석현 이사의 방에서 나온, 이제는 아이돌 그룹 IP의 멤버가 된 이들의 얼굴엔 흥분이 가득했다.
몇몇 이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프로젝트 데뷔에 출연했던 기존 데뷔 그룹 멤버 5명에 외국인 멤버들을 포함한 새로운 멤버 7명이 합류하여 결성된 IP의 리더는 김영진으로 결정됐다. 그 누구의 이견도 없이 말이다.
하지만, 기존 데뷔 그룹 멤버들의 속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데뷔를 하게 됐다는 것이 기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기뻤다. 그들은 현재 SD ENTERTAINMENT에 남아있는 연습생들 가운데 가장 긴 세월동안 연습생 생활을 지속해왔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새로 들어온 멤버들이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아니었다. 데뷔 조와 비 데뷔조로 갈라졌을 뿐이지 그들 모두 자신들과 함께 연습생 생활을 해왔으니 말이다. 따라서 그들까지 함께 데뷔를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기쁠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었다.
다만, 며칠 전에 있었던 일로 인해 리더인 영진의 속이 말이 아니라는 것을, 그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아는 이가 그들 4명뿐이라는 게 그들의 걱정을 이끌어낸 것이지만 말이다.
“형, 괜찮아?”
그런 동생들의 마음을 짐작한 것인지, 생각에 잠겨있던 김영진이 밝게 웃으며 모두에게 외쳤다.
“우리 잘해보자.”
[어땠는데? 응? 말해줘야 우리가 도와주지!]
[그, 그게... 나쁘진 않았어.]
[자상하고 재밌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꺄아아악!]
[헐, 대박!]
가슴속에 맺혀있던 응어리를 애써 감춘 채, 좀처럼 해결될 것 같지 않은 문제를 애써 숨기며 말이다.
*
“욜! 남자! 상남자!”
“백허그! 백허그!”
복잡한 심사를 다스리려 포이보스 휴게실 소파에 드러누워 잠이라도 자 볼 요량이었지만, 그 의도는 보란 듯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휴게실 안에는 마치, 내가 오길 기다렸다는 듯 놀려대는 녀석들이 바글바글했으니 말이다.
“음반 작업 안 해? 슬슬 마무리 할 때라 놀 시간 없다고 들었는데?”
평소 때라면 녀석들의 도발에 기꺼이 응해줬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도, 기분도 아니었기에 적당히 대꾸를 해준 뒤 다시금 자리를 벗어났다. 물론,
[솔로 무시하는 거냐!]
[더럽다! 소개팅을 주선하라! 주선하라!]
그런 내 모습이 녀석들에게는 커플의 오만함으로 비춰진 것 같지만 말이다.
그렇게 딱히 갈 곳 없이 밖으로 나왔기에, 내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근처에 있는 카페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문득 걸려온 전화가 아니었다면 말이다.
*
“오빠!”
“히히히.”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던 처음과는 달리, 지수는 여전히 밝고 귀여운 모습 그대로였다.
[오빠, 정말이야? 오빠 우리 결혼 할까요 찍는 거? 나한테 미리 말해줬어야지! 그런 건! 다음 촬영 언제야! 난 오빠 동생이니까, 내가 일단 가서 감시 아니 지켜봐야겠어. 언제냐니까? 그 다음 촬영?]
그때의 반응은 뭐, 시어머니 포스 그런 건가? 어쨌든 반가움을 얼굴과 행동으로 고스란히 드러내는 지수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내 마음 속에 남아있던 복잡함의 응어리가 조금씩 풀어지는 것이 느껴졌으니 말이다.
“활동 중이지 않아?”
“우리 그저께 활동 끝났어! 그래서 한동안은 휴식기라는 말씀!”
데뷔곡 ‘우아하게’ 활동 후 ‘다시 해줘’라는 곡으로 활동을 재개했던 녀석의 표정은 나름 밝아보였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말이다.
“그래서 우리 지수가 오빠한테 연락했구나? 평소라면 연락 잘 안하는데?”
중박 정도에 그쳤던 우아하게 활동이었기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차기 활동이었지만 아쉽게도 녀석이 속한 그룹 Trendy의 ‘다시 해줘’ 활동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 같다.
1위 후보 언저리까지 가본 우아하게 활동과는 달리, 다시 해줘 활동은 10위권 안에 겨우 한두 번 랭크된 게 전부라는 삼촌의 푸념 섞인 한탄을 들었던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치! 오빠가 내 전화 안 받았잖아!”
“하하하... 그래 그건 인정.”
우리 결혼 할까요 촬영 후 웬만하면 핸드폰을 보지 않았기에 녀석의 전화와 톡에 제대로 답해주지 못했는지라 할 말이 없었다. 이번 경우만 아니라면 내 말이 맞는데 말이다.
그런데, 녀석은 오늘도 혼자가 아닌 듯 했다. 아니 혼자가 아니었다. 녀석의 옆에서 그 큰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가 있었으니 말이다. 아니, 지수 너는 눈 큰 애들이랑 만 노니? 왜 올 때마다 애랑 오니?
“오빠, 나도 왔습니다. 반겨주세요.”
“그, 그래, 체이도 왔구나? 반가워.”
날 파렴치한으로 몰았던 기억이 떠올랐는지라, 잠시지만 몸이 부르르 떨렸다. 끔찍하네, 끔찍해.
“그나저나, 지수가 오빠를 왜 불렀을까? 활동 끝나서 놀아달라고?”
“응, 응! 그리고 체이가 며칠 전 생일이었는데 스케줄 때문에 아무것도 못했거든. 멤버들이 생일 케이크 준비해서 간단히 축하해주긴 했는데... 오빠 나랑 체이 맛있는 거 사주면 안 돼?”
그런데 지수 녀석의 말을 듣고 보니, 뭐 이해 못할 사유는 아니었다. 마음씨가 고와서 그런지, 같은 그룹 멤버이자 동생인 체이의 생일을 너무 간단하게 넘긴 것이 마음에 걸린 것 같았으니 말이다.
“그래? 그럼 뭐 먹고 싶은데?”
뭐, 오빠 된 입장에서 동생 맛있는 거 하나 못 사줄 정도는 아니었는지라, 흔쾌히 녀석의 부탁 아닌 부탁을 응해주고 싶었다.
비싼 걸 먹어봤자, 며칠 전 Amiga 애들보다 많이 나올까 싶었으니까.
그런데, 항상 당하고 나서 느끼는 거지만,
“밥 먹기 전에 살게 있어서 일단 쇼핑 좀 하고 싶은데 같이 따라가 줄 거지? 오빠?”
사람은 방심을 하면 안 된다.
쇼, 쇼핑?
그... 한번 돌아보고 나서 다시 한 번 돌아볼까?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돌아볼까? 아까 거기가 더 낫지? 아닌가? 아까 거기 한 번 더 가보자 오빠.
도돌이표가 음악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는, 뫼비우스 띠가 어떤 원리인지 알려준다는 여자들의 쇼, 쇼핑에 나를 데려가겠다고?
“사고 싶은 게 있는데... 우리들끼리만 가는 게 조금 무서워서... 그렇다고 매니저 오빠랑 같이 가는 것도 조금 그런 거라... 오빠 많이 바빠?”
“아,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남자의 본능이 지수의 부탁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간절히 애원했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된 상태였다.
“히히! 오빠 최고!”
“오빠 최고다요!”
저렇게 기뻐하는 녀석들 앞에 대고 안 된다고 하면 내 자신이 너무나 인정머리 없어 보일 지경이었으니까. 그나저나 여기 엘리베이터 앞에 앉아 있을 데가 있겠지? 그래, 있어야만해. 꼭 있어야 된다. 제, 제발.
[별 거 아니야. 그냥 하나만 사면되는 거라서 오래 안 걸릴거야. 오빠.]
[우리가 브랜드도 다 알아왔습니다. 거기만 갈 겁니다. 걱정 마세요. 오빠.]
뭐, 그래도 다행히 염려했던 일은 안 일어날 것 같다. 조금은 어두워진 내 표정으로 미루어 짐작한 것일까. 지수가 걱정 말라는 듯 내 손을 붙잡고 앞장서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긴 했다.
하나만 산다고? 그럴 거면 너희들끼리 와도 되지 않냐? 아니지, 뭐 연예인이니까 너희들끼리 다니는 건 조금 위험하긴 하지. 그러면 매니저랑 같이... 아니 근데 매니저랑 같이 오면 되는데 그건 또 왜 안 된다는 거야?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지수의 앞선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으니 말이다.
“고객님 정말 잘 어울리세요.”
“그래요? 그럼 오빠! 오빠는 이거 어때?”
“어, 어?”
그런데, 내 상식으로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 순식간에 말이 되는 상황이 돼버렸다.
“이상해?”
“그, 그게...”
“치. 뭐야.”
그, 그래 여긴 매니저랑 같이 오기 좀 그러겠다. 그래 지수 네 말 인정. 100%인정. 그런데 말이다.
“고객님, 보니까 80D도 괜찮으실 것 같은데요?”
“그게 요즘 살이 좀 빠져서요... 사이즈가 줄었, 아니 그냥 80C가 편해요. 이거 80C사이즈 있나요?”
“지금 보신 건 블랙 밖에 없습니다, 손님. 사이즈가 사이즈다 보니까요.”
나는 여기 왜 데려 온 거니. 지, 지수야.
오, 오빠 눈 어디다 둬야 되는 거니? 바닥만 보고 다녀야 되는 거니?
오, 오빠도 나, 남자야 지수야. 모자를 더 큰 거 쓰고 올걸 그랬나? 아예 얼굴을 덮어버리게?
“남자친구 분이세요? 정말 자상하시네요! 여자 친구 속옷도 같이 보러와 주시고. 이런 건 남자친구가 선택하셔야죠. 여자 친구 분이 남자친구 분한테 잘 보이려고 같이 오신 것 같은데.”
체, 체이야 어딨니. 화장실 갔다 온다더니, 아침 밥 많이 먹었니? 배탈 난거니?
하, 세상은 썩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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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혹바람별님 후원쿠폰 10장 감사합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프로듀스 정주행, 선추코가 미래다.
하... 4시 반에 퀴즈있는데 미치겠네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