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2 2013 =========================================================================
#
[OFFICIAL ; 포이보스 뮤직 강지혁 5월 공식 스케줄 발표. EP.1 삼촌의 엄청, 아주 엄청 친절한 스케줄 정리.]
-안녕하십니까. 포이보스 뮤직 프로듀서 유민재입니다. 그동안 저희 소속사 뮤지션 강지혁 군을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이번 5월 달은 각종 팬 행사가 기획되었습니다. 첨부된 스케줄 표를 참고하시어, 팬 행사 참여에 착오가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6일, 7일 : 서울 공개 팬 미팅(이화여대 삼성홀)
8일 : 서울 공개 팬 미팅(연세대학교 대강당)
9일 : KBS2 도화지 촬영
10일 : 서울 비공개 THE ONLY ONE 팬 미팅 및 사인회(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
13일: 부산 공개 팬 미팅(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
14일 : 부산 비공개 THE ONLY ONE 팬 미팅 및 사인회(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
22일, 23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대만 팬 미팅
24일, 25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일본 팬 미팅
26일 : 광주 공개 팬 미팅(국립아시아문화전당)
27일 : 광주 비공개 THE ONLY ONE 팬 미팅 및 사인회(국립아시아문화전당)
[팬 미팅 및 사인회 참가방법]
(이화여대 삼성홀 700석/연세대학교 대강당 1600석/63빌딩 국제회의장 840석/벡스코 오디토리움 4000석/국립아시아문화전당 1100석)
-공개 : 5월 1일 오후 6시부터 아웃파크에서 예매.(본인 1매 구입 한정, 입장 시 신분증 확인.)
-비공개 THE ONLY ONE : 팬 카페 자체 내, 외부 활동에 따른 상위 30%회원에 한정하여 그 중 지원자를 뽑아 추첨.
-대만 : 대만 국립대학교 체육관 4000석/문화체육관광부와 현지 스폰서 관할.
-일본 : 사이타마 수퍼아레나 5000석/문화체육관광부와 현지 스폰서 관할.
[P.S]
-하하하! 지혁이 덕에 삼촌은 요즘 아주, 아주 잘 지내고 있단다. 고맙다...
-以眼還眼 以牙還牙(이안환안 이아환아)
[아, 알겠습니다. 지혁 씨.]
[죄송해요. 제가 아시다시피 스케줄이 폭발해서요. 도저히 곡을 쓰기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준비를 하기도 벅찰 것 같아요. 시간이 많이 남기는 하지만요.]
[아, 아닙니다. 애초부터 무리인 부탁이었는걸요.]
프로젝트 데뷔 CP에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하자마자 보게 된 인터넷 기사에 나는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지금 당장 내 코가 석자라 프로젝트 데뷔 CP의 제안을 거절했는데, 생각 외로 마음이 편치 많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 버린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일이 이번해 초부터 계획된 일이라는 점이다.
일 났다. 진짜 큰일 났다. 아직 콘서트 게스트 문제도 완료하지 못했고 정작 콘서트에 선보일 퍼포먼스 문제는 꺼내지도 못했는데 일만 미친 듯이 생겨나고 있으니 말이다.
순간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차피 되돌릴 수 없다면 지금 내가 해야 될 일을 찾아서 해야만 했다. 하, 미치겠다.
*
“서울 공연 때는 스케줄이 대충 맞는 것 같네.”
“섭외 비는... 음... 일단 Trendy 애들은 천 오백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삼촌은 얼마 정도 줘야해...?”
“천 오백?”
곤란한 일이 생길 때면 으레 그랬듯 오늘도 나는 삼촌을 찾아갔다. 안 그래도 바쁜 삼촌에게 또다시 일거리를 안겨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지만, 나이 23을 먹고서도 삼촌의 품을 벗어나기에는 지난 세월들이 너무나도 깊고 짙었으니 말이다.
다행히 서울 콘서트 때는 스케줄을 비워줄 수 있다는 삼촌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다만, 삼촌과 Trendy 애들 섭외 비를 얼마나 줘야 되는지를 몰라 일의 진행이 잠시 끊겼지만 말이다.
“연예계 일이라는 게 공과 사를 구분하자 뭐 이런 말이 통용되기 어려워. 대게 인맥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으니까.”
이번에 게스트로 섭외했던, 말이 섭외지 강제로 참가하게 된 포이보스 녀석들에게도 섭외 비를 주었다. 물론 녀석들은 한사코 거부했지만, 이런 일일수록 확실히 집고 넘어가야 된다는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나로서는 그 액수라는 게 보통 대학축제 C급 연예인들에 해당되는 4~500정도에 불과했는지라 조금은 미안한 감이 없지는 않았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정도도 과분하다 할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만은 그러질 않았으니까.
그래서일까. 이번 Trendy와 삼촌의 경우도 포이보스 경우처럼 처리하려 했다. 마음 같아서는 Trendy는 몰라도 삼촌에게만은 그냥 나와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JS 4분기 연속 적자! 주가 하락! 3대 기획사에 JS 대신 ANC가? 갓식스, 트렌디의 기대이하 성적에 투자자들의 기대치 하락!]
-후크 송을 기반으로 한 현 한국 걸 그룹 트렌드를 창시했다고 봐도 무방할 JS가 끝없는 추락을 맛보고 있다. 6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남자 아이돌 갓식스가 기대 밖 성적을 냈고 또한 미스에스 이후 7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트렌디 마저 중박에 그쳐......
[SD, YH, JS의 시대가 저무나? 훨훨 날아다니는 SD, YH와는 달리 JS의 부진이 두드러져. 새로운 강자 ANC가 JS의 자리를 위협...... 이미 시가총액에서 JS를 압도해......]
[JS ENTERTAINMENT 이번 달 말로 잡힌 주총에서 변환 점 생기나? 16.43% 지분을 보유한 박재성에게 대적할 주주는 없으나, 마냥 다른 주주들의 의견을 외면하기엔 4분기 연속 적자의 영향이......]
전에 본 기사들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삼촌은 그런 내 심정과는 달리 짐짓 서운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인기도 실력이고 능력인 게 아이돌 세계야. 딱 천으로 하자. 애들 대학 축제비가 그 정도니까. 그리고 삼촌한테 다시는 섭외비니 뭐니 꺼내지 말고. 조카한테 섭외 비 받을 정도로 궁하지도 않고 섭섭하니까.”
“응... 삼촌 미안.”
내가 여기서 뭐라 말을 해야 할까. 뭔가 언제나 든든한 방패막이로 나를 지켜주던 삼촌이 지금 만큼은 무척이나 왜소해보였다. 삼촌의 겉모습을 보자면 왜소하다는 말과는 거리가 멀지만 말이다.
“삼촌 괜찮아? 그 기사보니까...”
“자식, 삼촌을 뭘로 보고. 다 잘 될 거니까, 넌 걱정 말고 네 앞길이나 신경 써. 오늘처럼 필요한 일 있으면 삼촌한테 언제든지 말하고.”
말로는 괜찮다고 하는데, 그게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아 마음이 무거워졌다. 꽤나.
*
한국의 여느 기업들이 그러듯 3월은 주주총회의 달이다. 상법상 주주총회를 꼭 3월 달에 하라는 규정은 없지만,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의 영업기간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이는 거의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애들은 전부 대기하고 있지?”
주주총회는 결산기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정기총회와, 필요에 따라 수시로 개최하는 임시총회로 나눠지는데 3월에 주로 행해지는 주주총회는 정기총회로서 주로 계산서류의 승인·이익배당에 관한 결의 등이 이루어지는지라 주주들의 관심이 보다 높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대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경영진과 주주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소유와 경영이 구분하기 힘든지라 실질적으로 이사회나 주주총회가 큰 의미를 지니기 힘들지만 말이다.
“해외 스케줄 있는 애들 제외하고는 전부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래. 주주들은?”
“거의 자리한 것 같습니다.”
이번 주주총회는 박재성에게 있어 특히나 까다롭기 그지없었다. 비록 그가 16.43%라는 어마 무시한 지분을 소유한 JS ENTERTAINMENT지만 그렇다고 해서 4분기 연속 적자가 의미하는 바가 결코 가볍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예전 원더우먼의 미국 진출이 실패했을 때보다 더한 회사 실적에 그 또한 주주들에게 확신을 심어주어야만 했다. 적자뿐인 작년 한해 성과로 인해 배당은 꿈도 꾸지 못할 현 상황을 무마할 수 있는 것은 회사의 비전과 신뢰뿐이라는 것을 그 또한 모르지 않았으니 말이다.
“미디어 사프 쪽은?”
“이미 와있는 걸로 확인 됐습니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될 산이 동네 뒷산 정도가 아니었기에 박재성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서리기 시작했다.
공격적 M&A를 대비한 자사주 8.19%와 박재성의 지분 16.43%가 있는 이상 회사는 어찌됐든 그의 뜻대로 나아갈 것이 확실했다. 다만, 3대 주주인 5.19%의 지분을 가진 미디어 사프 쪽의 시선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작년 이맘쯤 대비 시가총액이 20%이상 하락했다는 사실로 인해 그들의 불만이 꽤나 쌓였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기에 서류더미를 들고 있는 그의 손에는 어느새 땀이 차있었다.
“혹시 모르니, 조카 분에게 연락을 하시는 게,”
“됐어. 지금 누굴 진흙탕에 빠뜨리려고 그래? 안 그래도 바쁠 애한테. 걔는 이런 일에 끼어들게 하면 안 돼.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원더우먼의 미국 진출 실패에 대한 회사 재무상태 복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풀었던 자사주 5.19%가 지금에 와서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됐다는 점 그리고 그들의 요구에 의해 부사장이 그들 쪽 인물로 임명되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JS에서 그나마 수익을 내고 있는 그룹들이 그들의 영향력에 속한 그룹이라는 점 등 수많은 장애물들이 산재해있는지라, 박재성의 입에서는 한숨만 흘러나왔다.
*
“어서 오세요. 박재성 사장님.”
“하하. 제가 많이 늦었나보네요.”
마치 자신이 최대주주인 마냥, 이곳이 자신의 집인 마냥 행동하는 조현성 부사장의 행동에 얼굴을 찌뿌릴 만도 하건만 박재성은 그저 사람 좋은 얼굴로 그와 악수를 나눌 뿐이었다.
“이제 올 사람 다 온 것 같은데, 슬슬 사회자한테 시작하라고 할까요?”
주주총회 예정시작 시간인 2시까지는 채 5분도 남지 않았는지라 조현성 부사장의 말에 박재성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한쪽에 마련된, 자신의 명패가 올려 진 테이블 앞으로 다가가 착석했다.
“제 12회 정기주주총회의 개최를 선,”
그렇게 이번 주주총회의 사회를 맡게 된 이가 조현성 부사장의 지시로 주주총회의 개최를 선언하려던 그때였다.
닫혀있던 대회의실의 문이 열리며 또 다른 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
[아무래도 레인의 갑작스러운 재계약 거부와 원더우먼의 미국 진출 실패가 컸습니다. 특히나 원더우먼 같은 경우 그때 투자했던 금액들이 2005년 래먼 브라더스 사태로 인해 공중분해 되다시피 했는지라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때의 손실액을 완전히 복구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말이 자산관리사이지 실질적으로 우리 집안 집사라 봐도 무방할 분의 말을 듣자니,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내가 데뷔를 하지 못해 절망하고 좌절하며, 그 길의 끝에서 방황한 끝에 군대로 도망갔을 때 삼촌은 자신에게 당면한 벅찬 상황을 상대로 곧이곧대로 맞서 싸웠다는 것을 말이다.
[게다가 4AM, 4PM, 미스에스 또한 미디어 사프라는 중국계 자본으로 성장한 그룹인지라, 실질적으로 박재성 사장님의 영향 하에 있는 그룹은 원더우먼과 Trendy, 갓식스가 유일합니다. 그 말은,]
[회사에 수익을 내주고 있는 그룹들은 전부다 미디어 사프 쪽 그러니까, 부사장 쪽이라는 말씀이죠?]
[네, 맞습니다. 4AM과 4PM, 미스에스는 애초 인원구성 때부터 미디어 사프 쪽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때가 한참 회사가 미국진출실패로 힘들었을 때니까요.]
나보다 실력적으로 나을 바가 없는, 적어도 보컬적인 면에서는 명백히 나보다 한 수 아래라고 자신 있게 평가할 수 있는 이들이 나를 제치고 데뷔를 할 때면 세상 모든 것을 원망했었다. 삼촌을 원망하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상황자체가 그리 간단치 않음을, 자산관리사 분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회사 일이라는 게 단순히 개인의 판단으로만 굴러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실질적으로 남은 자사주와 박재성 사장님 지분도 있기에 회사가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다만, 4분기 연속 적자라는 결과와 박재성 사장님이 주도로 기획한 그룹들이 계속해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주주들의 지지가 미디어 사프 쪽으로 기울 수도 있습니다.]
[당장은 넘어가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거네요.]
[현재 정기주총 배당기준일이 12월 말인 만큼 지혁씨 지분은 배당에 한해서는 2.2%를 보유하신 것이 됩니다. 하지만 그 외적인 것에 대해서는 8.8%에 해당하는 2대주주로서,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니 만큼 참석하시면,]
[참석할게요. 언제죠? 정확히?]
[박재성 사장님 쪽으로 위임장을 전달하긴 했지만, 참석하시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주총은 내일 오후 2시에 있을 예정입니다.]
JS ENTERTAINMENT와 관련된 기사들 그리고 삼촌의 태연함을 가장한 웃음 등을 보며 수많은 고민을 했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와 같은 생각들을 말이다.
내가 무슨 경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 고작해야 선율을 만들고 가사를 노래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입장에서 회사를 위해 혁신적인 경영전략을 제안한다거나 조직체계를 개혁한다거나와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대로 가만있을 수는, 아니 가만히 있고 싶지는 않았다.
적어도 내 개인이, 누군가의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살아왔던 나란 사람 또한 이제는 보살핌과 지킴만을 받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가장 늦은 것 같네요.”
나 또한 누군가의 울타리가 되고 싶었으니까.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선추코 해주시고 원고료 쿠폰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선추코, 정주행이 미래다.
작가들은 내연재작품 메뉴에서 자기 작품의 하루 조회수, 추천수, 선작수를 통계치로 해서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어제의 60%, 어제는 그제의 70%정도로 하락세네요.
너무 재밌는 작품을 쓰시는 작가분들이 많아 조금 의기소침해졌네요.
그래도 성실 연재하겠습니다.
즐감해주시고 좋은 꿈꾸세요.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