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1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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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주간 Amiga애들 때문에 고생 꽤나 했다.
[강지혁! Amiga 앵콜 무대에 함께 서다! 시간을 달려서의 작곡, 작사가이자 안무 창안자인 강지혁의 댄스 폭발! 마치 한 팀과도 같은 미친 싱크로율!]
-ㅋㅋㅋㅋㅋㅋ미친 본인 1위 했는데, 방송에도 안 나오고 앵콜 곡도 안 불렀는뎈ㅋㅋㅋㅋ2등 곡 같이 춤추고 있어 ㅋㅋ아 미쳤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 터졌다. 진짜. 요즘 진짜 강지혁 때문에 울고 웃는다. ㅋㅋㅋㅋ아름다운 누나 3번 재탕해서 보고 있었는데, 뮤뱅 보고 지렸다...하....기저귀 다 떨어졌는데...
-와... 강지혁 진짜 대박이네. 이정도면 유전 아님? 박재성 조카 타이틀이 어디 가질 않네. 저 정도 수준이면 진짜.. 하... 세상이 진짜 불공평하다.
-1위 수상자가 방송 출연도 석 달 동안 안했는데, 지 노래 안 부르고 2등 곡 같이 춤추고 있엌ㅋㅋㅋㅋㅋㅋ아, 가만 보면 진짜 개 똘끼 있는 듯...ㅋㅋㅋㅋ저 정도면 중증 아님:?ㅋㅋㅋㅋㅋ
[Amiga 시간을 달려서, 방송 4사 올킬! 갓자친구 포스 작렬! 삼촌을 뛰어넘고 싶다던 강지혁의 첫 걸그룹 디렉팅 완벽한 성공으로 판명! 박재성은 이제 박재성이 아닌 강지혁의 삼촌으로?]
-...진짜 이정도면 유전자가 타고난 것 아님? 박재성이 원더우먼으로 후크송 걸 그룹 전성기 열다시피 했는데, 강지혁은 걸리쉬 걸 그룹으로 새장을 여네....와.... 말이 안 나온다 진짜.
-진짜, 시상식에서 아티스트 상 받고 삼촌처럼 되고 싶어서 가수가 된 거라고 할 때부터 알아봤음. 삼촌을 이제는 뛰어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첫발자국이 박재성 예전이랑 너무 비슷해서 소름임. 근데, 내가 만약 박재성이었으면 기분 나쁘진 않을 듯.
-미친 -- 뭐가 기분 나쁨. 자식처럼 키운 아니 자식이지. 자식이 부모 자신을 뛰어넘겠다고 하는 걸 싫어할 부모가 어딨음. 대견스럽고 뭉클하지.
-ㅇㅈ 씹인정. 내가 박재성이었어도 엄청 뿌듯했을 듯. 총각이 누나 자식 대신 키우느라 결혼도 안했는데 이건 자식이지. 조카가 아니라.
기사들이야 그동안 워낙 흑역사가 많다보니 그럭저럭 버틸 만 했다.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다 랄까? 그런데 문제는 무대가 끝나자마자 받게 된 카톡 메시지였다.
[나는 오빠한테 말만 동생이지? 오빠한테 나는 뭐야? 그 여우같은 녀 아니 우리 무대에는 한 번도 안 왔으면서 개들 무대에는 같이 춤까지 추네? 나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밥 먹을 줄 알고 오빠랑 같이 춤도 출 수 있어! 흥!]
의외로 Trendy의 스케줄이 널널하나 보다. 무대가 끝난 지 채 30초도 안 지난 상태에서 내게 전송된 카톡 메시지로 인해 나는 겨우 붙잡고 있던 정신 줄을 놓고야 말았다.
안 그래도 주간아이돌 사건 이후로 지수와 문자도 단답, 전화는 불통인 상태였는데, 아무래도 이번 사태로 더욱 상황이 악화된 듯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 아운대에서 야심찬 서프라이즈를 계획했다. 비록 당분간은 내가 보냈다는 것을 알릴 생각이 없지만, 그래도 내가 지수를 생각하는 마음이 결코 얕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으니 말이다.
바로 옆 관중석 부근에서 Trendy 멤버들이 팬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흘러나왔다. 그 미소를 내게도 좀 보여주면 좋으련만.
어느 순간부터 귀엽고 애교 많은 지수의 모습을 많이 못 봐 너무 아쉽다. 물론 내가 지수를 소홀히 대한 탓이겠지만.
어쨌든 오늘 작전은 일단 성공이다. 나머지는 뭐, 차근차근 점수를 따면 되겠지.
“도시락 안 드세요?”
하지만, 나의 상념은 오래가지 못했다.
“네, 네?”
옆 자리에서 도시락에 담긴 튀김을 집어먹던 여고생 한 명의 관심이 어째서인지 내게 쏠렸으니 말이다. 뭔가 기분이 쎄하다. 뭐지, 나 완전 존재감 없이 앉아있었는데?
“아니요. 그냥 도시락을 안 드시길래요. 안 배고프세요? 벌써 몇 시간째 응원하셨는데.”
예상치 못한 옆자리 여고생의 관심에 내심 당황하긴 했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 강지혁이 아닌,
아쎄, 마이, 마이, 마이, 무의 흔하디, 흔한 무무 중 한명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니까.
고로 가면을 벗을 수 없다. 무무들의 상징과도 같은 무 가면을 말이다.
뭐, 예상을 못하긴 했다. 밥 먹을 때는 가면을 벗어야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도 상관은 없다. 밥을 안 먹으면 되니까.
“아! 아침을 많이 먹어서요. 속이 조금 더부룩하네요. 혹시 배고프시면 제 것까지 드실래요?”
여고생의 목적은 아무래도 내 도시락이었나 보다. 내 것도 먹을 거냐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고생의 손에는 내 도시락이 들렸으니 말이다.
하, 솔직히 아침도 안 먹어서 배가 많이 고프긴 하다. 그래도 이 정도는 버틸 수 있다.
[힝... 힘들어. 넌 밥 먹었어?]
내 눈앞에서 밥을 먹으며 내게 톡을 보낸 듯한 별희 씨의 모습을 두 눈으로 생생히 지켜 볼 수 있었으니까. 아싸, 개 이득. 이정도면 성공한 무무지. 암 그렇고, 말고.
번호를 교환한 뒤, 간간히 톡을 주고받은 탓인지 나를 대하는 태도가 한결 편해진 것을 느끼자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어차피 가면을 쓴 상태라 밖으로는 드러나지 않을 테니까.
그런데 왜 세상은 내 뜻대로만 흘러가질 않을 까? 하, 세상은 썩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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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엔 이거 지혁 선배님이 보낸 것 같아.”
“응? 내 첫 팬이가?”
“뭐?”
제법 뿌듯한 마음으로 팬들에게 맛있는 도시락과 음료를 전달한 뒤 자신들 또한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려던 그때였다.
뒤늦게 도시락과 음료를 든 채 자리에 합류한 다희의 말에 일동의 관심이 그녀에게로 쏠렸다.
“저기 Amiga랑 B TO V 쪽에도 이웃백에서 뭐가 배달됐더라고. 그래서 슬쩍 다가서 말 좀 엿들어보니까, 지혁 선배님이 보냈다던데? 이웃백 같은 지점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도 그럴 것이 일행에게 있어 강지혁은 그리 간단한 존재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거기다가 Amiga들한테는 오빠들처럼 저번 추석 때도 배달 왔었다는 데? 검색해보니까?”
순식간에 분위기는 둘로 갈라져 버렸다. 지혁이 도시락과 음료를 보내줬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Trendy 일부멤버들과 어떻게 표정관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말없이 도시락을 먹는 나머지 멤버들로 말이다.
“내 첫 팬. 너무 감동!”
“지혁 오빠, 갓식스 팬 인가 봐요.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미, 민아야. 얼른 밥 먹고 팬 분들한테 가보자. 사인도 해드리고 해야 하니까.”
회사에서의 연습생 기간이 짧은 민아와 한국말이 서툴러 평소 기사를 잘 보지 않는 기타 외국인 멤버들의 입을 황급히 막은 지수의 두 눈동자가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꺄아아악!]
옆 쪽 관중석 부근에서 경악이 담긴 환호성이 들려온 것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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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 힘들어. 넌 밥 먹었어?]
[저는 아직 안 먹었어요.]
[응? 지금이 몇 시인데 안 먹어? 얼른 먹엉! 그런데, 지금 어디야? 스케줄?]
두 볼 가득히 반찬을 집어넣은 채 톡을 보내고 있는 별희를 보고 있자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흘러나왔다. 나보다 나이도 많은 주제에 저렇게 귀여워도 되는 건가? 반칙이다, 이건.
어쨌든 지금 당장 밥을 챙겨먹기는 그른 것 같다. 여기에 있는 이상, 가면을 벗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뭐, 어차피 곧 있으면 나답지 않게 스케줄이 잡혀 이곳에 있고 싶어도 못 있을 테니까 그때 뭐라도 챙겨먹으면 되겠지 싶다.
[강지혁 주간아이돌 목소리 출연! 갓지수와 갓지혁은 의남매? 10년 연습생남매 탄생! 주간 아이돌 순간 시청률 3.7%로 최고 순간 시청률 경신!]
-와... 갓지혁보소... 동생 챙겨준다고 외조 ㅎㄷㄷ 저런 오빠갖구 싶다. 하...
-님아 현실에 그런 오빠없어여. 제꺼 저금통 훔쳐가는 시발 개새끼만 있을 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ㅈㅋㅋㅋ 오빠 새끼들은 다 죽여버려야 함 쓰레기 새끼들!
-지수 언니 부러워요... 나도 저런 오빠... 1가구 1갓지혁 보급해주세여...
[꽃보나 누나! TBN 역사를 만들며 12화 종영! 방송 5회 만에 TBN역대 최고 시청률 21.6%를 뛰어넘는 21.9%를 기록! 최종회에서 순간최고시청률 22.6%를 기록하며 다시 깨기 힘든 기록 창조!]
-사스가 갓지혁 클라스 지리구연! !!!!
-키야...취했다 그래도, 주모 여기 막걸리 한사발 주소! 버스킹에 PAYPIL 지렸구연! 취리히 공항 34번 게이트 오졌구여! 하... 진짜 짛렸다..
-와... 저게 사람임? 진짜 대박이다, 대박. PAYPIL로 제작진 농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갓지혁입에서 이시진 나왔을 때 나피디랑 제작진 표정 ㅋㅋㅋㅋㅋㅋㅋㅋ아 빵터졌네 ㅋㅋㅋ
-이시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시진 의문의 1승 ㅋㅋㅋㅋ
-ㅋㅋㅋㅋ계산할 때마다 무슨 동전을 한움큼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버스킹으로 여행경비 충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사스가 갓지혁만 할 수 있는...ㅎㄷㄷ
[냉장고를 부탁해! 시청자를 울린 이영복의 만둣국! 역대 2번째 최고시청률 7.1%를 기록한 강지혁, 다시금 예능블루칩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
-이렇게 반듯하게 크신 지혁 씨를 하늘에 계신 부모님들도 자랑스러워하실 거에요. 부모님이 없이 잘 자라신 지혁씨 그동안 고생하셨고 앞으로 꽃길만 걸으세요. 그리고 혼자가 된 조카를 소홀히 대하지 않고 이렇게 잘 키워주신 박재성씨도 복 받으실 거에요. 전주 사는 애기엄마가.
-진짜 이영복 셰프님 보면 뭔가 다른 셰프들이랑 확 다름. 단순 요리를 하는 게 아니라 먹는 사람 마음까지 보듬어주는 셰프여서 너무 좋음.
-ㅇㅈ 방송에서 종종 보면 출연진들 배려하는거 자주 보임.
[전과 다른 방송출연횟수로 팬들의 사랑 보답할 것이란 약속 지킨 강지혁! 3월 말 또는 4월 초, 전국단위 팬 미팅 및 사인회 계획? 포이보스 측 曰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제주를 아우르는 일정이 될 것이며 자세한 사항은 빠른 시일 내로 공지될 예정...”]
-우와 지렸다 ㅎㄷㄷ 미친 진심임? 이거 오피셜 맞음?
-와... 잠 다잤다. 팬미팅이랑 사인회 요건 뭐임???????????? 무조건 간다. 두 번 간다. 죽어서라도 간다!
-으아!!!!!!!!!!!!!!!!!!!!THE ONLY ONE 쏴리질럿!!!!!!!!!!!!!!!!!!!!!!!!!!!!
별희의 톡을 본 뒤 무심코 본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나와 관련된 기사가 한가득 개제되어있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전과는 달리, 이러한 기사들이 꽤나 익숙해졌다. 아니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말이다.
그렇게 대충 기사들을 훑어본 뒤 다시금 시선을 별희에게로 돌렸다.
뭐야, 내 톡 기다리는 거야?
깜빡하고 톡을 보낸 뒤 답장을 안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잠시, 내게서 답장이 안 오자 시무룩한 표정으로 폰을 바라보는 별희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또다시 딸 바보 미소를 짓게 되었다. 진짜 연상주제에 저렇게 귀여워도 되는지 모르겠다.
진심 이건 반칙을 넘어서 사기다, 사기.
더 늦기 전에 답장을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터치패드를 두드렸다.
[이제 곧 가려고요. 한 두 시간 쯤 뒤에 선약이 잡혀있어서요. 아 참! 오늘 아운대 촬영 있다고 했죠? 다치지 말고 잘 하고와요. 파이팅!]
뿌듯하다. 이대로 10분만 별희를 비롯한 마이무를 보다 가야겠다. 어라, 오늘 샤인 씨도 제법 예쁘잖아?
하지만, 그렇게 조금만 더 이대로 조용히 있다가길 원했던 내 뜻대로 흘러가기엔 세상은 만만치가 않았다.
“어, 어머!”
흐뭇하게 별희를 바라보고 있던 순간 문득 정수리에서부터 오른쪽 어깨까지 느껴지는 차가운 느낌에 움찔하고 말았다.
왠지 모를 찝찝한 느낌과 함께 알싸한 커피향이 코끝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하, 뭐야 이거?
“죄, 죄송해요!”
지금 내 상태와 소란의 원인은 바로 옆자리 여고생이었다. 도시락에 딸린 커피를 내게 쏟은 여고생의 표정에서 당혹스러움을 느낀 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차피 지금 가봐야 됐어요. 신경 쓰지 말고 마저 드세요.”
지금 가봐야 된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지금이라는 단어를 곧으로 바꾸면 말이다.
하지만 내게 커피를 쏟은 여고생은 그리 간단히 이 사태를 끝내고 싶지 않나보다. 벌써부터 여고생의 호들갑에 주변사람들의 관심이 우리들 쪽으로 쏠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 순간 불안해졌다. 왠지 모르게.
“이걸로 닦으세요.”
“여기 휴지 좀 가져다주세요!”
누가 보면 지금 내 머리와 어깨를 적신 것이 피 인줄 알겠다.
여고생의 호들갑은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어느새 내 주위에는 손수건, 휴지들을 든 채 내 머리와 어깨를 닦는 수많은 손들이 존재하게 돼버렸다.
“아, 아니요. 이렇게까지 안하셔도 되요. 저 지금 어차피 가봐야 되는,”
[툭]
제길, 순간 들려오는 소리와 느껴지는 감촉에 나도 모르게 욕설을 입에 담았다.
작다고 볼 수 없는 키. 여고생의 호들갑에 내게 집중된 시선,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나, 벗겨진 가면.
이 모든 상황에 직면한 그 순간, 내가 내뱉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았다.
“아, 안녕 무, 무무?”
[가, 강지혁?]
[꺄아아악!]
하, 세상은 썩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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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선추코, 정주행이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