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마음을 노래로-47화 (47/502)

00047  2012  =========================================================================

[아름다운 누나 첫 회부터 시청률 14%돌파! 강지혁 이펙트 발동! 첫 회부터 역대 최고 시청률 돌파! 지상파 예능 전부 올 킬 클라스!]

-아, 미친 졸라 웃기네. 강지혁 ㅋㅋㅋㅋㅋㅋㅋㅋ 소파에서 엎드려 노래 부르다, 나 피디한테  끌려갔어 출발 3시간 전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미쳤다 진짜.

-이번 편 진짜 역대 급 레전드 될 듯 ㅋㅋㅋㅋ첫 화부터 미쳤음 ㅋㅋㅋㅋ

-아... 예고편에서 봤던 정산 꼼수는 언제 나옴? 아 그것 때문에 궁금해서 잠이 안옴. ZZZZ

-귀국 할 때 에피소드도 개 궁금 ㅋㅋㅋㅋㅋㅋㅋ 동영상 보니까 진짜 무슨 공항을 무대로 만들었던데 ㅋㅋㅋㅋㅋ

-진심 이거 시청률 계속 오를 듯. ㅋㅋㅋㅋㅋㅋㅋ개 꿀 잼 예약. 믿고 보는 나 피디, 믿을 수밖에 없는 강지혁!

[강지혁 정규 2집 앨범 최종 선주문 판매량 199만장만 기록! 현장판매량은? 가요계의 절대적 음반 깡패 강지혁! 2012년 예상수입이 수백억? 솔로가수 강지혁의 위엄!]

-와...

-특급 아이돌들도 광고 졸라 찍고 콘서트랑 방송 활동 졸라 해야 겨우 몇 십억 순이익 나서 그거 뿜빠이 하는데, 강지혁 클라스 ㅎㄷㄷ.

-ㅋㅋㅋㅋㅋㅋㅋ말이 안 나온다. ㅋㅋㅋㅋㅋ 근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게 음반자체가 몇 백 만장 팔리니까 ㅋㅋㅋㅋㅋㅋ 그거 순이익 5천원만 잡아도 ㅋㅋㅋㅋ 100억은 가뿐히 넘김 ㅋㅋㅋㅋㅋ

-게다가 음원도 기본이 한 두 달 연속 줄 세우니까 ㅋㅋㅋㅋㅋㅋ 정규1집 한 달 넘게 연속 1위할 때 소름이었는데 ㅋㅋㅋㅋㅋ 단순 몇 관왕이 아님 세는 것도 힘듬 ㅋㅋㅋㅋ

[포이보스 대표도 유민재도 모르는 포이보스 토크 콘서트 깜짝 개최! 예매전쟁의 시작! 초특급 VVIP 토크콘서트가 단돈 2만원? 인터파크 측 曰 “내일 있을 포이보스 토크 콘서트 예매를 위해 서버를 평소보다 3배가량 일시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며,......”]

-미친 나 피시방 간다. 인터넷 졸라 빠른 대로.

-하... 수강신청도 아니고 미치겠네. 이번엔 무조건 예매한다. 진심.

-전쟁이다 ㅅㅂ

-아씨 내일 또 급식 충들 졸라 달라붙겠네. 급식 깽깽이들은 학교나 가지 무슨 토크 콘서트 온다고 그럼? 안 그래도 자리 없는데,

-학식들 냄새 지리구여. 취업준비나 하지 무슨 토크 콘서트?

-급식들은 학교가야지. 푹 자고 상큼하게 학교나 가라. 뭐, 어차피 급식들 6시에 못 일어남 ㅋㅋㅋㅋㅋㅋㅋㅋ

대기시간이 의외로 길어짐에 따라, 핸드폰을 켜 기사를 보고 있었다. 바로 옆에 나와 같은 출연자가 있었지만, 워낙에 하늘같은 대선배님이고 나이차이가 있다 보니 이렇다 할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뭐,

[저것들이 자기들 묻힐까봐, 날 빨리 안 내보내는 거야.]

라는 일방적인 주장에 애써 웃으며 대꾸하긴 했지만 말이다.

[지혁아 내일 애들 뮤직비디오 찍을 것 같다. 이 달 말쯤에 티져도 내보내야 되고 하니 말이다.]

그나저나, 뮤직비디오 촬영 때문에 오늘부터 굶고 있을 텐데 미안해죽겠다.

정작 나는 애들 디렉터로서 단식에 동참하지 않고 낯선 장소에 와있으니 말이다. 뭐, 엄밀히 말하자면 난 동참할 이유가 없지만.

어쨌든 그저께 애들 녹음 작업이 마무리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산을 넘자, 그 뒤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안무는 나뿐만 아니라, 회사 자체적으로도 빡세게 시킨 탓인지 컴백이 이십여 일정도 남은 지금 생각했던 대로의 수위에 도달했으니 말이다.

조금이나마 미안한 감정이 들어 문자라도 보내볼까 생각할 그때였다. 드디어 기나긴 대기시간의 끝을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오늘 엄청난 게스트가 우리 냉장고를 살펴줘에 출연해주셨습니다!”

“소개합니다! 가요계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신성! 정규 1집 앨범 86만 9421장의 기록에 이어 정규 2집 앨범 발매 일주일도 안 된 지금 이미 선주문 판매량만으로 199만장을 기록한 강지혁씨와 영원한 호랑나비 김흥극씨입니다!”

뭔가 호황 찬란한 소개에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뭐, 내 소개에 비해 김흥극 선배님의 소개는 너무 간략해서 그런 것도 있다. 듣는 내가 다 죄송할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김흥극 선배님은 이번이 두 번째 출연이라서 그런지, 첫 번째인 내게 보다 집중된 관심이 쏟아지는 것에 그다지 불만은 없으신 듯 했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벌써부터 주변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었으니 말이다.

“강지혁씨 반갑습니다. 이게 말이죠. 저희 냉장고를 살펴줘 제작진이 정말 여러 번 섭외전화를 드렸었거든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어 자리에 앉자마자 본격적인 녹화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첫 질문부터 이러면 너무 죄송하다. 내가 알기로 거의 달마다 한번 꼴로 섭외 전화가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대로 심심하게 인정할 수는 없었다.

“저는 너무 나오고 싶었는데요. 대기 출연자 분들이 많아서 4개월 정도 기다렸다가 나온 건데요? 너무 섭섭해요.”

여기는 무대가 아닌 예능이니까.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 할 줄 알았던 내 입에서 전혀 다른 대답이 흘러나오자, 도리어 저쪽이 당황했나보다. 대본에 체크해둔 게 틀린 건지, 제작진을 바라보며 연신 눈빛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뭐, 덕분에 MC분들과 대화를 주고받기 편해졌다. 뭔가 나를 떠받들면서도 어려워하는 기색이 어느 순간 사라졌으니 말이다.

그런 내 의도를 짐작한 건지, MC분들도 거침없이 나를 대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이 조금 의외였지만.

“이게 말입니다. 약간 언급하기 애매할 순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사에 나온 거니까 잠시 말씀드리자면”

바로 냉장고를 공개할 줄 알았던 나로서는 꽤나 의외였다. 이런 질문도 있었나?

최근 인터넷 기사에 심심찮게 보이는 내 정규 1집 앨범 판매량 그리고 정규 2집 앨범판매현황을 조심스럽게 언급하는 안정완씨의 말에 다른 셰프 분들도 꽤나 관심이 가는 모양이다. 저마다 상체를 테이블에 가까이 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뭐,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긴 하지만 정규 1집과 2집 앨범의 총판매량이 2백만 장을 가뿐히 넘김에 따라 수익이 수백억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가 빈번히 포털사이트에 개제되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던 나로서는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불편한 질문이면 편집해주겠다는 PD님의 말을 전달해준 김성준 씨의 말이 이어졌고 정작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으니 답변은 의외로 시원시원하게 흘러나왔다. 나쁜 짓해서 번 것도 아니고 정당하게 일해서 세금도 완벽하게 냈으니 말이다.

“돈 관리를 자산관리사 분이 해주셔서 신경을 안 써요. 큰돈이 필요하면 카드로 쓰긴 하는데, 보통 제가 밥도 회사에서 주는 김밥헤븐 식권으로 먹고 커피도 회사에서 주는 이용권으로 먹고 그래서 돈 쓸 일이 거의 없어요. 옷도 그냥 삼촌 꺼 입고 그래서요. 아! 물론 포이보스 또래끼리 뭐 먹을 땐 보통 제가 내는 편이에요. 삼겹살에 소주 같은 거요. 물론 급식들은 사이다지만.”

그런 내 마음이 담긴 대답이 성에 차서일까. 김성준 씨가 능숙하게 토크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틀었다.

“포이보스 뮤직 굉장합니다. 식권도 주고 커피 이용권도 주고요.”

“일단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좋아요. 뭐, 밥 먹고 싶으면 회사 앞 김밥 헤븐, 커피 마시고 싶으면 회사 앞 별 다방 가면 돼서 전부다 회사 휴게실 방콕이긴 하지만요.”

덕분에 깨알같이 회사홍보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데서 자랑해야지 어디서 자랑하겠는가. 안 그래도 방송하는 사람 민재 삼촌밖에 없는데.

그렇게 무난하게 토크는 흘러갔다.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무조건 편집해주겠다는 PD님의 말이 나로 하여금 토크에 거리낌 없이 나설 수 있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아! 여기 옆에 계시는 최한석 셰프님 레스토랑에 한번 간적 있어요.”

여기 있는 셰프 님들 음식을 먹어본 적 있냐는 MC분의 질문에 바로 옆자리를 슬쩍 보며 입을 열었다. 덕분에 왠지 모르게 최한석 셰프님의 자세에 힘이 들어간 것 같지만 말이다.

“제가 그런 고급스러운 음식점을 처음 가봐서요. 많이 당황했는데,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덕분에 포식했어요.”

그런데, 뜻밖의 복병이 존재했다.

“근데, 거기 혼자 가셨나요? 혼자 가기에는...?”

“예, 예?”

“최한석 셰프님 레스토랑은 혼자 가기에는 무리인 곳인데...?”

"예?"

"네?"

가만히 테이블의 끝 쪽에서 내 얘기를 듣고 있던 강풍 작가님의 말에 순간적으로 촬영장의 분위기는 또다시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 최한석 셰프 빵 터졌습니다. 뭔가 알고 있다는 거거든요?

거기에 최한석 셰프님의 티 나는 행동은 불난 집에 부채질이었고 말이다. 하, 세상은 썩었어.

적당히 이 주제로 분량도 뽑고 나니 어느새 녹화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래서 냉부, 냉부 하는 건가?

“자! 알겠습니다. 이거 오늘 냉장고가 기대가 많이 되는데요?”

“저희가 또 그런 거는 족집게거든요?”

어떻게든 냉장고에서 나의 연애상태를 파악하려는 MC분들의 집요한 질문에 당황도 하고

“삼촌이 연애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네. 조카랑 같이 사니까 애인이랑 집에도 못 오고 그러겠지.”

깨알 같은 멘트를 툭툭 던지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김흥극 선배님의 말에 나도 모르게 진짜 그런 건가? 하며 고민을 해보기도 하고

“와... 고기며 채소까지 전부 유기농이네요.”

냉장고 안을 가득채운 유기농 재료들의 모습에 셰프님들은 물론이고 MC분들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웃음을 짓다 보니 말이다.

뭐, 덕분에 분량도 제대로 뽑고 맛있는 요리도 먹을 수 있었다.

내 첫 번째 요리주제인,

연말에 삼촌과 외롭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유기농 요리에서는 의외로 강풍 작가님이 일본 나베 음식으로 샘김 요리사님을 꺾으며 재미분량을 톡톡히 뽑았는데다가 음식 맛 또한 좋았으니 말이다.

사실 첫 번째 대결은 강풍 작가님이 계셔서 그런지 몰라도 맛보다는 웃음 쪽으로 갈 줄 알았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진짜 맛있었다. 내가 집에 가서 이 맛을 그대로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첫 번째 요리대결이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방송에서 볼 때는 한두 시간이어서 몰랐는데 실제 녹화시간은 그보다 훨씬 길었다. 15분간 대결을 한 뒤 시식을 위한 요리 시간이 또 마련되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셰프님들과 담소도 나누고 미리 준비해간 CD에 사인도 해드렸다. 가족 분들이 내 팬이라고 말해주신 최한석 셰프님께는 숫자대로 4장이나 드렸는데, 그걸 본 다른 셰프 분들이 시샘한 것은 비밀이지만,

“설날에 삼촌과 먹을 수 있는 유기농 요리! 자! 대결을 시작합니다!”

30분가량의 쉬는 시간 뒤, 두 번째 대결이 시작되었다.

냉장고를 살펴줘 제작진분들이 신경을 써준 티가 확 났다. 셰프님들 가운데 가장 이름 높은 최한석 셰프님과 이영복 셰프님을 내게 배정해주셨으니 말이다.

기대안했던 첫 번째 대결의 음식이 너무 맛있었는지라 두 번째 대결이 너무 기대됐다. 하, 요리 잘하는 남자 진짜 섹시하네.

눈 깜짝할 사이에 15분이 지났다. 그리고 내 눈 앞에는 두 가지 요리가 놓여있었다.

“자 그럼 먼저 요리를 완성한 최한석 셰프님이 요리한 소고기 요리부터 드시면 됩니다.”

김성준 MC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었다. 냄새부터가 날 미치게 만들 정도로 맛있어 보였으니 말이다.

입 안 가득 흘러넘치는 육즙과 향기. 이게 진짜 15분 만에 만든 것인지. 보고도 못 믿을 맛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내 표정에 최한석 셰프님이 특유의 허세포즈를 취한 것은 당연했고 말이다. 이래서 최솁, 최솁하나보다. 이걸 레시피대로 따라하면 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두 눈으로 지켜봤는데도 맛에 놀라니 말이다.

“자! 이제는 이영복 셰프님 요리 차례입니다.”

이영복 셰프님의 요리는 화려한 플레이팅을 자랑하는 최한석 셰프님의 요리에 비해 소박한 모습이었다. 짧은 시간에 손수 빚은 만두를 넣은 만둣국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좀처럼 수저를 들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리코멘을 하지 않았지만, 여러분의 코멘트 하나, 하나 무조건 챙겨보고 하루에도 열번 넘게 되새기며 보고 있습니다. 정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