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2 2012 =========================================================================
[삼촌 한 시간 내로 갈 거니까, 사무실에 가 있든가 해라.]
하루, 하루가 바쁜 삼촌답게 역시나 바로 밥을 사달라고 하는 건 무리인가보다. 그래도 다행히 한 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고 하니 나로서는 다행이다.
그냥 삼촌 말마따나 사무실에 가서 기다릴까 하다가, 비어있는 연습실이 보이길래 나도 모르게 들어가 버렸다.
이제 몇 주 뒤면 앨범이 정식 발매되고 무대도 설 텐데 연습이나 해볼까?
제법 능숙하게 핸드폰과 이어폰 그리고 마이크를 연결했다. 나 또 한 번 말하지만, 꽤나 즉흥적인 놈이니까.
마침 꽤나 편안한 의자가 있길래 망설이지 않고 앉았다. 아직도 몸이 했던 터라, 서서는 너무 힘들 것 같았으니 말이다.
헤드셋을 쓴 순간 나는 오롯이 무대에 서있는 가수가 되었다. 간주가 흘러나오며 몰려오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내 자신을 던져버렸다.
[어디에도]
싸늘한 눈빛으로 이별을 통보하는 너.
거들떠보지 않던 노래가 슬프게 들려와요.
또다시 겨울이 다가와 내리는 눈들이 그대처럼 쌓여가요.
가지 말아달라고 말해보지도 못하고 무심히 떠나는 뒷모습만
그대 내게 오지 말아요.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사랑하지 마요.
그댈 기억하기보단 마냥 기다리는 게
삭아버린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해.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 마침내 나와의 사랑을 잊어도
좋았던 기억만은 남겨주길.
......
[가지마 가지마]
너와 사랑했던 순간들 그 추억들을 기억해
너를 잊어야 나를 되찾을 수 있을까.
멀어지지마 여기 그대로 있잖아.
나 혼자 남겨둔 채 제발 부디 제발
가지 마, 가지 마, 가지 마
아직 너만을 위해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데
넌 어디 있니, 난 네가 필요한데
oh~baby 내 사랑아
제발 내게 돌아와 줘
거짓말처럼 그저 돌아와 줘
......
내리 두곡을 연이어 부르니 목이 말랐다. 하지만 노래가 주는 감정의 여운이 버거워 그런 목마름은 비교적 가볍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가수가 노래를 부름에 있어 과도한 감정은 독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감정의 홍수에 빠져 북받쳐오를 때 오히려 후련하고 개운해졌다. 그렇지 않는다면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감정들을 좀처럼 발산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적어도 연습할 때만큼은 가사와 선율에 몰입하는 나 자신을 인위적으로 억누르지 않았다. 무대에서는 차마 그러지 못해 애써 감정을 억눌러야 할 테니 말이다.
잠시지만 두 눈에서 줄줄 흘렀던 눈물을 소매로 거칠게 닦아낸 뒤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방금 부른 ‘어디에도’, ‘가지마 가지마’가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에서 특히나 몰입이 쉽고 깊어서 감정소모가 심한 곡이라서 그런지 좀처럼 감정이 진정되지 않았다. 이거 큰일이다. 이 곡도 방송무대에서 불러야 될 텐데 말이다.
아무래도 삼촌 사무실에 가서 눈을 좀 붙여야겠다. 삼촌이 올 때까지 노래연습을 더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으니까.
그렇게 핸드폰과 헤드셋을 챙기고선 자리에 일어나 문 쪽으로 가던 나는 익숙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하... 왜 자꾸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걸까.
게다가 삼촌은 왜 또 저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좋은 의자 널렸는데 굳이 땅바닥에 앉아서 말이다.
“앵콜! 앵콜! 앵콜!”
얼씨구? 아주 신나셨네, 신나셨어.
*
[거리의 노래]
나도 모르게
장발이 돼버린 머리를 애써 정리하고
면도를 하고 세수를 하고
간만에 거리를 걸어본다.
아직도 나는 네 생각에
눈물이 흘러.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가
온통 내 얘기인 것 만 같아
눈물이 흘러.
언제부터 거리에 울려 퍼지는 노래가
슬픈 사랑이야기 뿐이었는지
떠오르는 추억에
눈물이 흘러
......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이제 아무렇지 않은 거니
아무렇지 않게 인사 할 만큼.
난 이제 아무것도 아닌 거니.
새로운 사람 소개시켜줄 만큼.
어떻게 참아야할까.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은데
다른 이의 곁에 있는 너를 보는 게
왜 행복하게 느껴질까.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추억을 지운채
다른 이의 여자가 된 너를 보아도 아프지 않게.
바라 볼 수밖에 없었어.
심지어 너의 새로운 남자까지도.
혹시라도 다시 널 보게 되면
그때는 애써 웃어라도 볼게.
지금 네가 웃는 것처럼.
......
보는 눈이 많아 삼촌의 억지 섞인 앵콜 요청을 거부하지 못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상황이고 말이다.
삼촌이 양연혁 대표님과 같이 연습실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아 오늘이 연습생 배틀하는 날이었나 보다. 양연혁 대표님은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기획사 배틀이 아닌 이상 이곳에 올 일이 없는 분이니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삼촌과 대표님 주변에는 낯선 얼굴들로 가득했다. 덕분에 나는 뻘쭘한 상태 그자체이고 말이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낯선 이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누가 일부러 불러온 건지 아니면 우연히 방문하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오전에 방송국에서 마주쳤던 Trendy 멤버들 몇 몇 또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 뭐야 이거. 왜 아무 말도 안 해?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치 무대를 마친 냥 꾸벅 고개를 숙인 뒤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어휴, 뭐 어쩌라는 건지.
*
“이번엔 우리 애들이 전체적으로 괜찮았네. 오늘은 내가 쏠게.”
어깨를 으쓱하며 앞장서는 양혁석의 발걸음에 박재성의 안색이 잠깐이지만 어두워졌다. 양연혁의 말마따나, 오늘 기획사 연습생 배틀은 그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JS의 열세였으니까.
“나 오늘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 그런데, 형이 우리 애들도 데리고 가줘. 가서 오늘 부족했던 점도 지적해주고.”
“뭐, 그러든지.”
두 소속사 수장간의 이런 모습은 그들을 뒤따라오던 연습생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친선전이라고는 하나, 엄연히 상대 기획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회인데다가 소속사의 자존심이 걸려있었으니 말이다.
“애들 갈아입을 옷들 챙겨왔을 테니까, 샤워 좀 시키고 이동할게. 어디 쓰면 되냐?”
모두가 제법 땀을 흘린 상태였지만, 두 소속사 연습생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승자가 된 YH연습생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서려있었으니, 패자인 JS연습생들은 말해 무엇 할까.
“저기 연습실에 샤워실 있으니까. 저기 쓰면 되.”
하지만, 이미 승부는 난 상태였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JS연습생들 또한 알고 있었기에 군말 없이 샤워실이 딸려있는 연습실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뒤를 YH연습생들과 양연혁, 박재성이 뒤따랐고 말이다.
하지만 그때였다.
연습실에서 낯익은 목소리와 낯선 선율이 들려온 것은.
[어디에도]
싸늘한 눈빛으로 이별을 통보하는 너.
거들떠보지 않던 노래가 슬프게 들려와요.
또다시 겨울이 다가와 내리는 눈들이 그대처럼 쌓여가요.
가지 말아달라고 말해보지도 못하고 무심히 떠나는 뒷모습만
그대 내게 오지 말아요.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사랑하지 마요.
그댈 기억하기보단 마냥 기다리는 게
삭아버린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해.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 마침내 나와의 사랑을 잊어도
좋았던 기억만은 남겨주길.
......
연습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선율과 목소리 그리고 감정에 먼저 앞서가던 JS연습생들은 물론이거니와 뒤따라가던 양연혁과 박재성, YH연습생들 또한 발걸음을 멈추고야 말았다.
그리고 시간이 가는 것을 잊고야 말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가지마 가지마]
너와 사랑했던 순간들 그 추억들을 기억해
너를 잊어야 나를 되찾을 수 있을까.
멀어지지마 여기 그대로 있잖아.
나 혼자 남겨둔 채 제발 부디 제발
가지 마, 가지 마, 가지 마
아직 너만을 위해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데
넌 어디 있니, 난 네가 필요한데
oh~baby 내 사랑아
제발 내게 돌아와 줘
거짓말처럼 그저 돌아와 줘
......
[흔한 노래]
......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
노래가 네 곡이나 흐른 뒤였으니 말이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눈이 뻘개 진 채로 마이크를 내려놓는 지혁의 말에도 연습실은 고요하기만 했다. 마치 누군가 톡 건드리면 터질 것만 같은 물방울처럼 말이다.
“방금 부른 노래도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인가?”
약간은 잠긴 듯 한 양연혁의 목소리에 지혁이 소매로 눈가를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네, 앞으로 음원 공개될 2집 수록곡들이에요.”
그런 지혁의 말에 양연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혁과 YH연습생들을 번갈아보며 말이다.
“앨범에 사인해줄꺼지? 나 6장이나 예약했다. 나 3장 주문했는데, 은주도 3장 주문했더라고.”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삼촌을 통해서 말씀해주셨으면 직접 가져다 드렸을 텐데 직접 주문까지 하셨다니 지혁으로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게다가 한 장도 아니고 6장이나 주문했으니 말이다.
“삼촌한테 말하시면 제가 사인해서 가져다 드렸을 텐데 왜 그러셨어요.”
“소장하고 싶었으니까. 뭐, 네 말마따나 돈이 안 아깝더라고. 요즘 앨범답지 않게 화보집도 없고 뭐, CD 달랑 한 장에 가사적인 종이 하나 있는 건데도 말이야.”
“감사합니다.”
“그래, 시간나면 YH에도 들려라.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 그나저나, 포이보스랑 계약기간이 3년이던가? 그럼 2년도 안 남았겠네?”
“형!”
갑작스레 포이보스와의 계약기간을 묻는 양연혁의 말에 당황한 나머지 지혁이 대답을 못하고 있자, 박재성이 발끈하며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의외의 부분에서 종종 눈치가 없는 지혁과는 달리, 박재성은 양연혁의 의도를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뭐,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까. 복잡한 얘기는 나중에 하고. 너 약속이라는 게 지혁이랑 만나는 거였냐?”
“크흠... 뭐, 그렇지.”
찝찝함을 감추지 못하는 박재성을 뒤로한 채 양연혁이 자리를 먼저 벗어나자, 연습생들 또한 저마다 샤워실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잊고 있었겠지만, 애초에 그들이 이곳에 온 이유가 바로 샤워실 이었을 테니까.
지혁에게 있어 꽤나 다사다난 했던 하루가 그렇게 끝이 나는 듯했다.
*
“밥 사달라며 왜 이렇게 깨작깨작 먹어?”
수저까지 씹어 먹을 정도의 식성을 보여주고 있는 삼촌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상황 자체가 어처구니 없었으니까.
“재연이랑 나정이도 맛있게 먹어.”
이래놓고 나보고 지금 숟가락을 드라고? 뭘 집어 먹지 않아도 체할 것만 같은 지금 이 상황을 만들어놓고 왜 안 먹냐고 물어보는 건가? 그런 내 날카로운 눈빛을 봐서일까, 삼촌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나를 마주보았다.
“왜? 불편해?”
그런 삼촌의 말에 괜히 옆에 있던 나정과 재연이도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뭐, 말 나오기 전부터 이미 눈치를 보고 있던 것 같지만. 그나저나 오늘 삼촌 왜 이래 이거.
“뭐가 불편해. 여기 음식이 맛없네. 맛있는 거 사 달랬더니.”
묘하게 날카로운 삼촌의 태도에 어쩔 수 없이 끌리지 않는 젓가락질을 재개했다. 계속해서 불편한 티를 냈다가는 내가 아니라, 내 옆에 있는 둘이 체할 것만 같았으니까. 물론 삼촌에게 투덜거리는 건 잊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음악방송 얼마나 나갈 건데?”
저기요. 밥 먹으라면서요. 애써 젓가락을 들어 반찬을 먹기 시작할 때쯤 말을 거는 삼촌의 행동에 헷갈릴 지경이었다. 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아까 들어보니, 연습생 배틀에서 졌다고 들었는데 그것 때문에 그런 건가? 하긴, 거의 3년 동안은 쭉 우리가 이겨왔는데 속상할만하지.
“일단 전보다는 많이 하려고. 첫 무대는 민재 삼촌도 있고 해서 도화지에서 하기로 했어.”
“그럼 이 삼 주정도 무대에 나가는 건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썰렁했던 식사자리가 제법 식사자리다워졌다. 그래봤자, 삼촌과 내 대화소리만 있을 뿐이지만.
“그 정도 나갈 것 같아. 뭐, 바뀔 수도 있지만.”
“예능 쪽은?”
“그건 잘 모르겠어. 아! 팬들이랑 약속한 게 있어서 연말 지나기 전에 팬 미팅 할 것 같아. 민재삼촌이 준비한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토크 콘서트도 할 것 같아. 어차피 토크 콘서트는 우리가 대관부터 섭외까지 전부 하는 거니까.”
또 한 번 삼촌 몰래 사고를 칠 생각에 들떠있는 학식이들과 이번에는 무조건 참석하겠다는 급식이들까지 토크 콘서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기에 나도 모르게 굳어져있는 얼굴이 풀어졌나보다. 삼촌이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음을 내뱉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좋냐?”
“좋지. 뭔가 내가 살아있는 것 같아. 관중 수가 적어서 일일이 호흡하기도 편하고 말이야. 저번에 토크 콘서트 끝나고 나랑 애들 전부 일주일동안 반 시체처럼 다녔잖아. 너무 아쉬워서. 이번에 또 민재 삼촌 몰래 토크 콘서트 하자니까, 애들 설레서 지금 작업실에서 나오질 않어. 노래 선곡하고 연습한다고.”
삼촌이 물어봐서 하는 대답이었지만, 내 입에서 나온 말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진실이 담겨있었다. 그 정도로 토크 콘서트는 내게, 그리고 애들에게 활력 덩어리 그 자체였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공연 횟수를 좀 더 늘려볼 생각이었는지라 이 같은 경향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 처음부터 아이돌은 아니었던 건가보다. 선인장인데 온실 속에서만 가둬두려고 했던 거야.”
“응?”
토크 콘서트 생각에 너무 들떠서일까. 공연 준비하고 관중들과 만나고 뒤풀이도 할 생각에 젖어 미쳐 삼촌의 말을 듣지 못했다. 나머지 두 사람은 들은 것도 같지만.
“아니다. 재연이랑 나정이도 많이 먹어. 나머지 애들도 스케줄 끝나고 밖에서 맛있는 거 먹고 오라 했으니까.”
“네, PD님”
“네.”
뭐, 별 얘기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젓는 삼촌의 말에 나도 신경을 끄고 다시금 젓가락을 들었다. 그래도 얘기를 좀 하고 나니, 식욕이 돋기 시작했으니까.
그렇게 반찬 몇 개를 집어먹고 찌개도 몇 수저 먹고 나니, 이집 음식이 맛없다는 투정이 얼마나 어이없는 발언이었는지 깨달았다. 여기 엄청 맛있는 데였구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감정에 네 자신이 먹혀버려서는 안 돼.”
갑작스런 삼촌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나 또한 알고 있었다. 감정에 북받쳐 무대를 망치는 경우는 가수들 사이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되도록 해서는 안 되는 행위였으니까.
그나저나, 아까 연습실에서 노래가 끝난 뒤 두 눈이 빨개진 채 눈물을 흘리는 내 모습을 봤나보다. 나름 숨기려고 했는데 말이다.
“무대에서는 조절하는데 굳이 연습할 때는 그러고 싶지 않아. 부르고 나면 뭔가 개운한 것도 있고 굳이 몰입돼오는 감정을 억누르고 싶지도 않고.”
“뭐, 알고 있으면 됐다.”
뭐, 삼촌도 내가 어련히 알아서 잘 할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걱정스러운 마음에 언급한 것일 뿐. 그런데, 할 말이 아직 더 있나? 밥 먹다 말고 내 눈치를 왜 이렇게 보는 거야, 도대체.
“지혁아?”
“어?”
“YH 안 갈꺼지?”
생각을 바꿔야겠다. 여기 음식 맛있긴 한데, 아무래도 상한 재료를 쓰나보다. 삼촌이 이상해졌으니 말이다. 갑자기 여기서 왜 YH가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삼촌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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