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8 2012 =========================================================================
“예원이 너 너무 운거 아니야?”
모두가 말을 놓은 상태에서 동갑인 승현과 예원이 꽤나 친해졌나보다. 승현이 장난스레 말을 거는 와중에 휴지까지 건네주는 걸 보니 말이다.
“아까 보니까, 여성분 사연에서 엄청 울던데.”
“언니. 그, 그게...”
“자자자자! 뭐 그런 얘기야 차차 들으면 되고, 형 삼겹살 아직 멀었어?”
그런데 너무 한거 아니냐? 누구는 삼겹살 굽고 있는데, 나머지 셋이 나는 껴주지도 않은 채 수다나 떨고 말이야. 이거이거, 정승현 이거, 너 삼겹살 태워먹는 거 연기 아냐?
“그나저나 민재 삼촌은 왜 그냥 가신 거?”
“우리끼리 시간 보내라고 일부러 자리 피해주신 거 같아.”
민재 삼촌이 구닥다리 사고방식도 아니고, 남 배려하는 걸 잘하시는 지라 같이 있으면 꽤나 유쾌한데 아무래도 우리끼리의 시간을 마련해주고 싶으셨나보다. 손님인 예원이도 있으니 말이다.
“어차피 마지막 공연 끝나고 제대로 모여서 회식하기로 했으니까. 그만 아쉬워하고! 얼른 먹자! 다 타겠다. 그런데 예원이 너 술 마셔도 되나? 뭐, 우리야 아이돌도 아니고 종종 이렇게 먹는다만, 너는...”
“콘서트 하는 동안은 먹어도 된다고 하셨어.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되지만 말이야.”
“캬아! 취한다! 대표님 클라스 보소! 자 그럼 한잔하자!”
역시 소경진 대표님은 일반적인 기획사 사장님과 다른 점이 많다. 특히나 이번 경우와 같은 센스가 말이다. 물론 초대가수 섭외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이런 말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내 마음을 노래로!”
언제나처럼 내 선창으로 술자리의 시작을 알렸다. 이런 우리들의 모습이 처음일 예원이도 어느새 곧잘 따라와 어울렸고 말이다.
[심금을 울리는 토크 콘서트. 관중과 무대의 경계를 없앤 포이보스 정강이 콘서트 후기에 네티즌들 열광! 최고의 가수, 관중들을 위한 정성이 가득 담긴 기념품들, 4시간동안의 경계 없는 소통, 이러한 토크 콘서트가 단돈 1만원?]
[정강이 콘서트의 초대게스트는 아이돌 그룹 Amiga의 멤버 정예원! 정강이가 선택한 그녀 정예원은 누구?]
[가수의 노래에 울고불고, 관객의 사연에 울고불고, 팬서비스에 울고불고. 완벽한 공연을 만든 정강이 삼남매 포이보스 멱살 잡고 캐리! 공연 끝나고 회식은 대학로에서의 삼겹살, 소주!]
[포이보스 曰 “소속 뮤지션들 또한 토크 콘서트를 계기로 한 층 성장하 ...... 팬 분들의 성화에 힘입어 차후 토크 콘서트를 정기적인 행사로 ......”]
5차례의 토크 콘서트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와주셨던 분들도 최고였다고 말씀해주셨고 우리들 또한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 자평할 정도로 좋았기에 웃으면서 끝을 맺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쉬움이 너무나도 컸지만 말이다.
공연 도중에 우리들끼리 또는 팬 분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 4차례의 회식과 더불어 마지막 회식에서 나와 민재삼촌과 승현, 수아 누나 그리고 예원이가 회식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들 중 잘 나온 것들을 회사 게시판에 올리자 꽤나 좋은 반응들이 포털 사이트 곳곳에 올라왔다.
덕분에 애써 아쉬움을 잠재우던 우리들로서는 더욱 그때를 그리워하게 됐지만 말이다.
그렇게 시간을 흘러 어느새 마지막 공연이 끝난 지 일주일이 되었다. 요즘 들어 나를 비롯한 수아 누나, 승현이는 축 늘어져 좀처럼 의욕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토크콘서트는 우리들에게 있어 너무나도 매력적인 무대였고 기억들이었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 보니, 슬슬 토크 콘서트의 경험을 양분삼아 음악작업을 하려는 듯, 승현이와 수아 누나가 녹음실에 박혀있었기 때문이다.
"JS로 가주세요!“
물론 나 또한 간만에 바람도 쐴 겸 잉여 생활을 끝내고 삼촌이랑 저녁을 먹으러 택시에 올라탔고 말이다.
*
아이돌 스타들의 또 다른 역사가 이어진다! 300여 명의 역대 최대 아이돌 스타 출전!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아이돌운동대회 통칭 아운대가 이번 추석에도 여김 없이 편성되었다.
지상파 방송사라는 특정적 지위 때문에 아이돌기획사들이 출연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점과 녹화도중 부상자 속출빈도가 제법 높다는 점과 같이 부정적인 면모도 있지만,
팬들의 사랑을 얻지 못하면 빛을 낼 수 없는 아이돌 그룹 특성상 아운대는 기회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모 또한 가지고 있었다.
특히나,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아이돌 그룹일수록 더욱 그러했다. 막말로 아운대처럼 수백 명의 아이돌을 요할 정도로 큰 프로그램이어야지만이 그들 같이 인기 없는 아이돌을 써줄 테니 말이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2012 추석특집 아운대! 시작하겠습니다!”
MC 전연무의 말과 함께 수백 명의 아이돌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를 보던 수천 명의 팬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운대에서 방송분량을 챙기는 방법은 딱 두 가지였다. 금메달을 노릴 정도로 뛰어난 운동신경을 지녔거나, 인기가 많은 그룹이거나.
그런 점에서 Amiga는 꽤나 선방하고 있었다. 유나가 매우 근소한 차이로 은메달을 땄고 이로 인해 새로운 육상다크호스가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러 종목의 경기들이 연속해서 이어지고 빡빡하게 진행되기로 유명한 아운대에 식사 및 휴식시간이 다가왔다.
“우와! 대표님! 이게 다 뭐에요?”
자신들을 보러와 준 팬들을 위해 식사와 음료수를 제공하는 일. 통칭 역조공이라고 하는 이 행위는 아운대에서 매우 상식처럼 행해지고 있었다.
자신들을 보러와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는 점이 기본에 깔려있긴 하지만, 이는 아이돌기획사들의 체면치레 그리고 팬덤 관리와 같이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상식적으로 A 그룹은 자신들의 팬을 위해 빵과 우유를, B그룹은 도시락 세트와 음료를 준비했다고 하자. 만약 당신이 아이돌 그룹 팬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0대 팬이라면 어느 그룹을 좋게 보겠는가.
답은 뻔했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 말이다.
따라서 역조공의 질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마이너 기획사와 메이저 기획사의 질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만.
"헐, 대박!“
“이게 뭐에요?”
자신들을 찾아와준 팬들에 대한 감사인사를 포스트잇에 간단히 적어두라던 소경진 대표의 말에 각자 준비한 포스트잇을 꺼내려던 Amiga 멤버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특별주문으로 한 시간 전부터 준비한 바비큐 스테이크 도시락과 과일에이드입니다. 도시락 같은 경우 지금 바로 드시면 따뜻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개수는 각각 100개입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갑작스레 자신들의 자리로 다가온 낯선 남자들이 100개나 되는 도시락과 유리병들을 내려놓았으니 말이다.
“우와! 이거 이웃백 도시락 아니야?”
“뭐? 진짜?”
절로 군침이 돌 정도로 맛있어 보이는 외향과 냄새에 하나 둘 도시락 무더기에 다가온 그녀들은 이내 겉 커버에 찍힌 로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고급 도시락 세트로 꽤나 유명한 패밀리 레스토랑 로고를 말이다.
“저기, 이거 매장에서 먹으려면 얼마나 하나요?”
“바비큐 스테이크 도시락은 매장에서 드시려면 34500원 그리고 테이크아웃하시면 25900원에 그리고 과일에이드는 340ml 기준으로 57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즐거운 식사 되십시오.”
며칠 전, 아운대 때 자신들은 도시락 세트를 준비할 거라는 소경진 대표의 말에 Amiga 멤버들 또한 짐작하고 있었다. 그 도시락이라는 게 그렇게 비싼 도시락은 아닐 거라고 말이다. 그래도 빵과 우유가 아니라는 점에서 기쁠 수밖에 없었다. 최고가 되지는 못 할 테지만 최하는 안 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방금 전 지하의 질문으로 인해 이 모든 예상은 깨졌다. 전혀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으니까.
“여러모로 고마운 점이 많다고 지혁 씨가 보내 준거니까, 나중에 혹시라도 보게 되면 잘 먹었다고 말해라. 알았지? 또 저번처럼 썡얼인채로 이상한 모습이나 보여주지 말고 말이야.”
“강지혁 선배님이요?”
“헐... 클라스...”
“하... 섹시해. 갖고,”
“뭐라고 지하야?”
“아, 아니에요. 언니.”
“그리고 다음앨범에 시나 솔로곡 하나 실을 거니까. 연습해둬라 시나야. 알았지?”
예상치 못한 지혁의 배려에 감탄할 새도 없이 그녀들은 서둘러 포스트잇을 도시락에 붙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도시락을 양팔 가득 안고서 관중석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발걸음은 꽤나 당당했다.
그렇게 Amiga멤버들이 뿌듯한 마음으로 팬들에게 도시락과 과일에이드를 전달할 때쯤,
건너편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특별주문으로 한 시간 전부터 준비한 바비큐 스테이크 도시락과 과일에이드입니다. 도시락 같은 경우 지금 바로 드시면 따뜻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개수는 각각 70개입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방금 전에 Amiga를 방문했던 그 직원이 다시금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것도 똑같은 말을 하면서 말이다.
“이거 저희꺼라고요?”
한국 아이돌 기획사 탑 3안에 드는 JS답게 쟁쟁한 선배 가수들과 참여하긴 했지만, 갓식스는 엄밀히 말해 그 급이 같지 못했다. 아니 한참 떨어졌다.
JS에서 야심차게 데뷔시킨 남자그룹이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상태이니 말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다른 중소 기획사 아이돌들처럼 도시락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찌됐든 JS는 대형기획사고 소속아이돌그룹 다수가 아운대에 출연한 만큼 꽤나 좋은 질의 도시락을 단체로 주문했으니까 말이다. 문제는 그 도시락을 줄 팬들이 적다는 게 문제지만.
“사장님이 너네들꺼는 특별주문이라는데? 나머지 그룹들은 JS단체 도시락이고.”
“이거 진짜 저희꺼 맞아요? 엄청 비싸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레 자신들을 찾아온 특별주문 도시락에 갓식스 멤버들은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자신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팬덤을 지닌 소속사 선배가수들이 들고 있는 도시락과 비교했을 때, 그들의 눈앞에 놓여 진 도시락은 말도 안 되게 고급스러워보였으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JS단체 도시락의 질이 엉망이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거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애들아. 너희들도 얼른 팬 분들한테 도시락 가져다드려야지. 너희들 보러 여기까지 오셨는데.”
하지만 이내 그들도 의문을 한쪽 구석으로 밀어놓은 채 도시락과 음료를 들기 시작했다.
“밤, 류겸이가 음료 들고 나머지는 도시락 들자. 얼른가자! 우리가 제일 늦었으니까!”
매니저 형의 말마따나, 자신들을 찾아와준 팬들에게 어서 이 도시락과 음료를 전달해주고 싶었으니까. 물론 그들의 발걸음이 꽤나 당당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
같이 사무실에서 나오던 중 잠깐만 기다리라는 삼촌의 말에 나는 바로 옆에 있는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침 의자도 있고 소파도 있으니, 아무데나 누워있다 보면 삼촌이 알아서 찾아올 테니 말이다.
하지만 내 발걸음은 당초 예정했던 목적지까지 이동하지 못했다. 무엇인가에 끌린 듯, 나도 모르게 피아노 의자에 다가가 엉덩이를 붙였으니 말이다.
물론 무엇인가를 피아노로 치려는 생각이 들어 이동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선반이 열려있는 피아노가 눈에 들어왔을 뿐. 하지만 막상 피아노를 눈앞에 두니 자연스럽게 건반에 손이 가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시간을 달려서 - Amiga]
다가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어.
다가가고 싶지만 애써 다른 곳을 보고 있어.
네게 다가가려 하면 할수록
멀어져 가는 네 모습처럼
용기를 내지 못해 다가가지 못하고 있어.
마치 영영 못 만날 것처럼.
그럴 순 없어. 네게 반드시 다가갈 거야.
다가갈게 용기를 낼게.
용기를 내지 못 했어 다만 너를 좋아 했어.
내가 꿈꿔왔던 기적처럼
시간을 달려서 네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너의 손을 잡고 말하고 싶어.
......
약속해줘. 내가 다가갈 때까지.
내가 네가 왔을 때 그때도 나를 보며 웃어 줘.
시간을 달려서 네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너의 손을 잡고 말하고 싶어.
너무 어렸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의 진심을 판단하는 척도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지나고 보면 어렸던 자신이 후회스러울 뿐. 토크 콘서트에서 들었던 얘기가 마음을 울렸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말이다.
“지혁아?”
작업실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가이드 작업을 하고 있었나보다. 그때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여자 관객과 이를 공감한다는 듯 눈물을 흘린 예원이가 문득 떠올랐으니까 말이다.
“어? 왔네?”
지난 번 시나 양에게 줬던 곡을 만들었을 때 이후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이해하고 또 몰입하는 하는 게 심해졌다. 나도 무서울 정도로 말이다.
“뭐야, 뭐야? 신곡이야? 가성으로만 부른 거 보니까 네 곡은 아닌 것 같은데?”
언제부터 듣고 있었는지, 다가온 삼촌의 말에 나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먹먹해진 가슴을 애써 숨긴 채 말이다.
“일주일 전쯤인가? 콘서트 끝나고부터 만들기 시작한 곡인데, 내가 부를 건 아니야.”
그런데, 나를 찾아온 삼촌은 혼자가 아니었다. 삼촌의 뒤로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익숙한 얼굴들이 줄지어 서있었으니 말이다.
“누구, 누구? 누구 줄 건데?”
“말하면 삼촌이 알아?”
이래서 삼촌 앞에서 뭘 하면 안 된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을 마시니 말이다.
“왜, 왜? 누구?”
“의뢰받은 건 아닌데, 그냥 저번에 토크 콘서트에서 들은 얘기가 떠올라서.”
“그럼 주인 없는 곡이네?”
“Amiga라고 콘서트도 도와주고 뭐, 사연도 약간 있어서 그쪽에 컨택해 볼 생각,”
뭐야, 삼촌 왜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 불안하게 말이야.
“뭐라고?”
그나저나, 저녁이나 먹자던 삼촌이 어째서 재들이랑 같이 온 건지 모르겠다. 데뷔 준비 때문에 그렇게 한가할 때가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Amiga라고 소울뮤직에,”
“너, 너! 삼촌이 JS인데!”
얼굴이 빨개진 채 나를 손짓하며 다가오는 삼촌을 보자 문득 며칠 전부터 궁금했던 점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내가 이쪽 전문가가 아니었는데 뭐, 대한민국 최고로 꼽는 전문가가 내 눈앞에 있으니 말이다.
“삼촌 이거 이 부분 있잖아. ‘시간을 달려서 네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이 부분. 이 춤 어때?”
가사는 슬프지만 음악 자체가 댄스 곡 성향이 짙은 편이었다. 그래서인지, 지난 일주일간 나도 모르게 안무가 떠오를 때가 종종 있었고 말이다.
근데 문제는 나란 남자, 연습생 때도 노래는 몰라도 댄스 쪽은 영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뭔가 확신이 없었다. 이 노래에 이 춤이 어울리는지 말이다.
“걷다가, 걷다가 반 박자 빠르게 타임워프! 어때? 일명 타임머신 춤!”
그런 내 모습에 흥분해서 달려오던 삼촌의 발걸음이 멈춰졌다. 뭐지? 이상하다는 거야, 뭐야. 말 좀 해주지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어때? 여자그룹이 추기에 괜찮지 않아? 그렇다고 마냥 유치하지도 않고 말이야. 응?”
“아! 그리고 ‘용기를 내지 못 했어 다만 너를 좋아 했어’ 이 부분에 이거 괜찮아? 일명 짝사랑 춤이라고 난 이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어때?
뒤에 Trendy 멤버들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내 신경은 오롯이 삼촌에게 쏠려있었다. 가사에 맞춰 춤을 추는 것. 내가 지지리도 못하고 또 어려워했던 일이 지난 일주일간은 꽤나 재밌게 느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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