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5 2012 =========================================================================
[포이보스 뮤직 돌아온 삼남매! 버스킹에 이어 이번에는 콘서트? 포이보스 대표도 유민재도 모르는 포이보스 토크 콘서트!]
-진짜 가만 보면 강지혁도 똘끼 장난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난 소야랑 흰우유때부터 알아봤음 ㅋㅋㅋㅋ미친 소속가수가 대표도 모르게 콘서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강이 콘서트 관심 폭발! 포이보스만의 특이한 행보 관심 폭발!]
[아이돌과의 차별화 선언! 포이보스 멱살 잡고 캐리 할 기세!]
-밥상 스스로 차려먹겠다는 뜻 아님? 역시 사스가 포이보스 클라스 지리네... 밥 차려주고 수저에 반찬이랑 밥 까지 차려다줘야하는 아이돌들이랑 확실히 다르네.
-유민재가 애들 잘 키웠네. 이 정도는 돼야 가수지.
[정강이 VS 급식단 : 부산에 있는 권수아, 시애틀에 있는 크리스김. 정강이의 도발에 대한 분노의 SNS!]
[포이보스 남매 대전! 정강이와 급식단은 무엇인가.]
-와... 급식이라니......뭔가 모욕적이다. 화난다. 열받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급식ㅋㅋㅋㅋㅋㅋㅋㅋㅋ학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강지혁 똘끼 인정이다. 진짜...ㅋㅋㅋㅋ
“민재 삼촌 미안해요, 사랑해요, 보고 싶어요. 그래 왔다, 이것들아!”
정확히 다음날 아침 9시 민재 삼촌이 회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토크 콘서트인 만큼 어떻게 공연을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 수아 누나와 승현이 고민 하는 동안 나는 대관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있을, 그때 말이다.
“헤헤, 삼촌 보통 이런 거 대관할 때 어디 쪽에서 알아보면 되요? 인터넷 보니까 대관 가격이 나와 있긴 한데, 일일이 전화해야 되요? 아! 그리고 빌릴 때는 하루 통째로 빌리는 게 낫겠죠?”
약간 쫄은 듯 한 수아 누나와 승현과는 달리 나는 민재삼촌이 등장하기를 기다렸다는 듯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으휴! 그런 것도 모르면서 일부터 어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마나 놀란 줄 알아? 이것들아!”
삼촌은 이런 걸로 화낼 사람이 아니다. 도와줬으면 도와줬지 말이다. 그래서 당당히 삼촌에게 다가가 그사이 프린트해 놓은 곳 몇 군데들을 보여드렸다.
“승현아! 수아 누나! 뭐해? 빨리 궁금한 거나 그런 거 있음 물어봐! 삼촌 바빠서 요즘 회사도 안 오시잖아!”
그런 내 모습에 승현이 대충 적어본 콘서트 구성안을 들고 잽싸게 민재 삼촌에게 달려들었다. 정승현 너 방금 전까지 쫄았던 표정, 그거 연기였냐? 대박.
“어휴... 내가 못 산다 못 살아! 회사에 자주 들릴 테니까, 그만 달라붙어 이것들아!”
삼촌이 우리를 밀어내며 웃음을 터트리자 우리 또한 마찬가지로 웃음을 터뜨렸다. 것 봐, 삼촌은 이런 걸로 화낼 사람이 아니라니까.
가수가 노래하고 싶어서 직접 대관하고 공연 구성까지 한 다음에 팬들이랑 만나겠다는데 혼날 구석이 뭐 있을까. 딱 민재 삼촌이 생각하는 가수인데 말이다. 단지, 당혹스러워서 저러시는 것뿐. 오히려 뒤에서 엄청 좋아할걸.
특히 뭐, 아이돌과의 차별화 선언! 포이보스 멱살 잡고 캐리 할 기세! 이런 거 말이야.
역시나 삼촌은 최고다.
1회에 그친 단발성 콘서트가 아니라, 계속해서 짧게는 분기, 길게는 연례행사 형식으로 이런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는 우리들의 생각에 민재 삼촌이 부정적인 의견은커녕 환한 미소로 잇몸을 보이셨다.
덕분에 우리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자! 그럼 준비를 차근차근 해볼까? 회사 공지 글에 대관부터 구성까지 우리들이 손수 준비한다고 했으니까.
*
“형! 권수아 대박 웃겨! 크크크크크”
토크 콘서트에서 부를만한 노래들을 정리 중이던 승현의 말에 나 또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포이보스 뮤직 홈페이지 OFFICIAL의 힘을 빌어 집중도발한 탓에 그날 이후로 계속해서 톡으로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나마 크리스는 성격이 유순한 편이라 분노보다는 자기 빼고 콘서트를 한다는 우리들의 발표에 섭섭하다는 톡을 보내곤 했지만 권수아는 말 그대로 왈가닥이니 도발할 맛이 확확 날 수밖에.
“아무래도 각자 4곡 정도씩 부를 것 같아. 물론 상황에 따라서 한 두곡 정도씩은 추가 될 수도 있어. 일단 하루 4시간 공연이니까, 노래 1곡 부르고 노래에 대한 얘기 조금 한 다음에 관객들 중에서 관련 사연이나 궁금한 거 들어보다 보면 대충 시간 맞을 것 같은데?”
정강이 콘서트 계획을 공지한지 1주일. 대관 문제는 어제부로 마무리 되었고 콘서트 구성 같은 경우도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우리들 모두 열정적으로 이 일에 몰두한 만큼 생각보다 준비가 일찍 끝난 듯하다.
게다가 다들 천장만 쳐다볼 때보다 훨씬 밝은 얼굴 표정이니 나 또한 기분이 좋을 수밖에.
“그리고 대관은 대학로 스페이스아이라는 곳에서 했어. 좌석은 계단식으로 50석 가능하고 30평 정도로 아담하니, 우리가 원하는 분위기에 딱 맞더라고. 공연 날짜는 10월 첫 째 주 월, 수, 금, 토, 일 이렇게 5차례니까. 첫 공연이 딱 1주일. 딱 1주일 남았어. 오케이?”
“1주일?”
“헐, 대박!”
첫 공연 날짜가 1주일 남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인 것일까. 곡을 고르는 수아 누나와 승현이의 손길이 빨라졌다. 그런데 어쩌냐, 아직 우리가 해야 될 일이 하나 더 남았는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게, 티켓 비인데. 흠... 어차피 대관비는 민재삼촌이 회사에서 내준다고 했으니까, 나는 티켓 딱히 비싸게 팔고 싶지는 않거든? 어떻게 생각해?”
“나도 동감. 어차피 무대에서 노래 부르려고 한거니까. 첫 공연 인만큼 팬들한테 부담주고 싶진 않어.”
“나도~”
나야 정규 1집이 예상외로 너무 잘되는 바람에 딱히 티켓 수익에 관심이 없었지만, 설마 수아 누나와 승현이도 같은 생각인 줄은 몰랐다. 뭐, 그래도 아예 공짜로 팔 생각은 아니니까.
“하루 16시간 대관이 50만원이니까. 개인당 원가는 1만원이네. 민재삼촌이 대관 비는 당일 우리 밥값이랑 회식하라고 하셨으니까 그럼 티켓 비는 1만원으로 한다? 콜?”
“콜!”
“콜!”
티켓 비 문제를 끝으로 모든 준비는 마무리 되었다.
“그럼 지금 공지 올린다?”
“콜!”
“콜!”
[OFFICIAL ; 포이보스 뮤직 정강이 토크 콘서트 EP 1. 학식단!]
[정강이] : 정 승현(20), 강 지혁(22), 이 수아(26)
[출입가능] : 솔로 (삼남매 모두가 솔로이므로 커플은 출입불가!)
학식 먹을 만한 나이 (막내 정승현(20)부터 맏이 이수아(26)까지!)
[일시] : 1일(월) 3일(수) 5일(금) 6일(토) 7일(일)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참가방법] : 내일 오전 6시부터 아웃파크 티켓 사이트에서 본인에 한해 최대 1매 구매 가능. (입장 시, 본인 확인을 위해 신분증 지참 필수!)
[티켓가격] : 1만원
[공연장소] : 대학로 스페이스아이 소극장
[초대가수] : 아직 미정.
-안녕하세요. 포이보스뮤직 소속 뮤지션 정강이입니다. 드디어 저희가 직접! 대관 및 공연 구성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초 3~40명을 예상한 계획이 50명으로 수정되었는데요. 저희가 방송 경험과 무대 경험이 없어서 많이 걱정되네요. 흑흑. 부족해보일지라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PS]
-민재삼촌 최고! 하지만 초대가수로의 섭외는...
-방송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정강이... 초대가수 섭외할 인맥이 없어서 걱정이네요. 흑흑
-급식이들아 급식 잘 먹고 있니? 우리 일주일 뒤에 콘서트 한다? 끝나고 곱창&삼겹살에 소주 먹을 건데, 너넨 소주 못 먹지? 아쉽다 ㅂㅂ
포이보스 뮤직 사이트에 공지를 올리고나자 마음이 개운해졌다. 비록 소규모지만 직접 준비하는 게 그리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후련한데다가 설레기까지 했다.
하... 오늘 잠 다 잤다.
*
콘서트를 한다는 생각에 설레서 잠을 못 잤다. 그런데, 내가 잠을 못잔 것보다 더 큰 일이 벌어진 듯 하다.
1. 정강이 토크 콘서트 예매
3. 아웃파크 예매
4. 학식단 VS 급식단 전쟁의 서막.
6. 포이보스 콘서트 예매
7. 아웃파크 티켓 사이트 서버 폭주
10. 권수아, 크리스 김. 급식단의 전쟁 선포!
뭐지 네이버 실검에 왜 낯익은 어구가 보이는 걸까?
[아웃파크 티켓 측 曰 “갑작스런 이용객 증가로 서버불안 가중. 최선을 다해 복구” 네티즌 曰 “이미 다 끝났는데 이제 와서 뭔 복구!”]
[86만장의 사나이 강지혁, 케이팝 싱어가 낳은 스타 정승현, 이수아의 콘서트가 단돈 1만원! 50명만을 위한 정강이 삼남매의 VVIP 4시간 콘서트 단돈 1만원!]
[포이보스 뮤직 曰 “콘서트 목적이 팬과의 소통인 만큼 많은 분들에게 기회제공 못 드려 죄송, 일회성 콘서트가 아닌 만큼 계속된 관심 부탁.”]
[정강이 콘서트의 초대가수는 누구? 가요계 핫이슈에 등극!]
-와... 누구 나올까? 유민재?
-근데 다들 방송을 안해서 인맥 아예 없지 않음? ㅅㅂ 예매 실패했는데, 고민해서 뭐하냐 ㅅㅂ 아예 공연 취소되버려라!!!!!!!
[곱창&삼겹살&소주 맛 모르는 포이보스 급식단 정강이에 대해 SNS에서 분노 폭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긴, 급식들이 삼겹소주를 알턱이 있나. 어린고 무지몽매한것들.ㅋㅋㅋㅋㅋㅋ
-ㅂㄷㅂㄷ. 하... 열받네. 늙다리 학식들... 늙은게 좋냐? 자랑이다. 자랑!
“지혁아, 아무래도 준비해야 될 것 같다.”
“네?”
앞으로 회사에 자주 나오신다더니 진짜로 삼촌이 내 눈앞에 있었다. 무려 아침 9시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뭘 준비해야 된다는 거지? 설마 벌써 P.S를 보신건가? 아닌데, 봤으면 당장 삐지셨을 텐데...
“남자 솔로가수가 그것도 데뷔 앨범으로 90만장 가까이 판매고 올린 게 얼마나 대단한지 너만 몰라 이 녀석아!”
“예?”
“게다가 너 방송활동도 안하고 그러니까, 팬 분들이 얼마나 섭섭하시겠냐?”
갑작스런 데뷔앨범 얘기에 멍 때리는 것도 잠시, 이내 나는 삼촌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달았다. 다행이다 아직 P.S를 안 보셨나보다.
“앨범이 백만 장 가까이 팔렸다는 건 10대, 20대 이런 수준이 아니야. 말 그대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수준이라는 거지.”
“아!”
삼촌 말이 틀린 게 하나 없었다. 앨범이 90만장 가까이 팔렸는데, 정작 팬 분들에게는 소홀히 대했으니 말이다. 나는 그저 좋은 음악 만들어서 선사해드리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꽤나 멍청한 생각이었다.
팬 분들 입장에서 좋은 앨범을 내는 가수도 물론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많은 활동을 보여주는 가수는 더욱 좋을 테니 말이다.
“으구! 하여튼 일 벌리는 거하고는! 뭐, 그래도 우리 지혁이 자랑스럽다! 하하하하!”
내가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민재 삼촌이 마스코트와도 같은 빨간 잇몸을 드러내며 내 어깨를 두드리셨다.
“그래! 뭐! 우리도 뭐 JS 네이션이니 YH 패밀리 콘서트니 그런 거 하면 돼지! 하하하! 올림픽 체조 경기장을 빌릴까? 아니야 이번에 돔구장이...”
삼촌도 많이 기쁘신 듯 하다. 여러모로.
그런 삼촌을 뒤로 한 채 소파에 앉아 있다 보니 어느새 수아 누나와 승현이도 회사에 하나 둘 출근해 들어왔다.
그리고 이내 누나랑 승현이한테 대충 사태를 설명하고서 나는 오랜만에 석현 형의 차에 올라탔다.
“스타뮤직으로 가는 거지?”
“오케이!”
첫 공연이 6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나는 또 다른 골칫거리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것은 바로,
초대가수 때문이었다.
하... 아는 인맥이 없는 데 무슨 초대가수야.
너무 즉흥적으로 공지를 올리느라 정강이의 전무하다시피 한 연예계인맥을 고려하지 못했다. 하물며 수익이라고는 대관비가 전부인 이번 콘서트에 누굴 돈 주고 섭외하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우리 먹을 밥값이랑 회식비도 부족한데 돈이 어디 있겠는가.
이러니, 사정상 아주 가늘고 또 가는 인맥을 쥐어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스타뮤직에 가는 것이고 말이다.
“아! 그리고 지혁이 네가 말 한대로 준비 다했다! 형이 직접 가서 먹어도 보고 후기도 확인해봤는데, 확실히 퀄리티가 좋아. 게다가 거기서도 그 날 만큼은 아예 네 주문에만 신경 쓴다고 매장 오픈 시간까지 늦춘다더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석현 형이 기분 좋은 소식을 전달해줬다는 것이다.
하... 스타뮤직 건도 이렇게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
“한창 활동하고 이제 휴식하여야 될 텐데 이런 부탁드려서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그럼 강지혁씨 말은 저희 유나를 초대가수로...?”
저번 식사자리에서 한번 뵙고 그 후로 연락조차 안하다가 이제 와서 필요하다고 연락하다니. 나 진짜 쓰레기인 듯...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여기가 아니면 비빌 대가 없다.
이런 나의 갑작스런 말에 소경진 대표님도 많이 당황한 듯하다. 그래 당황할 수밖에 없지. 한창 활동하다가 이제 좀 쉬려는 자기 가수한테 초대가수를 해달라니. 게다가 무보수란 말은 꺼내지도 못한 상태인지라 내 얼굴은 굳은 나머지 검게 물들 지경이었다.
“네, 그게 제가 인맥이 없어서... 유나 씨가 5일 전부는 아니더라도.”
“아니요! 저희 유나가 전부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하겠습니다. 무급으로라도 시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역시 힘드실까요... 네, 네?”
잠깐! 지금 내가 제대로 듣고 있는 게 맞나? 지금 하겠다고...?
“큰 그림을 그려...”
소경진 사장님이 그 뒤로 뭐라 더 말한 것 같지만 제대로 듣지를 못했다. 예상외로 너무나도 쉽게 초대가수를 구해버렸으니까 말이다. 뭐야 이럴 거면 나 왜 걱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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