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감옥에는 용사들이 온다-140화 (140/150)

# < 외전. 지구의 종말(10) >

지구는 평화롭다.

게이트와 괴물이라는 재앙이 터지긴 했지만 지구의 인류에게는 현대 군대와 각성자라는 비빌 언덕이 있었다.

게이트는 군대가 시간을 끄는 사이 각성자들에 의해 빠르게 정리되었으며 첫 게이트의 피해를 제외하고 인류가 얻은 피해는 생각보다 적었다.

슬픔을 떠나보내고 상황이 안정되자 인류는 미지에 대한 공포보다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으로 눈을 돌렸다.

[신재생에너지]

[만화 같은데 보면 막 괴물 사체가 새로운 자원이 되고 그러는데 현실은 그런 거 없음?]

↳없음

↳왜?

↳죽으면 사체가 남긴 하는데 독기로 가득해서 어디 써먹질 못한다더라.

↳독은 만들 수 있겠네

↳왜 마정석 없음?

↳대신 독으로 황폐화된 대지를 드리겠습니다!

↳아 필요 없다고ㅡㅡ

[각성자 티어 정리]

[어디까지나 작성자 임의대로 나눈 것이니 ㅈㄹㄴㄴ

*2티어

카일리 로퍼(미국), 브루노 모라(브라질), 니콜라 뒤리스(프랑스)

*1티어

양반탈(한국), 각시탈(한국)

*********************************************************넘사

*초월티어

말뚝이탈(한국)

반박시 매국노]

↳ㅉㅉ한국 상대로 같잖은 짓 한 새끼들 빨아주는 꼬라지하고는. 한국 상대로 기 싸움해서 사람들 기강 잡으려고 한 새끼들을 왜 빨아줌?

↳첫댓 조졌네

↳어휴

↳그럼 다 쫓아내고 괴물한테 뒤져야 함?

↳ㅂㅅ

↳ㅋㅋㅋㅋㅋㅋㅁㅊ국뽕 거하게 들이 마시네

↳국뽕 빼고 말뚝이탈은 ㅇㅈ

↳ㄹㅇ말뚝이탈은 확실히 클라스가 다른 것 같긴 하더라

↳각시탈이 양반탈보다 1.5배 정도 덩치가 큰데 말뚝이탈이 각시탈보다 2배는 큰 거 같음

↳거의 고릴라ㄷㄷ

[요즘 국방비 상황.jpg]

[전 세계적으로 GDP대비 국방비 비율이 올라가는 중. 이러다 전쟁나는 거 아니냐 ㄷㄷ]

↳팩트. 이미 났다.

↳이미 다 때려 부수는 중이다.

↳아 ㅋㅋ 3차 대전이 인간 대 인간이 아닐 줄은 몰랐지

↳ㄹㅇㅋㅋ

[UN, 한국에 협조 요청.jpg]

[jpg]

[3줄 요약

각성자의 중요성이 대두됨

한국에 각성자 세 명. 각성자 강국

UN한국에 협조 요청]

↳한국: 강국이요? 제가요?

↳누군지도 모르는데ㅋㅋㅋㅋ

↳아무튼 강국 펄럭-

↳근데 진짜 탈쟁이들 정체가 뭐냐

↳한국을 너무 잘 아는 한국인

↳ㄹㅇㅋㅋ얼굴 안 깐 게 신의 한수임

[이독제독]

[파화 바이오에서 마물의 사체를 연구해 마물에게 통하는 독극물을 만들겠다고 1천억 투자함]

↳이독제독ㄷㄷ

↳너의 독으로 너를 죽여주겠다!

↳과연 될까?

↳되면 대박이긴 할 듯

↳가스 가스 가스!

↳미국은 이미 하고 있다는 듯

[각성자들 근황]

[근데 각성자는 더 안 나오는 거임? 말뚝이탈이 추가된 걸 보면 킹능성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각성자임

↳ㅈㄹㄴ

↳상태창! 상태창! 상태창!

↳양반탈보다 강한 각시탈, 각시탈 보다 강한 말뚝이탈. 어쩌면 각성은 늦게 할수록 더 강한 걸지도?

↳그래서 내가 아직 각성을 안 했구나

↳각성을 안 했구나X 각성을 못 하는 구나O

마물에 대한 연구, 각성자들에 대한 탐구. 사람들은 더 이상 마물과 게이트를 지구와 따로 때어 놓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각성자들은 게이트가 열림과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이들이 게이트가 열림과 동시에 생겨났을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세요. 그들의 수준은 저희가 상상할 수 없는 이상의 것입니다. 그런 게 하루아침에 그냥 뚝 떨어졌을까요? 아닙니다. 전제부터 잘못 되었습니다.】

【그들은 애초부터 존재했고 단지 기회가 되어 지구를 지키기 위해 존재를 드러낸···.】

“지구 같이 마력이 없다시피한 차원에서 마나를 다룰 능력자가 애초부터 있었을 거라고? 대가리에 똥만 찼군.”

삑-

【각성자들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각성자가 되는 걸까요?】

【얼마 전, 한국의 연구진들은 게이트가 열릴 때, 특수한 기운이 폭발하듯 생성된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그것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어려운 특이한···】

【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게이트가 생성될 때, 가까운 곳에 있던 사람들이 그 에너지의 파동에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말도 안 되는 망상이군.”

삑-

【국회는 오늘 오전 11시, 각성자 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각성자들의···.】

【정부는 각성자들이 정체를 밝히지 않아도 되니 자발적으로 정부와 협조 관계를 구축하기를···.】

뉴스와 커뮤니티에서는 하루 종일 각성자와 게이트, 그리고 마물에 대해 떠들어댔다.

볼만큼 본 두리쉬마가 티비를 껐다.

“이렇게 태평한 종말은 난생 처음 본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번이 두 번 째에 불과하지만요.”

“저도입니다.”

물론 그건 지구가 특별히 잘 막아내서가 아니다. 김우진이라는 우주의 지배자가 지구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용사들과 두리쉬마를 지구에 풀어놨기에 헬 모드로 진행됐어야 할 종말이 이지 모드로 개편되었다.

물론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른다.

지금은 쉽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한계가 올테니까.

‘프로니우스. 대체 무슨 꿍꿍이냐.’

두리쉬마는 프로니우스와 직접 마주쳤고 싸운 전적이 있다.

그가 살면서 벽과 마주한 느낌은 딱 세 번이었다. 아직 어릴 때, 약하던 그가 복수는 꿈도 못 꾸고 도주할 때 스친 주신, 칼카르.

주신들까지 섭취하여 절대신이 된 김우진.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둠의 사도가 된 프로니우스.

첫 번째는 어디까지나 그가 너무 약했기에 넘을 수 없는 벽이었지만 다른 두 개는 달랐다. 최고의 상태에서 만전을 다해도 결코 이길 수 없는 대적.

두리쉬마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다른 건 다 제쳐두고 권능을 이용해 백신전을 급습했을 것이다.

결국 김우진만 잡으면 끝나는 대장전이니 이런 무의미한 소모전은 의미가 없다.

그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프로니우스는 간을 보고 있다.

물론 성과가 없는 건 아니다. 지구의 종말은 잘 막아내고 있지만 신 하나를 죽였다고 했으니.

다만, 그것 때문에 김우진이 제대로 빡쳤다. 두리쉬마가 보기에 좋은 한 수라기 보다는 오히려 잠자는 사자의 수염을 뽑은 꼴이었다.

‘아니지, 너무 이성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상대는 복수귀다. 감정이 이성을 먹고 이 세상 전체를 불태우고 싶어하는 미친놈.

어쩌면 김우진과 신들에게 분노를 심어주는 것 자체가, 너희들도 그렇게 언제든 죽일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을 수 있다.

“두리쉬마님.”

박상준의 부름에 두리쉬마가 상념에서 깨어났다.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의 시선이 창밖으로 향했다. 다시 시작되었던 네 번째 게이트의 카운트다운이 고작 10분 남았다.

“가자.”

셋은 가면을 썼다. 두리쉬마는 송파구로, 박상준과 킬리언은 각각 강원도와 김해로 향했다.

그리고 시간이 0이 되자 게이트가 열렸다.

“······.”

하지만 마물은 나오지 않았다. 진득한 불길함과 섬뜩함이 은은하게 새어나온다.

두리쉬마가 망치를 소환했다. 마른 침을 삼켰다.

“쉽게 보내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더 쉽게 막아내고 있다고 했더니···.”

게이트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네가 김우진의 개 노릇을 하고 있었군.”

“···프로니우스.”

새하얀 백발에 황금의 눈. 차원룡들의 상징과도 같은 색은 그가 누구인지 여실히 깨닫게 해준다.

짝짝, 프로니우스가 가볍게 박수를 쳤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 방법이야. 신이 아니기에 업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집행자 이상으로 강하지. 일반적인 종말 따위는 우습겠어.”

하지만 그건 내가 바라는 게 아니지.

프로니우스가 손을 뻗었다.

“널 그냥 보내준 건 내 실책이다. 동족을 잊고 신들에게 굴복한 머저리가 다시 신들에게 복종하는 건 당연한 건데. 지금이라도 되돌려야겠다.”

강력한 인력이 그를 잡아끌었다. 두리쉬마가 다급하게 힘을 주고 버텼으나 빠르게 끌려들어갔다.

꽈악, 자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망치를 휘둘렀다.

─────!

거대한 반탄력이 두리쉬마를 덮친다. 절로 신음이 튀어나오지만 덕분에 잠깐이나마 인력을 끊어낸다.

다급하게 등을 돌렸다.

“···귀찮게 하는군. 어차피 도망쳐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 텐데.”

프로니우스가 게이트 사이로 한 걸음, 내딛었다. 차원 간의 방벽이 사라지자 감춰져 있던 괴물의 기세가 드러났다.

인력이 강해진다. 두리쉬마의 육신이 순식간에 프로니우스의 손아귀로 빨려 들어간다.

─!

타이밍 좋게 다시 한 번 망치가 빛을 발하지만 주먹이 마중 나온다.

두리쉬마의 몸이 포탄처럼 튕겨진다. 프로니우스가 빠르게 따라 붙는다.

“걱정 마라. 그간 어둠의 사도로 있었던 정을 생각해서 죽이지는 않으마.”

주먹이 연달아 꽂힌다. 두리쉬마의 강철 같은 육신이 순식간에 피로 물들었다.

“헛소리···!”

망치가 주먹과 충돌한다. 허나 튕겨져 나가는 것은 망치 쪽이었다.

“만전일 때도 이기지 못했는데 힘을 다 잃고 껍데기만 남은 지금에는 승산이 있을 것 같나?”

손아귀가 찢어진 두리쉬마가 주먹질을 했다. 허나 가볍게 붙잡힌 주먹은 악력에 으스러졌다. 그가 신음을 내뱉었다.

“투지는 인정하지. 과연 타이탄이다. 허나, 평화에 찌들어 복수를 잊어버리고 신들과 타협하고 굴복한 시점에서 넌 쓰레기에 불과하다.”

프로니우스가 으르렁거렸다.

“신들에게 죽은 타이탄들이 저승에서 너를 저주하고 있을 것이다.”

“복수는 무사히 이루었다.”

“대체 어딜 봐서? 신들이 남아 있다. 백신전이 존재한다. 놈들이 만든 이 세상이 아직 굴러가고 있다.”

그게 어떻게 복수를 이룬 거지?

“넌 그냥 덩치 값도 못하고 굴복한 거다. 무서워서, 끝도 없는 전쟁에 팔이 부러지면 발로 차고, 발이 잘리면 입으로 물고, 이빨이 뽑히면 박치기를 할 용기가 없···!”

그때였다.

─────!

굉음이 일었다. 유성이 떨어졌다.

거대한 폭발과 함께 두리쉬마와 프로니우스가 튕겨져 나갔다.

프로니우스가 자세를 다잡았다.

“···설마 지구에 있었나?”

“바로 코앞에 있었지, 개새끼야.”

대놓고 게이트 열고, 대놓고 지구에 발을 들어와 두리쉬마를 잡으려고 해놓고 무사히 갈 줄 알았어?

“내가 개호구로 보이니?”

화륵, 화염이 타올랐다.

김우진이 질주했다.

* * *

김우진이 지구를 살피러 잠시 떠났고 율리아는 그를 대신해 정기 보고를 주도했다.

“큰 문제는 없습니다. 오히려 우주를 유영하는 마물이 단 한 마리도 없는 게 불안합니다.”

종말이 일어나지 않아도 가끔 종말 차원을 벗어난 마물들이 우주를 유영하다 멀쩡한 차원 근처까지 오기도 한다. 그것들을 처리하는 것도 신과 집행자들의 임무였다.

그런데 지구의 종말이 일어난 이후, 그러한 마물들까지도 전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지구의 종말이 시작된 이후, 새로운 종말 또한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때가 됐는 되도요?”

“예, 종말 차원들과 더 없이 가까워진 차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폭풍전야. 전 우주가 아주 고요했으나 불안감만큼은 배 이상이었다.

“어둠의 사도, 아니 프로니우스가 어디 있는지는 아직도 오리무중인가요?”

“···예. 작정하고 숨어 찾기가 힘듭니다. 무엇보다 마물의 수가 너무 많아져 섣불리 조사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본거지를 찾는 건 무리라고 봐야겠네요.”

사실 찾아도 문제다. 종말 차원에서 지구까지 마물들을 그대로 배송할 정도의 능력자라면 본거지를 옮기는 것쯤은 손쉬운 일일 테니.

결국 들어오는 걸 받아치는 방법 밖에 없다.

빗장을 단단하게 조이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워낙 지켜야 하는 범위가 넓으니 완벽할 수는 없지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야만 한다.

“지키는 입장이 되니 또 어렵네요.”

“······.”

반대의 공격하는 입장이 어떤 건지 아는 신들이 입을 다물었다.

“저 그런데 알베니우스는 어디 있습니까? 이미 신이 되었다면 그도 회의에 참석해야 하지 않습니까?”

“아.”

차원, 연옥에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죠. 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신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알베니우스가 1분 안에 차원 어디로든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줄 알고 있고, 그게 두려움에 떨면서도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이유였으니까.

“음, 알베니우스님은···.”

그때였다.

─!

신전 내부의 허공에 작은 균열이 일어났다. 균열은 빠르게 벌어지더니 곧 사람 하나를 토해냈다.

“드디어 해냈다!”

더 없이 창백하고 퀭한 폐인 하나를.

“김우진 어딨어! 김우진 나와! 내가 해냈다, 개자식아! 30초도 아니고 무려 20초! 20초를 끊었다고!”

알베니우스가 포효했다.

“···와.”

율리아의 입이 벌어졌다.

“···이게 되네요?”

알베니우스님은 갈구면 어떻게든 해낸다.

역시 김우진은 틀린 말은 하지 않는다.

율리아의 머릿속에 정보 하나가 입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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