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감옥에는 용사들이 온다-102화 (102/150)

# < 101. 용사 김우진(10) >

위대한 신들의 강림.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대사건이었으며 역사에 기록될 순간이었다.

신들이 강림한 순간, 인류는 깨달았다.

저들이 신임을.

저들을 경배해야 마땅함을.

누구도 저들이 신이라고 알려주지 않았으나 그들은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 예의를 차리고 존경과 신앙을 바쳤다.

신들은 담담히 그들을 받아 넘겼다.

“위대한 신들을 뵙습니다.”

신들이 강림한 곳은 비엔데르크 왕국이었다.

국왕은 근위기사단을 이끌고 그들을 맞이했다. 신이 인간 세계에 강림한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이었으나 그저 온 몸이 느끼는 거룩함은 그들이 신이라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물며 글라크는 신들이 꾸준히 용사들을 내려보내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살아남았다.

신들을 향한 경외가 없는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의 왕이여. 반역자, 김우진을 데리고 오라.”

허나, 이 말 앞에서는 역시 잠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인류는 스스로의 귀를 의심했다.

‘반역자 김우진이라니?’

‘김우진 용사님을 말씀하시는 건가?’

‘두 번이나 망할 뻔 한 세상을 구원해준 용사님이 어째서 반역자란 말이야?’

‘신께서 잘못 말하신 것이겠지요. 아니면 저희가 잘못 들었거나.’

그들에게 김우진은 영웅이었다. 그것도 신들이 직접 내려준 용사. 그런 그가 반역자라 불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신이시여, 외람된 말씀이오나 감히 질문을 한 가지만 해도 되겠습니까?”

“하지 말라. 나는 네게 질문 하는 것을 허락한 적이 없다.”

신이 명했다.

“그저 따르라.”

그것은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 같은 절대성을 띠고 있었다.

그럼에도 국왕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누구도 마찬가지였다. 신의 절대적인 명령을, 그들은 거부했다.

“···지금 무엇하는 거지?”

“신이시여, 어째서 김우진이 반역자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다 했을 텐데.”

“여쭙고 싶습니다!”

기사들이, 병사들이, 그리고 백성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신의 명령을 거역하는 것이 엄청난 대역죄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물을 수밖에 없었다.

김우진은 평범한 용사가 아니었다.

누구도 잡지 못한 사룡을 죽여 세계를 구한 자다. 두 번의 종말을 막은 자다. 글라크의 모든 인류가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마물을 박멸하던 김우진의 모습을 목격했다.

그 희생과 처절함을, 그들은 잊을 수 없었다.

“···감히.”

“두 번째 종말이 김우진으로 인해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아스트마가 분노하는 바리온을 대신해 입을 열었다.

“···두 번째 종말이 김우진으로 인해 비롯되었다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이 우습게 들리느냐? 하찮은 인간들의 왕이여, 너의 그 알량한 직위가 너와 네 왕국을 지켜줄 성 싶더냐.”

하지만 두 번은 없었다. 바리온의 분노에 대기가 진동했다. 기사와 병사들이 마나를 일으켜 저항했으나 그렇지 못한 이들은 눈을 뒤집고 쓰러졌다.

“······.”

비엔데르크의 국왕은 이를 악물고 그것을 견뎌냈다.

“···용사 김우진은 신들께서 직접 보내신 자입니다. 어째서 두 번째 종말이 그로 인해 비롯되었고, 그가 반역자로 불려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놈이 그래도···!”

“김우진은 백신전의 반역자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아스트마!”

“이들은 그 고진 종말 속에서 살아남았다. 이 정도는 들을 자격이 있다.”

아스트마의 일갈에 바리온이 인상을 구기며 한 걸음 물러났다.

“반역자라면···?”

“그 이상은 우리의 자비 이상이다. 이제 그만 반역자 김우진을 데리고 와라.”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럴 수 없다?”

신들의 얼굴이 무참히 구겨졌다.

일개 피조물 따위가 신명을 거부하는 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신들은 자기객관화가 부족했다.

그들에게 있어 피조물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하등한 존재들이었다. 명령하면 그저 따르고 자신들을 숭배하기 위해 존재하는 자들.

말하면 듣는 것이 당연했다. 그 어떤 불합리한 요구라도 신의 명령이라면 그들을 당연히 따라야 했다.

그게 당연하다. 그게 진리다.

하지만 그 진리는 어디까지나 신들만의 생각이었다.

“용사 김우진은 저희들을 구원해주었습니다. 목숨을 바쳐서, 모든 걸 바쳐서 자신들을 구원해준 자를 어찌 쉽게 넘길 수 있겠습니까?”

“너희를 구원한 것은 우리다. 우리가 용사들을 내려 보내줬음이다. 그리고 주제를 알아라.”

거대한 압력이 국왕을 찍어 눌렀다. 국왕의 무릎이 대지를 파고 들어갔다. 그가 신음을 삼켰다.

“자비는 더 이상 없다.”

“···어째서 이렇게 오실 수 있음에도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무슨 뜻이냐.”

“신께서 직접 강림하실 수 있으셨다면, 굳이 용사들이 아니어도 종말을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헌데 왜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그걸 말해 줄 이유는 없다.”

“모두가 신을 부르짖었습니다. 신의 자비에 기대어 목숨을 구걸했습니다. 헌데 어째서 신들께서는 모든 상황이 끝난 이후에나 와서 저희들을 구원해준 영웅을 반역자라 칭하시는 겁니까?”

“···너는 신들의 자비를 농락하는구나.”

아스트마의 얼굴에 분노가 떠올랐다.

“마지막 경고다. 당장 반역자 김우진을 데리고 오거라. 그렇지 않으면 너의 왕국과 너의 백성들은 더 이상 이 땅 위에 살아 숨 쉬지 못할 것이니.”

“그렇게 하시죠.”

“김우진!”

인파가 갈라졌다. 저 멀리 김우진이 나타났다. 그와 신들 사이를 잇는 거대한 길이 만들어졌다.

“김우진.”

“반역자 김우진, 감히 신에게 반기를 든 대가를 치를 각오는 되었느냐?”

아스트마가 그의 이름을 되네이고 바리온이 으르렁거리며 분노를 드러냈다.

“알베니우스님의 말이 진짜였습니다. 마물을 보내어 차원을 파괴하고 제약을 줄인 뒤에 직접 강림할 거라고 하더니.”

“뭐라고?”

“지금 내가 잘못들은 건가?”

“그 마물들을 보낸 게 신들이라고?”

백성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허튼 수작 부리지 마라. 김우진. 역시 네놈은 알베니우스와 붙어먹었구나.”

“붙어먹지 않을 수가 있나. 가망이 없다고 글라크를 포기한 당신들보다 사룡을 죽일 방법을 알려주는 알베니우스가 더 옳은데.”

“···신들께서 글라크를 포기하셨다고?”

“그러면 김우진 용사가 갑자기 강해진 게 반역자인지 누구인지 한테 배워서 그런 거야?”

“덕분에 살았는데 반역자고 뭐고 뭐가 중요해.”

“그건 그래.”

“우리는 너희들을 위해 끊임없이 용사들을 소환했다. 우리는 너희를 버린 적이 없다.”

“하지만 상황이 다 끝나니까 이렇게 친히 강림하셨지. 영화 속의 경찰처럼.”

“이 건방진 놈이!”

바리온이 주먹을 뻗었다. 공간을 격하고 날아든 파동이 김우진을 강타했다. 김우진뿐 아니라 주변의 모두가 피떡이 되었다.

끄아아악!

신이 사람을 죽였다!

장내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었다. 불신과 경악이 신들을 향해 쏟아졌으며 김우진은 눈을 치켜뜨며 적의를 드러냈다.

“바로 본색을 드러내시는군.”

“고작 인간 몇 놈 죽인 것 가지고 본색이랄 것까지도 없다. 신을 위해 죽는 건 당연한 일이니.”

“그래서 기껏 종말을 막아낸 차원을 멸망시키려고 마물들을 보냈나? 명색이 신이라는 자들이?”

“신을 위해 희생할 수 있으니 순교지.”

“바리온!”

“시끄럽다, 아스트마. 내가 틀린 말을 했나! 피조물들은 오로지 신을 위해 존재하는 법.”

바리온이 으르렁거렸다.

“인간들을 인질로 잡아 회피하려고 했다면 어불성설이다. 네놈을 죽여 백신전의 위엄을 바로 세우겠···.”

갑작스레 날아든 김우진의 주먹에, 바리온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

“놈!”

바리온의 신형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김우진이 그 뒤를 따랐으며 아스트마가 꽁무니를 쫓았다.

“아트마 경.”

“예, 폐하.”

“당장 왕도에서 백성들을 전부 피난시키도록. 왕도를 벗어난다.”

“···하오나.”

“시간이 없다. 저 여파에 휘말로 모두 죽게 내버려 둘 셈인가?”

“명을 받듭니다.”

‘당장 사람들을 대피시키십시오.’

그리고 김우진이 나서기 직전, 메시지 마법을 통해 조언을 전달 받은 국왕은 곧장 행동에 나섰다.

“김우진···.”

김우진이 진짜로 신들에게 반역했는지 그러지 않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김우진은 세상을 구해준 용사이며, 자신을 희생하는 영웅이다.

그에 비해 신이라는 자들은 비록 그 거룩함과 신성함은 진짜였지만 말투와 행동은 도저히 믿고 따를 만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서둘러라!”

* * *

신들의 강림은 글라크에 살아가는 모든 피조물들이 인지했다.

세이드도, 알베니우스도, 그 밖의 용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신들과 김우진이 싸운다고?”

“신이잖아. 그게 가능해? 어떻게 신에게 대항하는 거야?”

의문은 길게 끌어지지 못했다. 하늘을 붕괴시키는 신들의 전쟁은 차원의 누구라도 목격할 수 있을 만큼 명확했다.

“어째서 신이 김우진을?”

“김우진이 왜 반역자라는 거지? 김우진이 아니었으면 이 세상은 멸망했어! 그놈이 아니었으면 우린 다 뒤졌다고!”

“하지만 신의 뜻이니 무언가 깊은 뜻이···.”

“지랄, 다 끝나니까 이제와서 나타나놓고 뜻은 무슨 뜻? 듣자 하니 나타나자마자 여기 사람들을 벌레처럼 죽였다며?”

“우리가 피똥싸면서 종말 막을 땐 어디 있다가 이제와서 주역을 반역자라고?”

“그 김우진을 반역자로 몰았으면 우리라고 몰지 않을까?”

“무슨 헛소리들을 하는 거야! 신의 뜻이야! 김우진이 잘못한 거라고!”

“대체 뭘 잘못 했는데!”

“사룡을 죽이는 과정에서 반역자와 손을 잡았다잖아!”

“살려고 반역자의 힘이라도 빌린 게 뭐가 문젠데?”

“아니, 애초에 신 맞아? 진짜 신이라면 김우진과 잠깐이라도 대등한 전투를 펼치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모든 인류에게 신이란 전지하고 전능한 존재였다. 그런 그들이 1 대 1도 아니고 2 대 1로 김우진을 상대로 전투를 펼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모순적인 일이었다.

“저 거룩함과 신성함을 느끼고도 신이 아니라고? 우리가 용사가 되었을 때와 똑같잖아!”

“근데 왜 김우진하고 싸우고 있냐고. 김우진이 싸울 수 있냐고!”

“······.”

“셋 중 하나겠지! 신들이 생각보다 더 약하거나, 김우진이 생각보다 더 강하거나, 저 빌어먹을 놈들이 신이 아니거나!”

용사들 대다수가 혼란에 휩싸이고 있을 때, 세이드는 보다 사실을 검증했다.

“정말 알베니우스님 말대로입니다. 절대 제가 생각했던 신은 아니군요.”

인류를 도구로 여기는 언행, 실제로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어버린 사람들, 그리고 정말 어이없게도 김우진을 압도하지 못하는 신들.

“그래.”

“이제 어쩌실 겁니까? 김우진이 이길 수는 있는 겁니까?”

신들의 수준이 생각만큼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세이드는 감히 저 전투에 끼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김우진을 도와야지. 나 때문에 저러고 있는데.”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그랬을 겁니다. 인생의 절반을 바쳐서 싸웠는데 그 힘들을 모두 포기하라는 건 어느 집 개소리입니까.”

“그것도 그렇군. 솔직히 나도 김우진이 저 정도로 잘 싸울 줄은 몰랐어.”

하지만 그러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12명의 집행자를 먹었고 어지간한 종말의 사도와는 궤를 달리하는 사룡, 티타니아드를 죽이고 그 업을 쌓았으며 그녀의 모든 것을 흡수했어.”

어디 그뿐일까. 신들 딴에는 김우진을 없애버리기 위해 준비한 수백만의 마물의 대부분이 김우진 한 사람의 손에 의해 소멸되었다.

능히 다수의 차원을 멸망시킬 정도의 거대한 마를 홀로 토벌한 업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김우진은 신에 필적하는 강자가 되었다. 아마 백신전에 공석이 생긴다면 곧장 신이 될 수준일 거다.

“그리고 반대로 저놈들은 약화된 상태지.”

아무리 마물들을 이용해 차원을 물어뜯어 제약을 비교적 약하게 해놓았다고 한들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그 차이는 컸다.

“···어쩌면 진짜로 승리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어.”

문제는 그 다음이지만 어쨌든 당장은 눈앞에 당도한 문제부터 처리해야 하지 않겠나.

알베니우스가 날아올랐다. 새하얀 빛이 그를 감쌌다.

크워어어어어어!

세상을 진동시키는 거대한 포효.

신들조차 경계하여 반역자로 몰아붙인 위대한 차원룡이 그 본체를 드러냈다.

숨결이 신들을 향해 토해졌다.

* * *

바리온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대체 어떻게?”

그의 계획은 이렇지 않았다. 아무리 제약을 받는다고 한들 신이다. 적당한 업을 소모하여 건방진 김우진을 단숨에 처리하고 신의 위엄을 바로 세우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그런데 김우진은 그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강했다.

신인 그의 주먹이 오히려 밀려났다. 김우진의 검날은 감히 신의 옥체에 상처를 입혔다.

막대한 신력과 업이 김우진을 감싸고 있으니 그 위엄은 능히 신과 맘먹었다. 아니, 적어도 바리온보다도, 아스트마보다도 위였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냔 말이다!”

김우진의 칼이 춤을 출 때마다 바리온의 신력을 왕창 깎여나간다. 대단한 방법도 아니다. 그저 더 거대한, 더 정순한, 저 격이 높은 업과 불꽃에 의해 그의 신력이 견디지 못하고 소멸하는 거다.

일개 용사 따위가, 위대한 신인 그 보다 격이 높다니.

“나는 신이다! 위대한 백신전의 신! 이런 건 말이 되지 않아!”

바리온이 이를 악물고 힘을 방출한다. 있는 힘껏, 창을 던진다. 거대한 섬광이 공간을 격하고 날아든다.

카가각, 창을 비껴낸 김우진이 그대로 날아든다. 허나 창은 허공에서 방향을 틀어 김우진의 등을 노린다.

“어디 이것도 피해봐라!”

또 다른 창이 연달아 던져진다. 전후좌우. 사각은 없다.

그리고 김우진은.

대단한 방어를 하지 않았다.

그저 검을 휘둘렀다.

─!

그 단순한 동작에 창들이 일거에 튕겨져 나간다. 바리온이 권능을 발현시켰다.

콰콰콰콰-

신의 의지를 받아든 거대한 폭풍이 김우진을 뒤덮었다.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광풍은 주변의 모든 것을 휩쓸었다. 도시가 순식간에 와해되고 인간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폭풍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불꽃이 바람을 잡아먹었다.

“오, 오지 마라!”

수십 번, 수백 번.

“죽어, 죽으란 말이야!”

둘 사이의 거리가 천천히 가까워졌다.

“나는 신이다! 너 따위에게 패배할 리가···!”

곧이어 김우진이 바리온을 낚아챘다.

콰앙!

폭음과 함께 바리온의 몸이 휘청였다. 연달아 쏟아지는 불꽃에 그를 가호하던 모든 권능이 소멸했다.

떨어지는 유성처럼, 바리온의 신형이 대지에 틀어박혔다. 쿨럭, 신음도 잠시김우진의 발이 바리온의 복부를 짓밟았다. 섬뜩한 눈빛에 바리온이 신음을 삼켰다.

“아스트마! 아스트마 나를 도와라! 지금 대체 뭘 하는 거···!”

“네 친구도 바빠.”

“···알베니우스!”

아스트마는 본체로 화한 거대한 용과 싸우고 있었다. 아스트마가 승기를 잡긴 했지만 지금 당장 그를 도우러 올 수는 없었다.

하필 둘 모두 같은 공간의 권능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첨예했다.

“대체 어떻게 네놈이 이 정도의···!”

“네놈들이 보내준 마물들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났지. 고마워. 이제 뒤져.”

“···기, 기다려라! 나는 신이다.”

“나는 용사야.”

“나를! 나를 죽이면 너는 백신전의 적이 된다! 나는 이길 수 있을지언정 넌 결코 백신전을···!”

콰득-

불꽃의 칼날이 바리온의 심장을 꿰뚫었다.

“이미 죽이려고 온 거잖아.”

불꽃이 신력을 태운다.

“천하의 신이 혓바닥이 왜 이렇게 길어.”

남을 죽이려 했으면 너도 죽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지.

“이 씨발 새끼야.”

그날, 백신전의 자리에 두 개의 공석이 생겼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