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92. 용사 김우진(1) >
김우진이 글라크에 소환되었을 때, 인류는 이미 코너에 몰려 있었다.
수도 없이 죽어나간 용사들, 멸망한 왕국들, 인류의 시체를 양분삼아 더욱 커지는 언데드 군단.
희망은 조금도 없는 지옥이었다.
그럼에도 인류가 버티고 또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신들이 그들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끊임없이 용사들이 내려오기 때문이었다.
정작 갑작스레 내던져진 용사들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황당한 일도 없었지만.
“씨발, 아무리 용사라고 해도 정도가 있지. 이건 그냥 뒤지라고 던져놓은 거잖아.”
“그렇게 투덜거린다고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지랄.”
퉤, 김우진이 입 안에 뭉친 핏덩이를 뱉어냈다. 새카만 핏덩이가 마물의 시체들 사이에 떨어진다. 대부분은 피가 존재하지 않는 언데드들이다.
“어차피 똑같은데 욕이라도 한 번 더 해야지.”
엘프는 대꾸하지 않았다. 검에 묻은 부스러기들을 털어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콰직-
가볍게 검을 휘두르자 날카로운 검기가 바닥을 기며 접근하던 언데드를 반으로 쪼갠다.
“이놈이 마지막이다. 더는 없는 것 같군.”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어차피 정리할 건데.”
김우진이 불꽃을 피워냈다. 순수한 불의 정기가 시체들 사이로 옮겨 붙었다.
“그만 가시죠.”
“예!”
불꽃은 순식간에 존재해선 안 되는 것들을 태워냈고 시체들을 한 곳에 모은 병사들이 재정비를 마치고 김우진의 명령에 따랐다.
인류 연합군. 수십 개가 넘는 왕국과 제국들은 대부분 멸망하고 이제 고작 10개의 왕국들만이 남았다. 그들은 살기 위해 뭉쳤고 용사들과 함께 나름의 성과를 내며 악착 같이 버텨내고 있었다.
“용사 김우진과 세이드가 돌아왔다!”
“데이논 지역의 언데드들이 몰살당했다!”
왕도로 돌아오자 그들의 승전을 축하하는 축제가 열렸다. 김우진과 세이드, 그리고 그들과 함께 움직였던 여덟 명의 용사들은 왕 앞에 섰다.
“폐하, 임무를 마치고 귀환했습니다.”
“수고했네. 그대들의 활약은 이미 보고를 들었네. 오늘은 그대들을 위한 연회를 준비했으니 마음껏 즐기시게.”
성대한 연회가 이어졌다. 몇 몇 용사들은 명성에 이끌려 다가온 자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지만 현재 존재하는 용사들의 최고참인 김우진과 세이드는 구석에 앉아 멍하니 연회장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럴 시간에 마물을 하나라도 더 죽이는 게 이득일 텐데.”
“보여 지는 건 중요한 거야. 인간은 시체가 아니라서 감정과 분위기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지거든.”
시종이 건네주는 샴페인으로 목을 축인 김우진이 세이드에게도 한 잔 건네려다 멈칫했다.
“참, 상처에는 술 들어가면 안 좋지. 상처는 괜찮냐?”
“멀쩡하다.”
“너, 그렇게 막무가내로 싸우다가는 훅 간다. 명색이 엘프라는 놈이 싸우는 건 무슨 짐승놈들이랑 똑같아?”
“나는 빨리 돌아가야 한다.”
“여기 소환된 용사들 중에서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놈도 있어? 왜, 고향에 연인이라도 놓고 온 연인이라도 있어?”
“연인 같은 건 없다.”
“그러면?”
“율리아라는 아이가 있다.”
“율리아? 뭐야, 너 결혼 했냐?”
“하지 않았다.”
“혼외자식?”
“헛소리 하지 마라.”
세이드가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모시던 분의 딸이다. 십수년간 호위로 지냈고 내게도 딸 같은 존재가 되었다.”
“뭐, 그리 드문 이야기는 아니네.”
적어도 판타지 세상에서 이런 대를 이은 충성은 꽤나 많았다.
“예쁘냐?”
“꺼져라. 이제 200을 갓 넘은 어린 아이다.”
“그게 어린 거면 나는 어머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해.”
“···인간과 엘프는 다르다.”
“그러시겠지.”
김우진이 턱을 괴고 화려한 연회의 풍경을 훑었다.
“연회는 질렸나?”
“아니.”
“그러면 왜 나가서 놀지 않지? 예전에는 항상 주인공이 되는 걸 즐겼잖나.”
“그러는 너는?”
“나는 원래 이런 시끌벅적한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딱히 질렸다기보다는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보여 지는 것도 중요한 것이라고 어떤 인간이 그러던데.”
“나는 예외야.”
“뻔뻔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군.”
세이드가 술잔을 기울였다.
“지쳤나?”
뜬금없는 말이었지만 김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막아도 막아도 끝이 없다. 지켜내는 게 고작일 뿐, 더 전진하지 못한다. 나아지지 않는다.
수십 년간 이어진 종말은 인류에게 힘을 앗아가 버렸다.
그런데도 뭐가 저리 좋을까. 뭐가 그리 좋다고 작은 승전 하나에 연회를 열고 웃고 떠들까.
“승전이기에 그렇습니다.”
누군가 다가왔다. 푸른 머리의 중년 여인. 비른델이라는 글라크 출신의 마법사였다. 겉모습은 40언저리로 보이지만 실상은 80이 넘는 대마법사였다.
꽤 많은 용사들이 글라크에 적응할 때 그녀의 도움을 받았고 김우진도 마찬가지였다.
“승전이라는 건 저도 압니다. 하지만 대세에는 조금도 영향이 없죠.”
“그럼에도 버텨냈습니다. 막아도 막아도 진전이 없다.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당신들이 소환되기 이전에, 당신들이 활약하기 이전의 인류는 밀려났습니다.”
계속, 계속, 또 계속.
“소국들이 무너지고 왕국들이 무너지고 가장 강력한 위세를 자랑하던 제국들마저도 무너졌습니다.”
피난민이 줄을 이었고 어디를 가든 마물과 죽음이 가득했다. 신들이 소환한 용사들도 속절없이 패퇴했고 희망이라는 불꽃은 빠르게 사라져갔다.
그런 상황에서 김우진과 세이드가 소환되었다.
조금 더 특별한 용사.
먼저 간 용사들의 의기를 품으며 점점 강해지는 용사.
그의 활약에 인류는 희망을 보았다.
“더 이상 밀리지 않고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빛을 보았습니다. 당신들은 이 세상의 영웅입니다.”
버틴다. 적어도 버텨낼 수라도 있다. 항상 죽음과 멸망의 공포에 싸워야 했던 인류는 처음으로 희망을 맛보았다.
“딱히 영웅이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저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김우진도 살기 위해서 발악할 뿐이다.
“당신들에게는 늘 죄송합니다. 저희를 위해 희생을 강요하니.”
그럼에도 그럴 수밖에 없다.
“이해를 바라지도, 저희가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당신들 입장에서 저희는 천하의 악마겠지요.”
용사들에게 미안하고 그들의 희생을 당연시 여겨야 하는 자신들이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다.
살기 위해서, 살고 싶어서.
“저는 당신들을 내려 보내 준, 저희를 포기하지 않아준 신들께 너무도 감사할 뿐입니다.”
“이해합니다.”
“성자나셨군.”
세이드의 즉답에 김우진이 토를 달았지만 별 다른 대꾸를 하지는 않았다. 이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다가온 종말이 문제지, 살기 위해 발악하는 이들이 문제겠는가.
말없이 술을 들이키다 일어났다.
“어디 가십니까?”
“따분해서 좀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제가 실례가 된 건 아니겠지요?”
“물론입니다.”
김우진이 사라졌다.
“저래 보여도 착한 친구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늘 감사합니다.”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아, 혹시 들으셨습니까?”
“무엇을 말입니까?”
“아직이군요. 뭐, 어차피 곧 듣게 되실 테니 큰 문제는 없겠지요.”
비른델이 주변에 차음막을 쳤다.
“조만간···.”
* * *
“용사님!”
“김우진 용사님이다!”
“용사님 만세!”
“용사님 사랑해요!”
왕도 전체가 축제로 떠들썩하다. 작은 승리로 일구어낸 짧은 평화. 사람들의 얼굴에 피어난 웃음꽃은 스스로를 대견하게 만들면서도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그를 억누른다.
저 웃음과 행복들은 그가 무너지면 함께 무너질 찰나의 것들이다.
처음에는 용사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이 마냥 즐거웠다.
하지만 상대해야 할 적이 얼마나 강대한 괴물인지 안 순간부터, 부딪히고 압도적인 패배를 한 순간부터 그 즐거움은 절망이 되었다.
답답했다. 내가 저들을 지킬 수 있을까? 승리할 수 있을까? 그 광룡을 죽일 수 있을까?
아니, 싸움이 끝나기는 할까?
그 끝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허나, 이들 앞에서는 드러낼 수 없었다. 김우진은 사람들의 환호를 적절히 받아 넘기며 마음 편히 검을 휘두를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왕도는 아니다. 왕도 전체가 축제이니 밖으로 나갔다. 말을 타고 몇 시간을 달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조금이나마 답답함이 가셨다.
인기척이 아예 느껴지지 않는 산 속. 김우진은 말에서 내려 검을 뽑았다.
호흡을 가다듬자 열기가 올라온다.
검을 휘두른다. 붉은 궤적이 허공을 가른다.
불꽃이 넘실거리며 주변을 뒤덮는다. 열기가 치솟고 하늘이 붉게 물든다. 허나 불꽃은 그 어느 것 하나 태우지 않는다.
“···굉장하군.”
불쑥,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때였다.
김우진이 흠칫, 검을 겨눴다.
‘어느 틈에?’
등 뒤에서 나타날 때까지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용사가 되고 영웅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이래로 이런 경우는 없었다.
“누굽니까.”
그가 감지하지 못할 정도의 강자다. 김우진이 경계를 풀지 않았다.
“그냥 떠돌이다.”
새하얀 백발의 남자였다. 겉보기에는 대략 30세 초반쯤의 미남이었으나 어쩐지 병약해보였다. 신비로운 분위기는 그를 더욱 경계하게 만들었다.
“떠돌이?”
김우진이 코웃음쳤다. 단순한 떠돌이가 그의 기감을 완벽하게 속이다니.
강자다. 그러나 김우진이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였다. 연합의 영웅이 되면서 인류에서 한가닥하는 놈들은 다 만나봤으나 저런 자는 없었다.
“검은 조금 치워줬으면 좋겠는데. 난 싸울 의사가 없어서.”
남자가 장난스럽게 양손을 들어올렸다. 그럼에도 빈틈을 찾을 수 없었다.
“당신, 누구지?”
“말해줘야 하나?”
“내 검이 당신의 목을 가르는 게 싫다면.”
“그럴 수는 있고?”
모르겠다. 광룡 이후에 이렇게까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대는 처음이었다.
이런 존재가 어디에 숨어 있다가 이제야 튀어 나왔지?
“나는 그저 불꽃에 이끌려 왔을 뿐이야. 대화를 조금 나누고 싶달까.”
“불꽃?”
“그래.”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더 없이 자연에 가까운 순수한 불꽃. 내가 알기로 그런 불꽃을 사용하는 족속들은 하나뿐이야. 아, 계약을 한다고 치면 인간들도 가능하긴 하지. 어디까지나 빌리는 거지만.”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런데 넌 정령도, 정령술사도 아니지.”
“나 또한 그걸 알려줄 이유는 없다.”
시선이 부딪혔다. 김우진은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잠깐의 무거운 시간이 흘렀다. 침묵을 깨트린 건 남자쪽이었다.
“뭐, 그렇긴 해. 싫으면 말아라. 말했다시피 굳이 싸울 생각은 없거든. 그냥 궁금해서 홀리듯이 온 것뿐이라.”
“멈춰.”
남자가 등을 돌렸다. 하지만 김우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이상의 강자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종말 속에서 그 이상의 강자는 한 줄기 빛이나 다름없었다.
정체가 무엇인지는 궁금하지도 않다. 마물이 아닌 이상, 이 대륙을 밟고 살아가는 이상 살아남기 위해서 종말에 맞서 싸워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궁금하다면 알려줄 수 있어.”
“방금은 싫다고 하지 않았나?”
“그 대신 나와 함께 가줘야 할 곳이 있어.”
“아쉽게도 그건 불가능 해.”
“뭐?”
“인간들의 연합으로 가 함께 종말을 막자라는 소리를 하려던 것 아닌가? 표정을 보니 정곡을 찔렀나 보군. 네 심정은 이해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럴 수 없는 몸이야.”
“그게 무슨 헛소리지? 너도 이 차원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면 살기 위해서라도 함께 종말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니야?”
“안타깝게도 아니야.”
전혀 안타까운 표정이 아니었다. 김우진은 열이 치솟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이곳 출신이 아니야.”
김우진은 어느 날 갑자기 용사가 되어 이 세상에 던져졌다.
“알아. 타 차원에서 소환된 용사지?”
“그런데도 이를 악물고 싸우고 있다.”
살기 위해 발악하고 또 발악해 여기까지 왔고 영웅이 되었다.
“그런데도 희망이 보이지 않아. 이곳의 사람들은 그저 전선이 고착화되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희망을 보았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시간을 조금 더 끌 뿐, 멸망을 막을 수는 없어. 용사들 조금으로는 대세를 바꿀 수 없다고.”
“그래 보이더군.”
“그런데 너 만한 강자가 여태까지 숨어 있었고 지금도 발을 빼겠다고?”
씨발, 지구인인 내가 이 지랄을 떨고 있는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김우진의 살기 어린 질문에 남자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뺨을 긁적였다.
“말이 된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나는 너처럼 이 차원의 생명체가 아니거든.”
“너 같은 용사는 들어본 적 없어.”
“용사도 아니니까.”
“뭐라고?”
“대화는 여기까지. 그럼 이제 진짜로···.”
사악-
붉은 궤적이 아슬아슬하게 남자의 코앞을 스쳤다. 머리카락 몇 가닥이 잘려나갔다.
“누가 곱게 보내준다고 했지?”
“하···. 이러면 좀 많이 곤란한데.”
새하얀 손이 검을 붙잡았다. 김우진이 더욱 불꽃을 피워냈으나 손을 태우지 못했다.
“이런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도망치는 거냐! 인류가 멸망하면 결국 너도 끝이라는 걸 모르는 거냐!”
“그러니까 난 이곳의 인류가 아니라니까.”
김우진이 온 몸에 불꽃을 둘렀다. 검을 비틀어 손아귀에서 빼내고 유려한 궤적을 그렸다.
그 순간.
김우진의 세상이 반전되었다.
“어···?”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그의 불꽃들이 모조리 사그라들었다. 거대한 충격이 그를 강타했다.
“커헉···!”
‘뭐지···?’
순식간에 불꽃과 오러가 으깨졌다. 처음 당해보는 현상에 김우진이 당황했다.
“어떻게···?”
“잘. 이제 좀 가도 될까?”
“어떻게 했냐고 물었어···!”
“별 것 없어. 그냥 힘으로 네 불꽃도 오러도 모두 찍어 누른 거야.”
“그런 게 가능할리가···!”
“왜 없어. 여기 있는데.”
남자가 웃었다.
“이제 간다. 또 막을 생각은 아니겠지?”
“···왜 이런 힘이 있으면서 종말을 막지 않는 거지?”
“말했잖아. 내게 그런 의무는 없다고.”
“···너. 대체 누구야.”
“이름을 말해줄 이유도 없고.”
“정령왕.”
김우진이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불꽃의 정령왕의 핵을 삼켰다. 내 용사로서의 권능은 포식이고.”
“정령계로 갔을 리는 없을 텐데.”
“하이엘프 용사가 있었다. 모든 생명력을 불태워 정령왕과 하나가 되어 싸우다가 내게 마지막을 부탁하고 떠났다.”
“그렇군.”
“이름.”
“뭐라고?”
“이름을 말해라.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야. 궁금한 걸 알려줬으니 너도 정당한 대가를 알려줘야 맞아.”
“이건 그냥 네가 지껄인 거다만.”
남자가 코웃음 쳤다. 그대로 등을 돌렸으나 뒷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쉬었다.
“누구에게도 나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라.”
“난 입이 싸지 않아.”
“알베니우스.”
또박 또박 다시 한 번 말했다.
“내 이름은 알베니우스다. 지구의 용사, 김우진.”
“···어떻게 내 이름을?”
김우진과 알베니우스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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