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감옥에는 용사들이 온다-22화 (22/150)

# < 021. 멍멍 >

콰직-

독방 앞에 설치된 마도구가 맹렬한 스파크를 번쩍이며 기능이 정지되었다.

콰앙, 두터운 문이 열렸다. 수인이 나왔다.

“이걸로 끝이구나.”

시에나 올름이 탁탁, 손을 털었다. 이로서 모든 죄수들이 풀려났다.

층을 관리하던 교도관들은 모조리 기절해 구석에 처박혀 있다. 죄수들의 탈옥을 막을 만한 이는 당장 없었다.

“다 됐습니다.”

탱탱거리는 볼품없는 소리와 함께 마지막 죄수의 목을 옥죄고 있던 구속구가 떨어졌다.

독방과 구속구. 죄수들을 제약하던 가장 큰 난제 두 개가 해결되었다. 더 이상 저들을 죄수라 부를 수 없다. 저들은 용사다.

“우리는 여기까지야.”

그쯤에서 시에나는 이별을 고했다.

식물원의 교도관들을 모조리 때려눕히고, 독방의 시스템을 망가트려 모조리 열어 재낀 것만으로도 충분한 징계 사유다.

그 이상은 엘프들의 무대가 아니었다.

“이 정도면 15년간 함께 준비한 것에 대한 예우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고맙네. 충분하고도 남네.”

소장이 모든 출역을 막아버리면서 엘프들이 아니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는 계획으로 변경되었다. 이미 엘프들은 많은 것을 해주었다.

“받아. 축사장에서 가져온 핵의 부산물이니까.”

“꽤나 많군.”

“영초보다 모으기 쉬우니까.”

마수의 핵은 직접 싸워서 죽이고 쟁취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의 손상은 무조건적이지는 않지만 아예 없을 수도 없다.

“어떻게 가져왔는지 대충 알겠군. 감옥 문을 열어줘서 다시 한 번 고맙네. 이제어디로 갈 생각인가?”

“식물원으로 다시 가야지. 아픈 교도관들 좀 보살펴 주러.”

시에나 올름이 엘프들과 함께 멀어졌다.

“우리는 공방으로 가야 하네.”

데르카인이 죄수들을 수습했다.

“여기는 아직 교도소 안이네. 방에서 벗어났다고, 구속구를 풀었다고 안심할 단계가 아니야.”

공방에는 지금까지 그들이 준비한 모든 것들이 숨겨져 있었다. 그것들을 챙기고 난 다음에 감옥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정해진 계획이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허나, 달의 은총을 받은 짐승이 그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기껏해야 4명의 구속구를 풀 거라는 예상과 달리 모두가 풀려났는데?”

넷과 전부는 다르다. 엘프들 여섯하고 소지놈이 빠졌다고 한들 스물여섯이다. 스물여섯의 죄수들? 아니다. 스물여섯의 용사들이다.

막 용사가 된 새싹들이 아닌, 전원이 세상을 구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

도망갈 필요가 있을까? 시간에 쫓길 필요가 있을까?

투지가 넘치는 짐승들은 고개를 저었다.

“미쳤군. 소장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나?”

“아무렴, 모를까. 내가 가장 잘 알지.”

“그런데도 싸우겠다는 건가?”

“혼자로는 상대가 안 되지만 지금은 혼자가 아니니까.”

이 자리의 모든 용사들이 상담을 핑계로 소장과 부딪히고 깨졌다. 소장이 강하다는 것을 모르는 자는 없다.

하지만.

“늑대는 무리 생활을 해.”

개인과 무리는 다르다. 그리고 원한을 잊지 않는다.

아예 가능성이 없다면 몰라도 가능하다면 당했던 것들을 돌려주고 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당신이야 말로 너무 오래 갇혀 있다 보니 겁쟁이가 된 건가? 기껏 기회가 왔음에도 잡지 않고 도망치는 귀쟁이들처럼?”

“소장은 자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네.”

“나도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고.”

“20년 전 그 날을 잊었나?”

“그때는 모두의 구속구가 풀리지 않았지. 만전도 아니었고.”

“대화가 안 통하는군.”

“누가 할 소리를.”

“마음대로 하게. 나는 가겠네.”

오지 않겠다면 버리는 게 맞다. 불필요한 논쟁을 벌일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이미 식물원과 축사장이 뒤집어졌으며 엘프들과 소지를 제외한 모든 독방들이 열렸다. 소장의 귀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다.

“나를 따라올 자들은 따라오게.”

드워프들이 데르카인의 곁에 붙었다. 슬금 슬금 눈치를 보던 다크엘프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복수하고 싶다.”

허나 거인족은 투지를 드러낸다.

“자네는 어쩔 텐가?”

“인간, 너 또한 소장에게 쌓인 게 있지 않나?”

순식간에 열여섯이 빠졌다. 모두의 시선이 아직 방향을 정하지 않은 강민식에게 향했다.

복수. 물론 하고 싶다. 솔직히 타르칸의 말에 틀린 것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무작정 그의 손을 들어주기에는 데르카인의 선택 또한 걸렸다. 수백 살이 넘은 드워프가, 그가 보았던 어떤 장인보다 뛰어난 드워프가 아무런 근거 없이 싸움을 피할 리가 없지 않은가.

“···저는 데르카인님을 따라가겠습니다.”

“난쟁이와 귀쟁이들이 수백 년 동안 고작 네 개 밖에 못한 걸 전부 풀어서 다를까 싶었는데 그냥 겁쟁이였군.”

“분명히 말하는데 구속구 해제는 내 능력 부족이 아니라 강민식이 특이한 능력을 지닌 거네.”

“변명이 추하군.”

“어쨌든 결정 났군. 살아서 볼 수 있기를 빌겠네.”

10명이 떠나갔다. 16명이 남았다.

“다크엘프를 저렇게 보내도 되는 겁니까?”

“무슨 상관이냐. 소장을 잡으면 어차피 방법이 나올 텐데.”

“그것도 그렇군요.”

“우리도 밖으로 나가자.”

비좁은 건물보다는 드넓은 들판이 짐승들에게는 더 맞다.

“소장을 성대하게 환영해줘야지.”

타르칸의 은빛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황금빛 동공에서 야성과 살기가 일렁였다.

* * *

애애애앵-

기다렸다는 듯 울리는 사이렌은 김우진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너, 뭐냐고 묻잖아.”

바짝 다가오는 살기에 피부가 쭈뼛 선다. 율리아는 스스로의 입을 자책했다. 역린을 건드린 걸까. 조금 더 유한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어야 했다.

“···저거 괜찮은 건가요?”

“네가 신경 쓸 부분은 아니지.”

애써 주제를 돌려보나 돌려지지 않는다. 김우진의 입가가 비틀렸다.

“자세히 말해줘야 알아들을까? 아르반 출신인 네가, 데이드람의 용사로 활동한 네가, 어떻게 글라크의 용을 아느냐고 물었어.”

“···만나봤으니까요.”

“만났다고?”

김우진의 얼굴이 미미하게 일그러졌다. 그거야 말로 말이 되지 않는다. 차원이동이라는 건,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다.

적어도 율리아 카르센은 차원 이동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만큼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어떻게?”

“그게 중요한 가요?”

“중요하지. 중요하고 말고.”

아니, 사실 더 중요한 건 그딴 게 아니라 알베니우스라는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 그 자체다.

알베니우스는 공식적으로 죽었다. 그가 아무에게나 자신의 이름을 알릴 이유가 없다. 만약 있다면 그건···.

“너 설마···.”

“소장님!”

그때, 옥상의 문이 벌컥 열렸다. 교도관이 옥상의 난간에 기댄 채 소리쳤다.

“죄수들이 탈옥했습니다.”

알고 있다. 비상 상황임을 알리는 사이렌은 죄수들이 탈옥할 때가 아니면 울리지 않는다.

교도관이 꿀렁이는 세계수 위로 뛰어내렸다. 슬쩍, 율리아의 눈치를 살피다 보고를 시작했다.

“모든 방의 시스템이 망가졌습니다. 외부에서 파손해 문을 열었고 죄수들이 일제히 나왔습니다.”

“전원?”

“엘프들과 1176번의 방은 제외되었습니다만···.”

“엘프들의 짓이군.”

애초에 외부로 나가 있던 것이 엘프들 뿐이었다. 문을 열어준다면 그들뿐이다.

소지인 베르너도 있긴 하지만 놈은 탈옥에 뜻이 없다. 만약 있다면 지금까지 속여 왔을 연기력에 경의를 표한다.

“···어, 엘프들이···?”

갑작스러운 탈옥 소식에 당황한 하이엘프는 무시했다.

그녀는 연관이 없다. 있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일을 벌일 리가 없으니.

‘아니, 정말 없나?’

죄수들을 탈옥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그 안에 율리아 본인은 없었다. 애시 당초 그리던 그림이 이런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할 수가 없다.

“교도관들은 뭘 하고 있었지?”

하지만 당장은 탈옥한 죄수들을 잡는 게 우선이었다.

“엘프들이 구속구를 풀고 교도관들을 돌파했습니다. 이후, 모든 죄수들이 구속구를 풀었습니다.”

“구속구를 풀었다고?”

구속구는 마도공학의 집약체였다. 단순히 뛰어난 것을 넘어 상부의 권능까지 일부 들어간 물건이었다.

물론, 모두 한 가닥씩 했던 자들이니 오랜 시간동안 연구를 하면 어쩌면 풀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기껏해야 일부지, 모든 구속구를 단숨에 풀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김우진이 예상한 것보다 더 상황이 심각했다.

“부소장은?”

“교도관들을 이끌고 공방으로 향한 죄수들을 막으러 갔습니다.”

생각은 뻔히 보인다.

죄수들이 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김우진이 세계수에 정신이 팔린 지금이 기회라는 것도. 하지만 한 가지 맹점이 있다.

모든 전제는 김우진이 세계수에 지나치게 집착해 정신이 팔려 있어야지만 가능하다.

물론 세계수에 어느 정도 집착했던 것은 맞다. 세계수를 이동시키는 것이 저들의 탈옥을 용이하게 할 요소임에도 강행했다.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하지만 그게 반드시 연속적으로 강행해야 할 일은 아니었다.

“릴리. 멈춰.”

- 삐이?

“율리아. 세계수를 멈추게 해라.”

“···어.”

“멈춰.”

“···알겠어요.”

쿠구구구-

진동이 잦아들었다. 소음이 사라졌다. 마나의 파동이 약해지고 세계수가 멈췄다.

- 삐익? 삑?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금방 올 테니까. 1178번을 방으로 데려가라.”

“예.”

“방에서 기다려라. 잠깐 벗어났다고 끝난 줄 알면 오산이야.”

김우진이 가볍게 몸을 날렸다. 어느새 발걸음이 옥상 위에 닿았다.

그의 신형이 사라졌다.

* * *

철컥-

데르카인이 두툼한 갑옷을 착용했다. 공방이 생긴 뒤, 애용하던 망치를 어루만지자 양쪽으로 날이 튀어나왔다. 자루가 길어졌다.

거대한 배틀엑스가 만들어졌다.

드워프들 또한 공방 이곳저곳에 숨겨진 장비들을 하나 둘 챙겼다.

“10명으로 되겠습니까?”

“차라리 잘 됐네. 수인들이 소장을 상대로 시간을 끌어줄 테니 우리에겐 여유가 더 생겼어.”

“···이미 수인들이 질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자네도 의심이 드니 내 쪽으로 붙은 것 아닌가?”

“의심이라기보다는 데르카인님의 말이 뭔가 석연치 않아서.”

“나중에 두고 보면 알게 될 걸세. 이거 받게.”

검 한 자루가 강민식의 손에 던져졌다.

“검을 쓴다고 했지? 하나 만들어 놨네.”

“교도관들이 감시하지 않았습니까? 검방 때, 공방도 뒤졌던 걸로 아는데.”

“그래봐야 대장장이들이 작정하고 숨기는 걸 어떻게 찾아낸단 말인가. 마법검도 아니고 그냥 검인데.”

데르카인이 코웃음쳤다.

“계획은 단순하네. 이대로 남하해 정문을 돌파하고 사막을 거쳐 차원의 경계에 다다를 거네. 그리고는 저 친구의 몫이지.”

“굳이 정문으로 갈 필요가 있습니까? 은밀하게 움직이려면 외곽으로 빠지는 게···.”

“아니, 정문이 제일 만만하네. 벽을 뚫는 건 결코 쉽지 않아.”

북쪽은 세계수가 있다. 김우진이 있다.

“그리고 서쪽은 덕구의, 동쪽은 춘식이의 영역이네.”

“···덕구랑 춘식이요?”

시골의 똥개들이 생각난 건 우연일까. 용사들을 가두는 연옥의 파수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일단은 그렇게만 알아 두게. 지금은 이곳을 빠져나가는 게 중요하니 나중에 설명해주겠네.”

데르카인이 도끼를 움켜쥐었다.

“가지.”

한가롭게 잡담할 여유 따위는 없다.

* * *

“···기다리고 있었나?”

교도관들을 수습해 죄수들을 쫓아나간 부소장이 마주한 것은 벌판 위의 짐승들과 거인이었다.

“이렇게 보니 더욱 반갑군. 그렇지 않나?”

은빛의 머리칼을 가진 남자가 환하게 웃었다. 웃음 속에 섞인 살기에 부소장이 신음을 삼켰다.

허나 눈은 빠르게 상대를 훑었다. 열여섯, 모든 수인들과 거인족. 적은 숫자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다.

‘제기랄, 역시 구속구는 모두 풀려있군.’

한 차원을 구한 용사들 열여섯과 구속구의 영향을 받는 그들을 상정한 수준의 교도관 스물. 승패는 굳이 붙어보지 않아도 명확할 만큼 극명한 격차가 있다.

그럼에도 물러날 수 없는 건 교도관이자, 부소장이기 때문이다.

다행이라면 굳이 승리할 필요는 없다는 것. 그저, 버티기만 하면 된다. 소장이 오면 모든 게 해결 된다.

“다른 죄수들은 어디 있지?”

“이미 멀리 떠났다. 잡고 싶으면 날 이기면 돼.”

물론.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물’이 시작할 때만해도 타르칸은 권태로이 바위에 앉아 있었다. 허나 그의 입에서 ‘만’이 나오는 순간, 부소장은 지독한 살기를 느꼈다.

본능적으로 올린 창 위로 손톱이 떨어졌다.

──!

막아냈음에도 몸이 흔들렸다. 창대를 타고 전해지는 충격에 근육이 파열되며 비명을 질렀다.

까득, 악 문 이빨 사이로 한 줄기 핏물이 섞여 나왔다.

과연 달의 일족. 수인족 중에서도 특별하다고 일컫어지는 자다.

허나, 지금은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타르칸의 공세와 함께 수인들이 움직였다. 그대로 교도관들을 덮쳐 일방적인 공세로 이어졌다.

끄아아악!

막아!

교도관들의 비명이 아른 거렸다.

“감히 날 앞에 두고 한 눈을 팔 여유가 있나 보군.”

연달아 참격이 쏟아졌다. 부소장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막는 것뿐이었다. 압도적인 속도는 피하는 것마저 저지했다. 압도적인 힘은 비껴 막음에도 몸이 비명을 지를 정도의 충격을 선사했다.

“네 사지를 부러트리고 벌레처럼 바닥을 기어 다니게 만드는 것을 소장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즐겁군. 그간 괴롭혀온 원한들이 조금은 씻겨 나갈 것 같아.

쩌엉, 충격을 견디지 못한 부소장의 몸이 바닥을 뒹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모든 교도관들이 정신을 잃어버렸다.

콰직, 죄수의 신발이 그의 등을 짓밟았다.

“고작 이 정도로 그렇게 뻗대고 다녔나?”

공기가 뜨거워진 것은 그때였다.

붉은 섬광이 타르칸의 등을 덮쳤다.

은빛 오러로 뒤덮인 손톱이 급하게 휘둘러졌다.

─!

그건 창이었다.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화염의 창이 은빛 오러를 깨트렸다. 부서진 파편들이 사방으로 휘날리고 생각 이상의 충격에 타르칸이 신음을 삼켰다.

“너네 뭐하냐.”

정면에는 어느새 그가 있었다. 연옥의 소장, 김우진이.

“탈옥을 했으면 꽁지 빠지도록 도망가는 예의라도 보여야지. 왜 마당에서 지랄이야?”

“널 기다렸다.”

“널? 말이 짧아졌네.”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뭐, 괜찮아. 애초에 짐승놈한테 많은 걸 기대한 적은 없었어.”

애초에 말이야. 김우진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예절교육을 시키는 건 내 전문이거든.”

“시건방진 건 여전하구나.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 보겠···.”

김우진이 손을 내렸다.

타르칸의 등을 덮친 것은 전조에 불과했다. 하늘을 수놓은 수백 개의 염화의 창들이 마치 비처럼 쏟아졌다.

짐승들이 비명을 질렀다. 거인이 거대한 주먹을 휘둘렀다. 허나 창은 두터운 가죽을 뚫고 살갗을 파고들었다.

“네···!”

그리고 그 사이, 김우진의 주먹이 타르칸의 얼굴을 강타했다.

───!

주먹과 살이 부딪혔다고는 믿을 수 없는 굉음이 났다. 타르칸의 육신이 허공을 수십 번 굴렀다.

“멍멍하고 짖어야지.”

개가 왜 사람 말을 해.

“이 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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