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05. 협상 >
배급구가 닫혔다.
미중유의 힘이 강민식의 육신을 강제로 끌어당긴다.
“이, 이게 뭐야!”
발버둥쳐봤자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는 어느새 방의 중앙에 있었다.
쿠구구구-
전후좌우, 사방의 벽면이 좁혀지기 시작했다. 그대로 그의 몸에 밀착했다.
기이한 느낌. 맞춤 틀처럼 벽이 변형되었다. 새카만 어둠이 그의 시야를 가렸다. 입과 귀를 막았다.
그리고.
“······!”
─────!
끔찍한 고통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형언할 수 없는, 그가 예상한 것 이상의 통증.
하지만 꽉 막힌 몸은 움직이지도, 비명을 지르지도 못했다.
이런 걸 열흘이나 버텨야 한다고?
어째서 죄수들이 징벌방이란 이야기만 나오면 입을 두려워하는지.
강민식은 뼈저리게 깨달았다.
하지만 지옥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 * *
징벌방은 총 세 단계로 나뉜다.
운신의 폭을 줄이는 첫 번째 징벌방.
육신의 고통을 주는 두 번째 징벌방.
그리고 육체에 정신의 고통까지 주는 세 번째 징벌방.
두 번째 징벌방은 일종의 마나를 이용한 전기 자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눈을 가려 시간 감각을 없애고, 온 몸을 봉쇄해 움직임마저 막는다.
그리고 인위적인 통증을 주입한다. 마나로 만들어낸 아픔은 새롭다. 새롭게 아프고 괴롭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제발 이 시간이 끝나기만을 빌고, 또 비는 것 뿐.
그것이 장시간 계속되면 인간은 피폐해진다.
아무리 용사라고 할지라도 마찬가지.
때문에 죄수들은 징벌방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한다. 첫 번째야 백일이고 천일이고 버틸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결코 쉽지 않으니까.
“그 꼬맹이, 징벌방에 들어갔다면서?”
“그래.”
자연스레 징벌방에 들어간 죄수의 이야기는 죄수들 사이를 돌았다. 시에나의 물음에 데르카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열흘.”
“병신이 돼서 나오는 거 아니야?”
“상대적으로 정신이 나약한 인간이라고 해도 용사네. 그렇게 쉽게 무너지진 않을 거네.”
“하긴, 2 징벌방이니까. 3이면 답도 없지만.”
용사란 용사가 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대적과 싸워온 자들이다. 고난과 역경은, 고통은 더 없이 익숙한 존재들.
육체의 고통은 어느 정도 내성이 있었다.
징벌방의 강도 또한 용사임을 감안하고 만들어졌지만 고작 한 번, 열흘 만에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을 거다.
“알지? 다른 죄수들 술렁이고 있는 거.”
수년만에 징벌방에 들어간 죄수가 생겼다는 것, 그리고 정신교육 시간에 소장이 직접적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는 것에 죄수들은 당황하고 있었다.
“알고 있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들어와서 분탕을 치고 있어. 기껏 느슨해진 소장의 경계심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고.”
“아직은 괜찮네. 강민식에게 한정되어 있으니까.”
“‘아직은’이라는 단서가 붙잖아.”
완벽하지 않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으면 모든 게 어그러질 수 있다. 연옥이란 그런 곳이다.
“2징벌방에 들어갔으니 정신이 바짝 들겠지. 나오고 나면 적어도 이전처럼 사리분별도 못하지는 않을 거네.”
“그건 그냥 당신 희망사항이잖아···라고 말하기에는 징벌방이 좀 끔찍하긴 하지.”
시에나가 동의했다. 하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만약 그래도 바뀌지 않는다면?”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나?”
“내가 그랬고 당신이 그랬지. 그리고 녀석은 이제 처음이야. 한 번 만으로 의지가 꺾이기에는 연옥에서 예정된 미래가 너무 암울하고.”
“하지만 인간이네. 그것도 지구의 인간이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지만 지구 출신의 용사는 다른 용사들에 비해 정신적으로 나약했다.
“언제나 예외는 있어.”
“그것도 그렇지.”
아주 사소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계획을 어그러트릴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
“거기 잡담 금지!”
교도관의 고함 소리에 대화가 잠시 끊어졌다. 하지만 교도관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돌아가자 시에나가 다시 접근했다.
“만약 징벌방에서 나온 강민식이 여전히 의지를 버리지 않는다면 어떡할 생각이야?”
“셋 중 하나겠지.”
“세 개나 돼?”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이번에는 3징벌방에 갇혀 폐인이 되거나, 이쪽으로 끌어들여 진정시키거나.”
“마지막 하나는?”
“이도 저도 안 된다면 미끼로 던져버려야지.”
쿵-
데르카인의 도끼에 힘이 들어갔다.
“죄수들을 잘 다독이게. 결국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쩌적-
나무가 거칠게 쓰러졌다.
* * *
강민식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건 데르카인과 시에나뿐만이 아니었다.
그를 직접 2 징벌방에 넣은 당사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탈옥을 하려고 한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김우진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음미했다. 커피 특유의 씁쓸함과 시원함이 일품이었다.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야밤에 어떻게든 문을 열고 도주한다거나, 출역 때 숨는다거나.”
“강민식이 택할 가장 유력한 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그놈 머릿속에 들어갔다 오지 않는 이상 알 리가 없지.”
차라리 다른 죄수들이었다면 모른다. 감옥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의 행동 패턴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강민식은 모른다. 놈은 백지다. 아무것도 모르기에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런데 굳이 그렇게까지 고민하실 필요가 있으십니까?”
교도관의 의문에 김우진이 반문했다.
“무슨 뜻이지?”
“어차피 어떤 죄수든 간에 탈옥은 불가능합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경우의 수를 예측하고 대비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실 김우진도 그가 모든 경우의 수를 뚫고 탈옥에 성공할 것이라 여겨서 대비하는 건 아니었다.
“내가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
“주제넘었다면 죄송합니다만, 그렇게 생각됩니다.”
“아니, 틀린 말은 아니야. 솔직히 시간 낭비지.”
그런데 말이야.
“여기선 썩어나는 게 시간이야. 그걸 일부러 낭비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20년은 길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긴 시간을 있어야만 한다.
김우진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었다.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 그의 무료함을 풀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게 진짜로 죄수들이 탈옥했으면 하는 것은 아니었다.
딱 그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굳이 정신교육 시간에 경고를 날린 이유였다.
똑똑-
“소장님, 베르너입니다.”
“들어와.”
그때, 소지가 카트를 밀고 들어왔다. 교도관이 나갔다.
“저녁 가지고 왔습니다. 꽤나 만족하실 겁니다.”
“기다리고 있었어. 뭐라고 했지?”
“크라켄의 다리로 만든 문어 찜입니다. 무랑 이것저것 넣고 푹 끓여 연합니다. 양념은 간장베이스고요.”
문어는 부드럽게 썰렸다. 포크로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의외로 괜찮네.”
“크라켄이 사실 문어보다 맛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생김새랑 독 때문에 무서워서 먹을지 몰라서 그렇죠. 다 편견입니다, 편견.”
“독이 들어간 시점에서 편견은 아니지.”
“아니죠. 독 있는 복어도 먹는데 크라켄이라고 왜 못 먹습니까? 몬스터라는 편견 때문이라니까요?”
음, 생각보다 논리적이다. 김우진은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크라켄과 복어 독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지만 평범한 인간에게는 똑같이 죽음을 불러오는 극독일 뿐이니.
“그래서 독은?”
“제거 안 했습니다. 먹어도 죽지 않는 분인데 무엇 하러 제거합니까?”
“뒷맛에 톡톡 쏘는 게 그거였군.”
“독도 잘 이용하면 요리의 일부입니다. 그게 마지막에 크라켄 특유의 느끼함을 싸악 없애주면서 입안을 깔끔하게 해주지 않습니까?”
“음.”
김우진이 접시를 엎었다. 갈색으로 잘 조려진 크라켄 조각이 소지의 얼굴에 달라붙었다.
“나가.”
“아니, 이 귀한 걸···!”
“한 번만 더 소장 상대로 실험하면 너도 2 징벌방이다.”
“제가 미쳤다고 그 끔찍한 곳에 들어가고 싶어서 그러겠습니까? 실험이 아니라 제가 다 먹어보고 오는 길입니다. 제가 멀쩡한데 소장님이 잘못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소장 암살 시도, 벌점 10만점.”
“한 번 만 더하면 징벌방이라면서요! 소장님! 제발 2 징벌방만은!”
“죄수들 분위기는?”
“소장님이 분노하신 걸 알고 자신들한테 불똥이 튈까 조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특별한 무언가는 없습니다. 진짜입니다!”
“좋아. 1만점. 1징벌방에 열흘 쳐 넣어.”
“감사합니다, 소장님!”
소지가 넙죽 고개를 숙였다. 2징벌방에 비하면 1징벌방은 어린애 장난이었다.
“그리고 축사장에 연락해서 이 새끼 손에 한 번만 더 독이 들어가면 모두 징벌방이라고 전해. 원예반도 마찬가지고.”
“예.”
“그것만은! 소장님! 죄송합니다! 소장님! 차라리 2징벌방에 넣으십시오!”
마지막 말만 아니었다면 그랬다.
소지가 절규하며 사라졌다. 홀로 남은 김우진이 어지럽혀진 잔재를 깔끔하게 불태웠다.
문어도, 양념도, 깨진 접시 파편도. 모두 재도 남기지 못하고 소멸했다.
소파에 몸을 기대고 입맛을 다셨다.
“···맛은 있네.”
특히 뒷맛이 신선했다.
배가 부르니 자연스레 생각의 흐름이 원활해졌다.
‘죄수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는 것에는 성공했고···.’
강민식을 2 징벌방에 넣은 것은 초반에 그의 기강을 잡기 위함이었지만, 다른 죄수들에게 주의하라는 경고를 날리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분위기가 해이해지면 언제든 탈옥을 계획하는 게 죄수들이니까.
똑똑-
“소장님.”
그때, 다른 교도관이 들어왔다. 혼자가 아니었다. 율리아 카르센. 최근 그의 골치를 아프게 하고 있는 주범이 함께였다.
“데리고 왔습니다.”
“그래.”
본래 개인면담을 가질만한 대상이 아니었다. 상담실에서 이미 대화를 나누었기에 굳이 지금 시점에서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본인이 먼저 면담을 요청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물며 그 대상이 이제 막 들어온, 눈앞에서 옆방 죄수가 2 징벌방에 갇히는 것을 본 죄수라면?
김우진은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물었다.
“왜 면담을 신청했지? 혹시 출소하고 싶어서?”
“아뇨.”
바로 끊어졌지만.
김우진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앉아.”
“네.”
“차?”
“괜찮아요.”
“그럼 나만 먹지.”
김우진이 손수 커피 한 잔을 타왔다.
“감옥 생활은 할 만하고?”
“아뇨. 나빠요. 특히 제 손으로 벌목을 하는 부분이.”
엘프로 하여금 나무를 베어 죄책감을 들게 하는 것. 그건 김우진이 노린 부분이기도 했다.
실제로 효과는 있었다. 그의 임기동안 엘프 하나가 견디지 못하고 출소했으니. 그게 출소한 처음이자 마지막 엘프였지만.
시에나나 잘 적응한 다른 엘프들을 보고 있자면 아무런 의미가 없나 싶었지만 율리아의 반응을 보면 또 아예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그러면 출소하는 게 어때?”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역시.
“엘프에게 있어 나무와 숲은 친구 아닌가?”
“친구에요.”
“그런데 괜찮다고?”
“인간들 중에서도 돼지나 소를 친구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음.”
반박할 수가 없군. 오늘따라 유난히 팩트로 많이 맞는 느낌이다.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없나? 이걸 들어주면 출소하겠다거나.”
간혹 그런 죄수들이 있었다. 대부분은 들어줄 수 없어 기각된 사항들이었지만 한 명 정도는 그렇게 출소한 죄수가 있었다.
“힘을 잃지 않고 출소하고 싶어요.”
“기각.”
“나무를 심고 싶어요. 들어준다고 출소하고 싶다는 건 아니에요.”
“나무?”
“어쩔 수 없이 베어버렸지만 마음이 아프거든요. 숲을 조금이라도 복구하고 싶어요.”
“그걸 못하게 하면 더 괴롭겠지?”
“아, 제 스스로 약점을 말한 거네요. 근데 엘프들도 몇 있던데 이미 아시지 않아요?”
맞다. 모든 엘프들은 김우진에게 그녀와 같은 제안을 했었다. 당연히 거부했고 생각보다 별 다른 일은 없었다.
“됐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왜 면담을 요청했지?”
“요청 사항이 있어서요. 부탁이라고 표현해도 되고요.”
“뭐지?”
“들어주실 건가요?”
“나가기만 하겠다면.”
“그것과는 상관없어요.”
“그럼 나도 곤란한데.”
“소지를 시켜주세요.”
“곤란하다는 말, 못 들었어?”
율리아는 딱히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
“하고 싶어요.”
“소지가 뭔지는 알고?”
“교도관들을 도우면서 감옥의 일을 하는 죄수죠.”
“감옥에 들어온지 며칠이나 됐다고 제법 잘 아네.”
“저는 배우는 게 빨라요.”
“빨리 배우고 빨리 익혀서 탈옥해보려고?”
탁탁, 김우진이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들겼다.
“소지를 한다고 탈옥이 가능한가요?”
“그 정도로 만만한 곳이 아니긴 하지. 하지만 이룰 수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잖아?”
그럴 의도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지.
“그럼 반대로 소장님께 물을게요. 죄수로 여기 들어와서 탈옥을 생각하지 않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말이 안 되지. 그래서 소지를 안 시켜주겠다는 거고.”
“꼭 소지가 되어야겠다면요?”
“소지로 임명하는 건 내 권한이야.”
“그러니까 이렇게 부탁을 하고 있죠.”
“감옥의 소장에게 탈옥을 더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부탁을 한다고?”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 무너지는 느낌인데. 김우진이 헛웃음을 지었다.
“전 탈옥한다고 한 적 없어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고 했죠.”
“그게 그거야.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니 더 이상 대화를 할 이유가 없군.”
김우진이 남은 커피를 원샷했다.
“방으로 돌아가. 면담은 끝이야.”
“거래를 해요.”
“거래? 거래라는 건 서로에게 원하는 게 있을 때나 성립되는 말이야.”
죄수인 그녀에게 김우진을 만족시킬만한 무언가가 있을 리가 없다.
“오랜 감옥 생활에 지루해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렇게 말하면 내가 죄수 같잖아?”
“늘 신선함을 찾고 계신다고, 그래서 숲도 뒤집어엎고 그런다고 들었어요.”
대답하지 않았다. 그게 대답이 되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함을 드릴게요.”
“어떻게?”
“제게 어머니 나무의 씨앗이 있어요.”
“······?”
생각지도 못한 주제에 김우진이 눈을 깜빡였다.
···방금 뭐라고 했지?
“그걸 여기에 심어드릴게요. 어때요?”
자신이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율리아의 얼굴은 변함없이 해맑았다.
“···무슨 말도 안 돼는.”
“하이엘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설마 모르시지는 않겠죠?”
“하는 걸로 아는데.”
“그러면 어머니 나무에 걸고 맹세할게요.”
“···연옥에 들어오기 전에 소지품은 다 빼앗겼을 텐데?”
“모두에게 숨겨진 한 수 씩은 있잖아요?”
그 태평함을, 김우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뭐지?
세계수의 씨앗, 그리고 세계수. 흥미가 가지 않는다면 거짓이다. 그렇기에 더 혼란스럽다. 대체 소지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아니, 소지가 문제가 아니다. 탈옥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런다고 탈옥은 불가능해.”
“그러니까 더 소장님이 남는 장사 아닌가요? 아니면 소지 하나 맡는다고 탈옥이 가능할 만큼, 이곳은 허술한 곳인가요?”
가불기와 적절한 도발. 그리고 연옥에 대한 믿음.
그리고 김우진의 마음 속 한구석에 떠오른 한 가지 가설까지.
“좋아.”
그의 마음에 불을 지피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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