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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하우스 (40/47)

애견 하우스

날씨는 점점 추워져 눈발이 날리는 날이 계속되었다. 압도하듯 쏟아지는 눈과 내려앉은 회색빛 안개가 지면을 덮어 나간다. 시가지에서 외곽으로 빠져나가면 시야 가득히 잠든 바다가 펼쳐졌다. 북유럽의 어딘가를 연상케 하는 방대하고 시린 풍경이다. 하여튼 이 섬은 경치 하나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다고 감탄하며 심제준은 차창에 바짝 붙었다.

김태영과 박현진, 박종오와 심제준까지 넷이서 이기현의 집에 놀러 가는 길이었다. 김태영과 박현진이 몇 번 놀러 가 봤다는 말을 들은 심제준이 자기는 왜 초대해 주지 않느냐고 고집을 부려 약속이 정해졌다. 드물게 이런 모임에 참여하지 않던 박종오도 기다렸다는 듯 자리를 채워 일이 좀 커진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참이다.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던 이기현은 의외로 가볍게 승낙을 했다. 학창 시절에도 놀러 가 본 적 없는 이기현의 집이라니. 심제준은 어쩐지 어렸을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기현의 집은 해안 절벽 위에 위치해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매서운 바람에 목도리가 사방으로 휘날렸다. 심제준은 벌어져 있던 옷깃을 꽉 여미고 팔을 마구 문지르며 덜덜 떨었다.

“해안가라 춥긴 엄청 춥네요.”

“와 진짜 날씨.”

“거기서 그러지 말고 좀 도와요.”

박현진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버리고 그 뒤를 박종오도 말없이 따라가, 혼자 남아 버린 김태영이 뒤에서 소리를 질렀다. 트렁크에도 다 들어가지 않아 루프에 실어 두었던 커다란 원목 애견 하우스는 성인 남성 둘이 기를 써야 겨우 끌어 내릴 수 있었다. 멀리서 열심히도 온몸을 싸맨 이기현이 휘적휘적 걸어오다 그들이 밖으로 내려놓는 것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게 대체 뭐야?”

대형견용으로 제작된 애견 하우스는 고급스럽게도 지붕과 기둥에 넝쿨과 꽃문양이 조각되어 있었다. 내부에는 이런 날씨를 대비한 단열 기능과 조명도 설치되어 있다. 뒤로 한발 물러나 살펴보는 이기현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어때? 집들이 선물이야.”

“그래서 이게 뭔데?”

“애견 하우스. 예쁘지?”

“아니 뭐 그건 아는데…… 우리 집엔 강아지를 안 키우는데?”

저기, 저기다 놓으면 딱일 거 같지 않냐? 심제준이 정원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기둥을 가리키며 말했다.

“특별히 제일 비이이싼 걸 샀다고. 고급진 게 아주 너희 집에 딱일 거 같아서.”

“고맙긴 한데 우리는 강아지를 안 키운다고.”

“태영 씨, 입구를 여기로, 이쪽으로 돌려요.”

“아니, 강아지가 없다니까?”

기막혀하는 이기현의 말을 무시하고 심제준이 들고 있던 애견 하우스를 끌어당겼다. 김태영도 어이없어하는 얼굴을 하고 있다가 ‘악! 말을 하고 움직여야지!’ 하고 소리를 질렀다. 억지로 우겨 가면서 결국 정원 한쪽에 애견 하우스를 장식한 심제준이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정원 인테리어로 딱이네. 봐 완전 잘 어울리지? 이렇게 하면 불도 들어온다고. 늦게 퇴근해도 어둡지 않으니까 얼마나 좋아. 안전하고 예쁘고 일석이조네.”

직접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여 주며 혼자만 신났다. 지켜보던 이기현이 미간을 구겼다. 당장 치워 버리라고 하고 싶긴 한데 집들이 선물이랍시고 들고 온 걸 어떻게 해야 하나 망설이더니 결국 포기하고 예의상 고맙다는 말을 건넨다. 그리고 추우니까 얼른 들어오라는 말을 던지고는 바로 집 안으로 사라졌다. 김태영도 고개를 젓더니 뒤따라 들어갔다. 혼자 남겨진 심제준만 내내 뿌듯한 표정으로 애견 하우스를 두드리고 있는 중이었다.

“안녕, 얘들아?”

어느새 발밑에 다가와 있는 여우들을 향해 은근히 속삭였다. 너희들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야. 발밑에서 그렇게 애교를 부려 대는데도 이기현은 눈길은커녕 여우들의 몸을 함부로 밟으면서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건 김태영도 마찬가지였고. 이 아이들이 보인다면 결코 저렇게 행동하진 못할 거라고 그는 혀를 찼다. 심제준은 아끼던 사진기를 버린 게 전혀 후회되지 않았다. 렌즈가 담아 내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눈이 담아 낼 수 있게 되었는데 그깟 기계 따위가 무슨 대수랴.

“여기가 너희들 새집이야. 어서 들어가 봐.”

여우들은 경계하며 심제준의 옆을 빙글빙글 돌더니 놀리듯이 애견 하우스에는 들어가지 않고 지붕만을 밟고 뛰어다니다가 원래 있었던 조그만 우편함 안으로 일제히 들어가 버렸다.

“아니…….”

기껏 생각해서 사 왔더니 저것들이! 괜히 우편함 덮개를 열었다 닫았다 하며 다시 나오게 하려 애썼다. 얘들아? 이기현이 없으면 웅크리고 나올 생각을 않는 여우들을 회유했다. 김태영이 빨리 들어오라고 외치고서야 그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집 안으로 향했다.

거실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벽난로에서 장작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 덕분인지 바깥과 달리 안은 훈기가 심했다. 금방 후끈해져서 당장 겉옷부터 벗었다. 이기현은 이렇게 따뜻한 공기 속에서도 니트 카디건에 수면 바지에 수면 양말도 껴입고 있었다.

“앉아 있어. 금방 다 준비되니까.”

“와 뭘 이렇게 많이 준비해 놨어? 우리 온다고 이런 거야?”

아일랜드 식탁 위는 온갖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다. 이기현은 장갑을 끼고 막 오븐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리를 꺼내고 있는 중이었다. 박종오는 벌써 앞치마를 두르고 이기현 옆에서 이것저것 돕고 있었다. 김태영과 박현진은 어디를 갔는지 거실 어디에서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저번에 왔을 때는 제정신이 아닌 채로 끌려왔던 거라 제대로 집 안을 구경할 겨를이 없었던 심제준도 뒤늦게 감탄하며 집 안을 둘러보았다.

높은 층고의 천장에는 작은 알전구와 일루미네이션이 은은한 빛을 던지며 매달려 있다. 그것들과 어우러져 있는 식물들이 싱그러웠다. 거실 한쪽 면은 꽤나 규모 있는 커피공방이 있어 감각적인 카페에 와 있는 인상도 받았다. 압권인 건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커다란 나무였다. 원래 있던 나무를 베어 내지 않고 기둥으로 삼아 나뭇가지를 토대로 벽면을 발라 붉은 뿌리가 문양처럼 드러나 보였다. 철근 구조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나무로 건축할 생각을 했다니 아이디어가 기가 막혔다.

“와― 집 진짜 예쁘네.”

거실 한복판에 서서 휘둘러보던 심제준이 큰 소리로 칭찬을 했다.

“나무를 살려서 집을 지을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다야.”

“나무를 살려?”

주방에 있던 이기현이 되물어 심제준은 천장을 떠받치려 솟구친 굵은 기둥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렇게. 살려 놓으니 예술 작품처럼 보이잖아. 수호목 하나를 옮겨다 놓은 거같이.”

이기현은 그의 손가락 끝을 응시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했다. 이거 말야, 이거, 저거도. 괜히 동의를 얻고자 바쁘게 손가락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때마다 이기현의 시선도 따라붙었다가 더 기묘한 빛만 남기고 떨어져 나갔다.

“뭐. 아무튼 고마워. 기하한테 전해 줄게.”

심제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정원 쪽의 전면창이 보이는 거실로 내려갔다. 저번에 왔을 때엔 이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누가 꿇으라는 명령을 한 것이 아니었는데 심제준 본인이 저절로 그리한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 그 사람, 그 존재 앞에서는. 심제준은 그날의 기억을 회상하면 지금도 온몸에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자다가도 악몽을 꿀 것 같았다.

그때 정원 쪽에 헤드라이트 불빛이 드리워졌다. 심제준보다 이기현이 눈치채는 것이 빨랐다.

“어라……, 뭐지 이상하네. 오늘 늦는다고 했는데.”

이기하의 세단 소리에 이기현은 손을 닦으며 거실로 나왔다. 반가움과 함께 살짝 난처한 표정으로 심제준을 돌아본다.

“미안. 분명히 늦을 거라고 해서 오라고 한 거였는데……. 왜 이렇게 일찍 돌아왔지.”

“…….”

“정 안 되겠으면 먼저 가겠다고 해도 돼.”

괜찮으……. 이번만은 괜찮다는 소리가 명확하게 떨어지지 못하고 입 안을 맴돌았다. 핏기가 싸악 가시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기현은 심제준을 걱정스레 쳐다보다가 기다란 인영이 집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문가로 다가갔다. 현관문이 열리고 바깥의 찬 공기가 집 안으로 쏟아졌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장신의 남자는 머플러를 풀어내며 팔을 벌렸다. 이기현은 그의 품 안에 들어가 가볍게 포옹했다. 그의 등장만으로도 집 안의 분위기가 단박에 긴장감을 띠었다. 남자의 팔이 이기현의 허리를 잠시 동안 꽉 안았다가 놔주었다. 심제준은 얼어붙은 채로 남자의 형용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이 일찍 끝나서 그냥 왔어요. 저도 간만에 형님 친구분들 뵙고 싶기도 했고. 괜찮을까요?”

능청스럽게 묻는 말에는 이미 답이 정해져 있었다. 이기현은 애초에 그가 이럴 생각이었다는 걸 깨닫고 헛웃음을 지었다. 현진이나 김태영이 놀러 왔을 때는 이런 적 없었는데.

이기하의 눈이 심제준에게 가 있는 것을 보고 그의 이른 귀가의 원인이 그였음을 알 수 있었다. 전부터 이기하는 묘하게 심제준과 가까이하는 것을 경계하는 듯했다. 심제준도 마찬가지로 이기하를 피했다. 집에 놀러 오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 대면서도 이기하의 부재를 몇 번이나 확인했을 정도다. 두 사람이 대동했을 때 대체 무슨 대화를 했길래 서로 저렇게 꺼리는 건지 이기현은 그 당시 묻지 않았던 것을 내심 후회하고 있었다.

이기하가 장갑을 벗으며 심제준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심제준 씨? 부르는 목소리는 다정하고 나긋했다. 눈물이 날 정도로 부드러운 어조였다. 그럼에도 심제준은 그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식은땀을 흘렸다. 다시 봐도 적응되지 않는 외피였다. 누가 머리채를 잡고 바닥으로 꽂고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만 고개가 떨어졌다. 남자가 뿜어내는 존재감에 압살당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등 뒤에서 노려보고 있는 무수한…… 고독들의 동공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신을…… 뵙습니다.”

넋을 빼고 멍청하게 웅얼거리다 흠칫 놀라 예를 취했다. 머리 위에서 이기하가 낮게 웃으며 형님의 친구분들은 그렇게까지 예를 차리지 않아도 된다고, 저번에도 했던 말을 반복했지만 심제준의 귀에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허락도 없이 방문해서 죄송……합니다. 저희가 방해를 한 것 같…….”

“아닙니다. 저녁 같이 하시고 오래 놀다 가세요. 금방 준비하겠습니다. 어차피 저는 위층에서 마저 일을 해야 하니까 방해가 되진 않을 겁니다.”

심제준이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거절하는 것을 이기하는 가볍게 묵살해 버리고 이기현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런데 형님. 정원에 이상한 게 있던데요.”

“아 그거, 제준이가 집들이 선물로 가져온 거야.”

“선물, 이요.”

“애견 하우스인데 인테리어로 쓰라고 골랐대.”

붉은 눈이 심제준의 머리꼭지 위에 머물렀다. 심제준은 고개 들어 확인하지 않아도 이기하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만났을 때 이기하는 언질했었다.

‘나는 눈이 좋은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주 희소한 확률로, 한 꺼풀 더 벗겨 내 남들이 볼 수 없는 것까지 개안이 되는 권속이 있다고 했다. 자신과 같다는 말이 반가워 심제준은 용기를 긁어모아 어디 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돌아오는 답은 침묵뿐이었다. 볼 수 없는 것은 보아선 안 되는 것과 등치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기하는 심제준에게 이기현의 앞에서 그가 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말을 금했다. 그저 아주 정중한 태도로, 나의 형님께서 친구인 당신이 무사하길 바라시니까, 하고 덧붙이며.

이기하에게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렸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심제준이 이기현에게 홀린 것처럼 이기현의 동생인 이 사람은 훨씬 더 예전부터 이기현에게 홀려 있었던 게 분명했다. 저 인간을 초월한 모습은 그 대가를 치른 결과임을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어찌 됐든 심제준이 치러야 할 대가는 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입을 다무는 것이다. 그래, 저렇게 일반적이지 않은 것들을 보았을 때 말이지.

창문 밖에는 어느새 튀어나온 뾰족한 귀가 줄지어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기현의 모습을 찾던 여우들은 심제준이 곁눈질하는 것에 낯을 가리며 얼른 우편함으로 쏙쏙 빨려 들어갔다. 아무래도 저 아이들은 애써서 실어 온 애견 하우스는 쓸 생각이 없어 보였다. 멍하니 응시하던 심제준의 눈에 창문에 비친 또 다른 이가 보였다.

“…….”

자신이 하는 꼴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을 붉은 눈을 발견하고 심제준은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이기하는 입가를 휘며 눈을 가늘게 좁혔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하겠네요.”

그가 지칭하고 있는 대상은 심제준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었다. 심제준 옆으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이기현이 다가왔다. 자신의 동생이 심제준을 맘에 들어 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기에 괜히 마음에도 없는 말을 붙였다.

“인테리어로 나쁘지 않은 거 같아. 언젠가 강아지를 키울 수도 있겠지 뭐.”

“원하시면 당장이라도 데려오죠.”

그럼 저 녀석들이 조금 덜 시끄러워지려나, 이기하는 생각하며 형의 손등에 약간 비껴 키스를 했다. 이기현은 역시 무리라고, 가꿔 둔 정원을 강아지가 온통 파헤치고 다닐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때마침 집 구경을 끝낸 김태영과 박현진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아, 언제 오셨습니까. 가주님.”

“가주님! 어서 오세요.”

말투는 가벼웠지만 예를 차리는 태도는 군더더기 없었다. 그들은 매일 만난 사람처럼 여상하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여기의 그 누구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볼 수 있다면 저 사람의 앞에서 저렇게 평이한 얼굴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심제준은 자신의 발 앞으로 밀려 내려온 검은 그림자에 식은땀을 흘리며 그리 생각했다. 이기하의 등에서 늘어진 검은 그림자는 고치처럼 이기현을 휘감고 있었다. 그가 요트 위에서 보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검은 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기하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랐던지.

저걸 저렇게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데 너는 정말로 괜찮아? 괜찮은 거야? 심제준은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림자에 잠겨 가는 이기현을 바라보았다. 마침 이기현도 이기하를 보던 시선을 심제준에게로 돌렸다.

“야, 너…… 괜찮은 거 맞아?”

“어어…….”

“지금이라도 간다고 내가 얘기해 줄까?”

“괜찮아. 저녁을 먹는 거뿐인데 뭘.”

씩 웃어 보였지만 이기현의 표정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폭 내쉰다. 학창 시절에 녀석에게서 흔히 보곤 했던 난처할 때의 습관이라 심제준은 그리움이 밀려들었다.

“무리할 거 없어.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되니까.”

심제준이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그가 심제준에게 건넨다. 괜찮아, 괜찮고말고. 너도 버티고 있는데 내가 뭐라고. 심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어느새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이기하의 날카로운 시선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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