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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만 보이는 S급들-106화 (106/196)

그래서 한 편입니다. 치맥 만세10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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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는 어디 간 거야?“

나는 손에 들고 있는 통 돼지 바비큐를 손으로 뜯으며 주변을 살폈다.

첸의 시골집에 온 이후부터 도통 눈에 보이질 않았다.

레이를 찾고 있을 때, 바비큐 냄새를 맡은 동물들이 하나 둘 씩 다가왔다.

“먹어.”

내 한 마디에 동물들의 시선이 고목의 윗부분을 향했다.

“신경 쓰지 말고 먹어도 돼.”

나는 힐끔 고목을 쳐다봤다.

멧돼지와 너구리 영감이 밧줄에 매달려서 대롱대롱 거리고 있었다.

꾸에엑!

“풀어 주십시오!!”

두 녀석을 보며 나는 맛깔스럽게 바비큐를 뜯었다.

바비큐는 포인트 상점에서 500p 주고 구입했다.

마침 배가 고프기도 했고,

저 녀석들을 골려줄 생각으로다가.

때 아닌 잔치가 열렸다.

잔치에 소외 된 멧돼지와 너구리 영감의 침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동물들이 바비큐를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 손에 바비큐 다리를 하나씩 들고.

“이제 순순히 말 할 의사가 생겼어?”

말을 하며 바비큐 다리를 멧돼지와 너구리 영감 코에 스윽 갖다 됐다.

꾸에엑!!(너구리 영감!!)

“옆 집 다람쥐와 앞 집 다람쥐가 불륜이라는 사실 빼고는 전부 다 말하겠습니다!!”

너구리 영감의 말에 뒤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있던 다람쥐 두 마리가 화들짝 놀라며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런 거는 됐고.”

나는 소각으로 두 녀석을 묶고 있던 밧줄을 불태웠다.

쿠웅.

탁.

멧돼지와 너구리 영감이 바닥에 떨어졌다.

두 녀석 앞에 들고 있던 바비큐 다리를 한 쪽씩 던졌다.

“내가 궁금한 건 하나야.”

바비큐 다리를 곧장 입에 넣는 멧돼지와 너구리 영감.

“은빛 늑대에 대해 알아? 너구리 영감?”

반나절동안 매달아놨더니, 아주 걸신들린 너구리 영감.

멧돼지와 같은 속도로 바비큐 다리를 허겁지겁 먹으며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진짜?”

내가 되묻자 바비큐 다리를 잠시 입에서 뗀 너구리 영감.

“그럼요, 그럼요!”

“오케이.”

나는 잠자코 너구리 영감이 바비큐 다리를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자신 몸통만한 바비큐 다리를 야무지게 먹는 너구리 영감.

게 눈 감추듯 다 먹은 후 트림을 했다.

“꺼억.”

멧돼지는 진즉 다 먹고 바비큐의 남은 잔해를 탐하는 중이었다.

나는 너구리 영감 앞에 앉았다.

“자.”

“예?”

손을 쪽쪽 빨다가 나를 쳐다보는 너구리 영감.

“말해 봐.”

“예?”

“다 먹었잖아.”

“예.”

“그러니까 말해보라고. 은빛 늑대에 대해.”

“예?”

‘이 놈이 풀어줬더니 모르쇠를 하겠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너구리 영감을 고목에 매달려고 했다.

급하게 손사래를 치는 너구리 영감.

“아니, 안다고 했지 말한다고는 한 적이 없는데요?”

“....”

딱히 반박할 말이 없어서,

그냥 고목에 다시 매달았다.

“이보시오!!”

거꾸로 매달려서 소리를 지르는 너구리 영감.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이오!!”

톤이 갑자기 사극톤으로 바뀌었다.

“먹은 게 다 올라오려고 하지 않소!! 네 이노오옴!!”

손을 들어 너구리 영감의 이마에 가볍게 딱밤을 때렸다.

“아얏..풀어주시면 안 될까요?”

“말 해줄 거야?”

“네 이노옴!!”

다시 딱밤을 때렸다.

“아얏..저기 선생님?”

“나 이제 산에서 내려 갈 생각인데. 계속 그러고 있을래?”

“그것이.. 저도 말씀을 해드리고 싶은데..”

자신의 이마를 매만지며 난처한 얼굴을 하는 너구리 영감.

“괜히 말했다가 저한테 불똥이 튈까 싶어서..”

“불똥?”

“예. 은빛 늑대 녀석들 성격 개 더럽거든요. 선생님이 괜히 건드렸다가 저한테 불똥이라도 튀면..”

나는 한설휘의 능력을 사용해 구슬 크기의 화염 구체를 만들었다.

“은빛 늑대 불똥이 아플까, 내 불똥이 아플까?”

“끄응..”

곧장 ‘아이고~ 선생님~’하며 말을 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난처한 얼굴을 하고 있는 너구리 영감.

나는 화염 구체를 캔슬하며 물었다.

“은빛 늑대 성격이 그렇게 더러워?”

“제가 만난 동물 중 가장 지랄 맞습니다. 하하!”

“그래?”

“예. 그래도 걔네들 영역만 침범 안하면 괜찮습니다. 걔네들은 자기네들 영역에만 관심 있거든요.”

“침범 하면 어떻게 되는데?”

“침범하면요? 아이고~ 말도 마시라요, 동무.”

“말투 또 바뀌었네?”

“첸 영감이랑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런 것 같은데, 이 간나 새..”

딱밤을 때렸다.

“아얏..”

“침범하면 어떻게 돼?”

“죽었다고 보면 되죠. 근데 녀석들이 무자비하지는 않아서 경고는 해줍니다. 썩 물럿거라앗! 이런 식으로요.”

“근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짬에서 나온 바이브라고나 할까요?”

“....”

나는 너구리 영감을 묶고 있는 밧줄을 풀었다.

“흣차. 흣차!”

스트레칭을 하는 너구리 영감.

“그럼 저는 이만.”

태연하게 스트레칭을 하며 고목으로 살금살금 가려고 했다.

나는 엄지와 검지로 너구리 영감의 뒷덜미를 잡았다.

“중요한 걸 말 안 해줬잖아.”

“..예?”

“위치. 은빛 늑대 서식지가 어디야?”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옆에 있는 밧줄에 손을 올리자 상모돌리기를 하는 것처럼 머리와 눈을 돌리며 한 곳을 가리키는 너구리 영감.

“저한테 불똥이라도 튈까봐..”

친절히 손까지 들어 한 곳을 가리켰다.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그럼 이만.”

내 손에 붙들려 공중에서 스탑 워킹을 하던 너구리 영감.

내가 놓아주자마자 네 발로 쏜살같이 고목으로 달려갔다.

“저는 아무것도 말 해 준적이 없는 겁니다!!”

고목에 나 있는 홈에 들어가 고개를 빼꼼 내민 너구리 영감이 소리쳤다.

피식.

하는 행동이 꼭 휘뚜루 마뚜루 거리는 녀석과 닮은 것 같은데.

나는 미소를 지으며 너구리 영감이 온 몸으로 가리켰던 곳을 쳐다봤다.

너구리 영감이 가리킨 곳.

바로 이 산의 정상이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코앞에 두고 헤맨 꼴이었다.

은빛 늑대 서식지를 발견하게 되면 유레카를 외칠 줄 알았는데, 마음이 의외로 담담했다.

생각보다 너무 쉽게 찾아서인지,

아니면 너구리 영감이 한 말 때문인지.

‘지랄 맞아 봤자 얼마나 지랄 맞겠어.’

하물며 내가 달빛 계승자인데.

지랄보다는 오히려 양 손을 들고 반겨주지 않을까?

“레이!!”

집 나간 레이를 부르며 하산하기 시작했다.

벌써 시간이 밤을 향해가고 있었다.

오늘은 쉬고 내일 은빛 늑대 서식지에 가 볼 생각이었다.

“어디 간 거야?”

첸의 시골집에 도착할 때까지 레이의 털 한 올도 보이지 않았다.

레이가 피닉스도 아니고 어련히 오겠다 싶었지만,

약간 걱정 되는 마음이 있었다.

처음 이곳에서 레이를 만났을 때,

레이는 중상을 당한 채 하이에나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 당시에 레이를 부산으로 데려와 몇 번 물어본 적이 있었다.

왜 다쳤냐고.

그럴 때 마다 레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별 일 없겠지.’

사람에게 각자 사정이 있듯이 짐승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레이는 똑똑한 짐승이었고, 그 때처럼 다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내 바람이었다.

계속 안 보이는 탓에, 조금씩 생기는 걱정을 덮기 위한 바람.

나는 첸의 시골집 안방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우렁 각시가 다녀온 마루와 마당과는 다르게 안방은 제법 먼지가 쌓여있었다.

나는 대충 이불을 깔고 누웠다.

“....”

몸은 분명 피곤한데 눈은 말똥말똥했다.

시간은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짹각짹각.

시간 가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뻐꾹. 뻐꾹.

뻐꾸기시계에서 뻐꾸기가 나와서 울었다.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총 12번의 뻐꾸기 소리.

“12시인데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

2시간을 기다려도 도통 올 생각을 안 했다.

나는 옆에 나둔 만월검을 집어 들며 안방을 나섰다.

동물들도 다 잠에 빠질 시간이었다.

나는 텅 비어 있는 마당에서 만월검을 꺼내들었다.

“후우우.”

호흡을 고르며 천천히 만월검을 휘둘렀다.

원래는 오늘 훈련 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레이가 걱정 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한 번 이곳에서 다친 걸 봐서 그런지,

계속 우려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떠돌았다.

만월검이 내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달빛 초식 없이, 검사로서 활동을 해도 될 정도로 검이 몸에 익었다.

1초식에서 10초식까지.

간단한 기본 동작을 취하며 머릿속으로 레볼루션 간부와 싸우고 있을 때, 어디선가 낑낑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레이?”

분명 레이의 목소리였다.

나는 동작을 멈추고 한걸음에 레이의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뛰었다.

낑..낑..

첸의 시골집 바로 앞이었다.

수풀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

레이가 절뚝이는 발걸음으로 힘겹게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도대체..”

내 앞까지 걸어온 레이.

그대로 풀썩하고 쓰러졌다.

상태가 좋지 않았다.

레이를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레이를 품에 안으며 레이가 걸어온 길을 쳐다봤다.

그곳에서 살기가 만연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흉흉한 눈동자 여러 개가 빛났다.

처음에는 하이에나 무리라고 생각했다.

헌데 유심히 보자 어둠속에서 털이 하얗게 달빛에 반짝였다.

“은빛..늑대?”

내 중얼거림을 들은 것인지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순간 살기가 사라졌다.

하지만 말 그대로 순간이었다.

진득한 살기를 뿌리며 사라지는 은빛 늑대들.

낑..

녀석들을 쫓으려고 했다.

하지만 레이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레이를 데리고 첸의 시골집으로 뛰어갔다.

+ + +

첸의 시골집은 웬만한 약국 못지않게 약품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약품이나 약재도 널려 있었다.

나는 그중에 지혈제와 진통제를 챙겨서 레이를 치료한 후에 그 위에 회복 약을 덧발랐다.

마지막으로 붕대를 상처 부위에 조심스럽게 감았다.

중상이었지만,

워낙 첸이 가지고 있던 약품 성능이 뛰어나서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파르던 레이의 숨소리가 안정을 찾아갔다.

진통제에 수면제 성분이 섞여 있어서 그런지 잠에 빠져드는 레이.

“레이.”

나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레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상처 난 자국이나 상처 부위가 저번과 거의 비슷했다.

그렇다는 말은 저번에도 은빛 늑대가 상처 입혔다는 소리인데.

“....”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더럽게 속상하고, 더럽게 열받네.”

내 새끼가 다친 것만큼 마음 아픈 일이 또 있을까.

그저 호의적이던 은빛 늑대를 향한 마음에 약간 적대감이 떠올랐다.

“달빛 수호자고 뭐고 확 다 조져버려?”

끼잉..

너무 흥분한 나머지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나는 레이의 옆에 옆으로 누으며 레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레이가 깨어나면 아무래도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레이가 은빛 늑대를 쉬쉬하는 이유.

이제는 레이가 싫다고 해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다.

+ + +

아침이 밝았다.

‘잠들었나보네.’

나는 눈을 떠, 옆에 곤히 잠들어 있는 레이를 쳐다봤다.

어제보다 표정이 한결 편안해져 있었다.

몸을 일으켜, 레이의 상처를 살폈다.

‘역시 첸.’

괜히 넘버 원 치유 능력자가 아니었다.

그가 가지고 있던 약품의 효력은 직빵이었다.

“일어났어?”

붕대를 갈고 있을 때 레이가 눈을 떴다.

눈을 여러 번 깜빡이던 레이.

내 손을 핥으며 나를 쳐다봤다.

크르릉.(미안.)

“뭐가?”

크릉.(그냥.)

고개를 돌리는 레이.

고개를 돌리는 행동이 꼭 내가 어제 일을 물어볼 것 같아서, 회피하는 걸로 보였다.

“레이.”

대답이 없었다.

“은빛 늑대랑 무슨 사이야?”

내 말에 레이의 작은 몸이 진동하듯이 움찔거렸다.

“그 녀석들이 왜 너를 공격한 건데?”

크르르.(먼저 공격한 건 나야.)

“응?”

몸을 일으키는 레이.

나를 슬쩍 쳐다보니 방을 나가려고 했다.

나는 얼른 레이의 몸을 낚아챘다.

크르르!(이거 놔!)

“말하기 전에는 못가지롱~”

크릉! 크르릉!(놔! 놓으라고!)

레이가 내 품에서 발버둥 쳤다.

나는 레이의 상처 중 아직 살짝 덜 회복 된 상처를 꾹 눌렀다.

끼깅..낑.

잠잠해진 레이.

“말 안 해주면 이번 일 끝날 때까지 포인트 상점에 가둬 놓을 거야. 전문 용어로 감금이라고도 하지.”

크르릉..

우리는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우리만의 기싸움이었다.

그러던 중 레이가 입을 열었다.

그 얘기는 한 편의 소설처럼 내게 다가왔다.

[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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