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힘내십시오 여러분들~~44회
첫 아이템
홀쭉이. 돼지. 주근깨.
모니터로 볼 때 나는 녀석들을 그렇게 불렀다.
실제로 녀석들 스스로도 서로를 그렇게 불렀다.
세 사람은 굉장히 뭐라고 해야 할까.
햄버거로 치면 한 사람은 빵.
한 사람은 패티.
한 사람은 소스.
같다고나 할까?
근데 햄버거가 막 유명한 체인점이나 수제 버거 집의 햄버거가 아니라 분식집에서 파는 햄버거랄까?
맛은 분명히 있는데 굉장히 불량스럽고 저렴한 느낌이랄까?
좋게 말해서 분식집 햄버거지 그냥 바보 3인방이라고 부르는 게 편했다.
지능이 일반 사람에 비해 살짝 낮고, 사용하는 능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 사람 다 공통적으로 능력을 하나 밖에 사용을 하지 못했다.
세 사람을 합쳐야지 비로써 각자의 능력 1개들이 어우러져 햄버거 완성이었다.
왜 비유를 햄버거로 들었냐면 녀석들 능력을 한 데 뭉쳐 놓으면 그럭저럭 쓸 만 했다.
시너지가 난다고나 할까.
아무튼.
결론은 바보들이다.
“어때!! 내 능력 쩔지!!”
주근깨가 말했다.
“내가 새 똥을 다 막아줬잖아!!”
돼지가 말했다.
“무슨 소리! 내가 새들의 시야를 어지럽힌 덕분이지!”
홀쭉이가 말했다.
“이야!! 대단한데!!”
내가 말했다.
“그렇지!! 내가 대단하지!!”
주근깨가 말했다.
“아니 나보고 한 소리잖아!!”
돼지가 말했다.
“무슨 소리!! 나한테..”
드디어 홀쭉이가 이상한 점을 눈치 챘다.
나는 레인보우 새 등에서 뛰쳐나와 플라이를 시전 했다.
레인보우 새가 주근깨의 마법에 산화한 새들을 보고 광분을 하려고 했지만 내가 말렸다.
“나한테 맡겨둬.”
꾸루루!!
내 말에 불만이 많아 보였지만 바보 3인방을 공격하려 들진 않았다.
나는 나를 보고 있는 바보 3인방에게 손을 들었다.
“안녕! 친구들!”
내 인사에 서로를 보는 3인방.
“내 친구는 아닌데? 네 친구야?”
“아닌데?”
“낯이 익은 것 같기도 한데? 어디서 봤더라..”
나는 곧장 바보 3인방 앞으로 날아갔다.
그럼에도 아무런 경계심이 없었다.
“여기는 어쩐 일이야. 밥은 먹고 왔어?”
“아니!! 이 자식들이 안 먹겠다고 나도 먹지 말라잖아!!”
내 말에 돼지가 콧김을 뿜어냈다.
“저런 저런. 잠시만 기다려봐.”
나는 포인트 상점을 열어 영양바 몇 개를 집어왔다.
“어엇?! 어디 갔다 왔어?”
“그러게. 사라졌다가 나타났는데.”
녀석들의 반응에 웃으며 돼지에게 영양바를 내밀었다.
“먹어.”
“오오!!”
돼지가 고기를 마주한 금석처럼 영양바를 받아 들었다.
“우리 잠시 저기 가서 얘기 좀 할래?”
나는 레이와 잠시 머물렀던 절벽에 난 홈을 가리켰다.
내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주근깨와 홀쭉이.
돼지는 영양바를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근데.. 너 누군데?”
“나쁜 놈은 아닌 것 같은데? 돼지한테 먹을 거 줬잖아.”
“그렇긴 한데..”
나는 싱긋 웃으며 바보 3인방의 손목을 잡고 옆으로 이동을 했다.
“앉아, 앉아.”
나는 말을 하며 바닥에 털썩 주저 않았다.
내 행동에 여전히 고개를 갸웃하며 자리에 앉는 홀쭉이와 주근깨.
“야이 돼지 새끼야!! 안 뺏어 먹으니까 빨랑 못 와?!”
주근깨의 말에 그제 서야 돼지가 공중에서 우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참고로 주근깨가 여자였고, 나머지 둘은 남자였다.
돼지가 영양바를 우걱우걱 거리며 홀쭉이 옆에 앉았다.
“내 소개를 간단하게 하자면 나는 굉장히 능력 있고 돈이 많은 사람이야.”
“능력 있고..”
“돈이 많아?”
홀쭉이와 주근깨가 눈을 깜빡였다.
“응. 창조 그룹 알지?”
“알지 알지!!”
“당연하지!”
“우걱우걱. 나도 알고 있다.”
나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 툭 던지듯이 말했다.
“내꺼야.”
그러자 바보 3인방이 단체로 입을 헤 하고 벌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아버지 거긴 한데. 어쨌든 내 거나 다름없지.”
“우..와..”
“대단하다..”
“먹을 거 원 없이 먹을 수 있겠다..”
아무런 의심도 아무런 의혹도 제시하지 않았다.
“너희 ‘다크니스’ 소속 이지?”
“어엇?!”
“어떻게 알았어!!”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너희 유명하잖아. 너희 모르는 사람들도 있어?”
내 말에 바보 3인방이 서로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우쭐거리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가 유명하대.”
“너 말고 나.”
“나 말하는 거 같은데. 흐흐..”
이 녀석들.
‘너희’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는 것인가.
“너 여기 뭐 묻었어.”
“앗.. 고마워.”
“너는 여기에 뭐 묻었네.‘
“어라?”
“너는 입에 뭐 묻었다.”
“고마워.”
폭풍같이 훈수를 두고 순식간에 훈수 포인트 30포인트를 쌓았다.
“잠시만.”
나는 다시 포인트 상점을 열어서 30 포인트로 간단한 다과와 음료를 사들고 나왔다.
“와..너 자꾸 어디 갔다 와?”
“사라졌다 오면 손에 먹을 게 있어!!”
“개 신기한데?”
나는 웃으면서 손에 들고 잇는 다과와 음료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먹어.”
내 말에 3인방이 다과를 하나씩 집어 들었다.
아니, 돼지만 한 번에 세 개를 집었다.
워낙 경계심이 없긴 했지만 이러한 내 행동으로 인해 녀석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점점 호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다크니스에서 활동하기 힘들지 않아?”
나는 다과를 하나 집으며 물었다.
다크니스는 음지에서 활동하는 길드 중 하나였다.
주로 불법적인 일을 주로 하는 단체였다.
꽤 음지에서는 이름을 날리는 길드기도 했다.
“별로.”
“응. 가끔 마스터가 열 받게는 하는데 괜찮아. 월급도 꼬박꼬박 잘 주고.”
“밥도 잘 주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을 나는 건 누구 능력이야?”
내 말에 주근깨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마스터가 마법서를 많이 가지고 있거든. 그래서 우리한테 ‘플라이’ 능력 마법서 몇 장 줬어.”
“그래?”
“응. 다 쓰기 전에 새끼 레인보우 새 납치해야 하는데 벌써 1장 밖에 안 남았어.”
“그렇구나.”
“응. 근데 오늘 납치할 수 있을 것 같아. 왜냐하면 어제 거의 성공 할 뻔 했거든. 헤헤.”
레인보우 새가 보여준 영상에는 침입자들의 얼굴이 흐릿하게 나와서 긴가민가했는데,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주니.
“월급 얼만데?”
다과를 입에 하나 넣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물었다.
내 말에 홀쭉이가 갑자기 가슴을 당당하게 폈다.
“100만원!! 마스터가 우리 길드에서 굉장히 많이 받는 편이라고 그랬어!”
“나는 105만원인데?”
“어..나는 110만원..”
갑자기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홀쭉이가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애들아 미안.”
홀쭉이의 갑작스러운 사과.
“나 사실..115만원 받아. 마스터가 비밀이라고 했거든.. 너희들한테.”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는 돼지.
“아니야.. 괜찮아 홀쭉아. 나는 사실 120만원 받아..”
주근깨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애들아.. 나는 125만원.. 속여서 미안.. 내가 한 달에 한 번씩 고기 사줄게.”
바보 3인방이 갑자기 서로 부둥켜안고 자위질을 하기 시작했다.
‘저런 바보들.’
염전 노예도 아니고.
헌터라는 직업은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직업 1위였다.
아무리 능력이 하찮아도 최소 200만원은 벌었다.
바보 3인방의 능력치를 돈으로 환산 했을 때,
이 녀석들은 적어도 한 사람당 최소 300만원은 넘게 받아야 했다.
다크니스의 마스터는 이 녀석들이 바보인 걸 눈치 채고 교묘하게 애들한테 말장난을 한 모양인데.
대우를 잘 해준다느니, 누구 보다 능력이 좋으니까 몰래 얼마 더 준다느니 하는 감언이설 같은 말.
바보 3인방이라면 충분히 헤벌레 했을 것 같긴 했다.
“나 너희들한테 할 말 있어. 앉아봐.”
속여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끌어안고 있던 바보 3인방이 다시 착석했다.
“300만원씩 줄게.”
“응?”
“300만원?”
“무슨 소리야?”
“1인당 300만원씩 줄 테니까 나랑 일하지 않을래?”
내 영입 제안에 바보 3인방이 피식 웃었다.
“너 누굴 바보로 알아?”
“그러니까 말이야.”
“1명 당 300만원이면 900만원이야. 너 사기꾼이지?”
‘이런 염전 노예들을 봤나.’
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아까 내가 말했잖아. 창조 그룹이 내 꺼 라고.”
“에이~ 그래도 이건 아니지.”
“맞아.”
“300만원? 푸하하!! 진짜 받으면 기분이 째지긴 하겠다.”
이 녀석들.
내가 손수 염전 노예에서 해방시켜주겠다는데.
“진심인데?”
“에이~ 괜찮아. 우리는 지금 월급으로도 만족해.”
“맞아 맞아.”
“애들아 잠시만. 300만원이면.. 우리 1년만 일하면 비가 새는 반 지하 방에서 탈출 할 수 있어.”
주근깨의 말에 돼지와 홀쭉이의 얼굴이 갑자기 진지해졌다.
그러다가 바로 풀렸다.
“주근깨. 너 저 말을 믿어?”
“그러니까. 주근깨는 가만 보면 바보 같다니까.”
“그치? 헤헤.”
“그리고 우리 계약 기간이 20년이라 어디 가지도 못해.”
“맞아. 계약 해지하려면 위약금으로 5억씩 물어야 된다고 그랬어.”
계약 기간 20년.
나중에 현대판 노예라는 제목으로 영화 한 편 나오기 딱 좋겠네.
“내가 다 알아서 해결해 줄게. 어떻게 할래? 월급 300만원이 적으면 400만원도 줄 수 있어.”
내가 계속해서 같은 자세를 유지하자 바보 3인방이 귀찮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저었다.
“마음대로 해. 어차피 실현 가능성도 제로인데.”
“마음대로 하셩~”
“우리 일하러 가야하니까 슬슬 일어날까?”
녀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실장. 부탁하나만 들어줘. 아니 별은 따다 줄 필요는 없고. 다크니스 길드 알지? 응, 맞아. 거기 좀 문 닫게 해줄 수 있을까? 워낙 뒤가 구려서 조금만 조사하면 바로 문 닫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바로 가능하다고? 응응. 알겠어. 땡큐~”
전화를 끊었다.
바보 3인방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보란 듯이 다른 곳으로 전화를 걸었다.
“예, 채린씨. 무슨 일 있냐고요? 아, 그게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요. 말만 하라고요? 어, 무슨 일이냐면 다크니스 길드에서 세 사람 좀 영입을 부탁드려도 될까 해서요. 네? 다크니스 길드를 산하 길드로 들이겠다고요? 아니요, 그 정도는.. 그리고 오늘부로 다크니스 길드는 없어질 예정이거든요. 예예. 간단한 프로필 적어서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예옙.”
전화를 끊었다.
어느새 바보 3인방이 내 옆으로 다가와서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나는 보란 듯이 마지막 한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 박쥐~~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냐고? 그게 17살 학생에게 할 소리야? 별 일 없고? 내가 부탁한 일은? 음.. 그래? 역시 쫌 혼자 하기는 빡세지? 그래그래. 알아. 그래서 내가 너 밑으로 신입 세 명 붙여주려고. 그래. 알았어~”
전화를 끊었다.
침을 꿀떡꿀떡 삼키며 나를 보고 있는 바보 3인방.
나는 씨익 웃었다.
“마음대로 했는데. 마음에 들어?”
“..거짓말”
“..구라”
“..뻥”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잠시 후 울리는 3인방의 휴대폰.
“사신 길드..요?”
“길드가 없어졌다..고요?”
“아닛..”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화를 끊은 3인방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뭐해? 가서 짐 싸서 부산 갈 채비 안하고?”
박쥐에게 부탁한 업무가 있었다.
혼자서 하기에는 힘들 것 같아서 마음에 걸렸었는데.
‘잘됐네.’
+ + +
“이제 괜찮을 거야. 당분간은.”
꾸루룩.
내 말에 레인보우 새가 고개를 숙여 내 몸을 비볐다.
감사 인사인 것 같았다.
다크니스 길드가 해체 됐으니 내 말처럼 당분간은 이곳에 간섭하는 단체나 헌터가 없지 않을까.
당분간은.
다크니스와 속성이 비슷한 길드는 널렸고, 언제 그런 길드들이 이 곳을 침략할지 몰랐다.
그래서 완전한 평화는 아니었다.
내 말처럼 당분간은. 이었다.
“이제 내 부탁 들어줘.”
꾸루룩.
고개를 끄덕이는 레인보우 새.
“역경의 돌.”
꾸루룩?
“줘.”
꾸루룩?
“모른 체 하지마.”
꾸루룩?
“이제 살만해지니까 어? 나 몰라라 하겠다?”
레인보우 새가 한 숨을 푹 쉬더니 아기 새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조심스레 아기 새를 들추고 그곳에서 레인보우 새 만큼이나 오색찬란한 돌 하나를 꺼냈다.
‘저기 있으니까 못 찾았지.’
오색찬란한 돌.
이른바 ‘역경의 돌’.
레인보우 새에게서 받아들자 메시지가 울렸다.
[역경의 돌을 습득하셨습니다.]
[착용 시 교환 및 해제가 불가능합니다.]
[착용 하시겠습니까?]
“응.”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른손에 각 손가락 마다 색이 다른 반지가 생겨났다.
총 5개의 반지.
각각 불, 물, 대지, 바람, 어둠 속성에 대한 저항력 및 내성이 있는 아이템이었다.
‘저항력이 무려 30%.’
쉽게 말해 화염 능력자인 한설휘가 내게 공격을 한다 치면 100%의 데미지가 아닌 70%의 데미지만 입는다는 소리였다.
다른 속성도 마찬가지고.
아이템 등급으로 따지면 S급. 혹은 S급 플러스는 될 만한 아이템이었다.
“첫 아이템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