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필드 - 098 >
‘진짜 아쉬운 선수란 말이지...’
클루이베르트에게 한 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가브리의 골로 여전히 세 골 차 리드를 유지하던 아약스는 다시 한 골을 추가했다.
주인공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적할 것이 유력했지만, 극적으로 잔류한 케네스 페레즈였다.
‘벌써 10호 골이라니. 선발 출전 경기가 다섯 경기도 안 되는데...’
계속 백업으로 출전했기 때문에 팀 내 최다 득점 기록은 17골의 훈텔라르에게 넘겨주어야 했고, 미드필더인 스네이더에게까지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업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 다음으로 많은 골을 넣고 있었다.
굉장한 득점 감각이었다.
‘저런 선수가 슈퍼 서브라는 건가?’
‘동안의 암살자’, 솔샤르가 생각날 정도의 활약이었다.
74년생으로 나이가 좀 있는 편이지만, 여전히 몇 년 정도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전으로 뛰는 게 본인에게도 좋겠지만... 뭐, 알아서 하겠지.’
무슨 생각으로 팀에 남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도 30대 중반이 넘은 베테랑 선수였기에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었다.
‘뭐, 나야 좋지. 우승하려면 좋은 선수 한 명이라도 더 있는 게 더 좋으니까.’
우승과 인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 시즌에도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충분히 우승이 가시권 안에 들어온 상황이었고, 그런 우승 경쟁에 페레즈 정도의 백업 요원은 굉장히 큰 힘이었다.
***
PSV와의 경기가 끝나고 성배는 벨기에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포르투갈과의 유로 예선 6차전 경기를 준비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유로 예선에서 3승 2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기에 최소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이런 벨기에에게 A조 최강팀, 포르투갈과의 2연전은 굉장히 중요했다.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경기에 수비진이 줄줄이 나가리라니...’
하지만 벨기에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벨기에 수비의 핵심인 반 바이텐은 합류했지만, 또 다른 핵심 선수인 콤파니가 부상으로 빠지게 된 것이었다.
또한, 새롭게 주전 선수로 치고 올라오던 베르마엘렌마저 가벼운 컨디션 이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주전 수비수 중 두 명이 빠지고 말았다.
‘다니엘이 남아서 다행이기는 한데...’
반 바이텐과 성배를 제외하면 주전 수비수들이 모두 빠져 호프킨스나 클레멘트 등 이전의 주전 선수들이나 드 망 같은 신인 선수들을 기용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망이 빠지기는 했지만, 호날두와 콰레스마, 누노 고메즈에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주 나니 등이 포함된 포르투갈의 공격진을 막아내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어느 쪽을 맡아도 쉽지는 않겠어.’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할 호날두나 오른쪽 측면에 출전할 콰레스마.
두 선수 모두 쉽게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콰레스마가 더 쉽긴 하지만... 과연 칼이 호날두를 막을 수 있을까.’
레프트백으로 출전할 경우, 콰레스마와 매치업이 될 것이었다.
전반기에 막아냈다고는 하지만,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한 호날두는 성배도 막기 힘든 선수였다.
그렇다고 자신이 왼쪽으로 출전하면 라이트백으로 출전할 호프킨스는 스토크 시티에서도 백업으로 뛰면서 이미 호날두에게 탈탈 털린 경험이 있었다.
‘이래저래... 힘든 경기가 되겠어.’
포르투갈과의 경기.
굉장히 중요한 경기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콰레스마에게 다시 한 번 이어지는 볼! 오늘 콰레스마가 좋습니다!”
성배는 레프트백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성배가 레프트백, 호프킨스가 라이트백으로 출전했고, 반 바이텐과 드 망에 클레멘트까지 센터백으로 출전하며 벨기에는 5백을 가동했다.
핵심 수비수들의 이탈을 숫자로 커버하려 한 것이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무실점으로 버텨내면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젠장. 운도 없지. 오늘은 되는 날인가 보네.’
하지만 성배는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상대하고 있는 포르투갈이 벨기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만난 가장 강한 팀이기도 했고, 벨기에 수비진과의 호흡이 아약스 수비진과의 호흡에 비해 부족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이것들이 아니었다.
상대하고 있는 콰레스마.
그가 가장 큰 문제였다.
‘기복이 심한 편이라더니... 하필이면 오늘 그분이 오셨군.’
호날두와 함께 포르투갈의 미래라 불렸던 콰레스마.
지금은 둘 사이의 격차가 조금 벌어졌지만, 콰레스마도 FC 포르투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빅클럽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선수였다.
특히 그 날만 찾아오면 호날두보다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콰레스마의 돌파! 화려한 개인기로 주를 제치고 들어갑니다!!”
로번, 가르시아, 호아킨, 호날두, 박인진, 파르판, 콘세이상...
자신이 수비했던 수많은 정상급 윙어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막기 힘들었다.
물론 오늘의 콰레스마는 특별한 선수였다.
콰레스마가 아닌 다른 어떤 선수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성배가 막아야 하는 선수임은 분명했다.
‘젠장. 발이 뭐 보여야 수비를 하지!’
성배와의 궁합이 좋지 않은 스타일이었다.
호날두를 완전히 틀어막았던 것처럼 비슷한 개인 돌파, 개인 전술 위주의 콰레스마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차이가 성배를 고전하게 했다.
‘저기서 뒷발로 드리블을!’
같은 화려한 드리블을 구사하지만, 호날두가 정파에 가깝다면, 콰레스마는 트리키한 플레이를 즐겨 구사했다.
완전 ‘사파’인 콰레스마의 플레이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발 앞선 예측을 통해 수비하는 성배를 괴롭혔다.
“콰레스마! 주를 따돌리고 올라갑니다!”
한참 드리블하다가 앞발로 페이크를 주고 뒷발로 드리블을 연결한 콰레스마의 플레이는 성배를 혼란스럽게 했다.
확실히 단체 스포츠인 축구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이기도 했지만, 천재인 것만큼은 확실했다.
‘저런 천재도 결국 도태되는데.’
콰레스마가 호날두처럼 정상을 찍는 선수였다면 차라리 인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르투갈 바깥에서는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한 콰레스마에게 농락당하는 것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
“순식간에 다시 균형을 회복하고 따라갑니다!”
다행히 뛰어난 신체 밸런스를 자랑하는 성배였기에 바로 균형을 잡아 다시 쫓아갈 수 있었다.
“왼발 크로스! 바깥으로 휩니다!”
‘또!’
하지만 이번에도 예상하지 못한 플레이를 시도한 콰레스마 때문에 성배는 또 한 번 무력해지고 말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오른발이 아닌 왼발 아웃 프런트로 크로스를 시도한 것이었다.
오른발 크로스 타이밍보다 한발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기 때문에 태클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호날두, 떴습니다! 헤더!!”
일반적인 크로스의 궤적과는 확연히 다른 아웃 프런트 크로스에 벨기에의 수비수와 골키퍼는 모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틈에 호날두가 높이 뛰어올라 볼에 머리를 가져다 댔다.
“아! 다행입니다! 높이 날아갑니다! 크로스가 너무 강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시도한 아웃 프런트 킥이었기 때문에 힘 조절이 어려웠어요. 빠르게 머리로 날아오면서 호날두 선수가 타이밍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죠.”
다행히 수비수들뿐만 아니라 호날두까지도 타이밍을 놓쳐 크로스바 위로 볼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시도 자체는 좋았고, 벨기에 수비진들이 식은땀을 흘리게 만든 위협적인 크로스였다.
‘젠장.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어.’
콰레스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 성배였다.
콰레스마의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흔한 스타일이 아니었고,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나름대로는 확실하게 체계화시킨 스타일이었다.
‘나랑은 상극이군.’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성배에게 정형화되어있지 않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콰레스마의 스타일은 상극이었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기보다는 축구를 팀 스포츠로 이해하지 않고 프리스타일 축구처럼 개인 스포츠로 이해하고 있는 것에 가까웠다.
‘생각을 바꿔보자. 분명 규칙이 있을 거야.’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스타일이라서 낯설기는 했지만, 패턴만 파악할 수 있다면 수비하기 더 쉬운 스타일이었다.
예상 패턴 중 다수를 차지하는 패스나 크로스, 침투 등 팀 플레이적인 요소를 제외해도 된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규칙만 찾으면. 그 순간 끝이야.’
***
“콰레스마의 화려한 개인기! 발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콰레스마의 컨디션은 굉장히 좋아 보였다.
개인기를 시도하는 하체의 움직임도 훌륭했고, 페이크도 굉장한 설득력이 있었다.
‘중앙이다!’
하지만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오늘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중앙으로 파고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을 눈치챈 성배는 중앙으로의 움직임에 신경을 집중했고, 드디어 콰레스마의 돌파를 막아낼 수 있었다.
“주의 태클! 주가 볼을 빼냈습니다!”
“정확한 태클이에요! 완벽하게 볼을 건드린, 반론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태클을 선보였죠?”
드디어 콰레스마의 움직임을 완벽히 예측하고 수비를 해낼 수 있었다.
콰레스마의 독특한 움직임을 읽기 시작한 것이었다.
‘좋아... 슬슬 보인다.’
콰레스마의 컨디션은 분명히 좋아 보였지만, 자신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호날두보다도 훨씬 더 원 패턴에 가깝고, 더 화려하지만, 기량은 살짝 떨어지는 콰레스마에게 언제까지고 밀릴 리 없었다.
“순식간에 방향을 전환하는 콰레스마! 하지만 미리 길목을 차단한 주가 볼을 빼앗았습니다!”
이제 콰레스마는 성배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전반전 내내 콰레스마의 플레이에 말리는 느낌이었던 성배지만, 전반전 막판, 드디어 콰레스마의 플레이를 따라잡은 것이었다.
“완벽하게 방향을 읽었어요. 콰레스마의 방향전환은 굉장히 민첩하고 빨랐는데, 그걸 완벽하게 읽어내네요.”
평범한 드리블처럼 보였는데, 평범하게 내딛던 오른발 발목만 살짝 틀어서 빠르게 방향을 전환한 콰레스마였다.
굉장한 발목 힘을 자랑한, 좋은 플레이였지만, 성배의 등에 부딪히며 막혔다.
‘대단한데? 확실히 드리블은 엄청나네.’
솔직히 방금은 조금 놀랐다.
볼에 집중하다가 언뜻 보인 왼쪽 어깨의 움직임에서 위화감을 느껴 몸을 움직인 것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던 것에 불과했다.
‘그래도 이제 어떻게 막아야 할지는 확실히 알겠어.’
콰레스마의 패스는 바로 골로 연결될 수 있는 킬패스나 크로스, 그리고 돌파하다가 막혔을 때 어쩔 수 없이 시도하는 백 or 횡패스가 전부였다.
팀 동료들의 움직임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패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콰레스마의 플레이 절반은 막아낸 것이었다.
“포르투갈의 위력적인 양 측면 공격 중 오른쪽은 슬슬 막히는 모습입니다.”
호날두와 콰레스마.
두 명의 천재가 날아다니면서 포르투갈의 양 측면이 불을 뿜었다.
호프킨스가 호날두를 막아 세우지 못한 것은 당연했고, 그나마 기대해볼 만했던 성배마저도 콰레스마를 상대로 고전하면서 벨기에는 전반전 내내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성배가 드디어 콰레스마를 틀어막기 시작하면서 벨기에에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콰레스마와 주성배의 맞대결은 분명 승산이 있다고 봤거든요? 콰레스마의 독특한 플레이에 살짝 고전하기는 했지만, 결국 영리한 플레이로 제동을 걸었어요.”
성배가 콰레스마를 막아내기 시작한 것은 벨기에에 큰 의미가 있었다.
지금까지 힘들게나마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포르투갈 공격의 한 축을 막아냈다는 것은 상당히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이 선수의 성장세가 무섭네요. 고작 한 달 전에 스무 살이 된 어린 선수인데,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콤파니만 있는 줄 알았는데, 주도 어느새 여기까지 성장했습니다. 반덴 보레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아쉬움을 안기고 있는데, 주가 그 자리를 대신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약스에서의 맹활약과 국가대표에서의 꾸준한 활약으로 어느새 성배의 인지도는 반덴 보레를 넘어서 있었다.
콤파니를 제외하면 벨기에의 수비수 유망주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실적 역시 가장 뛰어났다.
어느새 꾸준히 제기되어오던 의구심을 모두 떨쳐내고 진정한 벨기에 축구의 미래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었다.
-삑! 삐-익!
“아! 여기서 전반전이 끝났습니다. 벨기에와 포르투갈의 유로 예선 A조 6차전, 전반전이 끝난 현재 스코어는 0-0입니다.”
“원정 경기이고, 상대가 A조 최강으로 불리는 포르투갈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에요. 특히, 포르투갈의 쌍포 중 한 명을 막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에 후반전에도 좋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전반전은 여기까지였다.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
그리고 호날두와 함께 맹활약하던 콰레스마의 기세를 꺾은 것.
두 가지 정도가 벨기에에 좋은 소식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나쁜 소식이었다.
***
“무티뉴, 중앙에서 바로 로빙 패스! 고메즈!!”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포르투갈의 무티뉴가 과감한 중앙 돌파를 선보였다.
무티뉴의 돌파력 자체는 그렇게 무섭지 않았지만, 시기가 너무 절묘했다.
“중앙이 텅 비었고, 발리 슈팅!!”
포르투갈의 공격이 호날두와 콰레스마의 양 측면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티아고 멘데스와 주앙 무티뉴, 아르만도 쁘띠 등도 좋은 선수였지만, 이들 두 명과 비교하면 한 수 아래였다.
벨기에의 수비가 측면에 집중된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중앙 수비가 헐거워졌고,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되었다.
“아... 실점을 허용하고 마는 벨기에입니다. 누누 고메즈의 슈팅이 벨기에의 골망을 갈랐습니다.”
반 바이텐이 있기는 하지만 그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기량이 부족한 벨기에 수비진이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포르투갈의 전성기를 이끈 선수 중 한 명인 고메즈의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벨기에는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리드를 빼앗기고 말았다.
‘이건... 진짜 안 좋은데.’
양쪽 측면 공격수들의 활발한 공격으로 인해 전반전 내내 얻어맞았던 벨기에였다.
그나마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는 것 덕분에 정신을 다잡고 있었는데, 실점까지 하고 말았으니 남은 40여 분이 더욱 힘들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실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제 겨우 한 골입니다. 아직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
“한 골 정도는 충분히 따라갈 수 있어요. 한 골은 내주었지만, 지금까지 우리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거든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지금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어주었으면 좋겠네요.”
애써 희망을 이야기하는 중계진이었지만, 흐름 상 무슨 일이 있어도 실점은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계속 밀리다가 결국 실점까지 허용한 지금 상황은 오늘 경기를 통틀어서 벨기에의 가장 큰 위기였다.
< 낭만필드 - 098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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