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212화 (212/239)

< 193화 차이나드레스와 치킨어택 >

비단실을 만들었으니 다음으로 할 일은 실로 비단을 짜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마법공학 자동베틀을 사용하기 보단 전통 베틀을 사용했다.

베틀이 만들어내는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면서 비단을 짰다.

멍멍멍

왈왈왈

꼬옥꼬꼬

동물 친구들이 주변에서 울음소리를 내며 음악에 화음을 넣었다.

흠, 호크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니 ‘치킨 어택(chicken attack)’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언제 한 번 불러 볼까?

[잘 만든 1등급 비단 25개]

어쨌든 즐겁게 비단을 만들었다.

지난번처럼 시화가 얻어온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든 비단이라 뭔가 감회가 새롭다.

오늘 만들 아이템들 중 천 옷은 비단으로 만들어 볼까······ 그런데 이렇게 되면 매일 비단으로만 만들지 목화나 양털은 도외시하게 되지 않을지 조금 의문이 들었다.

비단이 상대적으로 더 비싼 옷감인건 맞지만, 그렇다고 다른 옷감보다 항상 좋은 옷감이라든지, 다른 옷감은 쓸모가 없다든지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양자택일의 문제가 되어버리면 아무래도 비단 쪽에 마음이 더 기우는 건 사실이다.

“번갈아가면서 만들던지, 아니면 그냥 양모, 면화, 비단으로 하나씩 만들던지 해야겠네.”

간단하게 룰을 정하기로 했다.

어쨌든 오늘은 비단으로 만들어봐야할 것 같으니, 뭘 만들지 생각해보았다.

“비단하면 바로 그거지. 지난번에는 다른 거 만들어 봤으니까 오늘은 꼭 만들어야겠다.”

그것이란 바로······.

[재봉, 차이나 드레스

흔히들 차이나 드레스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는 일본식 영어에 기원한 호칭이다. 영어로는 만다린 가운(Mandarin gown), 중국어로는 치파오라고 한다. 의복 자체의 기원은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이 입은 ‘창파오’에서 유래되었다. 본래 남녀 구분 없이 입었는데, 말을 탈 일이 많았던 만주족이기에 옆트임이 생긴 것이다. 본격적으로 여성 전용 의상이 된 시점은 중화민국 시절. 현재의 디자인이 완성된 시점은 신해혁명 다음이라고 한다. 같은 의상으로 착각하기 쉬운 옷으로는 베트남 전통의사인 아오자이가 있다. 사실 아오자이의 기원도 치파오이며 더운 지방으로 전래되면서 얇게 개량된 것이다.

필요한 재료 : 비단 20개, 적당한 종류의 실

필요한 도구 : 재봉도구, 재봉 스킬 Lv7]

차이나 드레스다!

아, 치파오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나?

어쨌든 오늘은 이걸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난번엔 실용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포기했었는데, 치파오의 설명을 보니 오히려 드레스 종류에서 치파오만큼 더 실용적인 물건이 없을 것 같다.

본래부터 만주족 전통의상으로 입고 말을 타도 될 만큼 실전적인 드레스지 않는가?

괜히 이 치파오를 입은 여러 매체의 캐릭터들이 권법가인게 아닌 것이다.

치파오하면 떠오르는 캐릭터 하나가 있으니 그것처럼 만들어볼 생각이다.

마침 파란색 염료도 있고 말이다.

“만들어 봐요, 만들어 봐요. 무엇이 될까아?”

멍멍멍!

냐아옹!

곧바로 제작 스킬을 누른 뒤 비단을 자르고 바느질하기 시작했다.

콧노래에 맞춰 실버와 물방울이 들썩거리며 울음소리를 내었다.

그렇게 연신 바느질을 하면서 치파오를 완성했다.

[장인이 만든 1등급 병정괴물개미의 차이나 드레스 : 방어력 50 내구도 40/40

생활의 달인 ‘사공진’이 혼신의 힘을 다 해 만든 명품 차이나 드레스, 드레스치곤 뛰어난 내구성과 활동성을 지녔다. 병정괴물개미의 정수를 이용해 만들어서 특수효과가 부여되었다. 본래는 여성용 의복이지만, 입고 싶다면 남성도 입지 못할 것은 없다.

특수효과 : 착용자는 ‘강렬한 타격’효과를 얻는다.

강렬한 타격 : 둔기, 권, 봉 등의 타격계열 무기로 싸울 때, 피격된 상대는 50%의 스턴 확률을 가지게 된다. 만약 이미 스턴 확률이 있는 무기라면 스턴 확률이 추가 된다.]

아이템의 옵션은 조금 특이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권법가나 무술의 달인이 적을 가격해 기절시키는 것이 연상되었다.

어쨌든 파란색으로 염색되어 만들어진 차이나 드레스는 꽤나······.

“그 캐릭터 같잖아. 길거리 싸움꾼의 춘······.”

“어머, 오빠! 그 옷 방금 만든 거예요?”

그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미나와 지혜가 다가와 있었다.

“응, 아직 속성강화는 하지 않았지만 외형은 다 만들었어.”

“입어보고 싶어요!”

“그래볼래?”

미나의 말에 오히려 내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입으면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미나가 입으면 엄청 섹시할 것 같았다.

크흠, 조금 엉큼한 생각이려나?

어쨌든 치파오를 미나에게 건넸다.

미나는 곧바로 착용해보았는데······.

“꺄하핫, 이거 입으니까 꼭 게임 캐릭터 같네요.”

“혹시 미나도 그 캐릭터 아는 거야?”

“네, 어릴 적에 오빠가 이런저런 게임을 많이해서 알고 있어요.”

미나도 그 캐릭터를 아는 모양이다.

상당히 옷이 잘만들어 져서 코스프레용으로 만들어 입은 싸구려 옷보다 훨씬 좋아보였다.

“그 캐릭터가 뭐예요?”

“지혜는 모르는구나. 아, 세대차이인가 이것도······.”

“오빠, 그 게임의 연식을 생각해보면 우리도 아는 게 좀 이상한 거긴 한데요······.”

지혜는 그런 게임 캐릭터에 대해 전혀 모르는 눈치다.

사실 아는 사람이 이제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당시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저도 입어봐도 되요?”

“어, 지혜도 입어보게?”

“치파오 같은데······ 한 번 입어보고 싶어요.”

“어머어머, 지혜도 얼른 입어봐. 귀여울 것 같다.”

미나는 곧바로 장착을 해제하면서 지혜에게 옷을 건넸다.

지혜도 그 옷을 입어 보았다.

미나가 입었을 땐 굉장히 매혹적인 모습이었다면, 지혜의 경우는 귀여움과 청순함이 느껴졌다.

미나는 그런 지혜의 모습을 연신 영상으로 찍고 있었다.

여하튼 미나와 지혜가 입어준 덕분에 옷 자체는 잘 만들어졌단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속성강화를 해서 옷을 완성해야 할 때인데······.

“파란색 옷이고 하니까, 오늘은 물속성으로 해볼까.”

어제는 상급 정령술로 추가된 불속성의 속성강화 효과로 아이템을 만들었다.

오늘은 그렇다면 물속성으로 해보는 것이다.

곧바로 속성강화를 적용하여 물속성의 강화 리스트를 확인해보았다.

곧 방어구에 적용되는 물속성의 강화 리스트들이 보였다.

공격형

-다음 물속성 혹은 냉기속성 마법을 마나 소비와 시전시간 없이 발동시킨다(쿨타임 10분)

방어형

-옷이 물에 젖지 않으며, 50%의 냉기저항력을 가진다.

지원형

-더위 내성이 크게 오르며, 스킬을 발동시키면 1분동안 주변에 강렬한 한기가 서린다(쿨타임 3분)

공격형, 방어형, 지원형 모두 불속성에서 물속성으로 치환된 버전이었다.

이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지난 번에 실크 드레스는 마법사 용이라고 생각해서 공격용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치파오의 경우는 특수효과도 그렇고 마법사용으로 보긴 어려운 듯했다.

오히려 근접계열 전사들이 활용하려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원형이 좋겠네.”

강렬한 한기를 뿌리면서 현란하게 싸우는 전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것도 치파오를 입고 싸우는 모습이라면 꼭 격투게임의 주인공 같지 않겠는가?

뭔가 로망이 서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해보기로 했다.

곧바로 강화석 하나를 사용하여 속성강화를 했다.

[장인이 만든 1등급 한기가 서린 병정괴물개미의 차이나 드레스]

“완성이다!”

파란색 치파오에 파란색 오오라가 서린 모습은 뭔가 ‘대단히 좋은 아이템’ 같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약간 시원해 보이는 것은 덤이다.

어쨌든 내가 직접 만든 비단으로 처음 만들어 본 옷이다.

감개무량함을 다시금 느꼈다.

“으으, 조금 쉴까!”

다음은 아라크네의 정수로 가죽옷을 만들어 볼 생각인데, 잠깐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뭘 하면서 쉴까, 생각해보았는데 옷을 만들기 전에 생각해뒀던 것을 해볼까 싶었다.

“그 노래가 있으면 좋겠는데.”

꼬꼬꼭!

나는 호크를 내 곁에 두면서 만돌린을 꺼낸 뒤, 악기 연주의 연주 리스트를 검색해보았다.

[악기 연주, 치킨 어택(chicken attack)

일본 요들러 타케오 이시이가 일본 개그 프로에서 불러 화제가 된 곡. 해당 개그 프로인 Song voyage의 4번째 에피소드 일본편에서 부른 노래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닭을 들고 가던 귀인이 도적을 막아서곤 노래를 불러 닭을 인간으로 변신시켜 도적들을 무찌르는 이야기. 노래 가사가 상당히 웃기다.

필요한 재료 : 적당한 악기

필요한 도구 : 악기 연주 Lv3]

"있다!“

꼬꼭!

나는 그 노래가 있는 것만으로도 빵 터지며 웃었는데, 호크가 깜짝 놀랐다.

이 노래의 가사는 상당히 웃긴데, 자연의 힘을 경고하면서 닭이 적의 엉덩이를 걷어찰 거라고 말한다.

그런 다음엔 닭에게 하늘을 날라고 종용하는 부분도 있어서 꽤나 웃기다.

나는 곧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You should know that a man with the power of nature······.”

처음 부분은 그냥 자연의 힘을 부릴 수 있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식의 경고다.

그러면서 적에게 너의 운은 끝났다고 말하며, 포기하라고 말한다.

그 부분이 끝나면 이 노래가 넷튜브 조회 1800만을 달성한 부분이 나오기 시작한다.

“치킨 어태애애애액! 치킨 어태애애애애액!”

꼬꼬꼭 꼬꼬꼬꼬꼬꼭!

노래 제목이기도 한 후렴구를 부른 나였다.

그런 후 다시 잠깐 가사 부분이 이어진다.

닭들은 얌전해 보일지 모르지만, 너의 엉덩이를 걷어찰 수도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 다음에 또 웃긴 부분이 시작된다.

“고 치킨 고우오 오오우 오!, 고 치킨 고우오 오우오오!”

꼬꼬꼭 꼬꼬꼬 꼬꼬꼬 꼬!

“Now go, now fly(가서 하늘을 날거라), You own the sky(네가 하늘을 지배하리니)”

꼬꼬꼭 꼬꼭 꼬꼭 꼬꼬!

[호크가 당신의 열창을 따라 부르지만, 아무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호크도 내 노래에 반응하듯이 계속 울었다.

우리는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면서 이 웃긴 노래를 끝까지 불렀다.

요들부분은 부르기 어려웠지만, 그 부분은 생략하는 걸로 끝냈다.

“하하하하! 재밌었지, 호크야?”

꼬꼬꼭!

노래를 마친 나는 호크에게 물어보았다.

물론 호크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괜히 울음소리를 내는 것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 같았다.

[수탉 ‘호크’가 당신의 노래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진화에 적합한 레벨을 달성했습니다.]

[호크가 진화합니다.]

“오잉?”

그때 그런 메시지가 뜨면서 호크가 빛에 휩싸였다.

“호, 호크의 상태가!”

마치 포X몬이 진화하듯 호크의 상태가 이상해졌다!

곧 빛이 거두어진 호크의 모습은······.

< 193화 차이나드레스와 치킨어택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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