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화 실크드레스, 자웅일대검 >
캠프파이어로 기분전환도 끝낸 나는 아이템 제작에 들어갔다.
우선 시화가 준 제작재료를 재확인했다.
[강화석 4개]
[블랙솔져의 정수 50개]
[그늘거미의 정수 50개]
[쉠블러의 정수 1개]
[미스릴 20개]
[비단 20개]
재료를 보아하니, 오늘은 비단으로 의류를 만들고, 무기 하나에 갑옷 하나가 적당할 것 같다.
우선 블랙솔져의 정수를 반씩 나눠서 상하의를 만드는 게 좋을 듯싶다.
비단은 약한 옷감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사실 옛 중국의 장수들이 갑옷 아래에 입는 옷이기도 했다.
관우의 녹색 비단 옷은 유명한 그의 상징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내구성이 좋다는 것이다.
물론 비단처럼 귀한 옷감을 직접적인 방어구로 사용하기에는 좀 그렇겠지.
나는 적당한 비단옷을 찾아보기 위해 제작 카탈로그를 검색해보았다.
······
[실크 블라우스]
[실크 차이나드레스]
[실크 카디건]
[실크 티셔츠]
[실크 연미복]
[실크 드레스]
[웨딩드레스]
······
당연하지만 옷 종류는 참 많았다.
뭘 골라야할지 모를 정도였는데, 여성복들이 눈에 띄는 편이었다.
흠, 그런데 문제는 이번 것은 팔려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군신 길드에 납품하려고 만드는 것이란 점이다.
군신 길드에 미나 외에도 여성 유저들이 있나? 선술집에 온 사람 몇 명은 본 적이 있던 것 같다.
그러니 적당하게 고른 것은······
[재봉, 실크 드레스
비단으로 만든 드레스. 부드러운 비단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서 슬림하면서 엘레강스한 자태를 뽐낸다. 행사나 연회용으로 적합하나, 전투용으로는 그다지 좋지는 않다. 하지만 마법사라면 괜찮을지도?
필요한 재료 : 비단 20필, 적당한 실
필요한 도구 : 재봉 스킬 Lv9, 바늘]
······실크 드레스였다.
검은색 드레스가 평범한 파티 드레스처럼 보이지만, 요즘 판타지 매체의 마녀들이 입고 나오는 옷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마법사들에게 어울릴 것 같아 선택한 것이다.
본래는 차이나 드레스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그건 실용성이 의심되어서 이걸 골랐다.
결정을 내렸으니 즉시 제작에 들어갔다.
본래는 상하의 나눠서 정수를 넣을 생각이었는데, 드레스는 상하의 구분이 없는 거라서 정수는 한꺼번에 다 넣었다.
그런 다음 열심히 바느질을 했다.
1시간 정도 열중하면서 만들었더니 완성할 수 있었다.
[장인이 만든 1등급 블랙솔져의 실크 드레스 : 방어도 20, 내구도 20/20
생활의 달인 ‘사공진’이 혼신의 힘을 다 해 만든 명품 ‘실크 드레스’. 뛰어난 재봉스킬과 블랙솔져의 정수로 특수효과가 크게 강화되었다.
특수효과 : 착용자의 불꽃, 암흑, 죽음 속성의 마법들이 최대 2배까지 강화]
마침 효과도 마법사에게 특화되어서 쓸모가 더 좋아진 느낌이었다.
만약 근접전사용 옵션이 붙었으면 이 위에 갑옷을 입고 싸워야하는 기괴한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여하튼 이렇게 완성했으니, 속성강화를 해야할 것 같다.
“응?”
그런데 속성강화에 뭔가 변화가 생겼다.
본래 선택할 수 있었던 옵션에서 한 개를 더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고 있을 때, 골렘이 다가와 설명해주었다.
“상급정령을 소환하여 속성강화의 선택폭이 넓어졌습니다.”
“아, 그게 원인이었구나.”
아무래도 정령들을 상급으로 불러서 그렇게 된 모양이다.
나는 그 중 불속성에서 추가 된 방어구 옵션을 보았다.
공격형
-다음 불속성 마법을 마나 소비와 시전시간 없이 발동시킨다(쿨타임10분)
방어형
-옷이 불에 타지 않으며, 50%의 화염저항력을 가진다.
지원형
-추위 내성이 크게 오르며, 스킬을 발동시키면 1분 동안 주변에 불꽃이 타오른다(쿨타임 3분)
흠, 여기서 고르라면 아무래도 공격형인 것 같다.
불을 다루는 마법사에겐 이만한 속성 강화가 없는 듯싶었다.
나는 강화석을 소모하여 속성강화를 하여 아이템을 완성했다.
[장인이 만든 1등급 발화의 블랙솔져 실크 드레스]
음, 만들고 나니 검은색 드레스에 붉은 오오라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예쁘고, 섹시하면서도 어쩐지 멋지기도 한 드레스가 되어버렸다.
“어머, 예쁜 드레스네요! 입어봐도 되요?”
“군신 길드에 납품할 거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미나가 와서 물어보았기에, 나는 기꺼이 입어보라고 했다.
곧 미나가 그 드레스를 입어보았다.
“어때요?”
“예뻐.”
“호호호,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네요.”
“진심인데.”
나는 시큰둥하지만 진심으로 미나에게 대답했다.
미나는 호호 웃으면서도 어쩐지 얼굴이 빨갛게 된 모습이다.
음, 말하고 나니 나도 좀 부끄러워져서 멋쩍게 웃었다.
“언니, 저도 입어볼래요.”
“어머? 그럴래?”
그걸 지켜보던 지혜가 어느새 미나 곁으로 다가와선 말했다.
미나는 인벤토리에서 드레스를 해제하곤 지혜에게 건넸다.
그리고 지혜도 그 드레스를 입었다.
“어때요?”
“귀여워.”
“······예쁘진 않나요?”
“음, 예쁘기도 하지만 지혜는 그쪽보단 귀엽다는 느낌이야.”
“······.”
······이상하다, 분명히 칭찬을 했는데, 지혜의 표정이 어쩐지 뿌루퉁하다.
그러면서도 어쩐지 얼굴은 살짝 붉다.
귀엽다는 말이 사춘기 청소년에겐 꼭 칭찬만으로 들리진 않는 걸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지혜가 다시 물었다.
“귀여운 거랑 예쁜 것 중에 오빠는 어느 쪽이 좋아요?”
지혜의 돌발 질문에 나는 조금 당황했다.
어쩐지 미나도 기대가 찬 눈길로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인데. 난 무기나 만들러 가야겠다.”
나는 후다닥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곤 불돌이와 함께 대장간 안으로 들어갔다.
왈왈왈!
불돌이는 여느 때처럼 즐겁게 짖으며 용광로 안으로 들어갔고, 불을 피워주었다.
흠, 의류에 강화석을 하나밖에 쓰지 않았으니 무기에는 두 개를 써보고 싶었다.
무기 두 개를 만드는 것이 보통이긴 한데······ 생각해보니 한 쌍이 하나의 무기인 것이 있었다.
레플리카로 그것이 구현되어 있을 지는 확인해봐야 알 것 같다.
나는 얼른 대장기술의 제작 카탈로그를 검색했다.
[대장기술, 자웅일대검-레플리카 우검
쌍고검이라고도 불리는 유비의 전투용 쌍검. 황건적을 토벌할 당시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도류가 쉽지 않은 검술인 것과 거병 당시엔 유비가 직접 전장에 섰던 것 등을 고려하면 유비의 무위가 상당하지 않았냐는 추측이 있다. 물론 정사에선 쌍검을 휘둘렀다는 묘사는 거의 없다. 본래 무기 자체의 성능보단 유비의 명성 때문에 유명한 검이지만, 이 게임에선 영웅의 무기로써 업적상점에 구현되어있으며, 이것은 그 레플리카이다.
필요한 재료 : 적절한 재질의 금속 주괴 10개
필요한 도구 : 대장기술 Lv9 용광로, 망치]
예상대로 있었다.
우검 좌검으로 나뉘어져서 10개의 주괴를 필요로 하는데, 미스릴 20개를 나눠 쓰면 될 것 같았다.
나는 곧장 미스릴 주괴를 만들었다.
그런 다음 열심히 망치질을 하면서 두 개의 검을 만들었다.
[장인이 만든 특급 자웅일대검-레플리카 우검 : 공격력 150 내구도 80/80
생활의 달인 ‘사공진’이 혼신의 힘을 다 해 만든 특급 자웅일대검의 레플리카. 한쌍의 검이 한 개의 검이며, 이것은 그 오른쪽 검이다. 높은 대장기술과 미스릴 재질, 그리고 그늘거미의 정수로 강력한 세트효과가 부여되었다.
세트효과 : 장인이 만든 n등급 자웅일대검-레플리카 좌검/ 쌍검으로 적을 공격할 때마다 공격력과 공격속도가 폭발적으로 오른다. 공격을 멈출 경우 급속도로 줄어듦.]
흠, 나쁘지 않은 옵션이 뜬 것 같았다.
나는 이번엔 무기의 새로운 불속성 강화를 확인해보았다.
공격형
-스킬 사용시 공격속도 혹은 캐스팅 속도가 100% 빨라진다.(쿨타임 5분)
방어형
-방어에 성공할 시, 불속성 피해를 최대 80%까지 경감시킨다.
지원형
-추위내성이 상승하며 일정확률로 공격당한 적에게 화상을 입힌다.
여기선 아무래도 공격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폭발적으로 적을 공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니 말이다.
나는 강화석 2개를 사용해서 우검과 좌검에 각각 속성강화를 부여했다.
그리곤 보석홈에 다이아몬드도 깎아서 넣었다.
[장인이 만든 특급 불타는 듯이 빠른 다이아몬드 장식 자웅일대검-레플리카 우검]
[장인이 만든 특급 불타는 듯이 빠른 다이아몬드 장식 자웅일대검-레플리카 좌검]
이걸로 무기도 만들었다.
그럼 이제 갑옷을 만들 차례인데, 사실 이건 이제 다를 게 있을지 싶었다.
풀 플레이트 아머에 강화외골격을 부착시키는 것 정도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대단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단지 프리셋 기능을 이용해서 온갖 휘양 찬란한 갑옷 외형으로 만들 순 있는데, 어쩐지 나는 새로운 걸 만들어보고 싶었다.
“주인님, 그럴 땐 파워아머나 배틀슈츠 쪽을 살펴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엥? 그것들은 뭔데?”
어느새 대장간 안에 들어와 있는 골렘이 내게 조언했다.
“단순히 부착물을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갑옷 자체가 마법공학의 산물인 갑옷입니다. 파워아머와 배틀슈츠의 차이는 인체공학적인 것과 기계공학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흠······ 우선 파워아머란 것부터 알아볼까.”
골렘의 조언을 들은 나는 곧바로 마법공학의 제작 카탈로그에서 파워아머를 검색해보았다.
[마법공학, 파워아머
마법공학을 접목시켜 최고의 운동성, 생존력, 살상능력, 시야, 전장 정보 등을 제공한다. 최소 아다만타이트급 이상의 금속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지만, 강철로도 만들지 못할 것은 없다. 다만 그럴 경우 방어력 스펙의 다운은 어쩔 수 없다. 배틀슈츠와 비교했을 때, 움직임은 더 뛰어나지만, 배틀슈츠처럼 추가무장을 장착할 순 없다. 기본적으로 강화외골격이 적용되어 있다.
필요한 재료 : 아다만타이트 50개, 충분한 수의 마법석
필요한 도구 : 대장기술 Lv10, 마법공학 Lv3, 용광로, 망치, 마법공학 회로세공도구]
미리보기로 확인한 모습은 풀 플레이트 아머보다도 더 조밀하고, 더 큰 모습의 갑옷이었다.
풀 플레이트 아머가 전신을 감싸긴 해도 장갑의 두께 자체는 얇다면, 이것은 그 두께조차 두꺼운 엄청 무거운 갑옷처럼 보였다.
하지만 갑옷과 일체화되어 있는 강화외골격, 그리고 마법공학 회로로 운동능력을 확보하는 듯했다.
본래 아다만타이트가 들지만, 지금은 그 금속이 없으므로 철괴로 대신하기로 했다.
방어력 스펙이 다운 된다고 하는데, 우선은 만들어 보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게다가 장갑의 두께를 보아하니, 강철로 만들어도 어지간한 갑옷보다 더 좋을 것 같았다.
나는 곧바로 망치질을 하여 우선 갑옷을 만들었다.
상당히 오랫동안 만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갑옷을 다 만들고 나면, 투구와 갑옷에 전부 회로를 새겨 넣어야만 했다.
작업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끈기를 가지고 만들 수 있었다.
< 178화 실크드레스, 자웅일대검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