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183화 (183/239)

< 164화 듀랜달-레플리카 >

초콜릿도 먹었겠다, 계속해서 아이템을 만들려고 했다.

이번엔 무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껏 여러 가지 종류의 무기를 잔뜩 만든 것 같단 느낌이 들었다.

사실 서양 무기 중 검이라고 해봐야 롱소드, 아밍소드, 숏소드 종류를 만들면 다 거기서 거기다.

뭔가 특별한 무기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옛날 PC게임에서 나오는 화려한 외관의 무기들도 말이다.

“주인님, 그렇다면 프리셋 기능이나, 레플리카 무기, 혹은 자유제작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리셋, 레플리카, 자유제작?”

그런 고민을 하는 나에게 골렘이 다가와 조언을 했다.

골렘은 곧 그것들에 대한 설명을 이어 말했다.

“프리셋은 방어구의 프리셋 기능과 마찬가지로 무기에도 프리셋으로 설정된 외관이 있습니다. 그것을 활용해 다양한 외관의 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가, 그런 기능이 있는 줄 몰랐는데.”

“대장기술이 9레벨이 되어야 해금되는 기능입니다. 현재 주인님의 대장기술은 9레벨입니다.”

“그랬군!”

프리셋에 대한 기능을 설명한 골렘은 이어서 레플리카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 기능은 업적 상점에 있는 전설적 무기들의 외형을 따라 만들 수 있는 기능입니다.”

“오, 그래? 전설적인 무기라면······ 예를 들어서 엑스칼리버 같은?”

“그렇습니다.”

“으음, 대단한데. 하지만 어디까지나 외관만 따라하는 거겠지?”

“맞습니다. 기능은 흉내 낼 수 없습니다.”

당연한 것이기에 아쉽지는 않았다.

그러지 않으면 업적 상점이 있을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덧붙이자면, 해당 무기의 외관을 흉내 내기 위해 몇몇 무기의 레플리카의 경우 단순한 철만으로는 만들 수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엑스칼리버의 경우 황금이 요구됩니다.”

“황금이라······ 생각해보니 골드가 곧 황금 아니야?”

“광맥으로 캐는 황금으로만 제작이 가능합니다.”

“하하, 그렇겠지.”

어쨌든 그러한 기능인 듯하다.

골렘은 자유제작에 대해서 마저 말했다.

“자유제작의 경우는 일반적으로는 활용하기 힘들 것입니다. 순수한 예술적 능력을 발휘해 무기 설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유제작은 말 그대로 유저가 직접 새로운 무기 외형을 만드는 것인가 보네. 확실히 그건 미대라도 나오지 않으면 힘들겠지.”

자유제작은 내가 하기엔 좀 힘들 것이다.

물론 뒤떨어지는 재주와 재능으로 아주 엉성한 무기를 만들 순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봐야 무기의 멋만 떨어질 테니, 나는 앞의 두 기능만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럼······ 오늘 만드는 건 레플리카 기능으로 만들어볼까.”

마음 같아선 골렘과 언급했던 엑스칼리버를 만들고 싶지만, 엑스칼리버는 황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료가 없다.

나중에 황금을 구하고 생각해봐야겠다.

게다가 오늘은 시화에게 받은 오리하르콘도 있으니 그걸로 만들어야겠다.

나는 레플리카 무기 중에 적당한 것 하나를 골랐다.

[대장기술, 레플리카-듀랜달

전설적인 무기 듀랜달의 복제품을 만든다. 서사시 ‘롤랑의 노래’에 나타나는 전설적인 명검, 샤를마뉴 대제의 12기사 중 수장인 롤랑이 쓴 검이다. 듀랜달은 천사가 샤를마뉴 대제에게 내린 검이며 롤랑이 공을 세우자 그에게 하사했다. 롱소드 베이스의 검이며, 투구를 쪼개고 기수와 말도 베어버리는 예리함을 지녔다고 한다.

필요한 재료 : 철괴 20개(혹은 대체할 수 있는 금속)

필요한 도구 : 대장기술 Lv9, 용광로, 망치]

지금은 철괴로 만들거나 오리하르콘 20개로 만들 수 있는 무기만 만들 수 있다.

그 중에서 하나를 골라보니, 유명한 서사시에 나오는 무기인 ‘듀랜달’이 있었다.

설명에 적힌대로 샤를마뉴 대제의 기사였떤 롤랑의 검이다.

서브 컬쳐에서도 심심하면 나오는 무기였고, 외형은 기본적으로 롱소드와 비슷하지만, 폼멜이나 크로스가드, 그립 등에서 우아함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딱 봐도 대단한 기사나 귀족이 쓸 것 같은 검이다.

굳이 현실에서 비슷한 검을 들라면 ‘노블 소드’라고 불리는 것들이라고 할까?

“오리하르콘이랑 그렘린의 정수로 만들면 되겠는데······ 오! 오리하르콘으로 만들면 검날이 이렇게 빛나는구나.”

오리하르콘은 황금이되 황금은 아닌 미묘한 광물이었다.

황금빛으로 빛나지만 금속의 색깔 자체는 보통 철과 비슷하다.

듀랜달 레플리카의 제작창에 오리하르콘을 올려놓고, 미리보기를 하니 듀랜달의 검날도 오리하르콘처럼 되었다.

한층 멋있게 되었으니, 만들어 보기로 했다.

우선은 오리하르콘 주괴를 만들었다.

[대장기술, 오리하르콘 주괴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의 기록에 나오는 전설의 금속, 오리하르콘이란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로 오레이칼코스, 라틴어로는 오리칼륨이나 한국에선 일본어 표기인 オリハルコン(오리하르콘)을 그대로 표기해 썼다. 영어권에선 ‘오리칼컴(Orichalcum)’이란 발음으로 부른다. 그리스 신화나 호메로스의 저서 등에서 헤르클레스의 방패나 아프로디테의 귀걸이에 쓰인 것으로 묘사된다.

필요한 재료 : 오리하르콘

필요한 도구 : 대장기술 Lv6, 용광로, 망치]

오리하르콘을 제작 카탈로그에서 찾아, 곧바로 용광로에 녹여 주괴를 만들었다.

철괴에 비해 좀 더 많은 망치질을 해야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주괴를 만든 뒤로는 곧바로 듀랜달의 제작에 들어갔다.

망치를 두드릴 뿐이지만, 듀랜달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볼만했다.

예술품이나 다름 없는 폼멜이나 크로스 가드가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한 것이다.

이런 걸 만약에 내가 일일이 조각해야 했다면 굉장히 힘들었겠지.

여하튼 생활 기술 덕분에 쉽게 만들 수 있는 걸 다행으로 여겼다.

[대장기술 레벨 업!]

[장인이 만든 1등급 그렘린의 ‘듀랜달’ 레플리카 : 공격력 140 내구도 40/40

생활의 달인 ‘사공진’이 만든 혼신의 명검. 전설의 검 ‘듀랜달’의 모조품이다. 고귀하고 귀족적인 기사 롤랑이 썼던 검의 자태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렘린의 정수를 사용하여서 훌륭한 특수효과가 부여되어 있다.

특수효과 : 그렘린의 탐욕

그렘린의 탐욕 : 적에게 얻을 수 있는 수집품이나 골드의 양과 질이 상승한다. 1000번의 치명타 일격마다 한 번씩, 사냥한 몬스터에게서 ‘희귀’ 등급 이상의 아이템을 무조건 드롭시킨다.]

“완성했다!”

만들고 나니 대장기술이 10레벨이 되었다.

뿌듯함이 두 배로 된 듯하다.

그런데 다른 무기와는 달리 검명을 따로 지정해주지 않는데, 아마도 레플리카라서 그런 모양이다.

“축하드립니다, 주인님. 대장기술이 10레벨이 되셨습니다. 이제 특급 등급의 대장기술 제작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1등급 다음엔 특급이구나.”

“그렇습니다.”

“그런데 대장기술 10레벨이면 분명히······ 그걸 만들 수 있는 조건 중 하나였던 거 같은데.”

나는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마법공학의 제작 카탈로그를 띄웠다.

내 기억은 틀리지 않았다.

[마법공학, 절멸의 마장기 ‘마일스톤’

마법공학의 정수, 최강의 마법병기. 만들어내면 무시무시한 위력을 내지만, 사실상 제작은 불가능하다.

필요한 재료 : 마법석 1000개, 미스릴 250개, 다이아몬드 500개, 루비 500개, 사파이어 500개, 황금 500개, 은 500개, 철괴 2000개, 드래곤하트, 축성 받은 마일스톤, 세계수 아우루라의 뿌리가닥, 호수의 여신이 축복한 성배, 마법공학 골램핵

필요한 도구 : 마법공학 회로 세공도구, 망치, 마법공학 Lv10, 대장기술 Lv10, 정령술 Lv10]

“이거······ 못 만드는 건줄 알았는데 제작 기술 자체는 충족시킬 수 있겠네. 마법 공학이 3레벨이지만 말이야.”

대장기술은 10레벨이 되었고, 정령술은 이제 9레벨이다.

그냥 쇼윈도우로 만들어놓은 건줄 알았는데, 제작 가능성이 조금 엿보였다.

보석도 조만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고 말이다.

물론 드래곤하트 등의 기묘한 재료들은 얻으려면 무척 힘들거나 돈이 많이 들 것 같지만.

“마법공학은 쉽게 올릴 수가 없는데, 노가다라도 해야하나? 그건 좀······.”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

노가다를 하더라도 뭔가 만드는 목적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의미 없이 뭔가를 레벨업 만으로 만들긴 좀 뭣했다.

“유용한 마법공학 아이템으로는 마력격발 총이 있습니다. 플린트락 머스킷의 상위품으로 장전방식과 격발방식을 마력석에 의존하는 머스킷입니다.”

“그런 것을 만들 수 있으면 현대식 라이플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건 밸런스 관계상 불가능한 거겠지?”

“그렇습니다.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총기기술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만들어 볼까.”

나의 버릇 같은 것이지만, 이 ‘절멸의 마장기’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되니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선 마법공학도 레벨을 올려야 하고, 그걸 위해선 총을 만들면서 마법공학의 스킬 레벨을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그건 나중에 할 일이고, 지금은 아이템에 속성을 부여하고 보석을 박을 생각이다.

“이번 것은 전투에 딱히 특화된 것은 아닌데. 어떤 속성이 좋을까······.”

나는 이 무기를 활용할 방도를 생각해보았다.

흠, 이런 무기는 ‘사냥 노가다’를 할 때 유용할 것 같다.

유저들 간의 은어로는 ‘폐지 줍기’라는 것이다.

여하튼 그러려면 무기의 내구도가 중요하겠지.

[지원형 강화]

-무기가 절대 무뎌지지 않는다.

-태산 같은 무게중심으로 풍압, 지진 때문에 넘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땅 속성의 지원형 강화의 첫 번째가 적절할 것 같다.

나는 그것을 만든 다음, 다이아몬드를 보석홈에 박았다.

[장인이 만든 1등급 그렘린의 무뎌지지 않는 다이아몬드 장식의 ‘듀랜달’ 레플리카]

“아, 이걸로 또 하나 만들었네.”

오늘 만들 것은 이걸로 하나 남았다.

늪지 크라켄의 정수로 철제 방어구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도 뭐 좀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게 있을까?

풀 플레이트 아머를 프리셋 기능으로 뭔가 만드는 것 정도일 것 같다.

뭔가 특별함이 부족할 것 같은 예감인데······.

“주인님, 그렇다면 강화외골격을 적용해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강화외골격?”

“그렇습니다, 마법공학 부품입니다. 근력을 보조시켜주는 장치로 장착하면 착용자의 운동능력을 크게 올려줄 수 있습니다.”

“강화외골격이면 내가 아는 그 강화외골격이 맞나?”

“맞습니다. 주인님의 세계에도 있는 것입니다.”

강화외골격이라 하면, 강화복의 일종이다.

차세대 군복이라 할 수 있는 강화복(power suit)인데, 강화외골격(Powered Exo-Skeleton)은 로봇기술을 이용해서 미군이나 러시아군이 구현중인 첨단 강화복인 것이다.

흠, 생각해보니 마력석이란 이름으로 여러 가지 기능을 해내는 마법공학이면 불가능한 것 같지도 않다.

나는 흥미가 솟았다.

< 164화 듀랜달-레플리카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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