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174화 (174/239)

< 155화 마탑 건설과 떡볶이 만들기 >

[마법사 길드와 마법의 탑 건설 계약을 채결하였습니다.]

[소지금 100,000,000골드 감소]

곧 마법사 길드의 길드마스터가 내려와 정식으로 계약서에 각자 사인했다.

계약 내용은 대략 게임 시간으로 4개월 이내에 1억 골드를 갚고, 이자는 4개월간 5%에 만약 초과할시 1개월마다 5%가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었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이지만 어차피 내 영지의 마법사 길드고, 그들이 망하면 곤란한 것은 나이기 때문에 여유로운 조건으로 계약했다.

이자를 5%만 받아도 나에겐 큰돈이기 때문에 아쉬울 것도 없었다.

“고맙소, 젊은 영주여.”

나이가 지긋한 마법사 길드마스터는 귀족이라서 그런지 영주인 나에게도 딱히 존칭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도움이 진심으로 고마운 모양인지 연신 악수를 나누었다.

“별 거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자동으로 건설이 되는 겁니까?”

“그렇다오.”

“건설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오, 여러 명이 건축 스킬을 이용해 만들 것이니 말이오.”

“제가 뭐 도울 일은 없습니까?”

“굳이 있다면······ 마을에 건설회사를 만들어준다면 좀 더 마탑 완성이 빨라질 것이오. 꼭 마탑을 지을 때만이 아니라, 다른 이점도 있을 거라 추천하오.”

“건설회사라,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 그대는 우리 하펜 마을의 마법사 길드를 위해서 정말 많은 일들을 해주었소.”

길드마스터의 악수를 계속 받은 나는, 그 뒤로는 공손히 인사하곤 마법사 길드를 나섰다.

“그럼 이제 건설회사를 만들 생각이에요?”

“응, 그럴 생각이야. 길드마스터가 언급했으니까 아마도 제작 카탈로그에 있겠지.”

“어디에 지을 거예요?”

“음, 이건 광장에 지을 필요는 없을 듯하니까, 부동산 사무소 옆에 지어야겠다.”

“좋은 생각 같네요.”

미나와 그런 대화를 나누곤 우리들은 다시 부동산 사무소가 있는 한적한 곳으로 향했다.

그곳의 공터에 도착한 후,  나는 제작 카탈로그를 찾아보았다.

[영지건설, 건설회사

마을의 건축가와 건축노동자들을 고용하여 영지 내의 건축에 관련된 일을 처리하도록 한다. 영지건설을 통해 건설하는 건물이 더 빨리 지어진다. 마을 주민들의 주거건물이 자동으로 개선된다. 대형 건물이나 구조물을 지을 때 큰 도움이 된다.

필요자금 : 50만 골드

필요조건 : 6,000 이상의 번영도]

나는 지금껏 여러 건물을 지으면서 직접 건축 스킬을 이용해 건설했었는데, 이 건물을 지으면 마법사 길드 마스터의 말처럼 영지건설 자체의 속도가 빨라지는 모양이다.

마탑 같이 내가 직접 짓기 힘든 건물이나 구조물을 지을 때 유용할 것 같다.

더욱이 사람들의 주택이 알아서 업그레이드 된다고 하니, 영지를 다스리려면 반드시 지어야하는 건물 같았다.

나는 얼른 제작버튼을 눌러 공터에 터를 세우고 망치질을 시작했다.

건설회사 자체는 대단할 게 없는 건물이었으므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두면 촌장이 알아서 사람들을 보내 채워줄 테니, 내가 할 일은 끝난 것이다.

“그럼 이제 뭘 할까나······.”

“오빠, 농장에 가서 제가 요리하는 거라도 먹지 않을래요?”

“미나가? 미나도 요리할 줄 알아?”

“요리 스킬을 좀 익혔거든요. 간단한 건 할 줄 알아요.”

“그럼 사양하지 않고 먹을게.”

나는 히죽 웃으면서 말했다.

남한테 얻어먹는 음식만큼이나 맛있는 건 없지.

남들은 거북하다는 회식이나 상사와의 식사도 나에겐 즐거운 일이라고 흐흐흐흐.

나는 걸어가면서 미나에게 뭘 만들지 물어보았다.

“음, 혹시 떡볶이 좋아해요?”

“당근이쥐. 어릴적에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데. 지금도 좋아해.”

“호호호, 그럼 다행이네요. 그거 만들어 볼 생각이에요.”

“그런데 재료가 있어? 떡이야 뭐 쌀가루로 만들 수 있겠지만 어묵은······.”

“호수가 바로 옆에 있는데 무슨 걱정이에요. 거기 물고기 써서 만들면 되죠.”

“아하.”

다른 재료는 매운탕 거리를 위해 심었던 것들이 있어서 대략 구비하고 있을 것이다.

벌써부터 떡볶이의 매콤달달한 맛이 생각나서 군침이 돌았다.

“아, 지혜야. 오늘 제과점은 어땠어?”

요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지혜에게 제과점 운영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초콜릿이나 초콜릿을 이용한 빵이 잘 팔렸어요. 확실히 만들 수 있는 빵의 종류가 많이 늘어나서 좋았어요.”

“그래? 다행이다! 농장에 있는 카카오는 마음껏 써도 돼.”

“고마워요.”

지혜는 얼굴을 붉히면서 대답했고, 나는 방긋방긋 웃었다.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걸어가자, 어느덧 농장에 도착했다.

주변에 유저들의 농장이 많아져서 농장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도착하자마자 우리들은 재밌는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나와 미나는 떢볶이에 필요한 재료를 카탈로그에서 찾아 만들었다.

[요리, 가래떡

둥글고 긴 모양의 떡. 한국이 대중적인 떡. 여러방식으로 썰어서 여러 가지 떡을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오래된 만큼 기원이 확실치 않으나, 긴 떡의 모양처럼 장수를 기원하는 음식으로 추정한다. 가래라는 어원은 ‘길고 가늘게 만든다.’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보통은 멥쌀가루로 만든다.

필요한 재료 : 쌀 10개

필요한 도구 : 조합 스킬, 요리 스킬 Lv1]

우선 가래떡을 만들었다.

사실 가래떡은 기계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집에서 수제로 쉽게 만들 수가 없다.

하지만 이 게임에선 조합 스킬을 이용해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따로 불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정말로 손쉬웠다.

다음은 어묵이었다.

[요리, 어묵

어육과 밀가루를 뭉쳐 굳힌 덩어리를 가공해 만든 요리. 일본에서 유래된 걸로 추정한다. 다만 ‘어환’이라 하는 어묵과 비슷한 요리는 중국을 비롯한 북구권 등에서 발견된다. 다만 한국 등지에서 어묵이라 칭하는 오늘날의 어묵은 1400년도 경의 막부시대에 처음 만들어졌다. 다만 대중화된 것은 식용유가 복브된 에도시대 경. 한국에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시대는 한국 전쟁 쯤부터다. 상대적으로 값싸고 영양가 높은 음식이었기 때문.

필요한 재료 : 아무 종류의 생선살 적당히, 적당한 양의 식용유

필요한 도구 : 요리 스킬 Lv2, 가열도구, 조합 스킬]

어묵은 미나의 예상대로 생각보다 만들기 쉬웠다.

나는 바다 생선을 써야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아무 생선이나 써도 되었기 때문이다.

호수에서 나와 미나, 지혜, 그리고 골렘이 나란히 낚시를 해서 어묵용 생선을 낚았다.

그리고 식용유는 송로버섯 기름을 써서 어묵치고는 굉장히 고급스런 향이 나게 만들었다.

기왕지사 떡볶이를 만들 거, 고급스럽게 만들면 좋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요리 스킬의 제작 카탈로그에서 떡볶이를 검색해보았다.

[요리, 떡볶이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중 하나. 가래떡을 여러 가지 재료와 함께 볶고 끓여 만든다. 고추장을 이용하는 것이 흔하나, 간장, 케첩, 카레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양념재료 및 곁재료는 대체로 탄력적임.

필요한 재료 : 가래떡, 어묵, 각종 채소, 고추장, 다진 마늘, 고춧가루

추가 재료 : 간장, 물엿, 후추가루, 카레가루, 계란, 당면

필요한 도구 : 요리 스킬 Lv3, 가열도구, 조합 스킬]

미리보기로 보니, 풍성해 보이는 떡볶이가 있었다.

나는 군침을 삼키면서 미나와 지혜랑 떢볶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떢복이는 가래떡만 있으면 집에서도 쉽게 만드는 요리라서 만드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요리 스킬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는데,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이거, 3명이 먹기에도 좀 많은데요.”

“그러네, 한 명 정도만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아, 그럼 시화씨 부르는 게 어때요? 안 그래도 북쪽 마을에 가보기로 했잖아요?”

“아, 맞네. 시화씨에게 오늘 필요한 제작 재료도 받아야 하니까, 지금 불러 볼까.”

미나와 그런 대화를 나눈 나는 시화에게 귓속말을 하기로 했다.

요리에 그를 초대하는 것은 처음인데, 사양하진 않을지 걱정이다.

“시화씨, 저 공진입니다.”

-아 네, 말씀하세요.

“혹시 떡볶이 좋아하세요?”

-음······ 싫어하진 않는데, 생뚱맞은 말씀이시네요.

“하하하, 그게 말이죠······.”

나는 솔직하게 떡볶이를 만들다보니 너무 많이 만들어서 시화를 불러 같이 먹고 싶다고 전했다.

덧붙여서 제작 재료도 받아야하고, 보석광산이 있다는 북쪽 마을에도 가보고 싶다고 말이다.

-네, 그럼 당장 가죠. 먹을 것을 준다는데 사양할 거 뭐 있습니까. 지금 저도 레이드를 막 끝낸 참이라 여유롭습니다.

시화는 그렇게 말하곤 얼마 후, 농장에 도착했다.

여느 때와 같이 흑색의 멋진 갑옷을 입고 나타난 시화였다.

“어서와요!”

“어서오세요.”

시화가 오자, 미나와 지혜가 인사했다.

시화도 그녀들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

나도 그를 반갑게 맞이하고는 식사를 차렸다.

우리들은 테이블에 둥그렇게 앉아서 풍성한 양의 떡볶이를 즐겼다.

삶은 계란도 네 사람이 충분히 먹고 남을 정도로 8개나 넣었고, 밀가루로 당면도 만들어 넣었다.

무엇보다 송로버섯을 첨가하니, 시중에 도는 떡볶이에선 맛볼 수 없는 맛과 향이 느껴졌다.

카레가루를 넣지 못한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말이다.

카레라면 아마 트로페 마을에서 팔 것 같은데, 관심은 가지만 선술집에서 팔만한 메뉴인지는 모르겠다.

“베타테스트 때 제 기억이 맞다면, 노슬론 마을은 상당히 낙후된 곳입니다. 초기의 하펜 마을과 비슷하거나, 아니면 그 이하겠군요. 척박한 환경 탓이죠.”

시화는 텔레포트 서비스를 이용해 갈 수 있는 목적지인 노슬론 마을에 대해 말해주었다.

“추운 곳이라 농사도 못 짓기 때문에 그곳은 소극적인 목축과 사냥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그런 곳이라면 양털이 인기 있을 거라고 들었는데요. 오늘도 양털이 좀 쌓이기도 했으니 가서 팔아봐야겠군요.”

“네, 사실 그런 장사용이 아니더라도 그곳에 가려면 보온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척 추운 곳이거든요.”

“우리들은 스웨터가 있어요. 시화님은 괜찮나요?”

“아, 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이 갑옷이 보온 역할도 해주거든요.”

“대단한 갑옷이네요.”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시화가 문득 생각을 좀 하더니 내게 말했다.

“공진씨, 그곳의 영주를 한 번 만나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주를요? 특별히 그래야할 이유가 있습니까?”

“베타테스트 때, 저도 영주였습니다. 물론 하펜 마을처럼 중립 마을을 차지한 건 아니지만요. 어쨌든 공진씨도 슬슬 다른 마을과 거래를 틀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섭니다. 영주와 좋은 우호관계를 맺고, 이런저런 거래를 하는 것이죠. 예컨대 양털과 보석을 거래한다던가, 식량을 거래해준다던가, 그걸 개인차원이 아니라 영지차원에서 하는 겁니다.”

“좋은 생각이군요. 한 번 해봅시다.”

나는 시화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 155화 마탑 건설과 떡볶이 만들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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