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168화 (168/239)

< 149화 오키쉬 풀 플레이트 아머와 보석세공 >

오늘은 시화에게 받은 아다만타이트로 갑옷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철괴가 20개 드는 풀 플레이트 아머를 대체해서 만들어도 되지만, 골렘이 내 의중을 읽고 조언을 해주었다.

“주인님, 풀 플레이트 아머에도 여러 가지 바리에이션이 있습니다. 굳이 기존의 풀 플레이트 아머를 고집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골렘의 말은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았던, 게임 오리지널의 풀 플레이트 아머도 있단 의미다.

예컨대 갑옷고증이 엉망인 사극의 갑옷을 두고 ‘판타지 갑옷’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게임에는 온갖 찬란한 장식이 새겨져 있는 갑옷이 있고 말이다.

바로 그런 것을 만들 수 있단 뜻이었다.

나는 골렘의 조언대로 풀 플레이트 아머의 다른 바리에이션을 찾아보았다.

[오키쉬 아다만타이트 아머]

[드래고닉 드래고늄 아머]

[물결무늬 오리하르콘 아머]

[엘븐 미스릴 아머]

······.

확실히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다.

모두들 현실의 중세, 르네상스에선 보기 힘든 디자인이다.

만화나 게임, 판타지 영화에서 튀어 나온 소품 같아서 흥미로운 모습이었다.

나는 그 중에서 아다만타이트를 사용하는 것을 골랐다.

[대장기술, 오키쉬 아다만타이트 아머

강철보다 2배 더 단단한 아다만타이트를 오크 스타일로 벼린 풀 플레이트 아머. 물론 대장기술이 조잡한 오크들이 입은 것은 아니며, 투박하고 거치면서도 섬세한 장식을 가진 모습이 마치 오크같다 하여 대장장이들이 붙인 이름이다.

필요한 재료 : 아다만타이트 주괴 20개

필요한 도구 : 망치, 대장기술 Lv8, 용광로]

아다만타이트의 어두운 녹색 계열이 도드라지는 갑옷이었다.

설명대로 장식이 있지만, 모두 투박하고 거칠게 표현되어 있었다.

물론 투박하고 거칠다고 하여서 조잡하단 의미는 아니었다.

도리어 그런 장식들이 모두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예술품 같은 느낌이다.

물론 예술품 같은 것은 다른 갑옷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말이다.

“우선 주괴를 만들어야겠네. 불돌아!”

왈왈왈!

불돌이를 부르자마자 불돌이는 용광로에 다시 쏘옥 들어가서 용광로를 활활 태웠다.

나는 제작 카탈로그에서 아다만타이트 주괴를 찾았고, 곧 주괴를 만들기 시작했다.

철괴보다 더 망치질을 많이 해야 했고, 한 개당 30번은 해야 했다.

즉, 20개를 만드는데 600번의 망치질을 했다.

땀이 뻘뻘 나고 어깨가 얼얼했지만 일단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제 갑옷을 만들어야겠네.”

“주인님, 보석세공을 배우셨군요.”

“응? 아, 트로페 마을에서 배우고 왔었어.”

갑옷의 제작 버튼을 만들려는 때에 골렘이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골렘은 곧 나에게 또 다른 조언을 해주었다.

“보석세공을 배우셨다면 제작 버튼 옆에 보석홈 추가 기능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어? 아, 그러네! 정말로 보석홈 추가가 생겼어.”

“보석홈을 추가하시면 내구도가 약간 희생되지만 보석의 강력한 기능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다이아몬드 원석을 가지고 계시니, 흰색 보석홈을 만드실 것을 추천합니다.”

잊고 있었는데, 하펜 마을 인근 광산 3층에서 오크 워로드를 잡고 다이아몬드 원석을 얻은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그걸 지금 활용할 수 있는 듯했다.

나는 골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시스템창을 조작해 흰색 보석홈을 추가시켰다.

세팅을 마친 나는, 제작 버튼을 눌렀고 곧바로 망치질을 시작했다.

그리고 300번 정도 망치질을 하니, 갑옷이 완성되었다.

[장인이 만든 2등급 다크워리어의 오키쉬 아다만타이트 아머 : 방어력 200 내구도 96/96

생활의 달인 ‘사공진’이 만든 명품. 아다만타이트로 벼려져 아주 높은 방어력을 가졌다. 보석홈을 추가시켜 내구도가 조금 낮아졌다. 아다만타이트의 효과로 인해 착용자의 힘을 상승시킨다. 다크워리어의 정수로 인해 특수능력이 부여되었다.

추가능력치 : 힘 + 30

보석홈 : 흰색 보석홈 + 1

특수능력 : 착용자는 ‘버서커’ 능력을 얻는다.

버서커 : 방어력을 50% 희생하는 대신 공격력을 100% 상승시킨다. 한 번 발동시키면 죽거나 전투가 끝날 때까지 해제할 수 없다.]

뭔가 대단한 옵션이 붙은 아이템이 만들어졌다.

방어력이 200이나 되었고, 힘이 30이나 붙은 것이 인상적이다.

버서커라는 특수능력 또한 대단히 좋아보였다, 방어력을 희생한다는 것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200의 방어력이 100이 되어도 기존의 갑옷들만한 방어력이라 착용자에게 큰 부담은 아닐 것 같다.

“그럼 이제 보석세공으로 보석을 만들어야하나?”

“그렇습니다, 주인님. 하지만 보석세공을 하시려면 조각칼이 필요합니다. 조각칼을 만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음, 그래. 바로 만들지 뭐.”

나는 대장기술의 제작 카탈로그에서 조각칼을 검색했다.

[대장기술, 조각칼

평범한 조각칼이다. 날카롭고 단단해서 단검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각 검술이라고 백날 외쳐봐야 스킬은 안 나갈 것이다.

필요한 재료 : 철괴 1개

필요한 도구 : 용광로, 망치, 대장기술 Lv1, 숫돌]

5번 망치질해서 만들었다.

만든 다음에는 지혜와 미나가 보고 있는지 확인한 후, 몰래 조각 검술이라고 외쳐봤지만 당연히 스킬은 안 나갔다.

뭔가 좀 아쉬운데.

뭐 그건 그렇고 조각칼도 얻었으니 곧바로 보석세공 스킬을 사용해보았다.

[루비 가공]

[에메랄드 가공]

[사파이어 가공]

[다이아몬드 가공]

[오팔 가공]

[크리스탈 가공]

······.

여러 가지 상위 메뉴가 떴다.

나는 당연히 다이아몬드 가공을 선택했다.

그러자 또 다시 하위 메뉴가 생성되었다.

[다이아몬드]

[코이누르 패턴 다이아몬드]

[컬리넌 패턴 다이아몬드]

[테일러 버턴 패턴 다이아몬드]

[오펜하이머 블루 패턴 다이아몬드]

[핑크 스타 패턴 다이아몬드]

······.

하위 메뉴들은 전부 원석을 다양한 모양으로 가공하는 메뉴였다.

맨 위의 그냥 ‘다이아몬드’를 제외하곤 모두 현실의 유명한 다이아몬드의 이름이었는데, 그만큼 모양이 가지각색이었다.

몇 가지는 색깔도 조금 달랐다.

예를 들어 핑크 스타는 분홍색을 띠는 다이아몬드였고, 오펜하이머 블루는 이름대로 파란색이다.

다이아몬드 원석은 그냥 흰색인데, 그냥 게임상의 허용인 듯했다.

특수 패턴 중 하나를 해보고 싶었는데, 아직 보석 세공 레벨이 1밖에 되지 않아서 만들지 못 했다.

그래서 그냥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보석세공, 다이아몬드

기본적인 다이아몬드로 원석을 가공한다. 탄소로 이루어진 원소 광물로, 어원은 ‘길들일 수 없는, 무적’이라는 뜻의 adamas에서 유래되었다. 4월의 탄생석이며, 순수함과 불변의 사랑의 의미를 가져서 결혼반지에 자주 이용된다.

필요한 재료 : 다이아몬드 원석 1개

필요한 도구 : 조각칼, 보석세공 Lv1]

평범한 설명이었고, 1레벨의 보석세공으로도 만들 수 있었다.

스킬을 사용하니, 다이아몬드 원석이 파란색 모형으로 반투명해졌다.

그걸 깎으면 다이아몬드가 완성되는 모양이었다.

나는 조각칼을 놀려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돌로 된 사과를 깎는 기분이었다.

손을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칼질을 100번 정도 하니, 완성이 되었다.

[잘 깎은 10등급 다이아몬드

생활의 달인 ‘사공진’이 만든 다이아몬드. 장신구를 만들거나 보석홈에 끼울 수 있다. 보석홈에 추가시켜 보석이 가진 추가 능력치나 특수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 생활의 달인 효과로 추가능력치가 강화되었다.

추가능력치 : 모든 속성에 대한 저항력 + 30]

“만들었네, 하지만 저항력이 30이란 의미는 얼마나 좋은 건지 잘 모르겠는걸.”

“각 레벨 대의 적에 대해서 저항력 수치에 따라 계수가 적용됩니다. 200레벨 대 적에 대해서 30의 저항력은 15% 속성 저항력을 가집니다.”

“흠, 듣기로는 꽤 좋아 보이네.”

골렘의 부연설명을 들은 나는 보석을 오키쉬 아다만타이트 아머의 보석홈에 가져다 대어 보았다.

[보석을 장착하시겠습니까? Y/N]

시스템창이 떴고, 나는 Yes를 눌렀다.

그러자 옵션에 ‘모든 속성에 대한 저항력 + 30이 추가되었다.

“이제 속성강화를 할 차례군.”

나는 이번 갑옷에 적당한 속성강화를 찾아보았다.

특히 버서커 특수 능력체 적당한 능력을 말이다.

“흠······ 풀 플레이트 아머는 무거우니까 역시 이게 좋으려나?”

나는 바람속성의 지원형 옵션에 주목했다.

의외로 지금까지 지원형 옵션을 많이 선택한 것 같다.

그만큼 유용하기 때문일까······.

[지원형 강화]

-방어구의 무게가 상당히 감소한다.

-격렬하게 움직일 때마다 풍압을 일으킨다.

여기서 선택한다면 1번 옵션이다. 방어구의 무게를 적당히 감소시키는 것이 이런 풀 플레이트 아머에 중요할 것이다.

더욱이 버서커 능력을 발동시키면 어쩐지 방어보단 공격인데, 그러려면 더 민첩하게 움직여야할 것이다.

갑옷이 가벼워지면 그러기도 더 좋겠지.

나는 방어구의 무게를 감소시키는 옵션을 선택했다.

[장인이 만든 2등급 바람 같은 다크워리어의 다이아몬드 장식 오키쉬 아다만타이트 아머]

아이템 이름이 엄청나게 길어지긴 했지만, 그만큼 뭔가 있어 보이게 된 것 같다.

이걸로 4개의 아이템을 모두 만들었다.

나는 그것들을 인벤토리에 정리하면서 늘어나 보았다.

[잘 만든 바람이 부는 2등급 나이트매어의 그리폰 가죽 하이드 아머 상의]

[잘 만든 성큼 걸음 2등급 나이트매어의 그리폰 가죽 하이드 아머 하의]

[잘 만든 2등급 차가운 좀비의 팔카타 ‘호플리테스’]

[장인이 만든 2등급 바람 같은 다크워리어의 다이아몬드 장식 오키쉬 아다만타이트 아머]

다 만들고 나니, 오늘도 뭔가 한 것 같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땀을 닦으며 대장간을 나섰다.

바깥에선 지혜와 미나가 동물과 정령들하고 놀고 있었다.

“끝났어요, 오빠?”

내가 나온 것을 보자, 미나가 다가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다음은 지혜가 말했다.

“사과파이, 100개 만들었어요.”

“벌써? 힘들지 않았어?”

“스킬로 만들어서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고맙다, 덕분에 일을 줄였어.”

사실, 내가 해도 상관은 없었지만 지혜 덕을 봤으니 칭찬했다.

그녀가 쑥스러운 듯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때 골렘이 다가와 말했다.

“주인님, 카카오 나무가 모두 자랐습니다.”

“아, 잠시 잊고 있었네. 그럼 카카오 열매나 따러 가야겠다.”

“오빠, 휴식은 안해요?”

“음, 따고 나서 할래.”

“정말 지치지도 않나봐, 오빠는 천생 농사꾼 같네요. 호호”

“헤헤헤, 그래?”

미나의 말에 괜히 웃어 보이면서 나는 온실로 향했다.

카카오 나무에는 갈색의 카카오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몇 개는 높은 곳에 달려 있어서 나무 막대기를 만들어 따야만 했다.

지혜와 미나도 도우면서 우리들은 느긋이 카카오 열매를 땄다.

< 149화 오키쉬 풀 플레이트 아머와 보석세공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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