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167화 (167/239)

< 148화 그리폰 가죽 갑옷, 팔카타, 스웨터 >

오늘도 적당한 때에 선술집을 닫았다.

블루스 노인과 시화는 마을로 향했고, 테리우스씨는 로그아웃을 했다.

시화는 떠나기 전에 나에게 제작 재료템을 주었다.

[나이트매어의 정수 50개]

[좀비의 정수 50개]

[다크워리어의 정수 1개]

[강화석 4개]

[그리폰의 가죽 20개]

[아다만타이트 20개]

시화는 가죽 옷이나 방어구, 무기, 갑옷만 만들자며 전보다는 간소하게 주었다.

딱히 마구 만들어낼 필요가 없었기에, 수긍하면서 재료템을 받았다.

“저는 지혜랑 옷 만들고 있을게요. 양털도 깎아볼 겸 해서요.”

미나는 내가 아이템을 만드는 동안 지혜와 옷을 만들며 놀 생각인 모양이다.

나는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라고 한 뒤, 무슨 아이템을 만들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나이트매어의 정수로 가죽 방어구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폰의 가죽이면 역시 하이드 아머로 만드는 편이 좋을까?

아니면 지난번에 라이더 자켓을 만든 것처럼 옷을 만들어 볼까?

나는 우선 하이드 아머의 재료창에 그리폰 가죽을 올려 놓고 미리보기를 해보았다.

“오? 이거 꽤 멋지잖아?”

그리폰 가죽을 썼기 때문인지 하이드아머의 룩이 특별했다.

바로 후드처럼 그리폰의 머리가죽이 달려 있던 것이다.

커다란 독수리의 아가리를 머리가 쓰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노랗고 뾰족한 부리도 인상적이고 말이다.

나는 그것에 주목해 하이드 아머로 만들기로 했다.

[재봉, 하이드 아머 상의

생가죽을 이용해 만드는 가죽 갑옷. 재료로 쓰이는 가죽에 따라 방어도의 차이가 크다.

생가죽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내구도가 낮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필요한 재료 : 적당한 동물 혹은 몬스터의 가죽 10장, 몬스터 힘줄 혹은 가죽끈

추가 재료 : 강화용 소재

필요한 도구 : 재봉 도구, 재봉 스킬 Lv. 3 조합 스킬]

지난 번에 만티코어 가죽으로 하이드 아머를 만든 것이 생각났다.

그것도 사자머리가 구현되어 있어서 꽤나 멋졌지.

다음에도 이런 식으로 룩이 괜찮으면 하이드 아머로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하튼 상하의 합쳐서 몬스터 가죽은 20장이 들어서 재료는 딱 맞았다.

나는 돼지고기로 기름을 만들어 가죽을 무두질하고 재봉 스킬로 바느질을 시작했다.

기름을 만들면서 생각해보니 슬슬 각종 고기들을 다시 모아야할 것 같다.

내가 없을 때 골렘이 모으도록 해놓아도 될 것 같긴 한데,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삼아 사냥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하튼 한 시간 정도 아이템을 만드는데 집중해서 하이드 아머를 만들 수 있었다.

[재봉 스킬 레벨 업!]

[잘 만든 2등급 나이트매어의 그리폰 가죽 하이드 아머 상의 : 방어도 90, 내구도 45/45

생활의 달인 ‘사공진’이 만든 2등급 아이템. 재봉에 더욱 익숙해진 솜씨 덕분에 내구도가 더욱 좋아졌다. 날렵한 그리폰의 가죽으로 인해 착용자의 민첩함이 늘어난다. 나이트매어의 정수로 강화되어 세트효과를 지닌다.

추가 능력치 : 민첩 + 20

세트 효과 : 잘 만든 n등급 나이트매어의 그리폰 가죽 하이드 아머 하의/적을 죽일 때마다 일정 확률로 나이트매어가 소환되어 일정 시간동안 함께 싸워준다. 이 효과는 중첩되어 최대 10마리까지 소환된다.]

“흠, 추가 능력치가 붙었네? 그리폰의 가죽 때문인가?”

아이템 설명을 보면 그것 때문인 것 같다.

세트효과는 나이트매어라는 몬스터가 어떤 건지 몰라서 잘 모르겠다.

어련히 좋으면 비싸게 사고, 나쁘면 안 사겠지.

그럼 이제 속성강화를 해야하는데, 이제 불, 물, 바람, 땅 하나씩 해봤었다.

나는 지금껏 해온 강화효과들을 살펴보면서 어떤 것이 효과적일지 곰곰이 골라보았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가죽 갑옷이니까, 풍속성의 지원형 두 번째 옵션이 좋겠네.”

[지원형 강화]

-방어구의 무게가 상당히 감소한다.

-격렬하게 움직일 때마다 풍압을 일으킨다.

두 번째 옵션인 ‘격렬하게 움직일 때마다 풍압을 일으킨다.’를 부여하면 이걸 착용한 사람이 재빠르게 움직이면 풍압이 불어 적들을 제압할 것 같다.

우선 상의에는 이걸 부여하면 좋을 듯했다.

[정령술 스킬 레벨 업]

그리폰 가죽 하이드 아머의 상의에 속성을 부여하자 정령술 스킬이 레벨 업 했다.

이제 하의에 속성을 부여해야 할 것 같은데, 하의에는 어떤 걸 하면 좋을까?

풍압은 되었으니 뭔가 기동성을 더 뛰어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이것저것 살펴보던 나는 땅속성 지원형 강화에 주목했다.

[지원형 강화]

-내구도 감소 속도가 2배 둔감해지며, 내구도가 0이 되어도 파괴되지 않는다.

-거친 지형에서도 체력 페널티를 무시한다.

“땅속성 두 번째 옵션이 좋겠다.”

두 말할 것도 없이 더 잘 뛰어다니게 만들어주는 효과이므로, 상의에 부여한 속성강화와 시너지가 좋을 것이다.

나는 그대로 그 속성을 부여했다.

[잘 만든 바람이 부는 2등급 나이트매어의 그리폰 가죽 하이드 아머 상의]

[잘 만든 성큼 걸음 2등급 나이트매어의 그리폰 가죽 하이드 아머 하의]

음, 이걸로 가죽 방어구는 됐다.

이제 무기와 철제 갑옷만 입으면 되는 것이다.

나는 곧바로 무기를 만들기로 했다.

오늘은 무슨 무기를 만들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제작 리스트를 마구 살폈다.

무난하게 만들지 않았던 검 중에 하나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다가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대장기술, 팔카타

그리스와 이베리아 일대에서 쓰였던 도검, 그리스어로는 코피스라고 불린다. 형태는 검이지만 무겁고 앞으로 쏠려 있는 무게중심은 도끼에 가까운 활용이 가능하게 해준다. 당시 이 검으로 노리던 부위는 머리와 어깨, 그리고 고환이었다고 한다. 방패에 노출되는 부위 중 하나가 고환이었기 때문이다.

필요한 재료 : 철괴 10개

필요한 도구 : 대장기술 Lv6 용광로, 망치]

살벌한 설명만큼이나 인상적인 형태의 검이었다.

고대의 검이기 때문에 중세의 검이 가지고 있는 그립과 크로스가드가 없는 형태이고, 검신은 매우 특이한 형태다.

설명대로 마치 도끼처럼 검날의 윗부분이 더 무겁게 생긴 구조였다.

중세의 검은 아니지만, 충분히 위협적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청동으로 만들었겠지만, 철로 만들어버리면 중세의 검과 별로 다르지 않은 위력을 보일 것이다.

“그런데 이거에 아다만타이트를 쓰기엔 좀 그러네.”

아다만타이트가 20개 뿐이라, 조금 곤란했다.

왜냐하면 풀 플레이트 메일에 드는 철괴가 20개이고, 그걸 아다만타이트로 대체하면 똑같이 20개가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무기는 그냥 철괴로 만들기로 했다.

좀비의 정수를 50개 전부 털어 넣어 팔카타를 만들었다.

50번 정도 망치를 두드린 뒤, 마법공학 칼갈이로 날을 갈았다.

[대장기술 레벨 업]

[검명을 지으십시오.]

“호플리테스”

[호플리테스로 하시겠습니까?]

“그래.”

검을 만드니 대장기술이 올랐고, 나는 검명을 호플리테스로 지었다.

유래대로 호플리테스들이 쓰는 검이라는 의미에서였다.

[잘 만든 2등급 좀비의 팔카타 ‘호플리테스’, 공격력 100 내구도 50/50

생활의 달인 ‘사공진’이 만든 팔카타. 한손검 치고는 다소 무거우나 베기에 좋은 형태다. 좀비의 정수를 써서 만들었기 때문에 특수효과가 추가된다.

특수효과 : 이 검에 베이고 30분 내로 죽는 자들은 좀비가 되어 되살아나, 착용자를 위해 싸운다. 좀비들은 1시간이 지나거나 다시 한 번 죽으면 되살아나지 않는다.]

좀비의 정수를 써서 그런지 특이한 특수효과가 나왔다.

꽤나 으스스한 특수효과인데, 설명만으로는 꽤 좋은 것도 같다.

고대의 저주받은 검 같은 느낌이라 썩 나쁘지 않은데, 그럼 이제 이거엔 무슨 속성을 부여할지 고민해 봐야겠다.

그러니까, 이 검을 유용하게 쓰려면 적을 다치게 한 뒤 죽여서 좀비로 되살아나게 해야만 한다.

그것에 적당한 것을 찾아보니 물속성, 그러니까 냉기속성의 공격형 강화에 눈이 갔다.

[공격형 강화]

-매 공격마다 착용자의 마나의 4%에 해당되는 추가 얼음속성 피해를 가하고, 상대를 동결시킨다.

-마법공격력의 40%에 해당되는 냉기돌풍 시전(쿨타임 1분)

“첫 번째 것을 부여하면 되겠네.”

상대를 얼어붙게 만들고, 시독을 건 다음에 추가타로 죽일 수 있다면 상대를 좀비로 만들 수 있다.

나름대로 쓸만한 연계라고 생각되어서 이걸로 하기로 했다.

[잘 만든 2등급 차가운 좀비의 팔카타 ‘호플리테스’]

이걸로 검까지 만들었다.

남은 것은 이제 철제 갑옷을 만드는 것만 남았다.

정확히는 이번엔 아다만타이트로 만들어볼 생각인데······.

“조금 쉴까나.”

연속으로 아이템을 3개나 만들었더니 약간 지쳤다.

나는 땀도 식힐 겸 대장간을 나왔는데, 미나와 지혜가 다가오고 있었다.

“저기요 오빠, 저희 차림 어때요?”

“어? 스웨터잖아?”

“네! 직접 만들었어요. 괜찮죠? 스킬을 이용하니까 금방 짜서 만들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역시 양털하면 스웨터죠.”

미나가 예쁘게 만든 스웨터를 보이면서 말했다.

지혜도 수줍게 그것을 입고서 미나 옆에 서 있었다.

음, 역시 옷걸이가 좋으니까 옷이 날개란 말이 틀리지 않았다.

“잘 어울리는데. 두 사람 모두.”

“헤헤, 그렇죠?”

미나는 예쁜 포즈도 취하면서 말했다.

나는 그것을 보고 허허, 웃었다.

“저, 저기······ 오빠 것도 만들었어요.”

“어? 내 것도?”

그때 지혜가 수줍게 다가오면서 말했다.

어쩐지 내 눈을 마주치지 못하면서 곱게 갠 스웨퍼 하나를 건네지 않는가?

나는 그것을 받으면서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다 받네. 근데 내가 지금 땀 투성이라서 입진 못하겠어. 그건 그렇고, 너희도 스웨터를 입기엔 따뜻한 날씨지 않아?”

“아주 더운 날씨도 아니잖아요. 뭐, 트로페 마을에 갈땐 입기 곤란할 것 같지만요.”

“그렇긴 하지.”

“그리고 혹시 알아요? 굉장히 추운 곳에 가면 이 스웨터가 필요해질 거예요. 그런 곳에 갈 일이 생기면 챙겨 입자고요.”

미나의 말이 일리가 있어서 나는 스웨터를 인벤토리에 챙겼다.

“아이템은 다 만드셨어요?”

“아니, 아직 하나 남았어.”

“혹시 부탁하실 일은 없으세요?”

“딱히 없는데.”

“만드신 다음엔 뭐하실 거예요?”

“당연히 마을에 경매하러 가야지. 아, 맞아. 마법사 길드에 납품할 사과파이를 구워야 하는데.”

“그럼 오빠가 아이템 만드는 동안 제가 구울게요.”

“내가 해도 되는데.”

“제가 하면 시간도 아끼고 좋잖아요. 제 요리 스킬도 올릴 겸해서요.”

“그래줄래? 고맙다, 지혜야.”

지혜가 기특하게 도와준다고 결국 사양하지 않았다.

음, 그러고 보니 마법사 길드에 연금술 상점을 만드는 걸 협조해달라고 했었는데, 그 일이 어찌 됐는지도 알아봐야겠다.

여하튼 잠시간 휴식을 취한 뒤, 나는 아이템을 마저 만들기 위해 대장간으로 돌아갔다.

< 148화 그리폰 가죽 갑옷, 팔카타, 스웨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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