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91화 (91/239)

< 73화 두석린갑주, 요구르트 시식 >

“갑옷하면 역시 풀 플레이트 아머지.”

판타지 매체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갑옷은 플레이트 아머다.

실제로는 하나 만드는데 상당한 돈이 들었다는 마스터피스이지만 판타지 매체에선 일반 병사들도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있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그만큼 멋져서 로망이 있는 갑옷이다.

다만 실제 활약한 시기는 중세 후기, 르네상스 전. 아직 총기 화약의 위력이 그다지 세지 않을 때 잠깐 등장하곤, 총화기의 발달과 함께 사장되어버렸다지만 말이다.

플레이트 매일과는 다른 것인데 혼동이 자주 되는 것이기도 했다.

여하튼 나는 그것을 제작 카탈로그에서 찾아보았다.

[대장기술, 풀 플레이트 아머

중세 철제 갑옷의 정수. 보기보다 가볍고, 대부분의 공격을 막아줄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

필요한 재료 : 철괴 20개

추가 재료 : 강화용소재

필요한 도구 : 용광로, 망치, 대장기술 Lv7]

"이런, 대장기술 레벨이 아직 모자라잖아.“

지금 내 대장기술 레벨은 5.

그러니 대장기술 레벨이 모자라서 스킬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5레벨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의 갑옷을 찾아보았다.

체인 메일, 플레이트 메일, 서양식 판갑, 스케일 아머······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 중 하나에서 고르려는데 미리보기의 모양새가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대장기술, 두석린 갑주

어린갑의 일종. 조선시대 장군들의 의장용 갑옷이나, 황동 대신 철을 사용하여 실전용으로 재현하였다.

필요한 재료 : 철괴 20개, 동물의 가죽 10장, 동물의 힘줄 20개

추가재료 : 강화용소재, 염료

필요한 도구 : 망치, 용광로, 대장기술 Lv5, 재봉 Lv4, 조합 스킬]

“사극에서 자주 봤던 거잖아?”

우리나라 조선시대 사극에서 장군들의 갑옷으로 자주 나오는 것이었다.

황동 조각들을 물고기 비늘처럼 이어서 만든 화려한 갑옷이다.

다만 재질이 황동이라서 실전용이라기보단 의장용인 모양인데, 사극에선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장군들은 무조건 이거 아니면 두정갑을 입은 모습으로 나온다.

두정갑은 실전용이니 고증에 어느 정도 맞긴 하지만, 이 두석린 갑주는 다소 멋진 연출을 위해 고증을 무시한 사례다.

하지만 이 게임에선 황동 조각 대신 철을 써서 실전용으로 재현한 모양이다.

“추가재료에 염료가 없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염료를 써본 옷이 없구나.”

“염료를 이용하시면 옷이나 갑옷에 색깔을 입힐 수 있습니다, 주인님.”

“응, 이것도 빨간 색깔을 입히면 사극 같고 멋질 텐데······ 뭐, 아쉬운 대로 그냥 만들어볼까.”

이래저래 아쉬운 생각이 들긴 했지만 별 수 없어서, 염료는 없이 만들어 보기로 했다.

제작 버튼을 누르니, 파란 모형이 잔뜩 나왔다.

곧 골램이 조언을 해주었다.

“이 갑옷은 재봉스킬과 대장기술이 모두 사용됩니다. 재봉 스킬로 피갑을 만드시고, 철편을 만드셔서 그것에 덧대는 형식입니다.”

“음, 대충 알겠어. 브리건딘이랑 비슷하네. 가죽 조각이 아니라 철편인 것만 제외하고.”

나는 골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우선 피갑을 만들기 시작했다.

모형으로 보이는 두석린갑의 피갑 모양새는 코트와 유사한 형태였다.

다만 소매가 없이, 팔 부분은 좀 짧은데, 사극에서 본 기억으로는 팔뚝 부분은 따로 완갑을 입거나 의복으로 대체했다.

여하튼 가죽과 힘줄로 바느질을 60번 정도 하니 피갑이 완성되었다.

비록 염료가 없어서 브리건딘처럼 갈색이거나 검은색이 혼합되어 있었지만, 그럭저럭 멋은 있었다.

아마도 여기에 철편을 대면 전체적으로 검은색의 코트형 갑옷이 될 것이었다.

서양에선 그런 것을 코트 오브 플레이트라고 하던가? 여하튼 그렇다.

“피갑은 다 만들었으니까, 이제 철편을 만들어야지.”

다음은 피갑에 달아줄 철편들을 만들 때였다.

100개는 넘는 철편 모형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일일이 망치질 하여 만들었다.

하나에 3번씩만 하면 됐지만, 100개가 넘게 있었으니 300번은 넘게 망치질을 해야 했다.

그런 다음엔 조합 스킬을 이용해 철편과 피갑을 합쳤다.이것도 일일이 꿰매어서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했다면 꽤나 골치 아팠겠지만, 다행히 이쯤에서 그만 부려먹기로 한 것인지 조합 스킬로 떼우고 있었다.

곧 완성품이 나타났다.

[잘 만든 4등급 데스나이트의 두석린갑]

외형도 이름도 제법 멋진 갑옷이 완성되었다.

염료가 없어서 사극에서 나오는 것처럼 붉은색의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나름 고딕한 멋이 있었다.

꼭 동서양의 퓨전 판타지 느낌이라고나 할까?

뭐, 이걸 입게 되는 것은 내가 아니라 군신 길드의 누군가겠지만 말이다.

부디 그 사람의 마음에도 들길 바라면서 나 는 아이템 설명을 켜보았다.

[잘 만든 4등급 데스나이트의 두석린갑 : 방어도 100 내구도 50/50

생활의 달인 ‘사공진’이 만든 4등급 갑옷. 방어도와 내구도 모두 훌륭하다. 고위 몬스터 데스나이트의 정수를 써서 매우 강력한 효과가 부여되어 있다.

특수효과 : 적의 능력치를 크게 위축시키는 ‘데스오라’를 사용할 수 있다. 암속성 저항 + 20%]

“이건 이 설명만으로는 얼마나 좋은 건지 잘 모르겠는데.”

적의 능력치를 크게 위축시킨다고 하지만, 그런 설명만으로는 얼마나 위축시킨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물론 그것 외에도 암속성 저항이 20%나 붙어 잇는 것은 눈에 띄지만 말이다.

아마 시화씨가 알거라고 생각하곤 나는 기지개를 폈다.

“이걸로 또 한건 끝냈네! 끄으으응!”

일단 만드는 것은 전부 끝냈다.

물론 아직 남은 일은 있었다.

‘속성강화’를 해보는 것 말이다.

하지만 그건 일단 잠깐 휴식하고 난 다음에 하기로 했다.

“또 술······ 마시는 건 좀 과한 것 같네. 요구르트나 먹어야겠다.”

술이 땡기지만 조금 자제하고 싶고, 배는 조금 출출한 정도.

이럴땐 간식을 먹어줘야 하는데, 간식거리는 요구르트가 있었다.

나는 대장간을 나가 요구르트를 담은 항아리를 열었다.

향긋한 요구르트 냄새를 맡으면서 동동 띄워 있는 딸기도 듬뿍 담았다.

그리곤 호수의 조용한 경관을 바라보며 요구르트를 수저로 떠먹었다.

멍멍!

“실버야 한 입 줄까?”

멍!

실버가 배고파 하는 것 같아서 실버에게도 한 입 준뒤, 멧돼지 고기도 던져주었다.

아주 맛있게 요구르트와 고기를 먹는 실버였다.

요구르트를 다 먹은 나는 불돌이와 물방울, 바람이를 쓰다듬으면서 태산이를 돌베개 삼아 잠시 눈을 감았다.

태산이도 내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이런 휴식은 몇 번을 해도 지겹지 않았다.

귀여운 동물친구와 어울리고 잠자는 것.

야근하고 돌아와서 혼자 쓸쓸하게 잠드는 것과는 다르다.

그렇게 한동안 또 휴식을 취한 나는 일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속성강화는 정령술을 이용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정령술을 배운 상태에서 강화석을 우클릭하면 속성강화 메뉴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어디보자, 그럼······.”

[강화석 2개]

[속성강화]

“그렇네. 그럼 이제 클릭하면 되는 거야?”

“클릭하시고 속성 강화를 원하시는 아이템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아하, 이렇게······ 음, 그럼 뭘 강화할지 생각해두는 편이 좋겠다.”

난 그렇게 생각하곤 오늘 만든 아이템들을 정리해보았다.

[잘 만든 5등급 리자드맨 학살자의 양모 상의]

[잘 만든 5등급 라이칸슬로프 추적자의 멧돼지 가죽 브리건딘 상의]

[잘 만든 5등급 롱 소드 ‘만티코어 슬레이어’]

[장인이 만든 4등급 환도 ‘수호자’]

[잘 만든 4등급 데스나이트의 두석린갑] “강화석은 2개니까 이것들 중 2개를 선택해야하는데······.”

나는 이것들 중에 뭘 강화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고민하였다.

사실 깊게 고민할 것도 없이 단일가치가 가장 좋은 것을 강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양모과 가죽 옷은 세트효과기 때문에 보류했다.

상하의 중 어느 하나만 강화하는 것은 언밸런스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양모와 가죽은 세트효과는 좋은데 자체 방어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선택사항에서 더욱 미루어졌다.

“그럼 롱 소드랑 환도, 두석린갑 중에서 고르라면······ 수호자랑 두석린갑으로 해야겠다.”

3개 중에 그 둘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다.

우선 3개 중에서 갑옷은 두석린갑뿐이었으므로 두석린갑은 무조건 강화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남은 만티코어 슬레이어와 수호자 중에선 개인적인 취향도 수호자가 더 좋았지만, 명시적으로 효과가 더 좋을 것 같은 것도 수호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결정한 나는 강화석 하나를 클릭해 먼저 수호자를 선택했다.

[속성강화 - 불]

[속성강화 - 물]

[속성강화 - 바람]

[속성강화 - 땅]

[아직 해당 속성이 해금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직 해당 속성이 해금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직 해당 속성이 해금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직 해당 속성이 해금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자 아마도 속성을 선택하는 메뉴가 활성화되었는데, 4개 부분은 활성화가 되어 있지 않았다.

“주인님은 아직 2차 각성을 하시지 않으셨기 때문에 빛, 어둠, 생명, 죽음의 속성은 부여할 수 없습니다.”

“정령사 아가씨 NPC가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네. 그럼 불, 물, 바람, 땅 중에서 선택해야 하나?”

“그렇습니다.”

“강화는 어떤 식이야?”

“각 속성강화는 공격형 강화, 방어형 강화, 지원형 강화로 구분됩니다. 공격형 강화의 경우 해당 속성의 공격력이 추가되거나 공격 주문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방어형 강화는 해당 속성의 저항력이나 혹은 고정피해감소를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지원형 강화는 해당 속

성의 상태이상에 내성을 부여하거나 혹은 보조능력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정령술 레벨에 따라 강화 능력이 강해집니다.”

“대충은 알겠는데, 일단 보는 게 좋겠네.”

골램의 설명은 자세했지만, 말로만 들어선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우선 불속성을 고르고 수호자를 선택해보았다.

[공격형 강화]

-12% 추가 불속성 공격력 추가

-공격력의 40%에 해당되는 파이어 애로우 시전(쿨타임 1분)

[방어형 강화]

-불속성 공격을 무기로 방어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생명력의 12%에 해당되는 불속성 공격을 흡수(쿨타임 3분)

[지원형 강화]

-무기에서 온기가 뿜어져 나와 착용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추위내성을 부여한다.

-두려운 불꽃이 무기를 감싸, 적들을 겁먹게 만든다.

“음, 이런 식이란 말이군.”

대충 골램의 설명과 맞아떨어졌다.

이중에서 하나만 고를 수 있는 모양인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것 같았다.

“아니, 꼭 내가 생각할 필욘 없잖아?”

이럴 땐,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냥 시화에게 물어보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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