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67화 (67/239)

< 49화 농장으로 돌아가서 수확 >

[마력석 5개]

마력석 광맥 하나에 마력석은 다섯 개가 나왔다.

나는 여유분을 가지기 위해서 100개의 마력석만 채광하기로 했다.

20개의 광맥만 채광하면 되는 것이다.

그 뒤론 쭉 오크들을 상대하면서 마력석 광맥을 캤다.

[마력석 100개]

[오크의 정수 84개]

[25,000골드]

조금 시간이 흘러 목표한 수량을 채울 수 있었다.

오크와의 전투는 갈수록 익숙해져서 아주 쉽지는 않지만 어렵지도 않게 되었다.

전투 자체가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호크와 옥스의 레벨이 올라가면서 좀 더 여유로워졌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

오크들의 레벨은 나나 호크, 옥스보다 월등히 높았는지 레벨이 빨리 올랐다.

나는 4레벨이 올랐고, 호크는 3레벨, 옥스는 5레벨이 오른 것이다.

나는 지금껏 그랬듯이 능력치를 체력에 1, 정신력에 2씩 배분하였다.

“얘들아 이제 농장으로 돌아가자.”

꼬꼬꼭

음머어어어

왈왈

냐아아앙

[바람이가 당신의 명령에 따르면서 경례합니다.]

목표한 마력석을 모았으니, 농장으로 다시 돌아갈 시간이다.

광산에서 채광을 하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지금쯤 돌아가면 농장의 작물들이 다 자랐을 터였다.

얼른 돌아가서 수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동물과 정령 친구들을 데리고 광산을 역행하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길에는 왔을 때처럼 옥스를 타고 호크를 옆구리에 끼었다.

그리고 다른 팔에는 불돌이를 끼고 어깨에는 물방울이 매달려 있었다.

왔을 때와는 달리 불돌이와 물방울은 비행능력을 잃어버려서 옥스의 질주를 따라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옥스야 다 무시하고 달려.”

음머어어어어어

2층의 정예 고블린들은 상대하기도 귀찮아서 옥스가 돌진하면서 지나쳐버렸다.

충직한 옥스는 내 명령에 정예 고블린들을 무시하고 그대로 달렸다.

정예 고블린들은 경계는 했지만 전력차이를 경험한 덕분인지 추격해 오진 않았다.

우리는 쉽게 1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층부턴 옥스를 쉬게 할 겸 천천히 걷도록 했다.

“어, 아까 그 사람 돌아왔네.”

“혼자서 아래층에 갔다 온 거야?”

“역시 고랩이었구나.”

“근데 옆구리에 닭이랑 강아지? 게다가 어깨엔 고양이를 매달고 있네.”

“와 강아지랑 고양이 귀엽다.”

“정령들인 거 같은데, 아까랑 생긴 게 다르네.”

사람들이 있는 곳을 지나가면서 수다소리가 들렸다.

불돌이와 물방울의 귀여운 모습이 인기인지 여성유저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를 보는 것이 아닌 걸 알지만 괜히 쑥스러워졌다.

나는 옥스에게 좀 더 빨리 가자고 하면서 그 자리를 얼른 떠났다.

곧 나는 광산을 벗어났다.

강을 경유하면서 돌아오는데 나는 새로운 동물을 볼 수 있었다.

깍까까까깍!

“칠면조잖아?”

바로 야생 칠면조였다.

야생 칠면조들이 강가로 다가와 물을 마시고 있던 것이다.

옥스를 타고 가고 있었기 때문에 멀리서 구경만 했지만, 저들을 보니 칠면조 구이가 생각났다.  “하나만 사냥해볼까?”

나는 옥스에서 내리곤 불돌이와 호크를 내려놓았다.

“얘들아 저기 칠면조 한 마리만 잡자.”

꼬꼭

왈왈!

[바람이가 당신의 명령을 칼같이 따릅니다.]

호크와 불돌이, 바람이가 야생 칠면조를 하나를 노리며 쇄도했다.

그런데 물방울은 내 어깨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물방울아, 너는 안 가?”

냐아아아

[물방울은 좀 더 당신과 있고 싶어 합니다.]

“그럼 그냥 있어.”

어깨에서 얼굴을 부비는 아기고양이 물방울.

처음으로 명령을 따르지 않았지만, 딱히 문제는 없었다.

이게 정령들이 말을 안 듣는다는 소리를 듣는 원인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정도면 애교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방울이 없어도 호크와 불돌이, 바람이는 야생 칠면조 하나를 훌륭하게 사냥했다.

칠면조 무리는 곧 흩어져서 도망쳐버렸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서 칠면조를 도축해보았다.

[야생 칠면조 통고기 1개]

[야생 칠면조 깃털 5뭉치]

[야생 칠면조 통가죽 1개]

[야생 칠면조 힘줄 1개]

특이하게 통짜 고기로 도축이 되었다.

새라선지 깃털을 많이 얻었고, 가죽과 힘줄은 하나씩만 얻었다.

칠면조 통짜 고기는 아무래도 닭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목축을 하는 입장에서 대체가 가능한 고기들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사실 아직은 걱정할 필요가 없긴 하지만 새끼가 점차 늘어났을 때, 나는 그 아이들을 도축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었다.

물론 사람은 고기를 먹고 살아야하고, 그래서 도축을 하는 것은 자연의 순리인 법이다.

하지만 기르는 사람은 또 가축들에게 정이 들어서 그러기가 마음 아프다.

축산업자들은 간혹 그런 딜레마가 있어서 일부러 정을 주지 않는다고도 한다.

여하튼 칠면조의 발견은 수탉이 태어나도 도축할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잘됐다, 그치 호크야?”

꼬꼬꼭

나는 못 알아들을 것이 분명하지만 호크를 쓰다듬으면서 그런 말을 했다.

호크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면서 닭 울음소리를 낼 뿐이었다.

나는 씩 웃곤 호크와 불돌이를 안아들고 옥스에 올라탔다.

우리들은 그대로 농장에 돌아왔다.

멍멍!

“실버야! 우리 돌아왔어!”

돌아오니 바로 실버가 바로 반겨주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실버를 반기는 이가 있었다.

왈왈!

멍멍!

바로 진돗개를 닮은 강아지 불돌이였다.

불돌이는 실버의 주변을 맴돌며 실버에게 애정표현을 했다.

실버는 불돌이의 등장에 놀라며 냄새를 킁킁 맞고, 짖기도 하였지만 곧 불돌이란 것을 알고서 그도 애정표현을 했다.

물방울은 도도하게 땅에 내려와 그 둘에게서 좀 떨어져 있었다.

“어, 아저씨 돌아왔다.”

“근데 빨간 강아지랑 파란 고양이다!”

“어머 너무 귀여워!”

“정령들인가? 모습이 바뀌었는데?”

“위키에서 찾아보니까 중급 정령부터 특정 모습으로 바뀐다고 함. 대부분 여자 사람 모습이 된다는데.”

“근데 왜 동물 모습임?” “어······ 위키에는 정령술을 배운 사람이 원하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함.”

“······.”

울타리에서 농장을 구경하던 구경꾼들이 나와 아이들을 보았다.

잠깐 정령술이 화두에 올라서 이야기가 오가는 듯했다.

사람들이 정말 좋은 모양인 불돌이는 울타리에서 “우쭈쭈”하면서 부르는 구경꾼들에게 다가가 귀여움을 한껏 받았다.

물방울은 다소 거리를 두면서도 그런 관심이 부러웠는지 근처에 앉아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듯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런 물방울의 심리를 잘 아는지 무리하게 부르거나 하지 않고 물방울을 지켜보았다.

“나는 일하러 가볼까.”

훈훈한 광경인데, 나는 농장 일이 있으므로 옷을 갈아입고 밀짚모자를 쓰고선 밭으로 돌아갔다.

예상대로 포도나무와 딸기나무에서 포도와 딸기들이 맺어 있었다.

그리고 벼, 밀, 보리, 고추도 잘 자라 있었다.

한껏 농부의 마음이 되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얼른 수확을 시작했다.

“추수하세, 추수하세!”

즉석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수확용 대낫으로 벼와 밀, 보리를 우선 추수했다.

벼 200개, 밀 100개, 보리 100개를 수확하는데 꽤 시간과 힘이 들었지만, 그 정도는 해볼 만한 일이었다.

적어도 답답한 회사에서 서류와 씨름하는 노동보다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비록 게임이라서 간소화된 노동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다음은 고추였다.

“이건 대낫으로 수확할 수가 없어.”

고추는 일일이 따야하는 것이었다.

빨갛게 잘 익은 홍고추들이 탐스러워 보였다.

인벤토리가 있기 때문에 바구니는 따로 필요 없었다.

특이한 점은 이 작물은 씨앗 하나에 고추 하나만 얻는 것이 아니었다.

과수를 한 것처럼 한 개의 작은 나무에 최대 다섯 개의 고추가 열렸다.

[잘 익은 4등급 고추 454개]

[잘 익은 5등급 고추 341개]

“한동안 고추는 또 심을 필요 없겠다.”

795개의 고추를 얻을 수 있었다.

고추나무는 고추를 다 수확하자 사라져버렸다, 고추는 본래 나무지만 과수로 취급되진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워낙 많은 고추를 따놔서 다 쓰기 전에는 또 심을 필요가 없을 듯했다.

다 따는 것이 좀 힘들었지만, 현실에서 텃밭을 가꿀 때 자주 가꾸는 작물인 고추를 수확하는 느낌은 또 뭔가 색달랐다.

대낫을 이용해 시스템적으로 마구 수확하는 것도 아니라서 정말로 현실에서 고추를 따는 기분이었다.

게임에서의 농사라지만 귀농의 기분을 맛보는 것은 정말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게 노동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숨 막히는 회사일을 하다보면 귀농 욕구가 들기 마련이다.

난 그래서 이 게임이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비록 나 말고는 생활 직업을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듯했지만 말이다.

“딸기랑 포도······ 먹고 싶다.”

다음은 딸기와 포도를 수확할 차례였는데, 약간의 곤욕스러운 점이라면 그것들이 너무 탐스러워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럼 뭘 고민하랴? 나는 주저 없이 딸기 하나와 포도 한 개를 땄다.

그리고 그 과육들을 맛보았다.

“으음, 달아. 너무 시원해. 현실의 것보다 훨씬 실하네.”

둘 다 알이 엄청 굵었는데, 신맛은 전혀 없고 딸기는 엄청 달았다.

현실이었다면 당도가 엄청 높아서 가격이 미쳤을 것 같은 맛.

포도도 맛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역시 신맛은 거의 없고 단데, 포도답게 아주 시원한 과즙이 느껴졌다.

“사과랑 같이 과일 안주를 만들면 이건 팔릴 수밖에 없겠다.”

나는 확신을 가졌다.

이건 정말로 팔릴 수밖에 없다.

요리 스킬을 쓸 필요도 없이 그냥 한 개씩 모아만 둬도 될 것이었다.

사과는 깎아서 놔야겠지만, 그 정도는 내가 직접 할 수 있었다.

나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딸기와 포도를 수확했다. [잘 익은 4등급 포도 54개]

[잘 익은 5등급 포도 81개]

[잘 익은 4등급 딸기 63개]

[잘 익은 5등급 딸기 70개]

[농사 스킬 레벨 업!]

아쉬운 일이라면 포도와 딸기는 첫 수확이기 때문에 최대 3개 정도의 수확량이었다.

그래도 오늘 장사에는 충분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 수확하고 나니 농사 스킬이 레벨업 되어서 6레벨이 되었다.

어느덧 농사 스킬이 벌써 그렇게 되었나 싶어서 감개무량한 가운데, 나는 다음 일을 생각했다.

“수확은 다 해놨으니까, 이제 그럼 마법공학이란 것을 해볼까?”

골램의 조언에 따라 마력석을 모아왔다.

그럼 주저할 것도 없이 마법공학을 해볼 때였다.

[주인님, 마법공학을 하기에 앞서 마법공학 회로 세공도구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 그게 필요하다고 했지?”

골램이 다시 그것을 상기시켜줬고, 나는 마법공학 제작 카탈로그에서 그것을 찾아보았다.

[마법공학, 마법공학 회로 세공도구

마법공학을 하는데 필수적인 세공도구이다. 마력석을 녹여 회로를 새기는데 사용된다.

필요한 재료 : 마력석 1개, 철괴 1개

필요한 도구 : 망치, 용광로, 마법공학 Lv1, 대장기술 Lv1 ]

“다시 용광로에 불을 지펴야겠네. 불돌아!”

나는 불돌이를 불렀고, 용광로를 지피자고 하자.

불돌이는 잽싸게 용광로로 뛰어가 들어갔다.

전에 개집에 들어가는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정말로 그런 꼴이라서 약간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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