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35화 (35/239)

21화 막간장사 & 양봉도 해보자(1)

[호크가 사냥경험을 통해 레벨이 올랐습니다. 현재 레벨 : 2]

메기를 건져서 가져올 때, 호크의 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떴다.

이런 식으로 사냥에 성공하면 레벨이 오르는 듯했다.

먼저 뭍으로 온 호크는 날개를 푸덕이며 물기를 털고 있었다.

“수고했어, 호크!”

꼭꼬꼭

[호크가 이유는 까먹었지만, 칭찬에 뿌듯해합니다.]

나는 호크의 등과 날개를 쓰다듬었다.

현실의 닭이라면 홰를 쳤겠지만, 호크는 기분 좋은지 얌전하게 있었다.

곧 실버가 다가와 젖은 호크의 몸을 핥았다.

“자, 일단 쉬어. 호크.”

푸다닥

쉬라는 명령을 내리자, 호크는 날개짓을 하면서 점프를 했다.

그리곤 착지에선 벌레를 쪼는지 땅을 쪼고 있었다.

호크와의 사냥은 재밌긴 하지만 호크를 수영시키는 것은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아서 조금씩만 해야 할 것 같다.

다만 다음엔 토끼라도 사냥하게 해볼까?

레벨을 올려서 진화한 모습을 확인해보고 싶기도 했다.

[물방울이 심심하니 좀 더 놀아달라고 합니다.]

물방울은 호크와 재밌게 놀다가 그만두게 되어서 심심한 모양이었다.

나는 또 수영을 하면서 놀아줄까 했지만, 조금은 몸을 쉬게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대신 낚싯대를 꺼냈다.

구경꾼들이 꽤 모였는데, 물고기를 낚으면서 또 그들에게 장사를 하면 대충 꽃이 자랄 때까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방울아, 물고기를 몰아줘.”

[물방울이 딱히 당신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해주기로 합니다.]

새침데기 같은 메시지를 보이면서 물방울은 물고기를 몰았다.

낚시 스킬로 물고기들이 미끼 근처에 몰리는 것이 보였다.

그래도 쉽게 낚이지는 않았지만, 얼마지 않아 입질이 당겼다.

“얍!”

찰팍!

곧 물고기를 낚아 올렸다.

퍼덕대는 커다란 물고기, 이번에도 대물이다.

나는 그런 식으로 몇시간 동안 물방울과 낚시를 즐겼다.

여러 물고기들을 잡을 수 있었다.

[메기(60cm)]

[민물돔(50cm)]

[베스(50cm)]

[베스(50cm)]

[송어(50cm)]

[농어(60cm)]

[낚시 스킬 레벨 업!]

호크가 잡은 메기까지 포함해서 여섯 마리의 물고기를 모았다.

모두 커다랗고 신선한 물고기들이라 구워먹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런 것은 구경꾼들도 마찬가지인지 입맛을 다시는 이들이 있었다.

“캬, 커다란 물고기들이 잔뜩······.”

“전부 민물고기네.”

“당연하지 호수니까.”

“아깝다, 여기 바다는 없나?”

“적어도 이 근처엔 없는 듯.”

“근데 저거 다 저사람 혼자 먹으려나?”

“어? 이쪽으로 오는데.”

그들의 수다를 들으면서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이유는 당연히 물고기구이 장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여러분, 물고기를 구워 팔 건데, 사 드시겠습니까?”

“얼마에 팔아요?”

“3500골드입니다.”

나는 지난번에 평균적으로 팔린 금액으로 말했다.

그러자 처음 물어본 사람은 인상을 구겼다.

“너무 비싸잖아요, 3500골드면 보리빵이 몇 갠데······.”

그는 아무래도 처음 온 사람인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아니었다.

“내가 삼! 내가 가장 먼저 말했음!”

“3600골드!”

“4000골드!”

“4300골드!”

지난번에 고기를 구워 먹은 사람들인지, 아니면 입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인지 열심히 경매를 하고 있었다.

처음 물어본 사람들이 어안이 벙벙한 채로 그 광경을 보았다.

“왜들 저렇게 못 사서 안달이죠? 그냥 물고기 구워주겠다는 건데······.”

“님 여기 처음 오죠? 여기 물고기 구이 짱이에요. 먹으면 맛도 엄청 좋지만 힘이랑 체력이 10이나 오름.”

“저, 정말요? 아니 어떻게 음식 먹는걸로 그런 버프가······.”

“믿기 싫으면 믿지 마셈, 저도 경매해야함.”

결국 물고기 가격은 5500골드에 낙찰되었다.

나는 낙찰자에게 물고기를 골라보라고 했는데, 뭐든 상관없으니 아무거나 구워달라고 했다.

물고기구이의 맛보단 버프가 급한 사람인 것 같았다.

나는 얼른 장작과 꼬치를 만들어 불돌이로 장작불을 붙이고 고기를 구웠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커다란 메기를 그에게 주었다.

그는 아구아구 먹더니, 다 먹고는 놀라며 외쳤다.

“뭐, 뭐야! 버프가······.”

“왜 그래? 사기당했어?”

“12씩 오르잖아!”

“헐 진짜? 더 좋아졌네?”

아무래도 요리버프가 더 좋게 된 모양이다.

그는 눈에 띄게 좋아하면서 떠났고, 다음 물고기의 경매는 더욱 치열해졌다.

이어서 5500골드, 5600, 5500, 6000, 6500골드에 낙찰이 되었다.

순식간에 34600골드를 벌었다.

“저기요, 더 없나요?”

“네. 지금은 재료가 다 떨어졌고, 할 일도 있어서 여기까지입니다.”

“더 잡아서 구워주시면 안 돼요?”

“농사를 지어야해서요. 나중에 또 장사할게요.”

“히잉.”

처음 비싸다고 했던 유저가 나에게 아쉬운 소리를 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은 다음을 기약하면서 자리를 비우거나 계속 농장을 구경했다.

나는 꽃밭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느덧 튤립들이 완연하게 피어 있었다.

4시간이 어느덧 순식간에 지난 것이다.

일단 퀘스트 내용의 ‘꽃을 키우는 것’은 완료한 것이다.

이제 벌에게서 꿀을 얻어야 하는데, 문제는 ‘어떻게’였다.

“일단 벌들은 막 날아다니네.”

[꽃은 벌들을 쉽게 유인합니다. 양봉을 하시려면 목공 스킬로 벌통을 만드시면 됩니다, 주인님.]

“오, 골램. 고마워.”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는 몰라도 벌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걸 보고 있으니 골램이 적당한 조언을 해주었다.

목공 스킬, 그것이 있었다.

아마도 양봉에 쓰이는 벌통을 목공 스킬로 만들 수 있는 듯했다.

나는 즉시 제작 카탈로그를 열었다.

[목공 제작, 자동벌통

허니플로우라는 이명을 가진 벌통. 세로식 벌통으로 별다른 작업 없이 손쉽게 벌꿀을 획득할 수 있다.

제작 재료 ; 목재 30개, 못 10개

제작 도구 : 망치, 조합 스킬, 목공 스킬 Lv2                                           ]

"오······.“

그리고 낯이 익은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자동벌통, 플로우하이브, 허니플로우 등으로 불리는 물건이다.

현실에서도 있는 것인데, 전통 양봉은 가로식 벌집이지만 이건 세로식 벌집이라 조작을 하면 통을 통해 벌꿀이 흐른다.

그래서 따로 정제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담을 용기만 있다면 바로 꿀을 따라 마실 수 있을 정도다.

양봉의 작업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아이템이다.

회사의 사업 아이템이 되진 못 했지만, 그래도 한 때 양봉계의 주목을 받아서 상식선에서 알게 된 것이었다.

“이걸 직접 만들게 될 줄은 몰랐는걸.”

나는 어쩐지 즐거운 마음이 되어서 제작 버튼을 눌렀다.

파란색 모형이 생겼고, 모형의 위치를 정한 뒤 망치질을 시작했다.

천천히 벌통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제작진척도 50%]

[제작진척도 55%]

[제작진척도 60%]

······.

스무 번 정도 망치질을 해야할 것 같았다.

열심히 망치질을 모형 구석구석에 하니, 어느덧 벌통이 완성 되었다.

[목공 스킬 레벨 업!]

벌통을 만들자, 목공 스킬로 레벨 업을 했다.

반듯하게 만들어진 자동벌통을 보자, 흡족한 기분이 들었다.

자세히 보니, 벌써 여왕벌 하나가 벌통에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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