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채광 퀘스트 완료
깡깡깡깡!
그런 뒤로는 철광석을 캐는 것에 집중했다.
이번 것을 캐면 8번 째 철광석이었다.
깡!
[반복된 곡괭이질로 근육이 단련됩니다.]
[힘이 1 올랐습니다.]
[철광석 5덩이]
철광석 다섯 덩이를 얻으면서 동시에 힘이 올랐다.
슬슬 몸에 열이 오르고 있었다.
광산에서 곡괭이질만 하는 것은 확실히 중노동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방울을 불러서 몸을 씻고 싶었지만, 불돌이를 역소환해야 해서 그냥 참기로 했다.
불돌이가 싫어할 것이기 때문인 것도 있었지만······
케륵 케르륵
“불돌아, 또 고블린이다!”
[불돌이가 용맹하게 고블린을 공격합니다.]
화르르륵
푸욱
······불돌이와 합동공격으로 고블린을 퇴치하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
철광석을 캐면서 이미 레벨이 하나 올랐었고, 고블린 여럿을 처리했었다.
이번에 나타난 고블린 다섯 마리를 죽이면, 또 레벨 업을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젠 전투도 능숙해져서 불돌이와 호흡을 맞춰서 순식간에 고블린 다섯 마리를 로렌의 창으로 찔러 죽여 버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예상대로 레벨이 올랐다.
이제 7레벨이 된 것이다.
나는 이번에도 체력에는 1, 정신력에는 2의 능력치를 배분했다.
그렇게 정신력을 25로 만드니, 새로운 메시지 창이 떴다.
[정신력이 충분한 수준에 이르러, 하급 정령을 하나 더 소환할 수 있습니다.]
오, 굉장한 희소식이었다.
이제 물방울도 소환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주저 없이 물방울을 소환했다.
츄파아앗!
허공에서 물이 튀면서 물방울이 모습을 드러냈다.
“물방울아 오랜만이야!”
사실 내 시간으로는 하루만에 만난 것이지만, 물방울의 시간으로는 64시간도 지난 재회였다.
반가운 마음에 물방울에게 다가갔지만, 물방울은 어쩐지 토라진 것 같았다.
[물방울이 왜 이렇게 늦었냐고 말합니다.]
“동시 소환이 가능해지자마자 소환했어.”
[물방울이 “흥.”이라고 대답합니다.]
자신을 먼저 소환해주지 않아서 단단히 삐진 모양이다.
역시 불돌이와는 성격이 너무 달랐다.
고양이 같은 성격이라고 해야 할까?
불돌이는 물방울이 오자마자 신이 난 듯이 물방울의 주변을 빙빙 돌았다.
물방울은 도도하게 가만히 있었지만 말이다.
“물방울아, 일단 내가 너무 더워서 그런데 세수하게 물 좀 뿌려줄래?”
촤아아아아아
그런 말을 하기가 무섭게 물방울이 물줄기를 내뿜었다.
뭔가 감정이 실린 물줄기!
하지만 덕분에 흠뻑 젖어서 더위가 가셨다.
“고마워!”
더위가 한결 가신 나는 남은 철광석 광맥을 찾아 걸어갔다.
그런 중에 몇몇 유저들이 나를 보고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 사람, 고랩인 거 같은데 왜 초보옷을 입고 있을까?”
“돈이 없어서? 철광석 아르바이트는 그래서 하잖아.”
“그거, 고블린 잡을 수 있으면 그냥 고블린 잡는 게 더 빠르잖아.”
“아까 고블린 한 방에 막 죽던데.”
“어쩌면 PK일지도 모름. 게임 소설에서 봤음.”
아까 고블린 30마리를 애드시킨 파티를 구해주고 나서, 저런 쑥덕거림이 이어졌다.
신경쓰지 않지만, 듣다보니 작은 상식을 유추할 수 있었다.
광산의 초입에서 철광석을 캐는 사람들은 그걸로 뭘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NPC에 팔아서 목돈을 마련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고블린을 사냥할 수 있는 파티를 짠 사람은 광물을 캐기 보단 고블린을 잡는다는 것이다.
힘든 곡괭이질을 하지 않아도 고블린이 100골드나 주기 때문일 것이다.
여하튼 고블린을 한 방에 죽이면서 고블린을 잡기보단 철광석을 캐려고 하는 내 모습은 좀 이상해 보인 듯했다.
[철광석 50덩이]
[퀘스트 달성!]
[100 업적점수 획득]
하지만 그들이 쑥덕대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철광석 광맥을 두 개 더 캐서 퀘스트를 완료했다.
철광석 50덩이와 100의 업적점수를 얻었다.
나는 그 즉시 광산의 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광산에서 광물을 캐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긴 하지만, 게임으로 어느 정도 편의를 봐주었다고 해도 광산 안은 좁고 답답했다.
이곳보다는 농장에 있는 것이 백배 천배는 더 좋았으므로 당장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불돌이와 물방울을 앞세워서 광산을 조속히 빠져나왔다.
“으하, 시원하다.”
광산을 빠져나오니 속이 다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바깥의 시원한 바람과 공기 덕에 물방울이 적셔준 물이 식으면서 더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어서 농장에 가서 호수에 뛰어들고 싶었다.
나는 길을 걸어 마을을 지나 농장에 도착했다.
오는 길에 실버의 먹이를 위해서 토끼 한 마리를 잡았다.
멍멍!
농장에 도착하니, 실버가 나를 반겨주었다.
몇 시간 농장을 비웠지만 실버가 잘 지킨 모양이다.
나는 집을 잘 지킨 포상으로 실버에게 토끼 시체 하나를 주었다.
멍!
실버가 아주 게걸스럽게 먹었다.
불돌이는 그런 실버 옆을 붕붕 돌면서 놀아주고 있었다.
그들을 뒤로하고, 나는 호수 쪽으로 걸어갔다.
세수를 했는데, 성이 차지 않아서 아예 옷을 벗고 수영을 했다.
[물방울이 같이 수영하자고 합니다.]
“좋아!”
도도한 물방울이었지만 호수의 물을 좋아하는 물방울은 나를 따라 물 속으로 들어오더니, 그런 메시지를 띄우고 있었다.
속도면에서 당연히 내가 떨어졌지만, 나는 물방울에 어울려 수영을 즐겼다.
[정령과의 교감이 깊어져 정신력이 오릅니다.]
[정신력이 1 올랐습니다.]
[수영으로 인해 체력이 좋아집니다.]
[체력이 1 올랐습니다.]
실컷 수영을 즐겼을 뿐인데 능력치가 또 올랐다.
즐거우면서도 뿌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문득 목이 칼칼해졌다.
호수의 물을 그냥 마셔도 되었지만, 문득 사과가 생각나버렸다.
잊고 있었는데, 사과주스를 만들어 팔기로 했던 것이다.
나는 뭍으로 올라왔다.
“요리 스킬!”
그리고 요리 스킬을 사용했다.
사과 주스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목재가 조금 부족했으므로 나무를 해와서 나무컵들을 만들었다.
그리곤 어제 했던 대로 사과주스 84컵을 만들었다.
만드는 내내 군침이 돌아서 한 컵을 마셔버렸다.
시원하고 단 사과주스의 맛이 입과 목에 퍼져나갔다.
[갈증이 완전히 해소됩니다.]
[시원한 음료의 힘으로 활력이 증가합니다.]
[생활의 달인 클래스 효과로 추가효과가 상승합니다.]
[추가효과: 정신력 + 7 , 지능 +7]
지난 번의 사과주스보다 추가효과가 미미하게 좋아졌다.
이번 사과주스의 아이템 이름은 [9등급 사과주스가 든 나무 컵]이었기 때문인 듯했다.
아무래도 요리 스킬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어머머, 저기요! 오빠!”
그때, 낯간지러운 오빠 소리가 들렸다.
날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지만, 가까이에서 들려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소리가 난 곳은 구경꾼들이 자주 몰리는 농장의 울타리.
오늘도 열 명의 구경꾼들이 농장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 중 외모가 연예인 같은 여자가 나를 그렇게 부른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낯이 익었다.
“저예요, 저! 전에 물고기 사먹었던 사람!”
“아, 맞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니, 완전히 기억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