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22화 (22/239)

12화 첫 사냥(1)

당연한 말이지만 우유는 암소의 젖에서 짜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유를 받을 통이 필요했고, 나는 목공스킬로 만들어보았다.

대략 3리터는 담을 수 있을 통을 만든 나는 그것을 가지고 암소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숙련된 카우보이라도 된 것 마냥 암소의 젖 아래에 통을 두고 젖을 짰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흉내내기에 불과했단 것을 알게 되는데에는 오래지 않았다.

3리터의 통은 우유를 받아내는데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암소는 24시간 동안 평균 24리터의 우유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생산량은 암소의 컨디션에 좌우되며, 한 번에 평균 8리터의 우유를 짤 수 있습니다. 24시간 동안 세 번씩 짜주는 것이 좋습니다.]

골램이 친절한 설명을 해주었다.

나는 별 수 없이 통을 하나 더 만들어서 3리터 정도의 우유를 더 받았다.

짠 김에 컵 하나를 만들어서 마셔보았다.

현실의 갓 짠 우유는 살균처리도 안 되어있고 이물질도 많아서 배탈 나기 쉽고 비린 맛도 난다고 한다.

하지만 게임인 이곳에서는 편의상 그런 것은 만들지 않았는지, 아주 고소하고 맛이 좋았다.

[맛있는 우유를 마셔 갈증이 가셨습니다.]

[추가 효과로 피로가 회복되고 피부가 좋아집니다.]

[생활의 달인 클래스 효과로 추가 효과가 더욱 좋아집니다.]

[추가 효과 8시간 동안 힘+3 체력+3]

[해당 추가 효과는 이미 더 좋은 추가효과가 발동 중입니다.]

추가효과가 발생했지만 스탯 상승 효과는 물고기를 구워먹은 것 때문인지 중첩되지 않았다.

사과주스 효과는 적용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같은 종류의 능력치 상승은 음식으로 효과를 중첩시킬 수 없는 모양이다.

[생활의 달인 효과로 축산품을 먹으면 추가효과가 부여됩니다. 하지만 요리되지 않은 식료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우유의 경우 가공품으로 만들어 먹거나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더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골램이 또 친절한 설명을 해주었다.

나는 그 말을 참고하면서도, 또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그래선 계속 마실 것 같아서 참기로 하고 [질 좋은 10등급 우유(3리터) 두 통]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지금 우유 짜고 있는 거지?”

“닭한테서 계란도 얻은 듯.”

“주말 농장 수준이네.”

“이젠 뭘 하려는 걸까?”

구경꾼들이 쑥덕였다.

그들도 도시 사람들이라서 축산 하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직접하고 있는 나도 그런데, 보고 있는 그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들의 반응에 조금 웃음을 머금은 나는, 다음으로 양털을 깎기 위해서 양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조금 난색이 되었다.

카우보이 목장주가 준 양털깎이 단도가 있었지만, 양털을 깎는 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골램이 응원하듯 말했다.

[적대의사를 가지지 않고 양털을 깎으면 손쉽게 양털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양털깎이 단도로는 양이 다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는 그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리고 골램의 말은 사실이었다.

면도기로 수염을 미는 기분으로 양털이 부드럽게 깎이는 것이다.

심지어 양은 그것이 기분 좋다는 듯이 ‘매애애’하고 울었다.

깎인 양털은 뭉치로 아이템화 되고 있었다.

[양에게선 한 번에 20뭉치의 양털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번 깎인 양털은 8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다 자랍니다. 컨디션이 좋으면 더 질 좋은 양털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골램의 말대로 양털은 20뭉치를 얻을 수 있었는데, 그 사탕무와 사과처럼 그 중 몇 개인 6개가 9등급으로 나왔다.

그러니까 [질 좋은 10등급 양털 14뭉치]와 [질 좋은 9등급 양털 6뭉치]를 얻었다.

나는 다른 한 마리의 양도 털을 깎아 주어서 [질 좋은 10등급 양털 16뭉치]와 [질 좋은 9등급 양털 4뭉치]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질 좋은 10등급 양털 30뭉치]와 [질 좋은 9등급 양털 10뭉치]를 얻었다.

“매애애애”

양은 벌거숭이가 됐지만, 오히려 시원하다는 듯이 계속 ‘매애애’하고 울었다.

이제 남은 것은 돼지로 송로버섯을 채집하는 것이었다.

현실에도 송로돼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내가 사온 돼지의 외관은 그냥 보통 집돼지지만, 게임이라서 상관없는 모양이다.

다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돼지를 몰고 송로버섯을 찾으려면 농장을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마을에 가기 위해 농장은 비우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송로버섯을 캐려면 아마도 필드로 가야할 것이다.

경비견으로 실버가 있긴 하지만 농장을 비우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고, 전투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소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우선 돼지들에게 다가가 보았다.

돼지 두 마리는 돼지우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얘들아, 송로버섯 캐러 가자.”

목축 스킬 덕에 내 말을 듣는다는 것을 떠올리곤 직접 명령을 내려보았다.

꿀꿀

그러자 돼지 두 마리는 꿀꿀 거리며 우리에서 스스로 나왔다.

이래저래 스킬이 있으니 편리하다.

돼지들은 땅을 킁킁 대며 뭔가의 냄새를 찾는 듯했다.

벌써부터 송로버섯을 찾는 것 같았다.

조만간 농장을 나가려고 하는 것 같았기에, 나도 준비를 해야했다.

준비랍시고 따로 할 것은 무기를 찾는 것 정도였다.

송로버섯이 위험한 곳에 있으면 곤란하니 말이다.

[목검]

인벤토리에서 목검을 찾아내었다.

게임을 시작하고 처음부터 주어진 기본무기다.

이걸로 충분할까?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기왕이면 더 좋은 무기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 그러고 보면 업적점수를 100 얻었다.

나는 당장 업적상점을 켜보았다.

[로렌의 창 20QP, 세상을 구한 용사의 조력자가 사용했던 창.]

그리고 업적상점에서 눈 여겨두었던 무기를 찾았다.

사실 찾을 것도 없이 가장 첫 목록에 있던 무기다.

20QP, 설명에서도 어쩐지 비교적 초보자를 위한 무기 같은 느낌의 아이템.

이거라면 목검보단 믿을만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 업적점수로 사기 때문에 아마도 목검보단 훨씬 좋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클릭했다.

[로렌의 창을 구매하시겠습니까?]

나는 망설임 없이 ‘예’를 입력했다.

[로렌의 창을 구매하셨습니다.]

[20QP가 소모되었습니다.]

곧 내 손에 창 하나가 생겼다.

서양 미드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서양식 단창이었다.

기사들이 사용하는 랜스가 아니라, 병사들 정도가 사용할 스피어.

그런 것들 중에서 짧은 편에 속하는 것이다.

특징은 없지만 잘 마감된 창신의 감촉이 좋았고, 창날은 잘 갈아져 있었다.

나는 아이템의 상세설명을 보고 싶었다.

그렇게 사고하니, 그것이 적힌 메시지창이 떴다.

[로렌의 창 : 기본 공격력 20, 내구도 20/20

다른 세상에서 용사의 조력자였던 로렌 알체미노가 썼던 단창. 잘 관리되어서 준수한 내구도와 공격력을 가진 좋은 창이다. 그랜드 소드마스터 볼코프와의 전투에서 파괴되었지만 영웅의 무기로써 완벽하게 재현되었다.

‘이래선 안 된다.’- 용사의 한심한 모습을 본 로렌이 한 생각.                            ]

아이템의 공격력과 내구도, 아이템에 부여된 특수효과, 그리고 설명까지 적힌 메시지창이었다.

설명을 봐선 나쁘지 않은 무기 같은데, 지금까지 스탯과 공격력에 대해 무신경해서 얼마나 좋은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보았다.

힘17+10, 민첩11, 체력15+10, 지능10+6, 정신력12+6

레벨은 1이었지만, 지금까지 생활 활동으로 오른 능력치들이었다.

거기다가 음식의 추가효과로 능력치가 더 올라가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하나씩 클릭하면서 능력치의 효과를 알아보았다.

힘은 근접 공격력을 2씩 보정해주고, 민첩은 원거리 공격력을 1씩 보정해주면서 회피와 크리티컬 확률을 늘려준다.

체력은 HP포인트를 3 보정해주면서 스태미너를 늘려준다.

지능은 마법 공격력을 1 보정해준다.

정신력은 MP, 그러니까 마나 포인트를 3 보정해준다.

그러니까 지금의 내 능력치는 거의 근접에 특화된 캐릭터이다.

나는 HP와 MP를 확인해보았다.

[HP 75/75]

[MP 54/54]

체력과 정신력의 보정치 만큼 되어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공격력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공격력 총합 : 155.4]

“응?”

공격력 총합을 확인한 나는 다소 놀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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