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농사짓는 플레이어-11화 (11/239)

6화 낚시

물고기를 인벤토리에 넣으니 낚시 스킬을 배웠다는 메시지가 떴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제 낚시 스킬을 이용해 낚시를 할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럼 물고기를 좀 더 낚시 쉬워질까?

나는 시험 삼아 다시 낚싯대를 드리워 보았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그리 큰 범위는 아니지만, 찌가 있는 곳 주변에 물고기들이 열감지 카메라로 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낚시 스킬을 배우기 전에는 없던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낚시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모양이다.

나는 다시 던지거나 미끼를 움직여 물고기가 많은 곳을 찾아보았다.

“저 사람 이제 낚시도 하네.”

“릴 낚시네.”

“뭐 좀 낚았나?”

“어어? 입질이 온 거 같다!”

그 사이 구경꾼들이 또 생겼다.

낚시에 관심이 많아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신경 쓸 틈도 없이, 물고기 한 마리가 또 미끼를 물었다.

낚시 스킬 덕에 물고기가 어떤 식으로 저항하는지 보였기 때문에, 나는 전문 낚시꾼처럼 릴을 풀었다 감았다하면서 물고기와 힘겨루기를 했다.

이번엔 제법 대물일 것 같았다.

찰팍!

“우와!”

제법 버티던 물고기가 결국 물 밖으로 끌려나왔다.

끌려 나와도 버둥대는 힘이 엄청난 녀석이었다.

이건 나도 아는 물고기였다.

워낙 익숙하게 보는 녀석이니 말이다.

[잉어(50cm)]

“잉어다 잉어!”

“제법 큰 놈이야.”

“크, 매운탕 거리로 딱인 놈인데.”

구경하던 사람들이 수다를 떨었다.

그들을 자세히 보니, 중년인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 취미가 낚시인 중년들인 모양이다.

그래서 낚시하는 모습에 눈길이 끌린 듯하다.

“저기요, 잠깐 가까이서 보여줄 수 없어요?”

“훔쳐갈 맘 없으니까 가까이에서 좀 봅시다.”

몇몇 사람들이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아우성이었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씩 웃었다.

익살스런 사람들이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진 것이다.

그들이 기대어있는 울타리로 여전히 낚싯대에 걸린 상태의 잉어를 들고 갔다.

“크, 이 녀석 아주 실한 녀석이네.”

“어이쿠 아직도 힘 넘치는 거 봐라.”

“현실에선 이렇게 큰 놈 보기 힘든데 말이야.”

“탁본 떠보고 싶은데, 게임이라 정말 아쉽네.”

아저씨들이 잉어를 보거나 만져보면서 수다를 떨었다.

흠, 그런데 이분들을 아저씨라고 하기엔 나도 이제 아저씨 소리 들을 나이이긴 한가? 28살이면······.

“저기요, 우리도 호수에서 낚시해도 되나요?”

“네, 요 주변이랑 호수가 제 땅이긴 하지만 아닌 곳도 있으니 상관없습니다.”

“아니, 아저씨 땅이라고요? 벌써 이 게임에 부동산 개념이 있나?”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됐습니다.”

낚시의 허락을 구하는 사람의 물음에 나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어차피 허락 안 해준들, 이 넓은 호수에서 낚시 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

그렇게 하면 욕먹는 것은 둘째 치고, 뭘 어떻게 막겠는가?

흔히 말하는 게임 내 PK라도 해서? 할 수 있고 없고 떠나서 난 그런 폭력적인 것은 하고 싶지 않다.

어쨌든 남자의 관심대는 낚싯대로 넘어갔는지 그것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혹시 낚싯대 어디서 사는지 알아요?”

“마을에 가면 잡화점이 있습니다. 거기서 미끼까지 살 수 있습니다. 가격은······.”

나는 잡화점에서 보았던 낚싯대 가격과 미끼 가격을 말해주었다.

다들 초보유저였기에 낚싯대 가격이 영 싸지만은 않다는 것에 아쉬움이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주 못살 가격은 아니었기에 그들은 돈을 모아 사기로 결심한 듯했다.

“아유, 알려줘서 고마워요.”

“별거 아닙니다.”

“나중에 낚시 같이해요. 농사도 지으시는 분 같던데, 혼자서 하면 심심하잖아요.”

“그러죠.”

인심 좋아 보이는 아저씨들은 그런 겉치레 같은 인사를 하고선 자리를 떠났다.

일단 이렇게 구경꾼들은 물러갔다.

커다란 잉어녀석도 인벤토리에 넣어두었다.

나는 밭에 자란 잡초가 작물을 상하게 하기 전에 또 다시 잘랐다.

슬슬 작물을 심은 지 8시간이 다 되어가서 작물을 수확할 때가 되었다.

나는 몇 번 낚싯대를 던져보았지만, 애석하게도 물고기를 더 낚지는 못 했다.

하지만 그렇게 낚시를 하고, 잡초를 베고, 물을 더 주어서 8시간을 채우니, 사탕무들이 다 자랐다.

[농사 스킬 레벨업!]

[농사 Lv2 획득]

작물이 모두 자라자, 농사 스킬이 레벨업 했다.

게임에 몰입하기 시작한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싱글벙글 웃으며 사탕무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100개나 되는 사탕무를 수확하는 것은 힘든 작업이었으나, 동시에 즐거운 작업이었다.

다 수확해서 사탕무의 등급을 확인해보았다.

[10등급 사탕무 76개]

[9등급 사탕무 24개]

레벨업 하기 전에 심은 농작물이라서 그런지 수확물의 등급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많이 심어서 9등급짜리가 제법 나왔다.

다 팔면 돈이 또 제법 들어올 것이다.

그럼 다시 마을로 가야한다고 생각할 때였다.

[수상한 쪽지가 빛을 냅니다.]

또 다시 수상한 쪽지가 빛을 낸다는 메시지가 떴다.

나는 수상한 쪽지를 꺼내보았고, 어김없이 또 다른 히든 퀘스트가 떴다.

[히든 연계 퀘스트 발동]

[퀘스트, 생활의 달인이 되자.

농장의 모양새가 갖춰졌다. 이제 적절한 직업을 가질 때가 되었다.

히든 클래스인 ‘생활의 달인’이 되어보자.

클리어 조건 : 정령술, 건축, 채광, 대장기술, 연금술,  요리, 목축 스킬 배우기.

클리어 보상 : ‘생활의 달인’으로 전직. 100 업적점수                        ]

이번에는 어쩐지 심상치 않은 느낌의 퀘스트였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