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성장속도가 이상하다-213화 (212/218)

외전 스승 (1)

오윤진과의 만남 이후.

정확히는 그녀의 제안을 수락한 후, 안일한은 차근차근 신변을 정리했다.

그녀에게 말했듯, 협회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여명에 합류할 준비에 임한 것이다.

그가 이끌던 팀의 팀원들을 비롯하여 몇몇 친분이 있는 협회 소속 초인들까지 말렸지만,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테니까.’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고, 그의 오래된 목표를 이룰 마지막 기회임에 틀림없었다.

그렇기에 안일한은 가진 바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물론 섣부른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는 스스로의 안목을 믿었다.

‘오윤진, 거짓을 일삼는 사람은 아닌 듯했으니까.’

만일 그녀가 언급한 ‘여명’이란 단체의 대의가 그릇됐다고 판단된다면.

최악의 경우, 그는 혼자서라도 움직일 생각이었다.

안일한은 그만한 각오를 가진 채로 오윤진과의 두 번째 만남을 위해 집을 나섰다.

오윤진과의 두 번째 만남은 야심한 시각, 인적이 없는 공원에서 이뤄졌다.

그녀는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본론을 꺼내 들었다.

“전에 말씀드렸듯, 오늘은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그렇게 운을 떼는 한편.

낙일이라는 집단과 그들의 소행부터, 여명에 관한 이야기까지 상세하게 설명해 줬다.

그녀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안일한의 눈빛은 경악으로 물들어 갔다.

‘……대체 무슨 수로 그만한 일을 꾸밀 수 있는 거지?’

오윤진이 밝힌 낙일의 소행은 하나부터 열까지,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균열 및 침식 현상을 임의로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 그러했다.

뿐만 아니라 ‘역천’이라는 저들의 목적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안일한으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이야기의 앞뒤 맥락에 모순은 없었으니까.’

밀려드는 불쾌함 속에 어떻게든 이해하려 애 쓰고 있을 때.

오윤진이 진지한 낯빛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굳이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요. 애초에 그 녀석들은 상식을 벗어난……, 미친놈들이니까요.”

“확실히 그런 것 같네요.”

“무튼 설명은 이만하면 충분한 것 같고, 다음으로 넘어가죠.”

“다음이라뇨?”

“안일한 님이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요.”

만나야 할 사람.

오윤진은 영문 모를 이야기와 함께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걸음을 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말씀드렸잖아요? 초인으로 만들어 드리겠다고.”

“……!”

“안일한 님의 부족한 재능을 보완할 마나 수정과 스킬은 여명 차원에서 제공해 드릴 거예요. 그리고 안일한 님께서 제대로 된 초인으로 거듭날 수 있게끔 수련을 지도해 주실 분도 지원해 드릴 거고요.”

“그럼 만나야 할 사람이라는 말씀이…….”

“네, 지도를 도와주실 초인 님을 뵈러 가는 거예요.”

오윤진은 싱긋 웃으며 말을 맺었다.

그녀의 대답에 안일한은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20분 후.

이름 모를 야산의 한 가운데 이르렀을 때.

마침내 안일한은 오윤진이 말했던 인물과 대면할 수 있었다.

그자와 마주한 순간.

“……!”

안일한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수련의 지도를 위해 대면한 초로의 사내.

그에게 한쪽 눈과 한쪽 팔이 없는 까닭이었다.

- 다음 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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