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오력의 투수-12화 (12/325)

[12]

며칠 후.

민철과 스틸러스팀의 선수들은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이미 정해졌지만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뭐?! 동팔이가 1부 리그팀으로?"

"그게 참말인교?"

민철의 발표에 놀라면서 그들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그들의 반응에 동팔은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한 사람이 말했다.

"와아…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정하고 말해주는 게 어디 있나?"

"그래도 언질이라도 주지……."

그들이 말에 민철이 답했다.

"그 언질이 지금이라고 생각했으면 해. 그리고 지난 주 시합에서 봤지만 동팔이 구위가 많이 올랐어. 여기에 있기에 너무 아까울 정도로. 안 그러냐?"

그의 말에 팀원들도 부정하진 않았다.

"그야 그렇지만……."

"그건 알아도… 너무 갑작시레 들으니까 당황스러운 거 아임니꺼?"

그중에 한 사람이 사투리를 쓰는 사람에게 말했다.

"야야. 너 사투리만 쓰든지, 표준어만 쓰든지 해라. 한 문장에 다 쓰면 어떻게 해?"

"마, 거… 경상도 살다가 서울 와서 살고 있는데 우짭니꺼? 그리고 지금 그게 중요한교?"

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동팔을 보며 물었다.

"뭐… 1부 리그 간다니 막을 수는 없고, 막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니 동팔이는 어데까지 가고 싶나? 내 그건 꼭 알고 싶다 안 카나?"

그의 물음에 동팔이 고개를 들었다.

그가 눈을 빛내더니 최종 목표를 말했다.

"저기… 듣고 놀리진 마세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

동팔의 말에 스틸러스팀의 선수들은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리고 몇 초 후.

"하하하하하하하하!!!"

"끄끄끄끄끅……."

이내 동팔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크게 웃어버렸다.

"와… 마… 크크큭. 내 동팔이가 프로리그 우승이나 메이저리그 진출까지는 마 생각했다만… 월드 시리즈? 그건 진짜 생각 모 했네. 크크큭."

심지어 옆에 있던 민철도 고개를 돌리고 소리를 죽이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한 차례 진정이 되자 그들이 말했다.

"뭐, 꿈이 클수록 좋은 거잖아."

"전에는 꾸지도 못했고, 꾸더라도 망상이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지?"

"솔직히 제구력은 이미 메이저리그급이잖아. 구속이 떨어져서 그렇지만… 이제 구속만 더 끌어올리면 불가능하진 않을 거다."

그러자 또 한 사람이 말했다.

"그럼 이거 가져오기 잘했네. 그동안 우리가 던졌고 받았던 공이다."

그 말을 하고 그는 몇 십 개의 공을 꺼냈다.

그리고는 한 사람씩 공을 줬다.

이후에 그가 한 것은 공에 굵은 유성 팬으로 자신의 사인을 했다.

"동팔아. 여기에 니 사인 좀 해도."

"네? 네……."

동팔은 그의 부탁대로 그 공에 사인을 했다.

그리고 다시 돌려주자 그가 말했다.

"내가 이렇게 해달라는 건 다른 게 아이다.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 동팔이 니 말대로 될 수 있는 거 아이가? 구위가 점점 더 좋아져가가 정말로 메이저리그 진출하고! 그리고 진짜로 월드 시리즈 우승하고!"

그는 동팔과 자신의 사인이 있는 공을 보며 말했다.

"그라믄 내는 나중에 태어날 내 자슥들에게 이걸 보여주며 말할 기다. 이 공이 바로, 그 유명한 강동팔이라는 선수가 재기할 때 쓰던 그 공이다! 그리고 내가 그 강동팔과 같이 야구했던 사람이란 증거가 될 끼라."

그가 동팔을 보며 말했다.

"도저히 프로에서 쓰지 않을 투박한 공이다. 하지만 여기에 니 친필 사인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공이 될 기야. 동팔아. 꼭 그렇게 만들어 봐라. 알겠제?"

그의 말에 다른 선수들도 각자 자신의 공에 자신의 사인을 했다.

그리고는 동팔에게 내밀었다.

"이놈의 자식의 말이 맞지. 동팔아. 꼭 그렇게 만들어 봐라."

"우리는 항상 널 응원한다. 알지?"

"더 이상 같이 야구는 못 해도, 같이 야구한 추억은 있지 않나?"

"동팔이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지. 월드 시리즈 우승? 그거 그냥 몇 번이라도 해버리고! 매년 승리 투수도 20번 이상 하고! 나중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

"야. 넌 동팔이보다 더 나갔네. 하긴… 월드 시리즈 한 번이면 되겠어? 더 해야지."

"우리 순위야 곧 떨어지겠지만… 어쩌겠냐? 그게 우리 원래 실력인데. 오히려 동팔이 덕분에 2부 리그 공기 좀 맡고 온 거지, 뭘."

그들의 말에 동팔은 절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동팔은 공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서 사인을 했다.

이후에는 이별의 회식과 함께 다 같이 사인한 공을 들고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서.

소문의 시작

전에 김 대리가 말한 대로 회사에선 동팔의 검진 비용을 대주었다.

동팔은 MRI로 정밀 검사를 받고, 검진결과를 들으러 왔다.

"MRI 결과… 정상입니다. 완벽하게 회복되었습니다."

의사의 확진에 동팔의 표정은 활짝 피었다.

동팔은 검진결과를 회사로 가지고 왔다.

그러자 회사 사람들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다행이에요. 동팔 씨."

"확실히 나은 거 맞지? 정말 다행이야. 그리고 미리 축하해."

그리고 어떤 사람이 물었다.

"이제 정말 프로에 들어가는 거야?"

그의 말에 동팔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당장은 무리예요. 이미 부상의 낙인이 있어서요."

동팔이 말에 회사 사람들은 안타까워하며 얼굴이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동팔은 여전히 밝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노력하면 이전만큼 던질 수 있으니, 계속 연습할 겁니다. 그리고 먼저 아마리그 1부 우승을 먼저 하면 그들도 가만히 있진 않겠죠. 지금은 130 정도 던지고 있고, 140 이상 던지면 아무래도 먼저 다가올지도 몰라요."

그들은 동팔의 말은 쉽게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꿈을 쫓아가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그들은 더욱 마음이 울렸다.

"그럴 거야. 그럼 완전히 회복되었으니 이제 동팔 씨도 곧 나가겠네. 과장님. 그럼 우리 회식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사람들의 눈이 과장을 향하자 과장이 답했다.

"그야 당연하지. 좋은 소식에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어디로 갈까? 항상 가던 곳은 식상하니까… 이번에 더 좋은 곳으로 가야 하는데."

"그럼 거기 어때요? 고기 굽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 해산물 좀 먹고 싶어요. 회요, 회."

"좋지. 가자고. 지금 당장 예약해."

그날 저녁, 동팔은 회사 사람들과 마지막 회식을 했다.

좋은 날이었고, 선수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몸을 보호해야 했기에 술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단체 사진을 찍은 후, 나오는 길.

다들 뿔뿔히 흩어지고, 동팔은 민희와 같이 가고 있었다.

"다시 레슨장으로 가시는 거예요?"

"응. 늦어도 연습을 쉬고 싶진 않아. 하루 쉬면 하루 더 늦어질 것 같아서……."

"그래요……."

민희는 자신의 팔로 동팔의 팔을 감싸 안으며 말했다.

"그래도 너무 무리하진 마세요. 이제 다시 회복했는데 조급해하다가 다시… 그러면 안 되잖아요?"

민희의 걱정에 동팔은 민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이미 한 번 겪어 봐서 그 느낌을 잘 알아. 한계 이상으로는 절대 던지지 않을 거야.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데 함부로 날릴 수는 없잖아."

"그럼… 다행이구요."

그 이후 두 사람은 특별히 이야기를 더 하지 않았다.

다만 두 사람이 잡은 손을 놓았을 때는 레슨장에 도착했을 때였다.

동팔은 윤승완 투수와 평일 매일 레슨장에 만나서 코치를 받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첫날이었다.

휙~ 퍽!!

동팔의 공은 정확하게 세 개의 고리를 통과했다. 그 모습을 본 윤승완은 박수를 치며 말했다.

"이야. 정말 제구가 쩐다, 쩔어. 어떻게 그걸 다 통과하냐? 프로에서도 이렇게 던지는 사람은 없어."

단순히 원하는 곳에 보내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코스까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던진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

'이건 던지면서 얼마나 긁는지 강도(剛度)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이잖아? 이게 쉽게 되나? 아니, 그 전에 제대하고… 2년 사이에 가능해?'

이전에 강동팔이 고교 괴물 투수로 알려졌을 땐 강속구와 절묘한 커브가 주무기였다. 분명히 대단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보면 못 칠 것도 없는, 잠재력이 뛰어난 신인 투수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것은 윤승완 투수의 생각도 마찬가지.

하지만 방금 전에 던진 공을 보고는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어쩌면 정말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건지도 몰라. 단순히 강속구를 던질 수 있어 재능이 있는 투수가 아니라, 코스까지 완전히 지배하는 투수였다니… 어쩌면 방출당한 이후로 한 연습이 본인의 진짜 능력을 발현한 건지도 몰라.'

지켜보던 사장님이 동팔을 대신해서 말했다.

"동팔이가 여기 와서 항상 이 연습만 했죠. 처음에 이걸 봤을 때는 왜 그러나 싶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묘기예요, 묘기. 아니, 이젠 기예 수준이라니까요? 나중에 직구도 뱀처럼 나갈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그러면 진짜 엄청난데요? 직구가 세 가지 코스 이상으로 가게 되는 거니까."

윤승완이 동팔에게 가서 물었다.

"동팔아. 내가 이거 마음대로 조절해도 되겠니?"

"네. 어떤 코스를 원하시는데요?"

"그건 보면 알아."

승완은 그 말을 하고 세 고리의 위치를 조절했다

투수였기에 불가능한 코스는 설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져온 비디오카메라를 삼각대에 설치해 동팔을 향했다.

"동팔아. 코스 보니까 알지? 슬라이더다."

"네."

동팔은 승완이 놓은 코스대로 정확하게 던졌다. 그리고 비디오를 보면서 확인하고는 다른 코스를 설정한 다음 던지도록 했다.

승완이 던지도록 한 공의 종류는 전부 변화구였다.

처음이 미끄럽게 빠지는 슬라이더였다면 그 다음에는 동팔의 주력구 중 하나인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까지 던지게 했다.

동팔이 지금 던질 수 있는 구질과 투구 폼을 본 승완은 잠시 쉬고 있는 동팔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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