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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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 : 이상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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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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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타나토스
Lv : 156
Knightage : -
JACKET : Necromancer
Exp : 55,350,550/104,857,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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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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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 : 750
방어력 : 50
민첩성 : 650
정신력 : 150
연산 속도 :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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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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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불신 : F
망령 신체 : B
의식 조종 : D
망자 소환 : A
근본 승계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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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오랜만에 스테이터스창을 켰다.
“의식 조종의 레벨이 낮아졌군….”
카페의 의자에 앉아,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창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매번 레벨이 오를 때마다 스테이터스를 분배하기는 했지만, 요새 들어서는 그렇게까지 이 창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단순히 레벨이 높아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금의 상황이 너무도 익숙해져, 가상과 현실이 점점 구분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인 걸까.
“….”
“뭐 고민이라도 있나요?”
잠깐 생각에 잠겨있자니, 맞은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든 나는, 늦은 오후의 석양을 받으며 빛나고 있는 유하의 모습을 발견했다.
반묶음을 한 따뜻해 보이는 갈색 머리.
“표정이 진지해서.”
거기에 앞치마와 종이책. 실상 골동품에 가까운 그런 ‘취미용품’을 든 그녀가 나를 보며 웃었다. 자연스럽게 스테이터스창을 끈 나는 앞에 놓여 있는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마시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아무것도.”
“후후, 매번 아니라고만.”
“아, 아니라니까 아니라고 하지.”
장난스럽게 바라보는 유하의 모습에 나는 조금 당황스러운 기색을 느끼며 대답했다. 그러자 잠시 후, 입을 다문 그녀는 내 뒤쪽에 있는 넬을 한 번 돌아보고는 텅 비어있는 카페에 눈길을 주었다.
“…. 이렇게 셋만 있게 된 것도 무척 오랜만이네요.”
그녀는 조금 씁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조금 외로운 듯 카페를 살펴보는 눈빛에서 나는 무척이나 불편한 기분을 느끼고 입을 열었다.
“저기, 유하.”
“모디 양은…. 아직 소식이 없나요?”
“아니, 그 녀석 오늘 아침에 봤거든.”
나는 어이가 없어지는 걸 느끼며 대답했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났는데, 유하는 모드레드가 자리에 없으면 항상 이런 식으로 장난을 치고는 했다.
“아침밥도 잘 챙겨 먹고 나갔잖아.”
지금 녀석은 퀘스트의 탐색을 위해 잠깐 나가있을 뿐, 유하가 말하는 것처럼 완전히 떠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후로 아무렇지도 않게 눌러 앉아서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아, 그러네요!””
농담이었다는 듯 말한다.
“그래도 점심은 잘 챙겨먹었을지….”
“….”
그러고 보니 점심 값까지 쥐어주어서 보냈더랬지.
착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는 유하의 모습을 나는 조금 짜게 식은 채 바라보았다. 하지만 뒤를 이어 슬쩍 웃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현재의 상황을 즐기는 유하의 모습이 조금은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궁금하지 않아?”
그래서 물었다.
“네?”
유하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조금 진지한 내 얼굴을 보고는 그 의미를 깨달았는지 미소를 머금었다.
“말해줄 건가요?”
그것은 조금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
“후후, 물론 궁금하기는 하죠. 밤마다 자꾸 어디를 나가질 않나. 그리고 매번 지쳐서 돌아오고….”
알고 있었나.
갑작스러운 고백에 나는 테이블 위에 올려둔 손가락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아니 물론, 아예 아무거도 모르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좀 당황스러웠다.
“위험한 일을….”
벌이는 건 아니지만. 이라는 말이 나오질 않았다. 그건 절대로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는 거죠?”
“음….”
거기에 돌연 유하가 말을 잇자, 나는 대답하지 못하고 앞머리를 매만졌다. 그러자 그녀는 들고 있던 책을 내 앞에 내려놓았다. 낡고 오래된 책이었다.
“모드레드.”
그리고 거기에는 한 남자의 그림이 있었다.
“랜슬롯, 트리스탄, 베디비어….”
아서왕 전설.
책의 귀퉁이에 그런 글자가 적힌 채였다.
“…. 유하 누나.”
나는 조금 멍한 기분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손을 뻗은 유하는 천천히 책의 페이지를 넘겼다.
“갤러해드까지.”
거기에서 나는 심장이 멈추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분명히 최근 들어 생겨난 준의 동료들도…. 다들 이와 같거나 비슷한 이름이었죠?”
침착함을 잃고 있는 나와는 달리 유하는 아무렇지도 않게 중얼거리며 이내 책을 덮었다. 그녀는 붉은 커버로 된 양장본을 들며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전혀 모르겠네요.”
“뭐…?”
“그리고 괜찮아요. 몰라도.”
당황해하는 나를 보고 유하는 부드럽게 웃었다.
“준이 곤란해 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요.”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3년의 ‘유학’을 이겨내고, 집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유하는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 목소리가 조금, 뇌리에 짙게 울리는 듯해 나는 입을 다물었다.
“이런 시간이 가장 행복하니까요.”
그리고 그런 결론을 내렸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모습으로, 눈앞의 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에 나는 얼굴이 새빨갛게 물드는 것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 유하 누나…!”
“네, 준.”
하지만 말이 나오질 않았다.
누나는 너무나도 예쁘다. 그런 단순한 표현을 쓰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워질 정도로.
정말로 내가 곁에 있는 것조차 송구스러울 정도로 멋진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누나를 앞에 두고 천천히 생각을 마치고 입을 열었다.
“걱정만 끼치는 못난 남동생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렇죠? 예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헬렐레~.”
“으윽….”
그 말이 왜 가슴에 날아드는지 모르겠다.
“빠, 빨리 여자 친구를 만들라고는 했지만 우유부단하게 손을 뻗으란 이야기는 안했다고요?!”
“아니, 그….”
“당장 모두에게 사과해요! 그리고 확실히 정해요!”
“죄, 죄송합니다아….”
“?!”
고개를 푹 숙이며 이야기하자 유하의 얼굴이 돌연 새빨갛게 물들었다. 약간 스스로를 보호하듯 가슴 위에 양손을 얹은 모습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아니 저는….”
유하는 당황해 고개를 푹 숙였다. 머뭇거리며 입을 다무는 그녀의 태도에 나는 그 의중을 이해했다. 유하는 자신의 입장과 감정 사이에서 곤란해 하고 있는 듯했다.
“누나도….”
“저는, 어, 음…. 준의 보호자이고….”
“나보고는 확실히 정하라고 했으면서.”
“윽…?!”
내가 볼멘소리를 중얼거리자 유하는 짧게 신음을 냈다. 그리고는 다시금 고개를 푹 숙이고는 좀처럼 무어라 말을 잇질 못했다.
….
너무 괴롭혔나.
“지금 일이 끝난다면, 말이지.”
나는 싱긋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어깨를 흠칫 떤 유하는 곧이어 의아한 얼굴로 날 올려다보았다.
“준…?”
“그때는, 어른이 되겠습니다.”
“….”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후후, 이미 어른 같은데요.”
진지한 얼굴을 해보인 것일까.
나는 잠시 유하의 깨끗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녀가 자연스럽게 눈을 감으며 맞잡고 있는 내 팔을 당겼다. 나는 뒤쪽을 힐끔 돌아보아 넬이 디멘션 커넥터 안으로 파고든 것을 확인했다.
“….”
그 당기는 행동에, 조금씩 끌려갔다.
조금씩, 숨소리가 가까워져 오고….
“…?!”
바로 그 순간, 눈앞에 팝업창이 떠올랐다.
뭔가 싶어 고개를 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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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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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갤러해드의 여정 1/10
난이도 : ★☆☆☆☆☆☆☆☆☆
내용 : 지정된 위치로 이동하세요.
제한 시간 : 00:10:00
보상 : 경험치 1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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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믿을 수 없는 내용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커가 가리키는 방향과 장소, 거기에서 지금의 내 위치를 비교해 보았다. 제한 시간은 10분인데, 장소는 서울 중심부, 종로가 여기에서….
“유, 유하! 잠깐 나갔다 올게!”
시간이 아슬아슬하다는 자각이 들자마자 나는 곧바로 유하의 손을 뿌리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듣고 있나 싶은 자각이 들어 뒤를 돌아보자 유하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나를 돌아보는 모습이 보였다.
“주, 준?!”
“저녁 먼저 먹고 있어!”
그렇게 소리치고, 나는 곧바로 날듯이 가게를 빠져나왔다. 골목을 쏜살같이 내달려 수백 번은 했을 위치에서 곧바로 재킷을 기동시켰다.
탄피처럼 날아드는 마스크를 위로 던지고, 순식간에 벽을 박차며 도약했다.
이런 행위가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받아서 쓴 뒤,
“넬!”
나는 곧바로 건물 위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
붉은 머리의 남자는 가볍게 휘파람을 불며 도로변으로 내려섰다.
지난번의 ‘사태’ 이후로 며칠이 지나, 정신 없던 것도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 그는 한적한 도로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커피가 먹고 싶었던 것이다.
거기에 감사의 인사를.
“대위님!”
해둘까 싶던 찰나, 뒤에서 방해의 목소리가 들려와 가웨인은 우뚝 멈춰 섰다. 흰색의 코트를 펄럭이며 그는 지치는 기분을 느끼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검푸른 머리를 하나로 묶은 여자가 서있다.
불만스러운 얼굴로.
“네, 대위님.”
“지금 어딜 가시는 겁니까…?”
우아랑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손가락을 들어, 가웨인은 천천히 목적지를 가리켰다.
“커피나 한 잔 하고 가시죠.”
“제한 시간까지 5분도 남지 않았습니다!”
“….”
커피 먹고 싶은데.
근처에 온 김에 잠깐 들러볼까 했는데 옆에 있는 이 귀찮은 여자 때문에 다 허사였다.
헥터가 근신 처분을 받은 일은 무척이나 좋았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불편하군.
“그래요…. 갑시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웨인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몇 걸음 더 걸었다. 우아랑의 표정이 더더욱 안 좋아지는 것을 보고 조금 즐길 무렵,
“꺅?!”
그는 골목 반대편에서 나오던 누군가와 부딪쳤다.
“아, 죄송합니다.”
재킷이 전반적인 능력을 상승시켜주어,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한 가웨인은 여성을 부축했다. 반쯤 엉덩방아를 찧기 직전이었던 그녀는 갑작스럽게 자신이 남자에게 안겨있자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눈을 깜빡거렸다.
“가, 감사합니다.”
연한 갈색의 머리를 기른, 그림으로 그린 듯한 미인이었다. 여성스러운 몸가짐에 걸맞는 완벽하게 조형된 몸매. 가웨인은 조금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얼굴을 보는 것도, 대화를 나누는 것도 처음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