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편
<-- Chapter 2 : 호수의 기사 -->
◇
디멘션 커넥터란, 기계가 인간의 삶을 보조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하나의 도식을 깎고 깎아서 만들어낸 궁극의 장치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났다.
얼핏 보기에는 그저 액세서리에 불과했지만, 이 장치의 효용성은 상상을 초월했다. 수많은 영역을 넘나들며 인간의 활동을 보조했고, 이제는 디멘션 커넥터가 없는 시절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인류를 다른 차원으로 연결시켜주는, 마법과도 같은 물건이라고 보면 될까. 하지만 이조차 정보량 송신 합금의 앞에서는 빛이 바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눈앞에는 호수가 펼쳐진 채였다.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호수는, 짙은 안개가 껴있는 상태였다. 곳곳에는 수초나 물푸레나무 같은 것들로 가득했고, 바닥은 물기를 머금은 풀이 자라나 상쾌한 냄새가 났다.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호수 쪽으로 향했다.
그녀는 호숫가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하아, 왜 굳이 이런 곳인지.”
인기척을 느낀 걸까. 린슬렛이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 그 가녀리되 곧게 솟은 등줄기에 시선이 가있던 나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그 옆에 앉았다.
“왜?”
“내, 내가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부끄러운 걸….”
디멘션 커넥터의 가상현실 공간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쪽에서 상상한 장소를 구현해낸다. 잠깐 멍하니 있던 나는 이내 풀벌레 소리를 듣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져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의 너머를 바라보았다.
“예쁘네.”
“우, 우으…. 갑자기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야?”
“호수가 왜?”
“…. 으으윽!!”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되물었으나, 린슬렛은 얼굴이 빨개져 내 멱살을 쥐고 당겼다. 거기에 맥없이 끌려간 나는 다음 순간 차가운 물의 감촉을 느꼈다.
풍덩, 발이 잠길 정도의 호수에 머리부터 빠져 그녀의 입술이 다가왔다. 나는 떠오르는 물방울 사이로 입을 맞췄다. 자연스럽게 혀가 얽혀, 나는 린슬렛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물속에서 유영했다.
현실보다 민감한 듯해, 나는 마치 서로의 뇌가 연결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부끄러워하는 기분이 느껴졌지만, 동시에 린슬렛의 강한 애정에 몸이 휘감기는 듯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푸하?!”
“하아….”
함께 물속에서 빠져나와, 우리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허벅지로 다리를 휘감고 매달린 린슬렛의 모습에, 나는 심장이 주체하지 못하고 뛰는 걸 느꼈다.
“티, 티?”
말하지 못했던 사실이지만 그녀는 아름답다.
물기에 젖어 새하얀 볼과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살짝 찡그린 눈썹의 유려한 선. 활달한 인상을 주는 커다란 눈과 부드러운 입술.
“예뻐.”
“호, 호수가?”
“아니.”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키스를 했다. 물가로 그녀를 데리고 나가 물푸레나무에 밀어붙이고는 혀와 타액을 뒤섞었다. 끈끈하게 하나로 붙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하게. 스스로의 마음을 담아.
“네, 네가 할 말이야?”
그리고 얼마 후, 살짝 내 가슴에 손을 대서 밀어낸 린슬렛이 소리쳤다.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채 그녀는 노려보듯 나를 바라보았다.
“…?”
“너야말로! 그, 그! 영화배우 닮았으면서….”
“???”
“몸도 좋고, 키도 크고, 어깨도 넓고….”
“내, 내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당황해 되물었지만 린슬렛은 더 이상 대답하기 싫다는 듯이 시선을 피해버렸다. 그런 상황에 입만 벙긋 거리던 나는 이내 말을 이었다.
“나, 나는 사실…. 더러운 놈이야!”
“엑?”
“네 스키니진이…. 언제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사, 사실 그래서 좀 뚫어져라보기도 했거든. 미, 미안!”
그 말대로 린슬렛의 엉덩이는, 자그마하면서도 얇은 허리에 맞춰 골반의 곡선이 완벽하다 싶을 정도였다. 여성스러운 매력이…. 있다고 해야 할까.
그녀는 기분이 나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한 감정으로.
“….”
그리고 그녀는 내 코를 다시 때렸다.
“성희롱이야.”
“미, 미안합니다.”
하지만 이내 코에 그녀의 입술이 닿았다.
“기분 좋은, 성희롱.”
“…. 너 변태냐?”
“아윽, 사람이 부끄러운 거 참고 말하는데!”
“미안.”
사실 내가 더 변태인 것 같아.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아래로 고개를 밀어 넣었다. 검푸른색의 니트 끝을 잡고는, 슬쩍 걷어 올리자 군살이라고는 없는 새하얀 배가 드러났다.
“잠…. 티티?!”
린슬렛이 당황해 머리를 잡고 밀어내려 했지만, 나는 깨끗한 배꼽을 보자 어쩐지 뇌가 사라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망설임 없이 거기에 입을 맞췄다.
“하읏?!”
그녀가 등을 꼿꼿이 세우며 한순간 높은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나는 깨끗한 배를 애무하며 천천히 위로 올라갔고, 가슴을 가리고 있는 새하얀 브래지어가 나타났다. 하지만 가볍게 머릿속에서 생각하자 브래지어는 픽셀 더미로 바뀌어 사라졌다.
“바, 바보야?! 뭘 그렇게 능숙한 건데! 히익?!”
아름답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대답할 여력이 없이 천천히 린슬렛의 가슴에 혀를 가져다댔다. 분홍빛의 유두, 작은 가슴은 완벽한 형태를 지녀, 애무를 할 때마다 파르르 떨리는 반응에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이, 이 바보오오…! 앗?! 거, 거기는, 거기는 안 돼!”
“예뻐.”
“우으…. 으읏! 흥! 흐극!”
그리고 점차, 린슬렛의 신음소리가 높아져가기 시작했다. 이내 고개를 든 나는, 부끄러운 듯 입술 사이에 손가락을 대 목소리를 참고 있는 린슬렛의 모습에 가슴을 괴롭히던 걸 그만두고 고개를 들었다.
“린슬렛.”
“왜, 왜애….”
흥분해 머리가 뒤죽박죽인 건,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지금, 네가 너무 예뻐서 미칠 것 같거든?”
“뭐, 뭐어…?”
“그, 나도 부끄러워 미칠 것 같단 말이다.”
너를 보니까, 이성을 유지할 수 없는 게….
“하지만 나는, 그걸 네가 봐줬으면 좋겠어.”
“이, 이 변태가아아…!”
흥분해 중얼거린 그녀가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날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우리는, 그제야 겨우 솔직하게 서로의 눈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다시금 입술이 겹쳐, 나는 린슬렛의 바지를 벗겨냈다.
부드러운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있던 바지를 벗겨내자 새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그녀 역시 내 바지 틈으로부터 꼿꼿하게 솟은 그것을 꺼내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티, 티티이…♡”
떨어진 혀 사이로 침이 굴러 떨어졌다.
살집이 잡히는 엉덩이는, 모르겠다.
내 뇌를 맛이 가게 만들었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그녀를 바라보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으로 허락이 떨어졌다.
“힉?!”
나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밀어 넣었다.
“아흑?! 윽!!”
한순간 몸을 파르르 떤 그녀가 나무에 기댄 등을 꼿꼿이 세웠다.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파르르 몸을 떨며 내 팔뚝을 손톱으로 긁어댔다. 나는 놀라 저도 모르게 멈췄고, 이내 린슬렛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그으…. 지금 가상현실이어서 그러는 거지?”
“아, 음. 나, 나도 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내 얼굴을 감싸쥐었다.
“바, 방금…. 너무 기분 좋아서 한 번 가버렸거든?”
“….”
“그, 그으…. 이게 그, 디멘션 커넥터에서 뇌로 보내는 거니까 그런 거니까? 으? 그러니까…. 너무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지는….”
“그럴 거야.”
“티, 티티잇…?”
“이건, 정말로 하는 거니까.”
“우, 우읏….”
나는 린슬렛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차례 시선을 피한 그녀의 몸 주변에 둥그런 거품 같은 것이 생겼다.
“그, 그럼….”
그리고 재킷은, 검푸른색의 원피스 수영복으로 바뀌었다. 부끄러운 듯 있던 그녀가 이내 볼을 부풀리며 날 올려다보았다.
“나도, 지지 않도록…. 널 이상하게 만들 거야.”
“….”
“선생님, 이렇게 하면…. 정말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거죠오? 남자친구와도 다시 만날 수 있고….”
“네?”
“으, 으음. 아닙니다아아….”
내가 이해를 못하자 린슬렛은 실수를 했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나는, 슬쩍 허리를 뒤로 뺀 뒤 강하게 밀어넣었다.
“하앗?!”
놀란 린슬렛이 몸을 떨었다. 하지만 나는 무어라 만류하듯 소리치려는 그녀를 막기 위해 계속해서 그녀를 나무에 밀어붙였다.
“아앗, 하! 앗, 앗 안 대애…! 티티잇…! 힉?!”
내게 매달린 그녀가 몸을 떨며 그것을 받아들였다. 우리는 하나로 이어져 서로를 탐했다. 몇 번이고 흥분에 린슬렛의 그곳이 꾹 조여들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반쯤 고통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내 목덜미를 세차게 깨물었다.
고양이처럼.
“호수와, 관련이 깊은…. 고양이라니.”
“꼬, 꼬리도 달란 말이야?”
“네?”
“바, 바보! 변태! 보고 싶으면 달아주면 되잖아!”
그리고 뿅, 하더니 꼬리와 귀까지 생겨났다.
“조, 좋은 거지? 이런 게? 남자들은?”
“….”
어, 왜지. 뭔가 더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윽?!”
나는 허리 뒷부분이 저려오는 감각에 놀라 몸을 멈췄다. 그리고 이내 그걸 본 린슬렛의 얼굴에 서큐버스 같은 미소가 번졌다. 꼬리가 번쩍 서는 모습을 보며 애써 그 매커니즘(?)에 관해 생각해보려던 나는….
“티티도, 귀엽네에♡”
“자, 잠!”
밀쳐져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앗…. 이, 이거 이상해애….”
그런 내 위에 올라탄 린슬렛이 확실하게 발달된 내 복근을 어루만지며 타고 올라왔다. 자신의 페이스에 착실히 맞추어, 하지만 나에게는 인정사정 봐주는 일이 없이 린슬렛은 나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초콜릿 복근….”
“리, 린슬렛?”
“가슴도 단단해서어….”
흥분해 반쯤 맛이 간 린슬렛의 뒤로 고양이의 꼬리가 흔들렸다. 거기에 쫑긋거리며 서있는 귀의 모습에, 나는 이내 참지 못하고 엉덩이를 파르르 떨었다.
“하앗, 아아아앙?!”
맹렬한 사정, 린슬렛은 내 가슴에 몸을 기댄 채 그것을 받아주었다. 나는 참아온 쾌락을 토해내듯 린슬렛을 부서져라 끌어안고는 벌어진 골반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헉, 허억….”
“바보…. 이게 현실이었다면 분명 위험했을 거야….”
머릿속이 울리는 와중, 린슬렛이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며 내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 그녀는 내 가슴과 복근에 입술 자국을 내고는 아래로 내려가 정액과 애액이 뒤섞인 그것을 입으로 핥기 시작했다.
고양이 귀와 꼬리가, 가볍게 움직였다. 커다란 엉덩이가 좌우로 흔들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그것이 꼿꼿이 서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역시, 수영복에 저 조합은 어딘가 괴상하지 않나 싶어서,
“…. 이상한 여자.”
나는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냈다.
“뭐어라고오오오?!”
“?!”
꽈악, 하고 깨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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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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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H씬을 넣으면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는 대체 누구 뇌에서 나온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