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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재킷-43화 (43/321)

43편

<-- Chapter 2 : 호수의 기사 -->

“뿌캬각! 캬학!”

린슬렛의 품에 안긴 추장이 손으로 길을 가리켰다. 쉬고 있는 나머지 손에는 감자를 든 채.

“응응, 그쪽이라고?”

이제는 더 숨길 마음도 없는 것일까. 린슬렛은 추장을 안아든 채 걸음을 옮겼다. 그 뒤 널찍이 떨어져 넬과 함께 따라가던 나는 얼굴에 무수히 꽂힌 창들이 곧이어 사라지는 광경을 확인하며 입을 열었다.

“저기, 린슬….”

“말 걸지 마. 이 거짓말쟁이.”

하지만 린슬렛은 그런 내 말을 싸늘하게 잘라내며 힐끔 이쪽을 노려보았다. 우물우물 감자를 먹는 추장 너구리의 머리를 쓰다듬은 녀석이 이내 흥, 하고 고개를 다시 돌렸다. 하지만 볼이 살짝 붉어진 상태.

“화가 많이 났나.”

저렇게 얼굴이 빨개질 정도면.

“…. 주인님, 그것도 일종의 정신병이에요.”

“? 뭐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니 넬이 이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내 더는 할 말도 없어져 나는 추장의 안내를 받아 계속해서 하수도를 걸었다.

어디까지 가는 거지.

지하는 마치 전설상의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가두어져 있다는 미궁 라비린토스와 같은 느낌이었다. 시야 한쪽에 띄워놓은 간략한 지도 또한 구불구불 꼬여 있는 구조로 인해 별반 도움이 되질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나 걸었을까.

“…?”

발에 무언가가 찐득찐득하게 휘감기는 감각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려다보았다.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은 걸까. 진흙 같은 것이 발에 휘감긴 채였다.

“넬, 이건….”

“도착한 모양이야.”

의구심이 생기려던 순간, 린슬렛이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고개를 들어 가까이 다가간 나는, 단단하게 잠긴 듯 보이는 문 앞에 서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 경험치가 상승하였습니다.

-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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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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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타나토스

Lv : 41

Knightage : -

JACKET : Necromancer

Exp : 27,600/38,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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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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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 가능한 스탯 : 10

공격력 : 140

방어력 : 50

민첩성 : 110

정신력 : 60

연산 속도 :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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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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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불신 : F

망령 신체 : E

의식 조종 : D

망자 소환 :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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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조종의 랭크가 한 단계 상승했군.

거기에 망자 소환이라는 새로운 스킬까지.

나중에 스킬 설명을 읽어보자고 생각하며 나는 문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추장 너구리는 어쩐지 자랑스러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이 안에 뭔가가 있는 거냐?”

“뿌햑!”

그렇게 말해도 못 알아듣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을 주장하듯 크게 소리를 낸 너구리가 이내 린슬렛의 품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는 콩콩거리는 걸음으로 멀어졌다.

“….”

린슬렛은 몹시도 아쉬운 표정이었으나,

“뿌갹! 뿌갹!”

“아, 응! 또 놀러갈게! 헤헤….”

멀리서 추장이 손을 흔들자 따라서 손을 흔들었다. 조그마한 볼에 붉은 기색이 감돌아있는 걸 확인한 나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말이 통하는 거냐?”

“윽…! 아, 아니… 그으….”

내 지적에 린슬렛은 얼굴이 붉어져서는 손을 쓰윽 내렸다. 그리고는 이내 애써 여유로운 미소를 입에 담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수, 수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동물을 길들일 때….”

“뭐, 그렇다고 치자.”

“끄, 끝까지 들으라고오….”

불만스러운 얼굴을 해 보이는 린슬렛을 뒤로 한 채 나는 다시금 문을 바라보았다. 강철로 된 문은 지렛대로 단단히 고정된 채였다. 주변의 구조를 보자면 파이프관 하나를 정보량 송신 합금으로 막아놓은 것 같은데….

“이 문을 열라는 건가.”

그리고 뒤를 이어 퀘스트가 갱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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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계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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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수도의 괴물 4/5

난이도 : ★★★★★★☆☆☆☆

내용 : 하수도의 괴물을 처치하세요.

제한 시간 : 없음.

보상 : 경험치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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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이 뒤에 몬스터가 있는…. 꺅?!”

흥미로운 듯 퀘스트창을 읽은 린슬렛이 목소리를 내던 중, 갑작스레 문에 뭔가가 부딪쳤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위쪽에서 파슷거리며 먼지가 떨어졌다.

“뭐, 뭐야?”

“몬스터겠지.”

“하아, 깜짝이야. 난 또 뭐라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린슬렛이 이내 문을 콩콩 두들겨보았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쿵! 하고 반대편에서 무언가가 문을 두들겼다.

“흐음, 꽤 강한 몬스터처럼 느껴지는데? 이 퀘스트 적정 레벨이 몇이라고 했지?”

“빼빼로의 말에 의하면…. 70 정도.”

“으엑…. 거 참 더럽게 수준 낮은 퀘스트였네. 너 레벨 대체 몇이기에 이런 걸 받았어?”

“글쎄.”

“역시나 수상한데에.”

그렇게 이쪽을 바라본 린슬렛은, 이윽고 뭐 어떠냐는 듯 가볍게 웃어보였다. 지난번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를 느끼며 나는 앞머리를 매만졌다.

“린슬렛.”

“왜? 티티.”

“적당히 강한 정도가…. 확인이 되는 건가?”

내 말에 곰곰이 생각을 하던 린슬렛이 이윽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뭐…. 느낌이랄까. 정확한 건 아니지만.”

“그렇군. 그럼 한 가지만 더 묻겠는데, 혹시 괜찮은 공격 스킬 같은 거 보유하고 있냐?”

“글, 쎄? 그건 왜?”

“조심을 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서.”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꿋꿋하게 닫혀 있는 문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입구는 내가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좁았고, 문이 울렸던 사실에서 생각해보자면 몬스터는 꽤나 거대한 편이지 싶은데.

“무슨 작전이라도?”

“내가 먼저 들어갈게.”

“왜?”

“자세히 말해주긴 힘들지만, 괜찮은 방어 스킬이 있어서. 내가 몬스터를 색적하고 나면 곧장 공격에 들어가 줬으면 해. 한 방에 쓰러뜨리면 더할 나위 없겠지.”

“오케이, 맡겨만 둬.”

린슬렛이 승낙을 하자 나는 마지막으로 넬 쪽을 돌아보았다. 허공에 뜬 채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던 녀석은 동의한다는 의미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간다.”

나는 문에 걸린 지레를 쥔 채 스파다를 소환해 왼손에 들었다. 뒤쪽의 린슬렛은 방패를 꺼내 팔목에 장착하고는 마지막으로 팝업창을 체크하고는 날 바라보았다.

“망령 신체 발동.”

나는 조그맣게 스킬을 중얼거리고는 지렛대를 아래에서 위로 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뭣?!”

문고리가 순간적으로 무거워지는가 싶더니 벽이 부서지며 문이 아예 박살이 나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뒤를 이어 그 안에 갇혀 있던 물이 파도처럼 쏟아져 나와 나는 거기에 휘말리고 말았다.

“티, 티티?!”

“주인님!”

오염된 물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게임의 일부로서…?!

“젠장, 린슬렛!”

중심을 잡아보려고 했지만 나는 파도에 휩쓸려 버티지 못하고 뒤로 나가떨어졌다.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찔해지며 물을 한 바가지 정도 삼킨 나는, 이내 이를 악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인님! 린슬렛님이!”

순식간에 시야가 물로 뒤덮였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조차 똑똑히 보이는 넬의 인도를 따라 헤엄쳤다.

하지만, 물이 빠지지 않는다니…. 대체?!

린슬렛!

나는 파도에 휩쓸려 차오른 물속에서 발버둥 치는 린슬렛을 향해 헤엄쳐 다가갔다. 수영을 못하는 것일까. 그 상황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린 나는 이내 그녀의 팔을 잡고는 수면 위로 부상했다.

“푸핫?!”

“린슬렛!”

“켈록…! 켁! 이, 이게 무슨 상황이야?!”

물에 젖은 금발이 볼에 달라붙어 린슬렛은 크게 기침을 하며 내게 매달려왔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꾹 끌어안은 채 수면 위로 보이는 파이프의 상단부로 가 확인을 해보았다. 예상대로 합금에 의해 막힌 상태였다.

“너, 수영 못하는 거야?!”

“그, 그건 아니야! 그건 아니지만! 그, 물속에서 눈을 뜨지 못해서…. 어, 어쩌지?!”

“넬!”

나는 순식간에 상황을 판단하고 넬을 돌아보았다.

“네, 네넬!”

“네가 이 녀석의 눈이 되어줘! 린슬렛, 할 수 있지?!”

“어, 어쩔 생각인데!”

“…. 안쪽으로 들어가 봐야지.”

“지, 진심이야?”

당황한 린슬렛의 목소리에 나는 젖은 앞머리를 꾹 쥔 채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아무리 재고를 해봐도 그 수밖에는 없었다. 이 장소가 물에 잠기고 있다는 말은, 퇴로를 비롯해 모든 파이프가 합금으로 된 벽에 막혔다는 것일 테니까.

“안에 몬스터가 있을 거야. 먼저 가서 어그로를 끌 테니까 천천히 따라오도록 해.”

“티, 티티!”

“넬, 부탁한다.”

“주인님, 조심하세요.”

망령 신체의 지속 시간은 끝난 지 오래였다. 하지만 나는 넬의 말을 들은 뒤 행동할 린슬렛의 상태가 걱정이 되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간다.”

나는 린슬렛의 팔을 놓고 다시금 물속으로 파고들었다. 물이 흐르는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간 나는, 이를 악 문 채로 박살난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섰다.

주변은 어두워 제대로 보이는 것이 없었고, 나는 디멘션 커넥터를 조작해 빛을 밝혔다.

“…!!”

그리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방안은 뼈만 물고기의 시체들로 가득했던 것이다. 그 상태에서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나는 일단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면으로 부상했다.

다행히, 아주 없지는 않았다.

머리 하나가 겨우 빠져나올 정도로 좁은 공간이었지만 어쨌든, 나는 심호흡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인공적으로 만든 공간인 걸까. 내가 빠져나온 벽으로부터 반대편까지의 거리는 30미터 정도. 폭은 5미터가량.

높이는 올라왔을 때로 생각해보자면, 내 키가 186이니…. 대충 10미터 정도.

“…. 후.”

뇌는 빠릿빠릿하게 돌고 있다.

호흡도 한 번 들이쉬면 10분은 참을 수 있다.

“해보자고.”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물속으로 파고들었다.

========== 작품 후기 ==========

아까 전에 좀 짧게 올린 것 같아서 한 편 더.

거기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는데. 비축분이 없으면 더 열심히 집중해서 쓰게 되더라고요.

후후...... 글알못인 저로서는 이런 것으로 밖에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에 보답해드릴 수가...

는 어쨌든 연재를 하면서 많은 부분을 깨닫고 있습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거기에 제 색을 입히는 게 마냥 쉽지만은 않군요.

뭔가... 뭔가 굉장한 걸 보여드리고 싶은 열망만큼은 그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데...

어쨌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물론 단순한 비난이나 인신 공-격은 지운 뒤에 울면서 글을 쓰지만

여담으로 올리면서 순간적으로 추장 너구리의 추를 후로 바꿔서 읽었는데 이거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나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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