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방어력 무한-144화 (144/158)

# 144

“뭐…….”

알림창을 본 하현의 두 눈이 커졌다. 멸망의 마법이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인가.

“착오가 일어났군.”

약간의 이질감과 함께 주변의 공간이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 변화를 눈치챈 하현은 재빨리 공방전환을 해제했다.

-상태이상 ‘시간정지’를 저항합니다.

들려오는 알림음.

그에 하현은 고개를 돌려 방금 전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그리고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에들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짓거리를 한 거냐.”

“말하지 않았나. 착오가 있었다고.”

하현의 날선 물음에 에들렌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 능청스러운 모습에 하현은 차가운 눈으로 에들렌을 노려보았다.

“헛소리하지 말고 당장 말해. 이제 예전처럼 도망칠 수도 없으니까.”

“흐음…… 확실히 이제는 그렇겠군.”

주먹을 움켜쥔 하현의 기세에 에들렌이 짙은 미소를 지었다. 이전이라면 모르겠지만 마왕을 잡으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하현이라면 이제 자신이 상대할 수 없었다.

아마 몸을 옮기기도 전에 저 주먹에 닿을 것이리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착오가 일어났을 뿐이다. 본래 내 계획은 네게 하이룬의 신성력을 주려던 거였으니까.”

“뭐?”

에들렌의 말에 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자신에게 하이룬의 신성력을 주려고 했다는 말인가.

그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지도 못한 채 에들렌은 상황을 설명해 갔다.

“하이룬을 되살리면서 그 심장 안에 한 가지 시련을 응용한 마법을 새겨뒀었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품은 소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시련을 만드는 마법을.”

“설마…… 그 시련을 이용해서 힘을 주려고 했다는 거냐?”

“그래, 내가 그렇게 소망을 품도록 유도했으니.”

그것을 위해 일부로 하현이라는 새로운 영웅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짧은 말이었지만 하이룬이라면 어떻게든 그 영웅에 대해 돕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으리라.

실제로 그녀가 죽기 전까지는 하현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끼어든 것이다.

“설마 마법의 주체가 되는 심장까지 앗아갈 줄이야. 정말 예상치 못한 타락이라고 해야 할지 성장이라고 할지…….”

에들렌은 웃음을 터뜨렸다. 계획은 다소 꼬였지만, 그 꽉 막혀 있던 타드델린이 그렇게까지 행동했다고 하니 나름대로 유쾌했다.

덕분에 계획이 상당히 꼬였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마냥 안 좋게 된 것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마왕과의 싸움에서 보인 예상치 못한 성장을 염두에 두면 딱 좋은 수준이리라.

“그럼…… 이 시련이 타드델린의 소망?”

“그래, 마지막까지 악에 받친 소리를 내질렀나보군. 설마 이 정도의 시련이 생성될 줄이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단순히 정보를 읽기만 해도 이 시련이 쉽게 넘길 만한 것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이 시련을 만들어내게 유도한 것이 에들렌이라면 분명 그에 대한 해결책도 알고 있으리라.

하지만 에들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어디까지나 시련을 유도했을 뿐. 이 이상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군.”

“뭐…….”

“굳이 방법이라면, 이 시련을 찬성할 것 같은 녀석들을 곧장 죽여 버리는 거지. 수락! 이라고 소리치기 전에.”

이미 시련으로 넘어갔으니 방법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그 말에 하현은 분노로 찬 표정으로 에들렌을 바라보았다.

“그걸 지금 방법이라고 말하는 거냐?”

“이런 상황에서 굳이 네게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지. 정말 방법이 그것뿐인 거다.”

어깨를 으쓱인 에들렌이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마법에 대항할 방법을 찾아 봐라. 지금 네 힘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 그리고 막아낸다면, 내게 찾아와라. 그때 모든 이야기를 끝내지.”

“어딜…….”

미소를 지은 에들렌의 모습에 하현은 곧장 그를 향해 달려가려 했다. 하지만.

“마왕과 너에 대한 이야기를 말이다. 다른 차원에서 온 영웅이여.”

“……!”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하현의 몸이 굳은 사이 에들렌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서 외침이 들려왔다.

“시련 수락!!!”

콰아아앙!!!

소리친 이들의 몸이 빛의 기둥으로 변해 위로 뻗어졌다. 그것이 시련을 수락한 징조임을 알아차린 이들이 당황하며 소리쳤다.

“입을 막아!!”

“아니, 입을 막아도 소용없어. 죽여야 한다!”

입을 막아도 마음속으로 수락한다면 끝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수락하기 전에 죽이는 것.

하지만 누가 시련을 수락할지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수백, 수천 개의 기둥들이 하늘을 향해 뻗어져갔다.

쿠구구궁!!

「무슨 망할…….」

하늘을 올려다본 아퀼로가 어이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며 모여진 마력. 그 양은 멸망의 마법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수준으로 어마어마했다.

[로드! 저건 진짜 위험하다!]

멀리서 날아온 브라스마티가 하현의 앞에 착지했다. 잠시 혼란스러워했던 하현은 우선 생각을 뒤로 미루고 브라스마티를 바라보았다.

“위험한 건 나도 알아. 어떻게 마법의 완성을 당장 막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저 마법은 중지시킬 수 있는 종류가 아니야. 세계의 법칙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그 말은 즉 하늘 위에 저 어마어마한 마법이 완성되고 난 뒤 직접 화력으로 겨뤄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 사실에 하현은 다급한 표정으로 마법진을 바라보았다.

‘불간섭으로 공격해 볼까.’

방어전환을 통해 저 마법진을 통째로 차원 너머로 보내버린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현의 생각을 들은 아퀼로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불간섭은 안 돼.」

‘왜?’

「저 마법진의 크기는 어지간한 도시보다도 더 커. 저 정도의 공간을 통째로 차원 너머로 보내 버린다면 분명히 무슨 부작용이 나타날 거야.」

다른 때라면 몰라도 지금 차원은 기둥들이 빠져 상당히 불안한 상태였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수 있지만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 곤란해지는 것이다.

아퀼로의 말에 하현은 입술을 씹으며 마법진을 바라보았다.

“그럼 저걸 정면으로 받아쳐야 된다는 건가.”

「그렇게 되겠지.」

[그건…… 힘들겠군.]

브라스마티는 마법진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직 마법이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벌써부터 불길함이 느껴졌다. 분명 완성된 마법은 예사 마법이 아니리라.

‘저런 마법과 화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라는 건가…….’

마법진을 바라보며 하현이 머리를 굴렸다. 저 정도 규모와 힘이라면 지금의 힘으로도 대응이 불가능하다.

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버프들은 모두 대기 상태였고, 그나마 가능성 있는 에뤼쿠스는 존재가 완전히 소멸되었다.

결국 여기 남아 있는 다른 이들의 힘으로 마법을 없애야 하지만, 그 힘은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강하지 않다.

‘그래도 내 힘을 늘릴 수 없으면 이 방법뿐이야.’

다른 이들의 화력을 압도적으로 늘려줄 수 있는 방법. 그에 대해 곰곰이 고민하던 하현이 아퀼로를 바라보았다.

“아퀼로, 원거리 공격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줘.”

본래라면 하현과는 전혀 관계없을 유형의 스킬. 하지만 한 가지, 그런 유형의 스킬일지도 모르는 것이 있었다.

「다 모았어.」

하현은 고개를 돌렸다. 협회의 병력과 드래곤, 이번에 새로 합류한 페젤론 사람들까지. 아퀼로에 의해 사정을 들은 이들이 모두 모였다.

수만 명이나 되는 그들을 본 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저 위의 마법을 못 막으면…… 아마 이 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겁니다. 아니, 어쩌면 이 세계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겠죠.”

위에 만들어지고 있는 마법은 단순히 위력만 강한 마법이 아니었다.

세계의 멸망의 위해 특화되어가고 있는 마법. 저것이 대륙의 땅에 닿은 순간 무슨 작용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도 없었다.

“저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저걸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은 오직 당신들의 힘입니다.”

“…….”

하현의 말에 모든 이들이 긴장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갑자기 자신들의 손에 모든 것이 달렸다니, 보통 사람 같으면 감당할 수 없으리라.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 흔들리는 눈동자에 하현은 확신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뒤에서 도와드릴 테니까요.”

하현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조용히 이전에 새롭게 얻었던 스킬의 시동어를 외쳤다.

“방어전환. 지력.”

불간섭이 해제되고, 하현은 자신의 몸이 수백, 수천, 수만 개로 갈라지는 것 같은 기시감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마나.

불간섭(Lv.???) : 패시브. 다른 차원에서 온 당신은 스스로의 존재를 다른 차원에 흩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그 차원에 있는 마나들을 조금씩 흡수할 수 있습니다.

-의식함에 따라 흡수하는 마나들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에뤼쿠스처럼 세계수의 힘을 빌려 무한한 마나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차원에서 아주 약간의 마나를 흡수해 온다.

셀 수 없을 정도의 마나, 그것은 다르게 말한다면 무한이나 다름없었다.

“아퀼로, 간다.”

「좋았어.」

아퀼로의 몸에서 솟아오른 빛의 선들이 하현의 몸을 감싸 그대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기계용 상태인 아퀼로의 몸 안, 동력원의 안쪽으로 들어섰다.

푸른색 마나로 가득 차 있는 신비한 장소. 그 낯선 광경에 하현은 조금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내 몸 안에 들어왔네.」

시덥지 않은 아퀼로의 말에 살짝 긴장했던 하현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담하지 마.”

「긴장 풀라고 하는 거야. 마음 편하게 가져.」

동력원 내부에 있는 선들이 하현의 몸에 닿았다. 몸 안의 마나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빨려나갔지만, 줄어든 양이 우스울 정도로 막대한 마나가 하현의 몸 안에 계속해서 차올랐다.

「일이 어떻게 되든 너는 최선을 다했어. 마왕을 물리치기도 했고 말이야.」

마나를 빨아들이며 아퀼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지금 이렇게 하현이 무한에 가까운 마나를 나눠준다고 해도 결국 화력 자체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렇기에 아퀼로는 만약을 위해 하현이 자신을 자책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속삭였다.

「그러니까 일이 어떻게 되든 네 잘못은…….」

“괜찮아.”

아퀼로의 말을 가로막은 하현은 씩 웃으며 이야기했다.

“다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화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하현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믿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렇기에 하현은 절대로 이번 일이 실패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시작하자.”

「……알았어. 갈게.」

아퀼로의 몸에서부터 뻗어 나온 수많은 선들이 다른 이들에게 연결되었다. 이윽고 막대한 마나들이 그들의 몸 안으로 흡수되었다.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술을 사용해라! 마나의 제한은 없어! 남김없이 사용해!”

지호의 외침에 따라 모든 이들의 몸 주변으로 마나가 요동쳤다. 비전으로 전수받고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던 기술, 몇 번이고 확신했지만 마나의 한계로 해보지 못한 기술.

토벌자들이라면 한 가지는 가지고 있을 그런 마법들이 하현의 백업으로 만들어져 갔다.

쿠구구궁!!!

그러는 사이 멸망의 마법이 완성되었고, 나타난 것은 거대한 불꽃이었다. 아퀼로가 첫 돌격 때 만들어냈던 태양이 우스울 정도로 거대한 불꽃

「멸망의…… 마법.」

두 개의 권능을 이용하며 일격을 준비하던 아퀼로가 허탈한 목소리를 냈다. 불꽃의 형상을 띠고 있기는 했지만 저것은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말 그대로 멸망, 모든 것을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최강, 최악의 마법인 것이다.

“저걸…… 어떻게.”

“불가능해…….”

기술을 준비하던 이들의 사기가 떨어져 갔다. 마주친 순간 그 격을 알아차리게 된다.

저것은 자신들의 힘으로 대항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

“저건…….”

뛰어난 자일수록 그 차이를 더욱 극렬하게 느꼈다. 과연 저 마법에 대항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 현실 앞에 모두가 절망하려 할 때.

“아직!!”

아민의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아직 모두 준비 중이잖아요. 부딪치기 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예요!”

마법을 만들어내면서 아민이 소리쳤다. 그 외침에 다른 이들은 회의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나름 실력 있는 마법사기는 했지만, 지금 이 상황을 뒤집기에는 부족했다.

그저 희망을 주기 위해 외치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어? 저거 뭐야.”

누군가 이변을 깨달았다. 그 목소리를 따라 모두가 시선을 돌려 하늘을 향했다.

“마…… 법진?”

“아니…… 이건 너무 많잖아.”

하늘을 바라본 이들이 믿기지 않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마법사들이 펼친 마법진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 마법사들의 수는 기껏 해봐야 2천 명 정도.

하지만 지금 하늘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마법진의 수는 그 2배, 아니, 3배 가까이였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저건…… 아오르근의 토벌 때 쓰인 마법진.”

마법진의 종류를 알아차린 지호의 두 눈이 커졌다. 단순한 공격도 수백 배로 증가시키는 막강한 증폭 마법진.

그것이 하늘 위에 수백 개가 넘게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뭐…… 설마?!」

그 모습을 본 아퀼로가 그제야 자신이 잊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아민이 캔슬러로서 가지고 있는 능력.

그것은 바로 열 배의 마나만 지불하면 어떤 마법이든 무영창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무시무시하군.]

만들어내는 데만 며칠이고 걸릴 대마법진을 단지 사용하겠다고 떠올리는 것만으로 만들어내고 공중에 새긴다. 그것도 무한한 마나를 이용해 끊임없이.

「저거라면…… 저거라면 가능할지도 몰라!」

그 마법진의 위력을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이 전율했다. 그리고 아직 모른다고 외쳤던 아민의 말을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갑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멸망의 불꽃.

거기에 맞서 아민이 만들어낸 수만 개의 마법진들이 빛을 내며 발동되었다. 그 모습을 본 이들이 각오를 다지고 힘을 끌어모았다.

“발사!”

콰아앙!!!

모든 이들이 쏟아낸 기술들이 매서운 기세로 날아갔고, 아민이 펼친 마법진들을 통과하며 융화되었다.

하나의 마법진을 통과할 때마다 수백 배로 강화된다. 그렇게 수십, 수백, 수천, 수만의 마법진을 연속적으로 통과한 힘들은 순수한 마나 덩어리로 변해 막강한 힘을 담아냈다.

파아앙!!!

굉음도, 섬광도 없었다.

두 개의 힘이 맞부딪치며 거대한 파장이 일어났고, 푸른색 하늘이 모든 이들의 앞에 펼쳐졌다. 불꽃을 지워내고 남은 마나가 하늘에 널리 퍼진 것이다.

“……살았다?”

그 비정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하늘에 모두 얼이 빠져 있었을 때, 아퀼로의 안에 있던 하현은 멍한 표정을 하고 있는 아민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거봐. 내가 괜찮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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