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방어력 무한-132화 (132/158)

# 132

하현과 일곱 명의 동료는 산의 정상에 올라섰다. 저 멀리까지 내려다보이는 이 높은 산은 아주 희미한 진동을 울리고 있었다.

“오. 움직이긴 움직이네.”

“산처럼 보여도 엄연히 살아 있는 괴물이니까요.”

신기해하는 지현의 모습에 하현은 발아래를 내려다봤다. 캘시퍼보다 조금 작은 산을 등에 진 거북이. 바다 속에서 활동하는 초대형 괴물이자 차원의 기둥인 아브삭스였다.

그워어어어!

울음을 터뜨린 아브삭스는 열심히 자신의 육중한 몸을 움직여 갔다. 그 모습을 바라 본 강철은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놈도 재수가 없군. 바다가 아니라 바다 근처의 땅 위로 소환되다니.”

아브삭스가 현재 걸어가고 있는 곳은 저 멀리 아주 희미하게 보이고 있는 바다였다.

본래 아브삭스는 바다에서 활동했지만 운이 없게도 바다에서 떨어진 이곳에 소환되었었다.

만약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면 적당히 낙담하고 육지에 적응하며 살아갔을 테지만, 눈앞에 보이는 바다의 모습에 모든 것을 제쳐두고 바다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한눈 팔리고 있으니 저희는 편하죠.”

본래라면 아브삭스의 등 위에 있는 산은 이렇게 쉽게 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천연적으로 만들어진 골렘 수천 마리가 산 안에 득실거렸고, 기생하는 다른 괴물들도 많았다.

하지만 아브삭스가 바다에 한눈이 팔린 덕에 이 급소나 다름없는 산 정상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슬슬 시작해 보죠, 라젤린 씨.”

“네.”

하현의 말에 라젤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모았다. 순식간에 강력한 신성력이 모이고, 일행 전체에게 신의 축복이 사용되었다.

쿠웅!

버프가 사용되기 무섭게 규칙적으로 움직이던 아브삭스의 발걸음이 멈췄다.

거대한 눈동자가 바라보는 것 같은 인기척이 느껴지고, 아래쪽에서 골렘들이 매섭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럼 작전대로 갑니다!”

바닥을 박찬 하현은 곧장 산의 위를 향해 날아갔다. 아브삭스의 등에 있는 거대한 산.

신기하게도 그 산은 평범한 산이 아닌 용암이 들끓는 화산이었고.

“진짜 반갑구만!”

그곳은 하현이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의 장소였다.

푸화아악!!

하현의 몸이 화산의 안을 향해 파고들어 갔고, 몸 내부에 있는 권능이 끓어올랐다. 그 막대한 힘에 하현은 곧장 바깥을 향해 터뜨렸다.

쿠구구궁!!!

브라스마티의 권능에 의해 용암의 온도가 더더욱 높아지기 시작했고, 그 여파는 아브삭스의 전신에 퍼져있는 용암에까지 퍼졌다.

그워어어어!

끓어오르는 용암에 아브삭스가 괴로움에 찬 신음을 터뜨리며 몸을 떨었다.

화산 안의 용암은 단순한 용암이 아니라 아브삭스의 피와 같은 것이었다.

즉 지금 하현이 용암의 온도를 계속해서 높이는 것은 아브삭스의 피를 끓게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구구궁!!

굉음을 내지른 아브삭스가 화산의 입구를 조금씩 오므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전신에 이어진 화산의 지맥에도 벽이 내려와 하현의 앞을 가로막았다.

‘벌써 통로를 닫는 건가…… 아직 심장도 못 찾았는데.’

눈앞에 나타난 벽에 하현은 주먹을 움켜쥐고 있는 힘껏 후려쳤다.

콰앙!!

하지만 눈앞의 벽이 얼마나 단단한지 약간의 금이 갈뿐, 거뜬히 견뎌냈다.

계속 때리면 부술 수야 잇겠지만 아브삭스는 심장을 이동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된다.

‘위에 분들이 잘해 줘야 할 텐데.’

그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짜 뒀다. 하현은 일행을 믿으며 눈앞에 있는 벽을 때려 부쉈다. 그러는 사이, 화산의 바깥쪽에 있는 다른 이들은 골렘들과 바쁘게 싸우고 있었다.

“화산이 오므려졌다. 움직여!”

강철의 신호와 동시에 일행이 모두 흩어지기 시작했다. 라젤린은 아민과 지호와 함께 하늘 위로 떠올랐고, 나머지 네 명은 각자 아브삭스의 다리를 향해 달려갔다.

덤벼 오는 골렘들과 괴물들을 모조리 박살 내며 산의 아래로 내려간 네 명은 아브삭스의 몸 아래로 뛰어내렸다.

“발동!”

후웅!

아래로 떨어져 내리던 네 사람의 발치에 마법진이 생기고, 마법진의 안에서 강렬한 빛이 발했다.

키이잉- 콰앙!!

마법진의 추진력을 받은 네 사람의 몸이 각자 아브삭스의 다리 관절을 향해 날아가 있는 힘껏 공격을 퍼부었다.

그워어어어!!

공격받은 관절들이 삐그덕 거리고, 일순간 아브삭스가 자신의 몸을 지탱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때를 기다린 아민과 지호, 라젤린의 마법이 아브삭스의 등을 짓눌렀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아브삭스의 몸체가 바닥에 쓰러졌고, 전신이 큰 충격을 받으며 뒤흔들렸다.

그 덕분에 아브삭스의 몸 전체에 처져 있던 방벽들이 희미하게 열렸다.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던 하현의 두 눈이 번뜩였다.

‘간다!’

열려진 방벽 사이로 비집고 들어간 하현은 용암을 타고 빠른 속도로 내부로 들어갔다. 심장의 근처에 있는 용암은 열이 흡수당하기에 온도가 낮다.

그 점을 이용해 하현은 순식간에 심장이 있는 위치를 알아냈다.

‘찾았다!’

거대한 암석처럼 생기면서 요동치는 심장. 하현은 모든 버프를 두르고 전신에 힘을 주먹의 끝으로 응축시켰다. 권능에 의해 가속된 몸은 더욱 빠르게 용암을 갈랐고.

콰아아앙!!!

아브삭스의 심장을 반쪽으로 박살냈다.

그워어어어!!

아브삭스의 고통에 찬 외침과 동시에 미친 듯이 몸이 뒤틀렸다. 몸의 통제가 느슨해진 탓에 곳곳에서 용암이 흘러 나왔고, 골렘들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큰 타격을 입었을 뿐, 차원의 기둥답게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결정타가 필요했다.

“도와줘.”

“저도 가겠습니다.”

흑월과 민철이 말하자 강철이 둘의 발을 잡고 팔을 뒤로 당겼다. 그와 동시에 지호와 아민의 마법이 강철의 팔과 두 사람의 몸에 새겨졌다.

“후읍!!”

파앙!!!

이를 악문 강철이 온 힘을 다해 아브삭스를 향해 손을 흩뿌리고, 몸에 걸린 마법이 그 속도를 가속시키며 두 사람의 신형이 하나의 창으로 변해 뻗어 나갔다.

“단절.”

“파광창!”

흑월의 검이 아브삭스의 두터운 이마의 껍질을 단숨에 벗겨 내고, 그 틈 사이로 민철의 창이 꿰뚫고 들어갔다.

그워어어어!!

비록 뇌를 절반밖에 못 꿰뚫었지만 그 힘의 여파로 뇌의 안쪽이 완전히 박살 났다.

심장과 뇌, 두 개의 급소가 부서진 아브삭스의 동공에서 빛이 사라졌다.

-대해의 탐식가 아브삭스가 영원한 안식에 빠졌습니다.

-차원의 기둥이 소멸되어 차원의 틈이 안정화됩니다.

-바다의 화산을 영원히 잠재웠습니다. 칭호 ‘해신의 축복’을 회득하셨습니다.

-아브삭스의 심장을 획득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눈앞에 떠오르는 알림창을 바라보던 지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되게 싱겁게 끝났네.”

“장소가 좋았으니 당연한 거다.”

지현의 말에 지호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바다 위였다면 아브삭스의 모든 능력치가 50%나 뻥튀기되는 데다 정령들까지 조종하면서 몇 배는 귀찮아졌을 것이다.

이렇게 쉽게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장소가 좋았기 때문이리라.

쿠구구구궁!!

일행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아브삭스의 화산에서 용암이 터져 나오면서 하현이 빠져나왔다.

“후우…… 끝났네.”

몸에 묻은 용암을 털어낸 하현은 먼지로 변해 사라지는 아브삭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난 뒤 하현은 일행에게 돌아갔다.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

“수고는 네가 제일 많이 했지. 자, 받아.”

지현은 붉은색 선이 새겨진 돌덩어리를 하현에게 던져주었다. 방금 전에 보상으로 얻었던 아브삭스의 심장이었다. 하현은 심장을 대충 훑어보고 아퀼로를 불렀다.

‘아퀼로, 이건 어때?’

「음? 어디 보자…… 오. 이건 쓸 수 있겠는데. 이리 줘!」

아퀼로의 대답과 동시에 하현의 몸에서 뻗어 나온 선들이 심장을 둘러싸고 그대로 같이 사라졌다. 하현은 손을 가볍게 털어내고 일행을 바라보았다.

“다들 다치신 곳도 없는 것 같고…… 바로 다음으로 갈까요?”

하현의 물음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여덟 명의 신형이 빛에 감싸지고, 다른 곳에 나타났다. 눈앞에는 또 다른 괴물의 모습이 보였다.

전신의 몸이 녹아내리고 회복하기를 반복하면서 주변에 부패한 육체를 흘러내리는 10M쯤 되는 끔찍한 거인. 저주받은 거인들의 왕 니그헬룬이었다.

“이놈은…… 엄청 호러하게 생겼네.”

“저주 받은 녀석이니까요. 라젤린 씨, 신성마법 단단히 걸어주세요. 까다로운 녀석이라서요.”

“네, 알겠어요.”

라젤린이 버프를 준비하는 사이 하현은 니그헬룬을 살펴보다 일행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전투는 상당히 쉬웠기에 다들 피곤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하현의 머릿속에 살짝 들었다.

“작전 회의도 이미 다 해뒀으니까 진짜 인정사정없이 바로 사냥에 들어갑니다?”

“들어가라니까. 하 이거 진짜 끝까지 이러네.”

하현의 모습에 지현은 한숨을 푹 내쉬며 볼을 살짝 꼬집었다. 볼을 움켜잡힌 하현은 멋쩍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문제가 생기면 보고할 테니까 걱정 말고 우리 사냥에 집중합시다. 알겠지?”

“넵…….”

“좋아.”

볼에서 손을 놓은 지현은 씩 웃으면서 손바닥을 펼쳤다. 그리고 하현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짜악!

“으엑?!”

아프지는 않았지만 당혹스럽기 그지없는 공격. 하현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자 지현이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버프 준 거야. 힘 좀 내야지. 너나 다른 녀석들이나.”

“예, 예?”

어디선가 익숙한 상황. 하현은 고개를 돌렸고, 왠지 모르게 적의를 활활 태우고 있는 아민과 흑월의 모습이 보였다.

“준비됐으니까 가죠!”

“먼저 간다.”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던 하현은 피식 웃었다. 바짝 긴장하고 있던 자신이 바보처럼 보이는 광경이었다.

“그래도 선두랑 후위는 구분합시다.”

하현은 이전보다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앞을 향해 달려갔다.

***

손발이 딱딱 맞은 하현과 일행은 단 하루 만에 두 마리의 차원의 기둥을 손쉽게 쓰러뜨렸다.

그것만 해도 무지막지한 기록이었지만, 하현은 거기에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잠시 휴식이라고 말한 하현은 에뤼쿠스의 숲으로 왔다. 눈을 지그시 감은 에뤼쿠스는 상생의 힘을 주변에 퍼뜨렸고, 이내 천천히 눈을 떴다.

[새롭게 나타난 차원의 기둥은 없군. 그 둘로 끝이었어.]

“그렇군요…….”

에뤼쿠스의 대답에 하현은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완전히 안정기 다다라지 않았기에 차원의 기둥이 계속해서 나오는 광경은 보기 힘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아마 일주일은 지나야 한 마리 정도는 나올 테지만, 하현에게는 그렇게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그럼 이걸 또 써보는 수밖에 없겠군요.”

[그게 가능하겠나?]

하현이 뭘 할지 알고 있는 에뤼쿠스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에 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사실 이미 몇 번 실험도 해봤습니다. 덕분에 좋은 것도 하나 얻었고요.”

[그렇다면…… 정말 무시무시한 힘이군. 사용하기에 따라서 절대적인 힘이야.]

에뤼쿠스는 진심으로 두렵다는 듯 중얼거렸다. 하현은 한참 연구에 집중하고 있을 아퀼로를 다시 불렀다.

‘아퀼로, 잠깐 나와 줘.’

「아. 알았어.」

대답 후 잠시 시간이 걸리는 가 싶더니 아퀼로의 모습이 하현의 옆으로 나타났다.

“후우…… 이거 영 끝날 기미가 안 보이네. 그래서 새로 나타난 건 없데?”

“응, 아무래도 어제 그 방법을 또 써야 될 것 같아.”

“알았어.”

고개를 끄덕인 아퀼로는 하현의 옆에 주저앉았다. 아주 미묘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좀 더 효과적으로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편한 자세가 좋았다.

“원하는 건?”

“차원의 기둥. 10마리 정도.”

하현의 말에 아퀼로는 놀란 얼굴로 바라보았다.

“꽤 빡세게 잡네. 그걸 6일 안에 잡으려고?”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해. 거기다 조건이 그 정도였거든.”

“그러게 적당히 잡으라니까…….”

한숨을 내쉰 아퀼로는 천천히 확률을 계산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몇 시간이나 걸렸던 일이었지만 한 번 경험해 본 덕분에 이제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번 건 조금 아슬아슬하네. 일단은 레전드 급 장비 아무거나 하나로 해보고 안 되면 몇 가지 아이템 더 추가하면 돼.”

“알겠어.”

아퀼로의 대답에 하현은 저장고에서 거미줄이 여기저기 쳐져 있는 상자를 꺼내들었다. 이번에 스칼렛을 잡고 얻었던 SS급 상자였다.

“랜덤.”

무성의한 선태과 동시에 상자가 열리면서 얇은 은색 팔찌 4개가 나타났다.

어떤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설정도 하지 않은 만큼 상당한 효능을 지닌 아이템이리라.

하지만 하현은 그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곧장 움켜쥐었다. 그대로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차원의 기둥 10마리를 이상을 원한다.’

시련에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었다. 본래 하려는 일에 약간의 보상을 더해 받던가, 아예 한 가지 일을 부탁하고 그보다 어려운 일을 하는 것.

하현은 최근에 이 두 가지 말고 다른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었다. 그것은 바로 시련과 협상을 하는 것이다.

‘내가 쓰러뜨리겠다. 그리고 그 대가로 이 아이템을 바친다.’

특정한 일을 요구한 다음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 여기까지는 간단하고 편리해 보였지만, 또 마냥 그런 것은 아니었다.

-시련이 생성되었습니다.

[차원의 기둥 대토벌]

차원의 틈을 지탱하고 있는 차원의 기둥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시련이 완수하든 실패하든 도전자에게는 갈채가 쏟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 실패에 대한 대가는 치러야 한다.

소환한 10마리의 차원의 기둥을 토벌하라.

난이도 : SS

보상 : 소요된 시간에 따라 보상.

-소환된 차원의 기둥이 한 마리라도 퇴치되지 않고 돌아갈 시, 10마리의 차원의 기둥들을 퇴치하고 얻었던 모든 보상들이 몰수됩니다.

-시련을 수락하는 즉시 혼돈대륙에 차원의 기둥들이 소환됩니다.

완수하지 못하면 대가만 바치고 얻는 것도 없는 시련. 말이 SS급이지 그 이상인 무지막지한 난이도였지만, 하현은 망설임 없이 시련을 수락했다.

-시련을 수락하셨습니다.

콰아아앙!!!

“음?”

수락하기 무섭게 아래쪽에서 거대한 굉음이 들려왔다. 하현은 곧장 몸을 날려 숲의 아래쪽을 바라보았다.

[크아아아악!!!]

거대한 대검을 움켜쥐고 있는 한 사나이. 덩치는 3m 정도로 작았지만 몸 주변에서 터져 나오는 패도적인 기운이 그가 차원의 기둥임을 알려주었다.

“야만왕 아쿨루잖아. 빡센 놈 나왔네.”

아래를 내려다본 아퀼로가 혀를 내둘렀다. 오합지졸인 야만족들을 이끌고 왕국들을 위협했던 희대의 야만 전사.

그 무지막지한 적의 등장에 하현은 귀를 매만져 지호와 연결했다.

‘음? 무슨 일 있나?’

어리둥절하게 물어오는 지호에 하현은 아쿨루를 내려다보며 씩 웃었다.

“밟은 놈 하나 더 나왔습니다. 오세요.”

차원의 기둥 학살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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