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방어력 무한-122화 (122/158)

# 122

27. 준비 완료

-그림자 용 아데브에클이 영원한 안식에 빠졌습니다.

-차원의 기둥이 소멸되며 차원의 틈이 안정화됩니다.

-세계의 법칙을 깨부순다는 인간으로서 불가능한 업적을 이뤄냈습니다. 칭호 ‘세계에 도전하는 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모든 드래곤의 영원한 숙적 아데브에클을 죽였습니다. 칭호 ‘드래곤의 구세주’를 획득하셨습니다.

-가장 높은 공헌도로 인해 그림자 용 아데브에클의 상자를 획득하셨습니다.

-그림자 발톱을 획득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림창들의 모습에 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아데브에클은 정말로 확실하게 사라진 것이다.

‘어떻게 잡긴 잡았네…….’

이로써 아데브에클이라는 미지수가 완전히 제거되었다. 차원의 기둥이었으니 아마 다시는 이 세계에 강림하는 일도 없으리라.

[수고 많았네. 자네 덕분에 아데브에클을 죽일 수 있었군.]

세계수와의 융합을 푼 에뤼쿠스가 하현에게 이야기했다. 그 말에 하현은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수고 많기는요. 결과적으로 에뤼쿠스 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하하핫. 그런 겸손을 싫어하지는 않지.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업적을 그대로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하네. 이 승리는 오롯이 자네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니.]

하현의 대답에 에뤼쿠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야기했다. 아데브에클을 붙잡은 에뤼쿠스의 역할도 결정적이었지만 하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거기다 에뤼쿠스를 부른 것도 하현의 판단하에 일어난 일이니 결국 이번 일은 모두 하현의 덕분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아퀼로에 이어 브라스마티의 권능 또한 받아들였나. 자네는 어쩌면 드래곤들에게 사랑받는 재주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사랑은 아니거든? 그냥 인정이라고 해, 영감탱이야!」

“하하하…….”

에뤼쿠스의 칭찬에 아퀼로는 살짝 부끄러운 듯 소리쳤고, 하현은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에뤼쿠스가 하현을 향해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후웅!

-불안정한 브라스마티의 권능이 안정화됩니다. 제한되어 있었던 권능의 힘이 되돌아옵니다.

-아퀼로의 권능과 브라스마티의 권능이 조화를 이룹니다. 권능의 동시 사용 시 일어나는 부작용이 시간에 따라 점차 안정화됩니다.

“어…….”

아퀼로의 권능 덕분에 불간섭이 없는 상태에서도 브라스마티의 권능을 계승받을 수 있었지만, 그에 대한 부작용은 상당히 컸었다.

아퀼로의 권능에 억눌린 탓에 브라스마티의 권능이 반토막났고, 거기에 아퀼로의 권능 또한 30% 정도 감소했었다. 상당히 시간이 지나야만 풀릴 문제였는데, 그것을 에뤼쿠스가 단숨에 해결한 것이다.

[이건 내 나름대로의 보답이라고 생각하게. 모처럼 계승받은 브라스마티의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그가 안타까워하지 않겠나.]

“……감사합니다.”

[보답이니 감사하다는 소리를 들은 건 아니지.]

하현의 인사에 미소를 지어본인 에뤼쿠스가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유지 시간이 다 되면서 세계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잠깐 나눌 이야기가 있으니 이곳이 모두 정리되면 찾아와 주게나.]

“아, 예. 알겠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에뤼쿠스는 텔레포트로 모습을 감췄다. 하현은 거의 끝나가는 세계의 탄생을 해제한 뒤 세계수의 가지를 회수했다.

“흐음…… 이것도 문제네.”

세계수의 가지를 본 하현이 중얼거렸다. 에뤼쿠스를 소환한다고 만들어내긴 했지만, 정작 그 효과는 아직 정확하게 몰랐다. 어차피 한 달이라는 제한 시간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확인해 두자 싶어 하현은 정보창을 펼쳤다.

세계수의 가지(레전드)

내구도 999/999 마법 공격력 220

세계의 기둥이라 불리는 세계수의 가지를 가공해 만들어낸 소형 세계수이다. 과거 아오르근이 소유했던 일곱 개의 보옥의 힘과 세계수의 힘이 담겨 있다.

-전 스탯을 5%, 지력 스탯을 40% 상승시킵니다.

-장비를 착용하는 동안 ‘세계수의 양분’이 발동됩니다. 생명력과 마나가 2배 상승하고 회복력이 400% 증가합니다.

-일곱 보옥의 힘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세계의 탄생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세계수의 가지는 디버프가 없는 대신 탄식의 세계보다 스탯의 상승폭, 공격력이 낮았다. 마법사였다면 다소 아쉬웠을 수도 있지만 하현과는 그리 크게 관계는 없었다.

‘일곱 보옥 쪽은 보옥 자체의 힘이라 그런지 딱히 변한 건 없구나.’

어지간한 보옥들은 대부분 효과가 비슷했고, 다소 부정적인 힘이 있었던 절망의 보옥만 증폭의 보옥으로 이름이 바뀌어 버프 스킬이 되었다.

‘그리고 제일 다른 건…… 이거네.’

[세계의 탄생]

주변의 양분을 빨아들이며 일정 시간 동안 세계수를 재현해 냅니다. 장비의 주인은 세계수의 힘을 이어받아 사정거리 내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1일.

‘생각보다 나쁘진 않아.’

탄식의 세계가 다소 약자들을 상대로 강하다면, 세계의 탄생은 강자들을 상대할 때 강했다. 방금 전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모든 능력이 3배 가까이 상승했고 다른 효과들도 많았다.

다소 아까운 점이라면 재사용 대기 시간이 하루라는 것이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스킬의 효과는 매우 준수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에뤼쿠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거겠지.’

다음에도 나타나서 도와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지금 어느 정도 호감이 생겼기에 충분히 가능하다.

‘우선은 계속 써보자. 반대쪽이 필요해지면 언제든 풀면 되니까.’

하현은 세계수의 가지를 집어넣고 상태창과 칭호창을 켰다.

[하현]

레벨 : 473 칭호 : 드래곤의 구세주

생명력 : 4,830/4,830

마나 : 4,820/4,820

힘 : 2,768 민첩 : 486

체력 : 483 지력 : 482

공격력 : 553 방어력 : ???

추가 스탯 : 80

[세계에 도전하는 자]

세계를 상대로 도전해 승리한 전후무후의 업적을 지닌 자에게 내려지는 칭호이다.

-전 스탯 20% 증가.

-시련의 보상이 30%증가합니다.

[드래곤의 구세주]

드래곤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여 은인이 된 자에게만 내려지는 칭호이다.

-전 스탯 10% 증가.

-모든 드래곤의 경의를 받습니다. 드래곤 로드의 직위를 가질 수 있습니다.

“…….”

아데브에클을 죽이고 시련이 완수되면서 레벨이 상당히 많이 올랐지만, 하현의 두 눈은 레벨보다 칭호의 정보들에 고정되었다.

‘이건…… 진짜 장난 아니네.’

이름에서부터 어느 정도 눈치채긴 했지만 설마 이 정도로 무시무시한 효과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와…… 장난 아니네. 보상 강화에 드래곤 로드의 자격까지. 이거 쓰임새가 너무 좋은데.」

칭호의 정보에 아퀼로가 혀를 내둘렀다. 시련의 보상 강화야 굳이 설명이 필요 없지만 드래곤 로드의 자격은 정말 어마어마한 위치였다.

드래곤 중에서 가장 뛰어나며 현자라 불리는 에뤼쿠스도 강제로 드래곤들을 움직일 수는 없다. 하지만 드래곤 로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내가 드래곤들의 생사여탈권을 쥔다는 말이야?’

「그래. 색을 대표하는 드래곤들이라면 조금 덜하겠지만 일반적인 드래곤들에게는 절대적인 위치야. 거역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지.」

‘흐으음…….’

모든 드래곤에 대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다니, 솔직히 말해서 전혀 체감이 오지 않는 능력이었다.

「흐음…… 아, 딱 맞춰서 오네. 기다려 봐.」

‘응?’

하현이 아퀼로의 말에 어리둥절해할 때, 저 멀리서 이곳을 향해 날아오는 드래곤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퀼로에 의해 몸을 숨기고 있었던 드래곤들이 곧장 하현의 앞으로 내려왔다.

몇백 미터는 되는 드래곤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 비현실적인 광경에 하현은 멍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대강의 사정은 설명해 뒀어.」

‘아. 응.’

아퀼로의 말에 정신 차린 하현은 드래곤들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 곰곰이 생각하던 하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희들의 로드 브라스마티는 아데브에클을 죽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싸웠었다. 부디 그 희생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의례적으로 들릴 수도 있었지만 하현의 말은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드래곤들은 잠시 하현을 바라보다가 이내 눈을 감으며 고개를 숙였다.

[로드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뭐…….”

짧은 두 글자였지만, 그 말에 하현의 두 눈이 커지기에는 충분했다. 그 깜짝 놀라는 모습에 아퀼로는 피식 웃었다.

「로드의 첫인상을 얼빵한 이미지로 주지 말라고.」

아퀼로의 말에 하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드래곤들을 바라보았다.

“우선 저기 부상 입은 이들을 치료하고 드래고닉 안에 있어라. 나는 에뤼쿠스에게 다녀올 테니까.”

[알겠습니다.]

드래곤들은 아데브에클에게 삼켜졌었던 동료들을 이끌고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날아가는 드래곤들의 뒷모습에 하현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잘됐네. 드래곤 군단을 이끌 수 있게 돼서.”

하현의 옆에 나타난 아퀼로가 옆구리를 툭 찔렀다. 아직 잘 실감이 안 나지만 로드로 인정받았다는 뜻은 단 하나다. 이제 저 드래곤들은 모두 하현의 손발이 되었다는 것이다.

“음…… 역시 뭔가 얼떨떨하네.”

“뭐 그냥 좋은 일이라고만 생각해. 그것보다 시련 그건 어떻게 됐어?”

“시련?”

“그거 브라스마티나 다른 드래곤들이 죽으면 보상이 다른 걸로 대체된다고 했잖아.”

“아.”

아퀼로의 말에 하현은 그제야 그 사실을 떠올리고 시련창을 확인해보았다.

-브라스마티의 죽음으로 대체되는 보상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원하는 물건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으며 보상의 등급에 따라 조절됩니다.

“상자랑 비슷하네.”

“그래? 그냥 아무거나 좋은 걸로 주면 되지 또 뭘 받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네.”

얼굴을 찌푸리며 투덜거리는 아퀼로의 모습에 하현은 피식 웃으며 시련창을 바라보았다.

‘지금 필요한 거라…….’

요 근래 딱히 뭔가 필요한 것이 없다 보니 상자를 사용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련의 보상도 뭘 받아야 할지 마땅히 좋은 것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굳이 필요하다면 마법인데 말이야…….’

던전을 흡수하는 마법이 그나마 지금 하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지만, 마법은 이런 곳에서 나오지 않았고 설령 나오더라도 수준에 안 맞아 두 사람이 다칠 수도 있었다.

‘역시 두 사람의 이해도가 높아질 때까지 기다…….’

속으로 중얼거리던 하현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시련창을 바라보았다. 설마 이게 통할까? 라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긴 했지만 한 번은 시도해 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내가 원하는 보상은…… 공간 마법에 대한 이해도다.”

“어?”

하현의 말에 아퀼로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마법에 대한 이해도를 보상으로 요구하다니, 그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마법에 대한 이해도는 보상의 등급에 따라 달라지며 현재 알고 있는 지식의 수준에서 상승하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래. 대신 보상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적용시킨다.”

하현의 대답과 동시에 앞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지자 하현의 손에 작은 하얀색 구슬이 생겨났다.

“정보 확인.”

공간 마법의 정수(유니크)

내구도 없음

공간 마법에 대한 정수가 담겨 있는 결정체다.

-섭취하는 즉시 현재 공간마법의 성취에서 상승합니다. 정수를 분해할 시 그 양에 따라 성취의 양이 흩어집니다.

“딱 좋은 게 나왔네.”

한 사람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섭취시킬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였다. 옆에서 그 정보를 확인하던 아퀼로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진짜 내가 살다 살다 그런 걸 볼 줄은 몰랐네.”

“뭐 시련 좋다는 게 어디야.”

하현은 정수를 챙겨 넣고 주변을 바라보았다. 이로써 드래고닉 안에서의 정리는 대강 끝난 것 같았다. 이제 에뤼쿠스에게 찾아가 대강 이야기를 나누면 아데브에클과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끝나게 되리라.

“슬슬 가볼까?”

“응. 가자.”

하현은 권능을 사용해 하늘 위로 떠올랐다. 아데브에클과의 싸움으로 난장판이 된 브라스마티의 영역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여기도…… 여기…… 응?”

막 움직이려던 하현의 몸이 굳었다. 브라스마티는 자신에게 권능을 양도하고 죽었다. 문제는 어디까지나 밖으로 나온 브라스마티가 죽었다는 것이지 던전은 여전히 존재했다.

“……아퀼로, 우리 어쩌지?”

“흐음…….”

던전의 존재를 깜빡했던 하현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에 잠시 곰곰이 생각하던 아퀼로는 씩 웃어 보였다.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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