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방어력 무한-115화 (115/158)

# 115

26. 그림자 용 아데브에클

색을 대표하는 드래곤들은 신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단 한 명의 드래곤만 움직여도 인간의 왕국이 모두 멸망할 수 있을 만큼의 힘.

그 강력한 힘 때문인지 페젤론에는 드래곤을 억제하면서 견제하는 한 존재가 있었다. 그 이름은 아데브에클. 드래곤들의 그림자라 불리며 불멸의 드래곤이었다.

[아데브에클은 사실 드래곤이라고 표현하기에도 미묘한 존재지. 검은 용의 모습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거든.]

그림자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능력.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모든 드래곤을 견제하기에는 미묘했다.

“그것 말고 또 어떤 힘이 있습니까?”

[그 녀석이 그림자 용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 외형에도 이유가 있지만, 지니고 있는 힘에서 비롯되었지. 녀석의 힘은 모든 드래곤의 힘에 비례하거든.]

브라스마티의 설명을 곱씹은 하현은 이내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 말은 즉…… 드래곤들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아데브에클도 강해진다는 뜻입니까?”

[그런 거지.]

드래곤은 다른 종족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력했고, 중간계를 지배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당장 종족말살전쟁에 가장 어리고 약했던 클리페우스가 끼어들면서 한쪽으로 밀리던 전쟁이 다시 기울어졌으니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그런데도 드래곤들이 자신들의 힘을 스스로 억제하고, 세력을 불리지 않으며 중간계에서 방관하는 이유는 모두 아데브에클 때문이었다.

[녀석의 힘도, 활동하는 시기도 모두 우리에게서 비롯돼. 드래곤들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힘을 가지는 순간 활동을 시작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 죽여 나가지.]

드래곤을 죽이면 자신의 힘도 떨어져 나가지만, 아데브에클은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고 드래곤들을 죽인다. 그것만이 자신이 태어난 이유였기 때문이다.

[그 녀석은 말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화는 통하지 않아. 지성이 있지만 드래곤을 죽인다는 법칙이 우선되지. 한마디로 생명체면서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법칙 같은 존재야.]

“법칙 같은 존재…….”

브라스마티의 설명에 하현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아퀼로나 눈앞의 브라스마티를 합한 것보다도 강력한 존재라니. 솔직히 말해서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 아데브에클이 지금 이 세계에 나타났다는 겁니까?”

하현의 물음에 브라스마티는 고개를 끄덕였다.

[몇 년 전, 당시 나는 흩어진 동족들을 모으고 있었지.]

브라스마티는 그때를 떠올리며 천천히 이야기해 갔다. 동족들을 모으기 위해 한 대륙의 위를 돌아다니고 있었을 때, 브라스마티는 동족의 기운을 잡아냈었다.

[이건?!]

하지만 그 기운은 죽어가는 것처럼 조금씩 희미해져만 갔고, 브라스마티는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날아갔었다.

[크아아악!!]

하지만 그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도륙된 드래곤들의 시체가 주변에 흩뿌려져 있었고, 그 위로 검은 눈동자에 칠흑의 몸을 지닌 드래곤이 서 있었다.

[아데브에클!]

이미 몇 번이고 충돌해 보았던 숙적. 브라스마티는 분노에 찬 포효를 외치며 단숨에 주변의 마나를 순식간에 입안으로 빨아들였다.

브라스마티의 배가 빠른 속도로 팽창했고, 몸속에서 끓어오르던 화염의 정수가 아데브에클을 향해 쏘아졌다. 주변의 땅을 녹이고, 모든 수분을 증발시키는 절대적인 불꽃.

【크흐흣…… 으하핫!!! 하하하하핫!!!】

하지만 그 불꽃 속에서 아데브에클은 광소를 터뜨리며 녹아내리고, 다시 형체를 복원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 모습에 브라스마티는 이를 갈며 브레스를 걷어냈다.

【크흐흐…… 강하군. 정말로 강해!】

몸을 수복한 아데브에클은 브라스마티를 바라보며 정말로 기쁘다는 듯이 외쳤다. 그림자 같은 몸이 환희로 일렁거렸고, 검은색 눈동자가 더더욱 요사스럽게 빛을 냈다.

【이름…… 이름은 그래, 브라스마티인가. 불꽃과 파괴, 종말의 권능을 지닌 레드 드래곤.】

본래 아데브에클은 브라스마티를 모르고 있었지만 눈앞에 마주한 것으로 모든 것을 알아냈다. 모든 용의 그림자라는 말은 즉 브라스마티의 그림자라는 뜻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데브에클…….]

자신을 바라보며 환희에 젖은 그 모습에 브라스마티는 이를 갈았다. 아무리 그가 성격이 대인배 같다고 해도 아데브에클에게만큼은 그럴 수 없다.

아데브에클이 모든 드래곤을 증오하듯이, 모든 드래곤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데브에클에 대한 증오를 배우고 그를 견제해 왔기 때문이다.

[더러운 비겁자 새끼…… 언제부터 모습을 숨기고 있었던 거냐!!]

【모습을 숨겨? 이상하군. 나는 그런 적이 없는데? 나는 언제나 네놈들의 뒤에…… 아니, 잠깐만.】

브라스마티의 외침에 어리둥절해하던 아데브에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언제나 그랬듯이 과도해진 드래곤을 죽였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이상함을 느낀 것이다.

【뭔가 이상하군. 네놈은 나를 아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만나본 것처럼 여기지만…… 나는 너를 처음 봤다.】

자신의 기억과 브라스마티의 기억이 다르다. 그것은 드래곤의 그림자인 자신에게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사실에 아데브에클은 주변이 알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실수였지. 내가 녀석에게 기회를 줘버린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당시 브라스마티는 이 세계에 대한 제대로 된 전말을 모르고 있었다. 그저 이상한 세계로 흘러들어 왔고, 안전을 위해 흩어진 동족들을 모으고만 있었던 것이다.

【이건…… 그래, 그런 건가. 크흐흐…… 으하하하핫!!】

혼자서 몇 번이고 중얼거리던 아데브에클은 광소를 터뜨렸다. 모든 드래곤의 힘. 그 힘을 간직한 아데브에클의 광소는 주변의 공간을 마구 일그러뜨리며 박살 냈다.

【운이 좋구나, 레드 드래곤. 오늘은 그냥 보내주도록 하지.】

후웅!!

아데브에클의 날개가 사방으로 펼쳐졌다. 날개보다는 촉수에 가까운 날개들은 검은색 그림자들을 아래로 떨어뜨리며 불길하게 움직였다.

【다음에는 재밌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으흐흐하하핫!】

아데브에클은 그대로 하늘 위가 아닌, 땅 아래로 녹아내리며 사라졌다. 그것이 브라스마티가 아데브에클을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었다.

“미친…….”

브라스마티의 이야기가 끝나자 아퀼로가 눈매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그녀도 아데브에클과 몇 번 부딪쳐 봤기에 알고 있었다.

아데브에클이 말하는 재밌는 광경들은 늘 드래곤의 개체수를 반 이상 날려 버렸다는 사실을.

[그 뒤로 아데브에클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불가능했어. 실마리 하나 남기지 않더라고.]

“그야 그러고도 남을 새끼니까.”

아퀼로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직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것만으로도 위험한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정말 그 뒤로 변한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까?”

둘을 바라보던 하현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데브에클이 아무리 은밀히 진행한다고 해도 브라스마티쯤 되는 드래곤에게 실마리도 안 잡힐 정도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그냥 실마리를 놓친 게 분명해. 이게 문제구나라고 자각하지 못할 만한 그런 아주 작은 실마리.’

하현의 말에 브라스마티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딱히 변한 건 없었어. 적어도 내가 알아본 것에 의하면 모든 게 그대로야.]

“으음…… 그렇군요.”

“근데 다른 녀석들을 굳이 여기로 끌어모은 이유는 뭐야?”

[아데브에클이 다시 나타났을 때를 대비해서지. 무슨 계략을 꾸몄는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 저항하려면 모두 뭉쳐 있어야만 해.]

개인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어봐야 아데브에클에게 각개격파당할 위험만 높아진다. 그렇기에 브라스마티는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륙을 오가면서 동족들을 끌어모았던 것이다.

브라스마티의 설명에 아퀼로는 피식 웃었다.

“그래 봐야 충돌하면 우리들이 죽는 건 변함없지만 말이야.”

모든 드래곤이 죽지 않는 이상 아데브에클은 죽지 않는다. 결국 충돌해 봐야 피해를 입는 것은 영원히 드래곤일 수밖에 없었다.

암울하면서도 자조적인 아퀼로의 말에 브라스마티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아무런 저항 없이 순응하는 것보다야 낫겠지.]

“……그래. 그건 그렇겠네.”

브라스마티를 바라본 아퀼로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쉽게 수긍하는 모습에 브라스마티는 조금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성격이 많이 부드러워졌군. 이전 같았으면 무의미하다며 계속해서 소리쳤을 텐데 말이야.]

“곁에 있는 녀석 사상이 좀 옮았거든.”

어깨를 으쓱인 아퀼로는 하현을 슬쩍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 모습에 브라스마티도 피식 웃으며 하현을 바라봤다.

[대강의 상황 설명은 끝난 것 같군. 이제 내가 부탁하려고 하는 게 뭔지 알겠나?]

“아데브에클에 대항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거군요.”

하현의 말에 브라스마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데브에클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려면 단 한 마리의 드래곤도 빠져서는 안 된다. 왜냐면 그만큼 힘의 차이가 나버리고, 그게 아퀼로와 같은 드래곤이라면 어마어마해지니까.]

“그럼 저도 여기 남아서 언젠가 나타날 아브데에클을…….”

[아니. 그건 아니야.]

고개를 가로젓는 브라스마티의 모습에 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전까지 한 사람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으면서 갑자기 무슨 말이란 말인가.

[이미 모든 드래곤은 모였어. 굳이 너까지 여기에 남을 이유는 없겠지.]

“네? 그게 무슨…….”

“어…… 어? 잠깐만.”

브라스마티의 말뜻을 이해 못 한 하현은 어리둥절할 표정을 했지만, 반대로 아퀼로는 허를 찔린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브라스마티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말했지 않나. 아데브에클은 모든 드래곤의 그림자. 즉 드래곤이라는 종족의 그림자지 드래곤이 지닌 권능의 그림자는 아니야.]

“……아!”

그제야 브라스마티의 말을 이해한 하현의 탄성을 내질렀다. 드래곤이 지닌 권능의 그림자는 아니다. 그 말은 즉 하현이 아퀼로의 권능을 지니고 있지만, 그게 아데브에클의 힘이 되는 것은 아니란 뜻이었다.

[아데브에클에게 자유로우면서도 아퀼로만큼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 나는 그런 네가 변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도와주겠나?]

-시련이 생성되었습니다.

[그림자 용 아데브에클의 토벌]

아데브에클은 강력한 힘을 지닌 드래곤들을 견제하는 특수한 존재이다. 그 수행은 선악의 구분 없이 이뤄지며 때때로 몇 개의 왕국이 사라지기도 했었다.

아데브에클을 찾아 완전히 소멸시켜라.

난이도 : SS

보상 : 공적치에 따른 보상. 브라스마티를 비롯한 드래곤들의 보답.

-드래곤이 한 마리라도 살아 있는 한 아데브에클은 절대로 죽지 않습니다.

-보상이 되는 브라스마티와 드래곤이 죽을 시 다른 보상으로 대체됩니다.

눈앞에 떠오른 시련의 정보를 읽던 하현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드래곤이 한 마리라도 살아 있으면 안 죽는다고?’

시련이 직접 아데브에클을 다른 방법으로는 죽일 수는 없다고, 그렇게 단언하고 있었다. 그 내용에 하현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시련을 수락하셨습니다.

[고마워.]

하현의 대답에 브라스마티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에 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원래 약속했던 거니까요.”

[그런가……. 이 일이 끝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온 힘을 다해 도와주지.]

“예. 그런데……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아데브에클에 대항해야 하는 것은 알겠지만 당장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하현의 물음에 브라스마티는 걱정하지 말라듯 이야기했다.

[아퀼로의 권능을 지니고 있으면 아데브에클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거다. 그 힘을 이용해서 녀석의 위치를 찾아줘.]

드래곤들의 존재를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아데브에클을 추적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하현은 드래곤이 아니었기에 아데브에클이 도망칠 염려가 적었다.

[이건 나한테 연락할 수 있는 아이템이야. 전할 말이 있으면 바로 사용하면 돼.]

공간을 연 브라스마티는 작은 붉은색 구슬을 꺼내 건네줬다. 건네받은 연락 도구를 챙겨 넣은 하현은 브라스마티를 바라봤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찾은 게 있으면 바로 연락해 줘.]

“야, 텔레포트로 바다 앞까지 보내줘.”

[그래그래. 알았어.]

후웅!!

아퀼로의 요구에 하현의 발치 아래로 텔레포트 마법진이 생겨났고, 잠시 후 빛이 나면서 장소가 옮겨졌다. 바닷가의 앞에 도착하자 아퀼로는 주변 바위에 걸터앉았다.

무언가 이야기할 것이 있음을 알아차린 하현은 아퀼로의 옆으로 가 앉았다.

“시련 받았지?”

“응.”

“그거 내용 좀 공유해 줘. 아직 성능이 안 돌아와서 바로바로 생각 공유가 안 되네.”

아퀼로의 말에 하현은 머릿속에 잠금을 풀어놓는다는 감각으로 널널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잠시 후 머리가 살짝 시원해지는가 싶더니 아퀼로가 턱을 쓰다듬었다.

“어떻게 생각해?”

“냉정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손해 볼 게 없는 내용이야.”

본래 하현의 목표는 브라스마티를 비롯한 드래곤들의 힘을 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림자 용이라는 아데브에클이라는 존재를 알면서 조금 이야기가 틀어진 것이다.

“시련에도 적혀 있지만 아데브에클은 결코 드래곤에게만 해로운 존재가 아냐. 인간을 조종하거나 중간계에 간섭하는 식으로 방법으로도 드래곤을 견제하거든.”

드래곤은 증오하고, 다른 종족들은 드래곤을 죽이기 위한 도구쯤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아데브에클이었다.

“그런 녀석이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다는 건 아마 우리가 모르는 수작질을 어마어마하게 하고 있단 거야. 그리고 그게 터지면 드래곤뿐만 아니라 너희들도 피해 입을 가능성이 크고.”

“흐음. 그러니까 너는 모든 드래곤을 죽여서라도 아데브에클을 없애야 할 수도 있다는 거네.”

“그렇지.”

모든 동족을 죽여야만 한다. 그 사실에 아퀼로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어디까지나 최악의 상황일 때를 말하는 거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렇다 해도 우리는 잃는 게 없어. 무슨 방법을 쓰든 아데브에클을 죽이면 우리는 보상을 얻게 되니까”

드래곤 군단을 얻느냐 못 얻느냐의 차이뿐. 하현은 어떤 방법을 써도 강해지고, 아데브에클은 죽어서 위협이 사라지게 된다. 그 말에 하현은 턱을 쓰다듬었다.

“흠. 그럼 최악의 상황이 아닐 때는 그냥 살리는 게 이득이라는 거네.”

“당연하지. 대신 가망이 없다 싶으면 빠르게 죽여야 해.”

우선은 할 수 있는 데까지 아데브에클의 위치와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하지만 아니다 싶은 순간 곧장 드래곤들을 죽여 아데브에클도 함께 죽인다.

대강 갈피를 잡은 하현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권능으로 아데브에클을 찾는 게 가능해?”

“가능이야 한데…… 솔직히 말하면 진짜 힘들걸. 나는 딱히 아데브에클을 찾아내는 능력에 특화된 게 아니라.”

“으음…….”

빠르게 해결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뭔가 꾸미고 있다니 괜히 조급해졌다. 하현의 모습에 곰곰이 고민하던 아퀼로의 머릿속에 한 가지가 떠올랐다.

“에뤼쿠스. 그래, 그 영감탱이한테가 가자.”

“에뤼쿠스?”

“그래. 영감탱이도 너처럼 아데브에클에게 포함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존재니까. 아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야.”

“흐음.”

에뤼쿠스가 얼마나 강한지는 아직 잘 체감이 안 되지만 무작정 찾아보는 것보다야 나을 것이다. 결정을 내린 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가보자.”

집으로 향하던 하현의 발걸음이 다시금 혼돈대륙을 향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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