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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강 자연인이다-111화 (111/175)

111화 셋 다 제멋대로야!

부적.

그것은 도력을 활용하여 영험한 힘을 내는 신령의 주술 도구.

강철남은 도술을 부려 민하의 흔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탐색]

부적을 하늘로 던지자 나폴 거리던 부적이 어디론가 팟, 하고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강철남은 부적이 다른 차원으로 이동했다는 걸 감지했다.

“아무래도 민하는 인간계로 간 모양이군.”

아마 구멍을 통해 이동했을 것이다.

생각보다 사건이 복잡해질 수도 있겠다.

[공간 이동]

펑!

강철남은 부적의 기운이 안내하는 방향을 따라 공간 이동을 술법을 부렸다.

하얀 연기가 걷히고 강철남이 도착한 곳은 웬 도심지 한가운데.

눈앞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는 건물이 있다.

“이거 63 빌딩인가?”

아무래도 민하는 서울 나들이를 제대로 즐기고 있는 모양이었다.

강철남이 정신을 집중하고 민하가 있는 곳을 좀 더 구체적으로 찾으려고 하던 그때,

“샅샅이 뒤져라!!”

“예!”

등 뒤에서 누군가 걸쭉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 있는 늘어서 건 갑옷을 갖춰 입은 몬스터 부대였다.

종족은 고블린, 오우거, 오크, 동물형 수인 등 다양했다.

“이게 뭐야. 모둠 전골인가?”

민하를 찾으려고 집중하고 있는데 웬 잡것들이 훼방을 놓으니 똥 싸다 끊긴 기분이었다.

“너는 뭐냐? 인간이냐? 마침 잘 됐군. 배가 고팠는데. 얘들아! 간식이다!”

대장으로 보이는 오크가 커다란 중식도를 휘두르며 공격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대장님! 저, 저, 저 사람. 가, 강철남인 것 같습니다.”

“뭐? 무슨 헛소리냐. 마황제가 이런 데 있을 리가 없잖아.”

부하 몇몇이 강철남을 알아보고 벌벌 떨며 오줌을 지렸지만 대장은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흥, 하여간 꼭 이런 놈들이 있지. 인간만 보면 마황제가 아니냐고 호들갑을 떠는 녀석들.”

쿵쿵!

땅을 울리며 강철남의 앞으로 걸어온 녀석은 3m가 넘는 거구였다.

“나는 말이지, 싸워보기도 전에 꼬랑지부터 내리는 녀석들이 제일 싫어.”

“호오? 제법 마인드는 마음에 드는군. 다만 입 냄새가 너무 지독해.”

“나를 바보 취급하지 마라!”

오크 대장은 중식도를 수직으로 내리쳤다.

그러나 그 순간 발동하는 강철남의 스킬,

[강철 대가리]

카앙!!

둔탁한 쇳소리가 들리더니 칼은 두 동강이 나버렸다.

어이가 없는지 오크 대장은 부러진 칼날을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옛다, 이 새꺄. 봐라.”

강철남은 어안이 벙벙해 하는 오크 대장에게 작고 네모난 카드 같은 물건을 하나 던져주었다.

“이게 뭐냐?”

“민증이다 새꺄.”

민증이란 인간들의 신분증이란 걸 알고는 있었다.

그 민증을 보니 적혀 있는 이름이란,

“가, 가, 강철남?!”

“어떻게 한 대 맞아보고 뼛속에 새겨볼래, 아니면 얌전히 믿어 볼래?”

“미, 믿겠습니다.”

오크대장은 부러진 칼을 떨어뜨리고 무릎을 꿇었다.

“그런데 넌 내 대갈통 한 대 후렸다, 그치?”

“아니, 그건 그런데 제 명검이 부러졌지 않습니까? 이걸로 쌤쌤 아닌가요?”

“이 새끼가 가스라이팅을 해? 칼로 사람 대가리를 내리쳐놓고 네가 피해자다 이거냐?”

“그, 그런 건 아니지만.”

“일단 너도 한 대 맞아야 공평하겠지?”

“저, 마황제님의 한 대와 저 같은 모질이 새끼의 한 대가 같다고 보지는 않는데요?”

“야.”

“네.”

“시X, 투표권도 너나 나나 다 평등한 한 표지?”

“그건 그렇죠.”

“그런데 왜 처맞는 건 차등을 두는 건데? 우린 존X 평등한 존재 아니냐?”

“아무리 그래도 마황제님이 진지하게 때리면 제 모가지가 뜯길 거 같은데요.”

“겁먹지 마. 적어도 살려는 줄게.”

“저,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몸으로 만들진 말아 주세요.”

오크 대장은 눈을 질끈 감았다.

강철남은 강철 숟가락을 꺼내어서는,

[밥상 머리 참교육 – 신생아 교육 버전]

따앙!

아주 연약하디 연약한 파워로 오크 대장의 마빡을 후려 갈겼다.

그래도 그 파워가 어디 가나.

오크 대장은 게거품을 물고 졸도해버렸다.

“야, 거기 너.”

“네, 넵!”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고블린은 지목을 받자 다리를 후들거리며 앞으로 나왔다.

“5살짜리 하프 엘프 여자 아이 못 봤나?”

“모, 못 봤는데요?”

“못 봤으면 다야?”

“찾아보겠습니다!!”

그렇게 몬스터 부대를 이끌고 민하 찾기에 나선 강철남이었다.

이렇게 강철남이 딸 아이를 찾느라 고생 고생 하고 있는 와중에 똥이나 싸지르던 멍구는 뭘 하고 있을까?

* * *

강철남에게 버림받은 멍구는 외로운 마음을 달래려 헌터들을 뚜까 패고 있었다.

퍽퍽!-

“아, 진짜 아파!”

“말이 짧다?”

“아파요…”

개한테 얻어터지고 있는 헌터는 살면서 느껴본 현타 중 가장 큰 현타를 느끼고 있었다.

“이 구멍에 대해서 아는 거 전부 말해봐.”

“현재까지 확인된 인간계에 뚫려 있는 구멍은 5개예요.”

“그건 알고 있어.”

“그럼 더 이상 알려드릴 게 없는데요?”

“아니, 가오는 있는 대로 다 잡더니 씨X 정보력이 왜 이렇게 빈약해?”

“죄송합니다…”

“서필도는 뭐하는 거야, 이런 녀석들을 헌터랍시고 고용하고.”

“저희 협회장님하고도 아는 사이십니까?”

“뭐? 걔 협회장 됐어?”

“네. 박장혁 사건 이후로 사임하려 했다가 여론의 만류로 협회장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헌터 협회를 잘 이끌고 계시죠.”

“옛날 생각나네. 그 양반 지금 어디 있는데?”

“본부에 계실 겁니다.”

“안내해. 그리고 배고프니까 먹을 거 있으면 다 꺼내 봐.”

동네 꼬맹이들 코 묻은 돈 뺐듯 멍구는 헌터들의 주머니를 털었다.

초콜릿, 껌, 사탕, 에너지바 별의별 게 다 나왔다.

“새끼들, 전쟁 나가는데 조촐하기 짝이 없군.”

“그럼 가여운 저희를 위해 멍구님께서 한 턱 쏘십니까?”

따악!

멍구의 앞발이 건방진 발언을 입에 담았던 헌터의 대가리를 후렸다.

“아주 못된 것만 처배웠어. 이게 다 서필도 때문이야. 서필도한테 안내해.”

그렇게 멍구는 헌터 부대를 이끌고 서필도를 향해 진군했다.

이 와중에 민하는 어디에서 뭘 하고 있을까?

* * *

김성남은 칼을 빼 들고 민하 앞에 섰다.

지난번에 민하에게 당했던 굴욕을 잊지 않은 것이다.

“이 요망한 몬스터! 그땐 잘도 나를 날려버렸겠다?”

“아저씨가 혼자 날 덮치고 날아간 거잖아요.”

“시끄러! 몬스터의 말은 듣지 않는다.”

가뜩이나 강철남에게 한 대 맞아서 기분 나쁜 김성남.

정신을 못 차리고 폭주하는데,

콩!

“성남씨. 진정 좀 해요. 애 상대로 뭐하는 거예요? 꼴불견이에요!”

한지영이 그런 김성남을 꾸짖는다.

“젠장.”

지고는 못 하는 김성남이 분한 듯 투덜거렸다.

“꼬마야, 또 보네? 나 기억하니?”

“응, 예쁜 언니. 기억해.”

“아유, 착하다! 어쩜 이리 애가 바르고 심성이 고울까.”

한지영이 과하게 민하를 예뻐하며 쓰다듬었다.

“너는 이름이 뭐니?”

“나는 강민하!”

“아빠 엄마는 어디에 있니?”

“미안, 아빠 엄마 이야기는 못 해줘.”

민하와 대화를 나누다가 한지영은 묘한 감각을 느꼈다.

이 아이, 순수한 인간이 아니다.

엘프의 피가 섞인 하프 엘프 같았다.

그리고 강씨 성을 가졌다.

혹시,

“아빠 이름이 혹시 강철남이니?”

“우리 아빠 알아?”

초롱초롱 빛나는 민하의 눈.

6년 전의 한지영이었더라면 가슴이 조금 시렸겠지만, 이제는 모두 극복한 일이다.

가정을 이룬 그를 진심으로 축복해 주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누나와 아저씨들은 철남씨 친구들이야. 민하 아빠가 인간계에 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란다.”

“잠깐, 왜 너는 누나고 우리는 아저씨인건데?”

황기민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그딴 건 신경도 안 쓰는 한지영이었다.

“민하는 아빠를 잃어버린 거야?”

“응. 하지만 아빠가 금방 찾으러 와 줄 거야.”

“그렇겠다. 민하 아빠는 대단한 사람이니까.”

“응! 우리 아빠 최고야!”

한지영은 민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그 순수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때,

치이익-

-강북에 몬스터 대량 출몰. 전투 가능한 헌터들은 지원 바람, 이상.

“지영씨, 출발해야 할 것 같아요.”

무전을 들은 백진섭이 출동 준비를 재촉했다.

“민하야, 아빠가 올 때까지 안전한데 숨어있어야 해, 알았지?”

“히힛. 제 걱정은 안 해도 돼요.”

“하긴. 누구 딸인데.”

그렇게 말하고 배시시 웃는 한지영의 미소에 맑은 웃음으로 응해주는 민하였다.

홍태진이 이끄는 헌터 연합은 강북으로 지원을 나갔다.

호기심 많은 민하는 이곳저곳을 홀로 둘러보며 다녔고 이윽고 어떤 으슥한 곳으로 접어들게 된다.

* * *

어두운 골목길 안쪽에 숨겨진 폐공장.

그곳에서 몬스터들이 암암리에 은밀한 거래를 주고받는다.

“물건은?”

“여기.”

“킁킁. 확실하군.”

몬스터들이 거래하는 약은 마력을 증폭시켜주는 마력 도핑 약.

소수의 비밀 조직들 사이에서 유통되던 약물이 이제는 본격적으로 어둠의 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다음 거래 때는 지금보다 두 배 많은 양을 준비해둬. 수요가 폭증하고 있거든.”

“돈만 준다면 얼마든지.”

“그런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

“저 꼬맹이는 뭐냐?”

물건을 사러 온 몬스터가 가리킨 건 민하였다.

약을 납품하는 몬스터도 깜짝 놀랐다.

“아니, 넌 뭐야?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야?!”

“아저씨들, 그건 뭐에요?”

민하가 약이 든 가방에 관심을 보이자 몬스터들이 으르렁대며 민하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흥, 감히 우리 거래 현장을 봤겠다? 살려보낼 수가 없겠군.”

“이봐, 아무리 그래도 상대는 어린애야.”

“의외로 무른 구석이 있군. 일은 확실해야 하는 법. 내가 처리하지.”

저벅저벅 민하를 향해 걸어가던 몬스터는 솥뚜껑 같은 손을 들어올리더니,

“날 원망하지 마라, 꼬마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는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뭐야? 갑자기 왜 자빠지고 난리야?”

녀석을 쓰러뜨린 게 민하의 [멘탈 아웃]의 힘이라는 걸 알 턱이 없는 몬스터들은 민하를 처리하기 위해 칼을 뽑아 들었다.

“아저씨들, 나쁜 짓 하고 있는 거 맞죠?”

“그렇단다. 아저씨들은 아주 나쁜 아저씨들이란다.”

몬스터들이 민하를 향해 달려들자 민하는 가만히 손을 들어 앞으로 뻗었다.

[끈끈이]

그러자 몬스터들의 발밑에 녹색 찐득찐득한 끈끈이가 돋아나더니 녀석들의 움직임을 묶어버리고 말았다.

엄마 가이아에게서 배운 비장의 스킬이었다.

“나쁜 짓을 하는 아저씨들은 경비대한테 잡혀서 혼나야 해요. 그럼 이만 빠빠이~”

“잠깐만, 꼬마야! 이건 풀어주고 가야지!”

끈끈이에 묵여 허덕이는 몬스터들을 뒤로한 채 민하는 나폴나폴 뛰어 사라졌다.

그로부터 30여 분 뒤 어느 헌터 부대가 뒤늦게 정보를 입수하고 거래 현장을 급습했다.

“전부 꼼짝 마! 움직이면 쏜다.”

“…이미 꼼짝 못 해.”

정체불명의 이상한 끈끈이에 발이 묶여 있는 몬스터들.

대체 이게 무슨 영문인가 아리송하다.

“야, 왜? 무슨 일인데?”

부대의 리더로 보이는 녀석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등장하는데,

“뭐? 개라고?”

헌터 부대를 이끄는 것은 다름 아닌 멍구.

서필도가 있는 서울 헌터 연합 본부로 가던 중 몬스터의 냄새를 맡고 여기를 덮친 것이었다.

“이거 다 더럽혀져서 먹을 수도 없겠네, 쩝.”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는 멍구는 돌아서서 갈 길이나 가려했다.

그런데,

“이건…?”

한 헌터가 바닥에 떨어진 검정색 가방을 주워 들었다.

“뭔데? 먹을 거냐?”

멍구가 코를 갖다 대어 킁킁 냄새를 맡아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하는 말이,

“안돼 이 새끼들아! 불법 하얀 가루는 검열 대상이라고! 전부 모가지 날아갈 일 있어?”

라고 외치며 야단법석을 떨었다.

개이긴 해도 나름 심의 규정을 준수하는 멍구는 이런 나쁜 물건은 용납할 수 없었다.

“저… 이건 그런 약이 아닌데.”

“그럼 뭔데?”

“몬스터의 마력을 증폭시켜주는 도핑 약인데.”

“야, 그걸 순순히 말하면 어떡해!”

입이 가벼운 몬스터가 약의 정체를 술술 불었다.

“오호, 그래? 딱 봐도 서필도가 좋아할 것 같은 물건이로군. 챙겨. 우리가 가져간다.”

“멍구님. 드디어 이 악의 무리를 일망타진하는데 협조하실 마음이 생기신 겁니까?”

멍구 부대의 한 헌터가 한껏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물어왔다.

하지만,

“뭔 개소리야. 이거 건네주는 대신 땅이나 하나 얻어 보려고 한다. 역시 재산은 땅 투기가 제일이지.”

아니 이 뭔 개…

마력 도핑 약을 챙긴 멍구 부대는 서필도가 있는 서울 헌터 연합 본부로 향했다.

그 와중에 63빌딩에 가 있는 강철남은,

“이건 좀 혐짤인데.”

63빌딩 안은 무시무시한 던전이 되어 있었다.

그 안에서는 마물들의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 안에서 민하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철컥-

강철남은 강철 숟가락을 꺼내 들었다.

“전부 때려 부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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