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 자연인이다-91화 (91/175)

91화 강철남 VS 카오스

강철남이 [피의 주인]을 시전한다.

그러자 강철남의 혈액이 주입된 몬스터들이 동요하기 시작한다.

“카오스 녀석이 어지간히도 단단히 명령을 걸어놨나 보군.”

미리 주입된 명령을 깨부수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강철남은 카오스가 구축한 명령 체계를 박살 내고

몬스터들의 의식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다.

창칼을 들고 진군하던 몬스터들은

머릿속에 주입된 명령이 사라지자 그대로 우뚝 멈춰 선다.

“내가 뭘 하고 있던 거지?”

“젠장, 여기는 어디야?”

“왜 내가 무기를 들고…”

“이상한 녀석들한테 붙잡힌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기억이 안 나.”

“우물에 독을 푼 거야. 물을 마시자마자 기억을 잃었다고!”

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기억을 잃은 시점으로 돌아와 어리둥절해하다가,

곧 기억을 잃은 사실을 깨닫고는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어떤 새끼가 날 여기로 끌고 온 거야?”

“너는 누구야? 대체 여긴 어디지?”

“너, 마도사냐? 네가 나한테 개수작을 부렸냐?”

그야말로 시장판이 따로 없었다.

무기를 든 몬스터들은 금방이라도 서로를 찌를 듯 으르렁댔다.

그때,

[확성기]

“에, 흠흠. 주모옥!!!!”

멍구가 샤우팅을 날린다.

그 목소리는 천둥도 한 수 접을 만큼 크게 울렸다.

“으아악!”

“귀청 떨어지겠네!”

“내 고막!”

몬스터들이 귀를 막고 몸을 움츠렸다.

창칼을 떨어뜨리고 귀를 틀어막으며 하늘을 바라봤다.

창공에는 웬 하얀 시고르 자브종 개 한 마리가 둥실둥실 떠 있다.

“엣헴. 잘 들어라, 이 못생긴 몬스터 놈들아.”

“뭐? 누구보고 못 생겼대!”

“특히 너 말이야. 독기의 호수에서 푹 숙성시킨 얼굴같이 생긴 너.”

멍구의 드립에 녀석은 얼굴이 붉어졌고 나머지 몬스터들은 빵 터졌다.

“잘 듣도록. 너희의 정신을 조종한 것은 카오스라는 녀석이다.”

“뭐? 그게 정말이냐?”

“수상한데? 그걸 어떻게 믿지?”

“사실은 네가 흑막 아니냐?”

사실을 말하는 멍구에게 도리어 화를 내는 몬스터들.

도중에 말이 끊긴 멍구는 슬슬 인내심에 한계가 온다.

“좀 닥쳐봐, 새끼들아!!”

으르렁 대는 울부짖음이 [확성기]를 타고 천지를 울린다.

고막이 찢어질 듯 큰 소리가 몬스터들을 쓰러뜨린다.

“꼬우면 직접 가서 따져보면 되잖아. 너희가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카오스 녀석의 진지가 나올 거다. 거기 쳐들어가서 물어봐.”

“그런데 우리를 세뇌 시킬 정도면 엄청 강한 녀석 아니야?”

“그럴지도. 일단은 첫 번째 마왕이니까.”

마왕이라는 말에 몬스터들이 호들갑을 떤다.

“세상에. 마왕이라니.”

“마왕을 거스를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난 그냥 집에 갈래.”

우왕좌왕 하는 몬스터들의 꼴을 본 멍구가 혀를 끌끌 찬다.

“이 쫄보 새끼들. 방금전까지 날 잡아먹을 듯 으르렁 대던 성질머리는 어디 갔냐?”

“그래도 그렇지 마왕이랑 어떻게 싸우냐?”

“옳소, 옳소!”

“우린 개죽음은 싫다!”

슬슬 본론에 들어가도 좋을 것 같다.

마침내 멍구는 이야기를 꺼낸다.

“그런 겁쟁이 쫄보 똥멍청이 쓰레기인 너희들을 위해 구원자가 납셨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말이 넘 심한…”

“닥쳐라! 대가리를 빼앗겨놓고도 아무 말도 못 하는 한심한 새끼들아!”

“끄응…”

“여기 다섯 번째 마왕 강철남님이 계신다. 이 분이 너희의 억울함을 해소해주실 것이다.”

펑!

강철남은 [공간 이동]으로 등장해 멍구의 등에 올라탄다.

시고르 자브종 개 위에 올라탄 자연인 강철남.

주먹을 하늘로 높이 쳐들어 위세를 뽐낸다.

아무래도 그림이 안 산다.

“자, 나를 따르라. 악랄한 마왕 카오스를 무너뜨리고 몬스터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땅을 만들겠다.”

근엄하게 연설하는 강철남의 말을 들은 몬스터들은,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를 세뇌한 녀석을 혼내주겠다는 거지?”

“복수해준다니 따라가 보자.”

“자유래. 자유는 좋은 거지?”

“집에 가는 길이니까 가보지 뭐.”

술렁이던 몬스터들은 이내 멍구와 강철남이 향하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그 떼거리의 이동을 바라보던 가이아와 카르텔은 그 광경에 감탄한다.

“역시 강철남님입니다. 순식간에 몬스터들을 휘어잡았어요.”

“훗. 철남에게 저 정도는 일도 아니니라.”

“우리도 따라가보죠. 강철남님의 세계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격언이 있으니까요.”

카르텔과 가이아는 군중의 뒤를 따른다.

대신들은 강철남의 명령에 따라 무너진 방벽과 피해를 입은 도시 복구에 힘을 기울인다.

* * *

몬스터 무리가 이쪽을 향해 다가온다는 소식을 들은 카오스.

“잔챙이들이 발악을 하는 구나.”

“어떻게 하죠?”

심복이 발을 동동 구르며 당황해한다.

심기가 불편해진 카오스는 심복의 머리를 붙잡는다.

[검은 장막]

갑자기 커다란 천이 펄럭이며 나타나 심복을 덥석 집어삼킨다.

“으악! 카오스님!!”

비명횡사 속에 사라지는 심복을 뒤로 한 채 카오스는 앞을 내다봤다.

“잔챙이들이 단체로 죽으러 오는군.”

코웃음을 치며 자기를 향해 다가오는 무리를 향해 걸어간다.

“지금부터 포식을 즐겨보실까.”

[나락]

그가 손을 휘저으니 발아래에 검은 구덩이가 생기고 몬스터들이 그곳으로 빠져버린다.

힘차게 걸어가던 몬스터들은 갑자기 덮쳐온 재앙에 패닉에 빠진다.

“우왁! 뭐야!”

“함정인가?”

“무서워, 살려줘!”

“도망쳐!”

혼돈에 빠진 몬스터들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나락]을 통해 삼켜진 몬스터들은 카오스의 뱃속으로 삼켜진다.

양분을 먹어 치우며 강해지는 카오스는 더욱 날뛰었다.

“으하하. 먹이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구나.”

[나락]

다시 한번 검은 구덩이를 펼치는 카오스.

이 꼴을 본 강철남.

먼저 싸우자고 시비를 건 녀석이 밥이나 처먹고 있는 꼴이 마음에 안 든다.

[동작 그만!]

강철남이 강제 정지 스킬을 발동한다.

그러자 [나락] 속으로 빨려 들어가던 몬스터들이 우뚝 멈춘다.

발목이 삼켜진 채 그대로 굳어버리는데,

“뭐지, 이건?”

“멈췄어!”

“일단 살아난 건가?”

“그런데…”

“이것 좀 빼줘!”

말 그대로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

일일이 빼내 줄 수가 없다.

“놈을 조지면 자연스럽게 빠질 거야.”

“그럼 우리는 어떡해?”

“어떡하긴 존나게 버텨야지.”

어처구니가 없는 몬스터들.

멍청히 서서 강철남과 멍구가 카오스를 쓰러뜨려 주길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다.

“이, 이기세요.”

“꼭 이겨줘.”

“파, 파이팅!”

몬스터들이 뒤늦게 응원을 보낸다.

“으유 모질이 새끼들.”

멍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철남이, 저 앞에 보인다. 뭘 잘했다고 떳떳하게 서 있는 거야?””

카오스가 허리를 펴고 당당히 기다리고 있었다.

멍구의 등에서 내려온 강철남은 곧장 놈에게 다가간다.

“여어. 너 때문에 뺑이 좀 쳤다.”

“그거 다행이군. 천하의 강철남의 인상에 남는 자가 되어서 말이야.”

“박장혁의 계획은 언제부터였냐?”

서울 헌터 연합의 회장 박장혁.

그가 사실은 첫 번째 마왕 카오스였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른다.

녀석이 벌인 짓은 모두 자기 잇속을 위한 계획이었다.

“구멍이 뚫렸을 때부터였지. 헌터 협회를 만들고 인간들의 신임을 얻어 절대복종, 절대 충성하는 나만의 군대와 국민을 만들겠다는 계획.”

“그래서 실패하니 기분이 어때?”

“역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뭐?”

“헌터 협회장 박장혁의 계획은 고작 그거 하나뿐만이 아니야.”

다른 꿍꿍이가 있는 듯 비열하게 미소를 짓는 카오스.

뒤가 구린 녀석을 제일 싫어하는 강철남과 상극답다.

“그럼 또 다른 개수작이 있나?”

“이미 곳곳에 퍼져있는 세계 헌터 협회의 폐단. 그 토대를 만들어놨지. 인류를 지켜야 할 헌터 협회가 내부로부터 분열되어 인간을 지키는 일에는 뒷전, 자기들의 이익만 챙기기에 급급한 병폐를 말이야. 인간계는 서서히 붕괴 될 것이야.”

“아주 곳곳에 지랄을 숨겨뒀군.”

“고마워. 혼돈의 마왕에게는 최고의 칭찬이야.”

카오스는 여유롭게 껄껄대며 웃었다.

“웃음이 나오냐?”

“그럼, 곧 마황제가 될 생각에 벌써 웃음이 나오는걸.”

“그 정도 현실 부정은 정신병인데.”

“마지막 기회를 주지. 내가 마황제가 되는 걸 돕는다면 인간계를 넘겨주마.”

“착각하나 본데, 나는 그냥 네가 마음에 안 들어서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 그렇다면 얘기를 빙빙 돌려봐도 결국에는 우리는 싸우게 되겠군.”

말을 마친 카오스는 기지개를 편다.

그러더니 갑자기,

“내 본체를 본 건 네가 처음이다.”

박장혁의 모습을 한 가죽이 찢어지더니 안에서 검은 안개가 터져 나온다.

형체가 없는 검은 안개.

그것이 카오스의 본체였다.

[나락]

강철남의 발밑에 구덩이가 생겨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주먹을 꽉 쥐고 바닥을 때리니 땅이 무너지며 [나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과연! 전투 방식이 아주 무식하고 창의적이야.”

땅이 무너지면서 큰 지진이 일어난다.

멍구는 하늘로 떠올라 ‘눈’으로 카오스의 상태창을 확인한다.

【카오스】

레벨: 742

마력: RRR++

힘: RRR++

맷집: RRR++

속도: RRR++

“씨바, 저게 뭐야? 철남이 피를 마셔서 그런가. 도핑 효과 쥑이네.”

멀리서 [신수의 빛]을 쏘며 지원 사격을 하는 멍구.

마침 카오스는 그 빛을 기다린 듯했다.

[검은 장막]

카오스의 앞에 거대한 암흑이 펼쳐지더니 그대로 [신수의 빛]을 흡수해버린다.

그러자 녀석의 레벨이 올랐다.

【카오스】

레벨: 735

마력: RRR++

힘: RRR++

맷집: RRR++

속도: RRR++

“존나 개새끼네. 내 도술을 뺏어 처먹어서 강해졌어.”

분한지 부들부들 대며 멍구가 투덜댄다.

“그렇다면 배 터질 때까지 먹여주면 되겠네.”

강철남은 주먹을 쥐고 달려든다.

[일격필살]

힘껏 내지른 펀치가 카오스에게 닿으려는 찰나,

[검은 장막]

또 다시 검은 장막이 펼쳐진다.

이번에는 강철남을 통째로 뒤덮는다.

“철남이!”

[위기탈출]

펑!

강철남은 빠르게 [공간이동] 술법을 응용했다.

다만 당장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도술이라 위치 지정이 불안정하다.

이동 지점은 카오스의 머리 위 1km 상공.

딱 좋은 위치다.

[불기둥]

푸른 불꽃이 벼락처럼 떨어진다.

그러나 카오스는 이번에도,

[검은 장막]

또다시 화염을 흡수하고 레벨을 올린다.

“씨바꺼, 존나 짜증나네.”

강철남도 슬슬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다.

“철남이, 무슨 뾰족한 수 없어?”

멍구가 살짝 쫄리는 듯 캐물어 보는데,

“존나게 뾰족한 수가 있지.”

“뭔데?”

“멍구야.”

“왜?”

“저 장막 잘 거둬둬라.”

“저건 왜?”

“황토집이 햇빛에 약하잖냐. 차양막으로 쓰면 딱이겠다.”

“허허. 참. 그나저나 넌 어디 갈 것처럼 말한다?”

“좀 다녀올 참이거든.”

“어딜?”

“저놈 뱃속에.”

말을 마치자마자 땅을 박차고 내달리는 강철남.

카오스는 마주 달려오는 강철남을 향해 [검은 장막]을 펼친다.

“소화제나 미리 먹어둬라, 빌어먹을 새끼.”

멈추지 않고 질주하는 강철남은 그대로 [검은 장막]에 들어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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