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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강 자연인이다-81화 (81/175)

81화 18 요괴의 전멸

‘인간은 나약하다.’

김성남은 이 따위 말을 몬스터들에게 지겹도록 들었다.

그런 건방진 말을 하는 몬스터들은 모두 칼로 베어버렸다.

인정하기 싫었다.

하지만 김성남은 알아차렸다.

그 말에 발끈한다는 것은 마음속에 열등감을 품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걸.

“백 년도 채 못 살고 잘린 환부가 다시 자라지도 않는 열등한 생물들이 어째서 마물인 우리들을 이길 수 있는 거지?”

죽음을 앞둔 몬스터가 말했다.

김성남은 심장에 칼날을 밀어 넣으며 외쳤다.

“인간은 나약하다! 그렇기에 그 치욕을 알고 강해질 수 있는 거다!”

진흙 속에 피어난 꽃처럼,

김성남은 굴욕과 패배감 속에서 힘을 키웠다.

인류 최강의 검사라는 이름 뒤에는 크나큰 슬픔이 있었다는 건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김성남 본인 스스로는 알고 있다.

마음이 꺾일 때야말로 비로소 한계를 뛰어넘고 강해질 수 있는 기회라는 걸.

“으아아!!”

참귀의 [일도양단]이 김성남의 가슴팍을 도려낸다.

몸뚱이가 두 동강이 나려는 그 순간,

[한계 돌파]

김성남의 몸에서 엄청난 열이 끓어오른다.

체온이 일반적인 정도를 초월하여 피가 들끓는다.

그러면서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강해진다.

“나는, 인간은 지지 않아!”

힘이 풀린 손목에 다시 힘을 주어 칼을 꽉 쥐는 김성남.

참귀의 목을 향해 있는 힘껏 내리친다.

“크악!”

목이 절반쯤 썰린 참귀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난다.

손에는 김성남의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나 깊이 베지는 못하였다.

참귀의 일격이 막힌 것이다.

“헉, 헉.”

가까스로 살아남은 김성남.

레벨과 랭크를 초월한 기적의 한 방이었다.

“성남이, 방금 건 좀 멋있었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멍구가 옆에 스윽 나타난다.

김성남이 멍구에게 처음으로 인정을 받은 순간이다.

“조무래기들이나 상대하려던 거 아니었냐? 가서 니 볼 일이나 봐.”

“그거 벌써 다 끝났어.”

“뭐?”

그러고보니 날뛰는 소리가 멎어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요괴와 몬스터들이 모조리 쓰러져 있었다.

대체 이 개는 얼마나 강한 것인가.

“니가 녀석을 상대하는 동안 편안히 청소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게 칭찬이냐?”

그 말을 엿들은 참귀.

빠직, 열이 뻗친다.

“청소? 개 주제에 요괴를 뭘로 보는 거냐.”

참귀는 손끝을 세워 요술을 부린다.

[참격]

[일도양단]

참격을 먼저 날린 후 그 뒤에 몸을 숨겨 달려드는 일도양단.

그러나,

[버로우]

멍구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어디 갔어?”

달려오는 참귀가 표적을 잃어버린다.

균형을 잃고 비틀대며 멍구를 찾는다.

그때 갑자기 땅 밑에서 기습적으로 달려드는 멍구.

[화염 이빨]

콱!

“크아악!!!”

참귀의 다리를 물어버린다.

발목을 타고 화염이 불타오르니 참귀가 비명을 지른다.

온몸에 불이 붙은 참귀는 뜨거움을 견디다 못해 바닥을 뒹군다.

“이 개새끼! 진지하게 싸워라!”

역정을 내는 참귀.

“아니, 씨바 칼 들고 쫓아오는데 존나 무섭잖아. 무슨 깡으로 정면으로 맞부딪치라는 건데?”

“망할 똥개. 썰어주마!”

다시 한번 날을 세우고 달려들 준비를 하는 참귀.

[참격]

참귀가 무차별하게 참격을 날려댄다.

[마력탄]

멍구는 입에서 검은 마력탄을 쏘아 맞선다.

위력은 멍구의 것이 더 강했기에 마력탄은 참격을 찢고 참귀를 향해 날아간다.

[광속]

마귀는 보이지 않는 속도로 마력탄을 피해 멍구의 옆구리를 노린다.

“허점투성이로군.”

[절단]

참귀의 칼날이 멍구를 찌른다.

그 순간,

“설렜어?”

고개를 돌린 멍구가 씨익 웃는다.

[함정 발동]

참귀는 그제야 멍구의 발아래에 있던 마력과 도력으로 켜켜이 쌓인 장판을 발견한다.

마도술이 발동하는 순간 참귀의 몸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다.

“끄으으!!! 이놈!!”

“요력을 묶은 거야. 발버둥 칠수록 더 조여오지.”

참귀는 무리하게 벗어나려 요력을 휘두르지만 그럴수록 더 옥죄어올 뿐이다.

“자, 성남이. 마무리 지어보라고.”

“쳇, 묶어 놓고 패는 건가? 이런 건 내 스타일이 아닌데.”

“지랄 염병을 하세요. 1:1 맞다이로는 이기지도 못 하는 주제에.”

“으윽.”

팩트로 뼈를 처맞은 김성남이 가슴을 움켜쥔다.

“자, 잠깐만! 안돼! 칼은 무섭다고!”

참귀가 울먹인다.

“네가 그런 말 하기냐.”

김성남은 칼을 높이 처들었다.

[한계 돌파]

[강화]

[참형]

칼끝이 빛나더니 이내 참귀의 목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 * *

여기는 부산.

한지영과 백진섭, 그리고 냥고가 18 요괴 중 하나인 목각귀(木刻鬼)와 싸우고 있다.

목각귀는 나무를 조각해 요괴를 만들어낸다.

한지영과 백진섭은 목각귀가 깎아 만든 요괴들을 상대하며 애를 먹고 있다.

“끝이 없군. 적이 계속 나와.”

[발도]

백진섭이 요괴를 베자 쓰러진 요괴들은 나무토막이 되어 바닥을 나뒹군다.

“잠시도 쉴 틈이 없네요.”

[초광속]

한지영은 빠르게 요괴들의 다리를 썰어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야, 말로 할 때 저거 다 치워라.”

냥고가 눈을 부릅뜨며 목각귀를 위협한다.

하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

“닥쳐라. 내가 얼마나 힘들게 깎아 만든 것들인 줄 아느냐? 내 수고도 모르고 멋대로 죽여버리다니.”

목각귀는 냥고를 향해 주먹과 발을 휘두르며 육탄전을 펼친다.

냥고는 고양이 특유의 촉을 번뜩 느꼈다.

“너 혹시 설마…”

“뭐, 인마.”

“나무 깎는 거 이외에는 딱히 별 능력 없는 거 아냐?”

뜨끔한 표정의 목각귀.

이내 표정을 고쳐 잡지만 어색할 뿐이다.

“무, 무슨 헛소리냐!”

“맞네, 이거 완전 거품충이네.”

냥고가 살살 약을 올리니 목각귀의 얼굴이 붉어진다.

“건방진 고양이 새끼! 죽여주마.”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역시 별 능력 없이 팔다리만 마구 휘두르는 목각귀.

요리조리 피하던 냥고는 반격에 나선다.

[검은 발톱]

마력을 실은 발톱이 검게 물들더니 목각귀의 가슴팍을 찢어버린다.

“크악!”

공격을 받고 뒤로 쓰러지는 목각귀.

냥고는 어처구니가 없다.

“너 왜 이리 약하냐?”

“흐흐, 이 새끼. 눈치 못 채고 있었지? 이제 준비가 됐다.”

“뭐가?”

순간, 목각귀에게서 거대한 요력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목각귀가 중얼중얼 거리면서 요술을 부리기 시작한다.

[결합]

쓰러진 나무토막들이 움직이더니 서로 공장의 부품처럼 빈 곳을 채워간다.

그러더니 이내 거대한 나무 골렘이 완성되어 냥고를 위협한다.

“기껏 필살기라는 게 부하들 부려 먹는 거냐?”

“닥쳐라!”

나무 골렘은 냥고를 덮친다.

그때,

[불검의 춤]

화려한 불길이 치솟더니 백진섭이 나타난다.

그는 불길이 치솟는 환도를 뽑아 휘두르더니 그대로 나무 골렘의 다리를 베어버린다.

싹둑-

쿵!

다리를 잃은 나무 골렘은 그대로 쓰러져버린다.

“너무 많아서 귀찮았는데 한곳으로 모아주니 편해졌군.”

“우오! 인간. 너 강하구나.”

“철남씨에 비하면 아직 멀었지.”

칼집에 칼을 집어넣으며 목각귀를 노려보는 백진섭.

목각귀는 인간에게 쫄아 뒷걸음질을 친다.

그 뒤를 노리는 자가 있었으니,

“끝이야.”

[암살]

한지영은 두 개의 단도를 세워 목각귀의 목을 친다.

“꾸에엑!”

무력하게 쓰러지는 목각귀는 숨을 거둔다.

* * *

홍태진과 황기민은 헌터 연합을 이끌고 태백산으로 달려가고 있다.

요괴들은 퇴각하는 헌터들의 신이 나서 뒤쫓는다.

“키키키. 인간 녀석들. 주제도 모르고 덤비더니 꼴좋다.”

18 요괴 중 하나인 수귀(水鬼)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쫓아온다.

[충격]

황기민은 공기층을 때려 충격파를 일으킨다.

그 위력에 물보라가 깨어지며 헌터들이 무사히 퇴각할 수 있었다.

상남자를 꿈꾸는 황기민.

도망을 치다니, 이런 치욕은 견딜 수가 없다.

“홍팀장! 나는 이런 굴욕을 견딜 수가 없어!”

“참아라! 일망타진을 위한 잠깐의 후퇴일 뿐이다.”

홍태진이 일부러 스피드에 자신이 있는 헌터들을 데려온 것도 모두 이 계획을 위해서였다.

정신없이 쫓고 쫓기며 요괴들은 자기들이 어느새 풀숲에 들어와 있는 걸 알아챈다.

“여긴 어디냐?”

“훗, 어디냐고?”

펑!

“여기는 태백산. 추잡한 요괴들은 하늘로 돌아가거라.”

“히익! 신령?!”

태백 신령이 나타난다.

홍태진과 황기민은 요괴들을 태백산으로 유인한 것이었다.

“자, 잠깐! 말로 하자구!”

[벼락]

번쩍!

쿠구궁!

콰앙!!

하늘에서 내려친 벼락은 요괴들을 휩쓸었고 중심에 있던 수귀는 온몸이 검게 그을려 쓰러지고 만다.

* * *

전라남도 광주.

포털을 타고 모털 도사가 와보니 18 요괴의 무투귀(武鬪鬼)와 주술귀(呪術鬼)가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사악한 요괴놈들. 당장 멈추지 못할까?”

모털 도사는 근엄하게 불호령을 내렸다.

그 소리에 두 요괴가 껄껄 웃는다.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인간이로군.”

“혼자 우리를 막겠다고?”

요괴들의 조롱에 피식 웃는 모털 도사.

“혼자가 아니다.”

모털 도사는 머리카락을 몇 가닥 뽑아 후, 불어 하늘에 날린다.

그리고는,

[분신술]

펑!

퍼퍼펑!

머리카락이 하얀 연기를 피워올리며 모털 도사로 변한다.

“도술?”

“네 이놈, 도사였나!”

무투귀가 달려든다.

모털 도사의 분신들은 무투귀에 맞서 반격을 개시한다.

제아무리 근접전투에 이골이 난 무투귀라도 다구리에 장사 없는법.

[요력 뺏기]

머리카락을 바늘처럼 쏜 모털 도사.

그것이 무투귀의 목에 쑥 박히더니 요력을 야금야금 갉아 먹기 시작한다.

무투귀는 요력이 빼앗겨 힘을 잃고 분신들에게 당하고 만다.

“잔재주를 부리는구나, 죽어라!!”

주술귀는 멀리서 무시무시한 요력을 뿜어내며 모털 도사를 향해 저주를 내린다.

그러나 머리카락이 위로 치솟으며 그것을 압도하는 도력을 뿜어내는 모털 도사.

“이럴 수가 내 요력이 밀리다니.”

[봉인]

모털 도사는 수십 개의 부적을 날려 주술귀의 움직임을 묶는다.

[소멸]

부적이 불타면서 주술귀도 함께 태워버린다.

***

“히익! 어째서 여기에 저런 녀석이 있는 거야!”

“빨리 도망쳐!”

18 요괴의 마지막 잔당 철귀(鐵鬼)와 독귀(毒鬼).

무언가 무시무시한 존재에 쫓겨 있는 힘껏 달아나는 중이다.

그러나 이미 다가온 운명은 피할 수 없는 법.

“업보를 청산하고 다음 생에는 선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거라.”

두루미 신령이 도술을 부려 뭉게구름 속에 요괴들을 가둔다.

[초강화]

철귀는 두려움에 모든 요력을 쏟아부어 몸을 단단하게 굳혔다.

하지만,

[요력 승천]

껍데기 안에는 부드러운 속살이 있는 법.

두루미 신령은 철귀의 몸 안에 있는 요력에 구멍을 뚫어 하늘로 날려 보냈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너덜너덜해진 철귀는 결국 쓰러지고 만다.

[독기 방출]

독귀는 마구잡이로 독을 뿌려대며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죽이려 한다.

하지만 이미 신성력 높은 두루미 신령의 구름에 갇혀 있으니 독기는 힘을 잃고 정화되고 만다.

결국 독귀 그 자체도 정화되어 소멸하기에 이른다.

두루미 신령은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

세상을 굽어살펴보니 18 요괴가 모두 이 땅에서 사라진 걸 알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강철남.

그가 첫 번째 마왕의 마수를 떨쳐내는 일만이 남았다.

* * *

독기의 호수 깊은 동굴을 헤엄쳐 건너온 강철남.

물가를 나와 올라오니 코를 찌르는 악취에 미간이 좁혀진다.

“이건… 시체 썩는 냄새로군.”

동굴 안에 널브러진 뼈다귀와 옷가지들.

이곳은 불쌍한 마물과 인간들의 무덤이자 어떤 취미 고약한 녀석의 식탁인 것이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뒤에서 누군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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