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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강 자연인이다-75화 (75/175)

75화 신선계 전쟁

신령들이 몰려와 폭발이 일어난 곳을 바라본다.

검은 연기가 뭉게뭉게 올라오며 신선계의 풍경을 더럽힌다.

놀란 모털 도사와 이빨을 세우는 멍구.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폭탄 테러라니 지랄 났구만. 어떤 새끼야?”

멍구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흥분 하지마. 본겜은 지금부터야.”

검은 연기가 걷히면서 강철남의 태연한 얼굴이 드러난다.

“철남씨. 폭발초가 폭발한다는 걸 대체 어떻게 아신 거죠?”

“씨불, 이름만 들어도 알겠다.”

“상당히 수준 높은 요력으로 함정을 숨겨놨어. 다른 신령들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니 말 다 했지.”

강철남은 폭발초의 잔해를 푸른 불꽃으로 태워버린다.

“뭐라? 요력? 그렇다면 여기에 요괴가 잠입했다는 것인가?”

“어떻게 이런 일이.”

“불경스럽도다.”

적잖이 놀라는 신령들.

역사상 신령계에 침입자가 들어온 일은 없었다.

신선계로 들어오는 일은 신령의 도력이 필요한 일.

그렇다는 건 신령 중 하나가 요괴를 끌어들였다는 말인가?

강철남이 한라 신령을 노려본다.

“한라 영감. 내가 한 얘기 아직 다른 영감들한테 말 안 했소?”

“으음, 그게, 막 하려고 했지.”

“흥.”

그 순간이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이 느꼈다.

연못 속에서 불쾌한 요력이 치솟는 것을.

“아무래도 한바탕 날뛰어야겠군.”

“좋지. 크크. 개판으로 만들어 보자구.”

잔뜩 신이 난 멍구는 도력을 뿜어내며 하늘에 둥실둥실 뜬다.

촤아악-

“으히히히!!!”

폭포 아래에서 요괴 무리가 튀어나온다.

어찌나 많은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신선계를 유유히 떠다니던 분홍색 연기들이 흩어지면서 검은 연기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 신성한 장소에 오염 덩어리들이 들이닥친다.

“키케케케! 신령 고기를 먹어보자!”

“모두 쳐죽여!”

“이히히. 여기 좋은데? 이제부터 우리 아지트다.”

요괴들은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며 날뛰며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자 신령들은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다.

[벼락]

쿠쿠쿵!!

태백 신령이 하늘에서 무서운 벼락을 내린다.

그 거대한 벼락에 요괴 수십 마리가 잿더미가 되어 사라져버린다.

“태백 신령!!”

어느 거대한 요괴가 태백 신령을 향해 달려든다.

녀석은 18 요괴 중 가장 강력한 근력을 가진 만근귀(滿筋鬼).

신령들이 서있던 절벽을 손으로 잡아 뜯으니 와르르 무너지면서 풍경화 같던 신선계의 정경이 엉망이 된다.

“이 고얀 놈!”

태백 신령은 만근귀에게 벼락을 내리며 녀석을 저지한다.

근육이 저릿저릿하면서도 끈기로 밀어붙이는 만근귀.

다른 신령들은 구름을 소화해 그 위에 올라타 도술로 요괴들을 상대한다.

[물보라]

계룡 신령이 도술을 펼친다.

청연 폭포의 물방울들이 한 데 모여 거대한 물보라를 만든다.

그 물보라는 지상의 요괴들을 쓸어담아 삼켜버리고는 폭포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러나 그중에서 강력한 요력을 가진 요괴가 물보라를 찢어 버리며 튀어나오는데,

“계룡! 네놈의 고기를 씹어 먹어주마.”

18 요괴 중 하나인 번개의 힘을 가진 천벽귀(天霹鬼).

번개가 번쩍하더니 녀석이 계룡 신령의 눈앞에 나타난다.

날카로운 번개를 손에 쥐고 계룡 신령의 목을 겨누나,

[충격파]

강렬한 충격파로 천벽귀를 다시 날려버린다.

[결계]

둥그런 결계가 펼쳐져 천벽귀를 가둔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제아무리 빠르다한들 공간의 제약이 걸린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천계 진동]

위기를 느낀 천벽귀는 요력을 쏟아내어 신선계 하늘에 요술을 건다.

순식간에 먹구름이 드리우더니 세찬 비바람과 천둥이 치기 시작한다.

“요괴 주제에 천계에 이변을 일으키다니.”

이에 맞서 계룡 신령이 하늘을 다스리려 도술을 부린다.

그때,

“쿠헤헤. 방심하면 안 되지!”

계룡 신령의 등 뒤를 노려 거대한 발톱이 푹 들어온다.

“으윽!”

“계룡 신령님!”

계룡 신령이 기습을 당했다.

모털 도사는 약한 요괴들을 상대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나약함에 분개한다.

계룡 신령을 습격한 녀석은 18 요괴 중 하나인 손톱에 강한 요력을 품고 있는 참조귀(斬爪鬼).

녀석의 손톱에 찔리면 도력에 크나큰 손상을 입어 한동안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네 이놈!”

[화염옥]

소백 신령이 작은 태양과도 같은 불덩이를 소환해 참조귀를 향해 날린다.

그 순간 한 요괴가 나타나 불덩이를 삼켜버린다.

“이럴 수가?!”

화염옥을 삼킨 요괴는 식술귀(食術鬼).

도력을 삼킬 수 있는 성가신 요괴다.

“18 요괴들이 언제 이렇게 단합이 잘 되었나?”

만근귀를 밀쳐내고 태백 산맥이 불호령을 내린다.

“신령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이 하나로 모여서 말이야.”

태백 신령의 도술에도 굳건히 버티는 만근귀.

다시 자세를 잡고 공격을 취하려 한다.

한편 이 난리 중에 강철남은 뭘 하고 있는가.

“철남이, 넌 왜 자고 앉아있냐?”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다.

멍구는 날아다니며 요괴 몇 마리를 조지고 돌아온다.

“뭐 하나 실험해보려고.”

“뭐를?”

“새로운 도술.”

눈을 감은 채 손끝에 도력을 집중시키는 강철남.

그리고 한 손은 쭉 뻗고 다른 한 손으로 손목을 잡고 도력을 방출한다.

[요괴 수집]

검은 구체가 형성되더니 그 안으로 강한 흡입력으로 빨아들이는 공기층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내 여기저기 흩어진 요괴들이 그 구체로 빨려 들어가는데,

“우왁! 뭐야!”

“젠장, 내 몸이 멋대로!”

“히익! 저런 도술은 듣도 보도 못 했다고!”

강철남이 만들어낸 검은 구체로 잡다한 요괴도, 18 요괴도 모두 빨려 들어온다.

그리고 설마 했던,

한라 신령도 빨려 들어온다.

“용케 요력을 숨기고 있었군. 하지만 딱 걸렸어!”

[점화]

검은 구체에 푸른 불꽃을 지르는 강철남.

그러자 잡요괴들이 흔적도 없이 소멸한다.

그 순간,

“이 건방진 애송이가 잘도 잔꾀를 부렸겠다!”

한라 신령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인두겁이 벗겨진다…

“여기서 죽을 순 없지!”

껍질을 벗고 모습을 드러낸 요괴.

이내 식술귀를 낚아채 씹어 먹기 시작하더니 그 힘을 취하고 만다.

온몸이 불에 타면서도 뜨거운 고통을 참는다.

죽어가는 와중에도 필사적인 의지로 만근귀와 천벽귀를 마저 삼켜버리는데,

“크와악!!”

녀석의 몸은 만근귀의 근육과 천벽귀의 번개 결계로 굳게 다져졌다.

식술귀의 능력으로 강철남의 불꽃을 삼켜 위기에서 벗어난다.

“소멸하거라!”

[벼락]

태백 신령이 벼락을 내리친다.

그러나 천벽귀의 힘을 가진 녀석에겐 통하지 않았다.

“설악 신령! 그놈은 혼란귀(混亂鬼)라네. 18 요괴 중 가장 위험한 녀석이네.”

세 마리의 18 요괴의 힘을 흡수한 혼란귀.

그 힘은 나머지 신령들을 압도할 정도였다.

[화염옥]

소백 신령이 불덩이를 날려본다.

입을 쩍 벌려 불덩이를 한입에 삼켜버리는 혼란귀.

신령들의 도력을 압도하는 요력이었다.

“네 이놈! 한라 신령은 어떻게 한 것이냐!”

“진즉에 먹어서 이미 똥이 되었지. 크헤헤.”

“이런 변고가. 한라 신령…”

팔공 신령이 지팡이를 떨어뜨리고 주저앉는다.

지리 신령과 천관 신령이 구름을 타고 날아든다.

혼란귀를 향해 빛을 뿜어내는 지팡이를 휘두르지만,

“이제 내게 그런 잔재주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 텐데!”

[혼돈의 구슬]

혼란귀가 손을 크게 휘저으니 열 개의 구슬이 날아들었다.

그 구슬에 맞은 지리 신령과 천관 신령은 몸안의 도력이 뒤틀리더니 곧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약해빠진 주제에 인간계를 지킨다니 뭐니 나대는 꼴이 보기 싫었거든. 이 건방진 늙은이들, 모두 씹어 먹어주마.”

한편 이렇게 신령들이 픽픽 쓰러져 나가고 있는 와중에 또 강철남은,

“철남이, 이번에는 또 뭘 하려고?”

“멍구, 군대 안 갔다 왔지?”

“개가 군대 갔다 왔겠냐? 무슨 또라이 같은 소리를 지껄이고 있어?”

“총기 손질할 때 그런 말이 있거든.”

“뭔데?”

“분해는 결합의 역순.”

강철남은 좌선 자세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번 도술은 다소 모험이 될지도 모른다.

[공간이동]

펑!-

순식간에 혼란귀의 등 뒤로 다가가는 강철남.

녀석의 뒤통수를 꽉 움켜잡는다.

“뭐야, 이 새끼!”

“가만 있어봐. 뭐 하나 해보게.”

“무슨 미친 소리야. 너 같으면 가만 있겠냐?”

“살짝 어지러울 거야.”

“뭐라고?”

[분해는 결합의 역순]

강철남은 도력과 마력을 뒤섞은 마도술을 펼친다.

손끝에서 붉은빛이 뿜어져 나와 혼란귀의 영혼을 움켜쥔다.

눈이 뒤집히며 속이 메스꺼워지는 혼란귀.

“꺼억, 꺼억!!”

헛구역질만 계속하며 어쩔 줄을 몰라 하는 혼란귀.

강철남은 뒤통수를 꽉 쥔 채 놓아주질 않는다.

도력과 마력을 더 방출하자 붉은빛이 커지더니 이내,

파앗-

“크헉!”

“끄아악!”

“푸흐흡!”

“아악!”

혼란귀가 흡수했던 것들이 몸에서 떨어져 나와버린다.

식술귀, 만근귀, 천벽귀,

그리고 한라 신령까지.

“한라 신령!”

[회복]

천마 신령이 황급히 회복 도술로 한라 신령을 감싸고 보호한다.

“어떻게 이런 도술을?”

“이건 도술이 아니야. 도력과 마력을 합친 거지.”

“마력? 무슨 수로 인간이 마력을 다루는 거지?”

“명색이 마왕이거든. 크레톤의.”

“뭣이?!”

그 소리에 다른 신령들도 경악한다.

“뭣이?!”

“옥황상제님 맙소사.”

“마왕이라니.”

신령이라고 삼은 자가 마왕이라니.

충격이 큰 모양이다.

“마왕이라면 우리 편일 텐데?”

그때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는 혼란귀.

“무슨 개소리야?”

“시치미 떼지 마라! 신선계 습격은 첫 번째 마왕과 우리가 손잡고 벌인 일이라는 걸 마왕인 네 놈이 모를 리 없잖아!”

뭐라고?

첫 번째 마왕?

아무래도 18 요괴가 신선계를 습격하는 일은 첫 번째 마왕이 배후인 모양이다.

“마계의 사정을 잘 모르나 보군. 마왕끼리는 서로 손을 잡을 만큼 친하지는 않아. 너희 요괴들처럼 공동체로 움직이는 양반들이 아니야. 다들 워낙 개성적이라서 말이지.”

“뭐라고? 그럴 수가.”

혼란귀의 눈빛이 크게 흔들린다.

그때,

“이봐! 감히 우리를 씹어 먹었겠다!”

[근성장]

만근귀가 근육을 최대치로 부풀린다.

혼란귀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휘두르니 턱을 맞은 녀석이 날아간다.

“개새끼!”

천벽귀가 혼란귀를 향해 벼락을 내리고 식술귀는 녀석을 붙잡고 머리부터 씹어댔다.

“잡귀 놈들아! 네놈들은 내 양분이 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 모르냐?!”

내분이 일어났다.

이미 싸움은 신령과 요괴의 싸움이 아니게 되었다.

“야, 이 새끼들 남의 집에서 쌈박질이네. 진짜 막장들이다.”

“한라 신령도 꺼냈겠다, 이제 다 조져도 돼.”

“진짜지? 오케이. 다 뒤졌어.”

“아, 혼돈귀 새끼는 남겨둬.”

강철남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 멍구가 달린다.

[하늘 걷기]

앙다문 입에 도력을 모으는 멍구.

그러더니,

[신수의 빛]

마치 거대한 레이저 광선 같은 것이 뿜어져 나온다.

그 빛은 곧게 날아가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정신이 팔린 18 요괴들을 덮친다.

“으아악!”

“여기서 끝이라니!”

“젠자아앙!!!”

만근귀. 천벽귀, 식술귀는 빛과 함께 소멸했다.

혼돈귀를 제외한 신선계를 습격한 요괴들은 전부 소탕되었다.

“대체 정체가 뭐야, 저 개새끼는?”

“개새끼라 하지마.”

쩌억-

멍구가 앞발로 혼돈귀의 따귀를 날린다.

반죽음 상태로 헤롱대는 혼돈귀에게 다가가는 강철남.

녀석이 한 말이 신경 쓰인다.

첫 번째 마왕과 요괴들이 결탁했다.

존나 귀찮지만 찝찝해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빙의]

혼돈귀의 정신을 장악해 기억의 기록을 엿본다.

그곳에서 첫 번째 마왕으로 추정되는 녀석의 실루엣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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