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 자연인이다-5화 (5/175)

5화 인간계 No.1 실력자

* * *

대한민국 헌터 협회 최강의 사나이 김성남.

[김성남

레벨: 12

힘: E

맷집: E

속도: E]

일반인의 능력이 G급.

국가대표 운동선수의 능력이 F급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김성남의 능력은 이미 탈인간급이다.

“쿠엑!”

하늘에 구멍이 뚫린 날.

김성남은 우연히 몬스터의 깨진 이빨을 주워 빈사 상태의 몬스터를 무찔렀다.

몬스터들의 싸움을 우연히 엿보다 운 좋게 막타를 날린 것이다.

“죽어라, 더러운 몬스터 놈들!”

김성남은 그 후로 약해진 몬스터들을 쫓아다니며 주운 이빨을 그들의 목에 박아 넣었다.

그렇게 막타로 사냥을 반복하자 점차 몸에서 끓어 넘치는 에너지를 느꼈다.

“나는 선택받은 거야.”

강해진 걸 자각한 순간 김성남은 이렇게 생각한 것이다.

이 미쳐 버린 세상에 선택받은 존재로.

“당신은 누구요?”

그가 헌터 협회에 처음 발을 들인 날, 사람들은 촌스러운 외모의 김성남을 얕잡아 봤다.

그러나,

“이, 이분! 레벨이 12예요!”

상태창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자가 김성남의 힘을 꿰뚫어 보고 소리친다.

“말도 안 돼! 세계 기네스 최고 레벨이 7이라고!”

처음엔 잘못 봤다고 믿었다.

세상에 레벨 12인 인간이 존재하다니.

게다가 이 한국 땅에.

그만큼 김성남의 존재는 특별했다.

“김성남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청와대 지하 벙커에 몸을 피신해 있던 대통령이 김성남을 특별히 초청했다.

물론 압도적으로 강한 만큼 위험인물로 여겨졌지만, 그의 힘만이 인류의 유일한 희망인 셈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모시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경호원들이 총으로 무장한 채 김성남을 경계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좋았다.

이미 김성남에게 총 같은 인간의 무기가 통할 리 없으니 말이다.

“김성남 씨는 우리 대한민국의, 아니 인류의 구원자이십니다.”

대통령은 그의 손을 꼭 잡고 간곡히 부탁했다.

몬스터라는 존재를 지구에서 몰아낼 수 있기를.

그 시작점이 대한민국일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서 김성남의 힘을 빌릴 수 있기를.

갑의 입장에 선 김성남의 요구는 심플했다.

“얼마를 줄 수 있죠?”

돈이다.

대통령은 물론 준비했다는 듯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계약서에는 임무 내용과 임무 성공 보수금이 적혀 있었다.

“계약서라… 훗, 저를 구속할 수 있는 국력이 있나요?”

장난기가 발동한 김성남은 가볍게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이 건방진!”

대통령 앞에서 건방진 소리를 하는 김성남을 보다 못한 경호 실장이 총을 겨누었다.

“쏴 보시죠.”

김성남은 다리를 꼬고 경호실장을 도발했다.

“이봐! 뭐 하는 거야?!”

대통령이 꾸짖자 경호실장은 아차, 싶어 총을 거두려 했다.

그 순간 번개 같은 속도로 김성남이 총을 낚아채,

탕!

자기 입에 넣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 이 무슨!”

대통령이 놀란 심장을 부여잡고 의자에서 쓰러졌다.

돌발 상황에 경악한 경호원들이 대통령을 에워싼다.

“으음, 총을 좀 좋은 걸로 쓰시지. 연구개에 쐈는데도 흠집 하나 없잖아.”

김성남이 찌그러진 총알을 퉤, 뱉으며 웃는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

“자네야. 자네일세! 이 나라를,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 1등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은 자네야!”

대통령은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국가란 전쟁과 혼란 속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법.

김성남은 헌터 업계에서 새 역사를 써 내려갈 것이다.

그의 힘을 빌려 헌터 기술력을 수출하여 부국강병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1등 K—헌터 산업을 통해 지구의 새로운 동력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김성남 씨, 원하는 건 모두 들어드리겠소.”

그날, 김성남이 대통령이 내민 종이에 어떤 액수를 적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몰래 그 내용을 훔쳐본 경호실장의 안색이 사색이 되었다는 소문만 무성하다.

* * *

“자! 출발합시다!”

경북 헌터 협회 리더 백진섭의 지시에 열 명의 헌터들은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같이 있던 김성남은 설렁설렁 산을 둘러본다.

[탐색의 눈]

스킬을 시전 하는 김성남.

그의 눈에 비친 산길은 전부 흑백 사진으로 변한다.

오직 사람의 발자국만이 붉은색으로 도드라질 뿐이다.

“최근에 두 사람이 올라간 흔적이 있군. 한 번 다녀간 길인지 헤매지 않고 곧장 올라간 모양이야.”

그것은 이미 이 세상에 없는 황기태 PD와 카메라맨의 발자국이었다.

백진섭은 김성남의 탐색 능력에 감탄하며 헌터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김성남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는 레벨이지만 그래도 명색이 헌터.

짐승 같은 속도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몬스터들이 날뛴 흔적들이 있군.”

나무가 찢어지고 땅이 움푹 패어 있는 자국이 곳곳에 있다.

심지어는 바위도 깨져 있고 바닥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기도 하다.

“대장님, 여기는 보통 구역과는 많이 다른뎁쇼. 무시무시한 기운이 감돕니다요.”

“그러니까 세계 최고 헌터가 왔겠지.”

대한산에 감도는 기운에 경북 헌터 연합의 대장 백진섭조차 긴장하고 만다.

그때 갑자기,

“어? 무슨 소리가.”

한 헌터가 수상한 기척을 느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쿠와아악!”

예고도 없이 거대한 거미 몬스터가 나무에서 떨어진다.

크기는 대략 4m.

워낙 갑작스러운 습격이라 레벨 2의 헌터들이 주저앉고 만다.

“멍청한 놈들, 일어서!”

백진섭은 몬스터의 뼈로 만든 창을 들고 거미를 찔렀다.

김성남이라는 큰 존재에 묻히긴 했어도 백진섭 역시 레벨 4에 다다른 강자다.

창을 깊이 찌르자 거미의 몸뚱어리에 얇은 구멍이 뚫린다.

“케엑!”

퍼억!

“으억!”

그러나 거미가 여덟 개의 다리 중 하나를 휘둘러 백진섭을 쳐서 날려 버렸다.

그대로 나무에 꽂히면 척추를 다칠지도 모른다.

턱.

다른 헌터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김성남이 날아가는 백진섭을 붙잡아 주었다.

“다들 너무 나약하군.”

김성남은 헌터들의 약함에 진절머리가 나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마치 화풀이를 하듯 칼을 뽑아 거미의 다리 한 짝을 단숨에 썰어 버린다.

“키에엑!”

“지금이다, 돌격!”

나약하다는 말에 자존심이 구겨진 백진섭은 악에 받쳐 명령을 내렸다.

독기가 오른 헌터들은 거미에게 달려들어 칼질을 했다.

푹— 푹—

등에 매달린 헌터들을 떼어내지 못하고 버둥거리는 거미.

그때 기회를 엿보던 김성남이 거미의 눈에 칼을 꽂아 넣는다.

시끄러운 비명을 지르기 전에 칼을 더 깊이 찔러 뇌까지 구멍을 뚫는다.

쿵—

거미가 쓰러지고 헌터들이 가쁜 숨을 내쉰다.

김성남은 손수건으로 칼을 닦고 칼집에 다시 챙겨 넣었다.

“헉, 헉. 이 산에는 이런 몬스터들이 널린 겁니까?”

“어떻게 돼 먹은 산이야.”

헌터들이 질렸다는 듯 혀를 내두른다.

“역시 김성남 씨. 압도적으로 강하십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치켜세워 주는 헌터들의 칭찬에도 대꾸 없이 산을 오르는 김성남이었다.

“자, 다들 다시 가자고. 어두워지기 전에 말이야.”

백진섭이 진이 빠진 헌터들을 다독이며 일으켰다.

새벽에 출발했거늘 몬스터 한 마리를 상대하느라 어느새 정오가 되었다.

“서두르자.”

김성남은 흔적을 쫓아 앞장섰다.

헌터들이 그를 따라 다시 서둘러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 * *

“헉. 헉.”

“숨이… 안 쉬어져…….”

경북 헌터 연합 대원들은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힘들어했다.

산의 기운이 점점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마치 산소가 줄어들고 중력이 몇십 배는 늘어나는 듯한 느낌.

“대장님. 뭔가 이상합니다.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아요.”

“주변에 싸운 흔적들은 많은데 몬스터는 코빼기도 안 보이고.”

“여긴 대체 어디죠? 귀신에 홀린 게 아닐까요?”

산의 기운에 위축된 헌터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간신히 버티고 있던 백진섭은 대원들을 꾸짖었다.

“이놈들아, 헌터라는 놈들이 아까부터 징징대기만 하고. 못 버틸 것 같으면 당장 내려가!”

백진섭의 호통에 대원들이 주눅 든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이상 체면이 있으니 조금 더 버텨 보기로 한다.

그때, 발걸음을 멈추는 선두의 김성남.

“뭔가 온다.”

위쪽에서 무언가가 내려오는 기척을 느낀다.

잽싸게 내려오는 속도가 인간은 아니다.

그렇다면 몬스터겠군.

김성남은 그렇게 생각하며 칼을 뽑았다.

“에잇!”

힘차게 칼을 휘두르는데,

“냐앙!!”

웬 고양이가 비명을 지르며 아슬아슬하게 칼을 피한다.

“피했다고, 내 칼을?”

“헉, 헉. 뒤질 뻔했네. 초면에 칼부터 뽑는 건 대체 무슨 예의야?!”

강철남에게 맛있는 곰 요리를 얻어먹고 산을 내려오던 냥고.

갑자기 웬 놈에게 칼을 맞아 죽을 뻔했다.

떠나기 전 곰 쓸개즙을 얻어먹지 않았더라면 레벨이 낮아 하마터면 두 동강이 났을 것이다.

“아무리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지만 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

떽, 하고 소리를 지르는 냥고.

그런데 어쩐지 반응들이 시원찮다.

“이, 이 몬스터 녀석. 말을 하는데요?”

“큰일이군. 사람의 말을 하는 몬스터는 레벨이 높다던데.”

“무슨 소리야. 저 모습을 봐. 그냥 평범한 길고양이잖아.”

확실히 냥고는 평범한 모습의 고양이다.

그리고 전투 경험도 없고 싸울 생각도 없다.

무시무시한 무기를 들고 자기를 노려보는 헌터들과 얽히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냥 지나가면 안 될까? 나는 너희랑 싸울 생각이 없는데?”

“몬스터가… 협상을?”

김성남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다시 칼을 휘둘렀다.

냥고는 그것을 또 아슬아슬하게 피해서 검은 털을 촤락, 날렸다.

“또 피했어?”

김성남은 자존심이 상했다.

레벨 12, 인류의 정점이라 불리는 사나이가 고작 고양이 한 마리를 두 번이나 놓치다니.

“김성남 씨, 무의미한 시간 낭비입니다. 그만 갑시다.”

시간이 오후로 접어들자 백진섭은 조금 초조해졌다.

산이 어두워지면 그대로 탐색은 끝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필코 이 고양이를 죽여야겠어.”

“히익!”

이글거리는 김성남의 눈동자와 눈물로 그렁그렁한 냥고의 눈동자.

냥고는 혼신을 다해 나무 사이로 몸을 피했다.

“거기 서라, 고양이 몬스터!”

“나는 몬스터가 아니야! 그냥 길냥이라고!”

“인간의 말을 하는 짐승을 몬스터라고 한다.”

김성남은 칼날을 손끝으로 잡고 칼을 던졌다.

핑그르르 돌면서 날아간 칼은 냥고의 꼬리를 스치고 나무에 박혀 버린다.

“냐앙!!”

찰과상에 아파하는 냥고가 비명을 꽥 지른다.

“다음은 그 다리를 썰어서 폴짝폴짝 못 뛰어다니게 만들어 주마.”

나무에 박힌 칼을 뽑으며 김성남이 웃는다.

점점 광기에 휩싸이는 그의 얼굴.

점점 그의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자기보다 약한 몬스터를 괴롭히는 것.

지금 이 망해 버린 세상에 그보다 기쁜 일은 없기 때문이다.

“웃기지 않나? 커다란 이빨로 인간을 씹어 먹던 몬스터가 도리어 인간에게 사냥당하는 우스운 꼴이 말야.”

“냥! 나는 그딴 거 모르겠어.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이라고!”

[신속]

김성남은 스킬을 발동했다.

순식간에 냥고의 앞으로 치고 나간 그는 칼을 꽉 쥐고 수평으로 휘두를 자세를 잡았다.

“이젠 끝이다!”

냥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카앙!

“응……? 카앙?”

마치 금속끼리 부딪치는 소리에 냥고가 질끈 감은 눈을 슬며시 떠 봤다.

그랬더니 보이는 건 세상이 무너진 듯 좌절하는 김성남의 표정이었다.

도대체 뭘까?

“저녁 찬거리인가 싶었는데 맛대가리 없게 생겼군.”

멍구였다.

멍구는 앞발의 발톱 하나로 김성남의 칼끝을 막아 낸 것이다.

“멍구 형님!!”

냥고는 바로 넙죽 큰 절을 박아 버렸다.

멍구는 엉엉 우는 냥고의 머리를 앞발로 톡톡 건드려 준다.

“넌 항상 쫓기는 게 취미냐?”

“엉엉. 저도 제 팔자가 눈물 납니다. 엉엉엉.”

“안 되겠다. 오늘은 집에서 자고 가거라.”

“네. 흑흑흑.”

멍구가 냥고를 데리고 올라가려는 순간,

“이 개새끼야. 거기 안 서?!”

김성남이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노려봤지만, 멍구는 다리를 들어 오줌을 한 발 찍 싸고 가던 길을 갔다.

그 태도에 김성남의 이성이 완전히 끊어졌다.

“죽인다, 반드시.”

칼을 뽑고 달려드는 김성남.

“에, 에, 에취이!”

그때 마침 멍구가 고개를 돌려 재채기를 하는데,

“푸헉!”

엄청난 바람이 불어 닥쳐 김성남의 갈비뼈가 으스러지면서 피를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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