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275화 (완결) (275/275)

제275화

#275

마왕 세지아르.

브리타이나 대륙을 집어삼키기 위해서 마계에서 강림한 마왕.

그 마왕을 무찌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월드 오브 룰러’라는 게임.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마왕이 강림했다는 시스템 창의 알림은 월오룰에 접속해 있는 모든 유저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그건 유저들에게 혼란을 주는 알림이기도 했다.

“마왕? 갑자기?”

“마신교가 아니라 어느 세력이 문제였던 것 아냐?”

“갑자기 마왕이 강림했으면 어쩌자는 거지? 우린 이대로 싸워야 하나?”

“시저인가? 그러고 보니 메시아의 간부는 물론이고 마신교 세력의 대형 길드 수장들이 자리 없는 이유이기도 한가?”

“혹시? 엔딩 아냐?”

“엔딩은 아니겠지. 새로운 세상 어쩌고 했으니까.”

“그렇다는 것은 공적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거잖아!”

“X발! 소극적으로 나설 시간이 아니야.”

“이대로 뚫고 가자!”

“그래! 이렇게 된 거 가자고!”

그들은 이해했다.

이미 자신들이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퀘스트에 있었던 내용 때문이다.

새로운 세상.

이미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은 확정된 상황, 그러니 그 세상에서 떵떵거리며 살기 위해서는 지금 가장 주요한 공적 포인트를 모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지금 모든 것을 불태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지금까지 성벽과 협곡에서 최대한 수비적으로 나가던 세드릭 제국의 유저들이 적극적인 공격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에 호응하듯 마신교 세력의 유저들 또한 몬스터나 NPC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저 스스로 전장에 몸을 던졌다.

* * *

마왕 세지아르가 강림했다.

그것도 눈앞에 거대한 블랙 드래곤의 모습으로 말이다.

마왕의 등장에 지금 아군을 비롯해 마신교 세력의 유저 또한 모두 경악하고 있었다.

평범한 마족으로 등장해도 강력했던 마왕이다.

근데 지금의 마왕은 거대한 드래곤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덩치와 위협적인 생김새, 거기에 몸에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힘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공포심이 들었다.

오죽하면 그 공포심이 아군이라 할 수 있는 마신교 세력의 유저들 또한 느끼고 있었으니 말이다.

모두가 겁을 먹은 상황이지만 나는 달랐다.

“와…… 진짜 어이가 없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였다.

그도 그런 것이 기껏 열심히 모은 죄악의 힘이다.

근데 그걸 홀라당 빼앗긴 것만 해도 충분히 기분이 나쁜데, 거기서 태어난 존재가 블랙 드래곤이다.

드래곤.

소환사 직업을 가진 이들 중에서 단 한 번이라도 꿈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물어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존재가 그 드래곤이다.

내 것이 되어도 모자란 판국에 마왕의 몸으로 사용이 되었다.

이건 내가 열 받아서 개발사 측에 항의한다고 해서 말릴 소환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덕분에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는 점차 머리끝까지 올라갔고, 나도 모르게 검을 쥐고 있는 손을 벌벌 떨고 있었다.

이건 공포가 아니라 순수하게 분노에서 나오는 행동이었다.

그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앞의 마왕이 나를 향해 말을 걸었다.

“서머너 킹이여.”

귓가를 웅웅 울리는 거대한 목소리, 하필이면 그 목소리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정말이지 내 것이 아니라서 너무 열 받았고, 나도 모르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뭐지? 마왕?”

완벽하게 적대하는 내 말투에 당황할 법도 한데 마왕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향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지금 그대와 내가 싸울 필요가 없네. 오히려 우리 둘이서 힘을 합쳐야 해.”

웃긴다.

아니 실제로 나는 그 자리에서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 쳤다.

“허허…… 우리가? 왜 그래야만 하지?”

누가 보아도 우리는 싸워야만 하는 사이다.

그런데 갑자기 힘을 합치자니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린가 싶었다.

어이가 없어 하는 나와는 다르게 마왕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절대자라는 존재를 알 것이라 생각한다. 그가 바라는 것은 이 세상의 파멸만이 아니다.”

“그럼?”

“이 세상, 마계, 그리고 천계까지 그는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한다. 그리고 그것은 진행 중이지.”

그 말에 나는 화들짝 놀라 했다.

그가 바라는 것이 파멸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미 마계를 넘어 천계까지 손을 뻗었다는 설정은 월오룰의 세계관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자네와 내가 힘을 합쳐 절대자와 싸워야 한다. 자네는 이 세상의 평화를, 나는 마계의 평화를 위해서지.”

우리 둘이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이유.

그것은 각자 바라는 세상의 평화를 위함이었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건가?”

“그렇다.”

좋다.

이 세상의 평화, 그리고 마계의 평화를 위해서 우리가 힘을 합쳐 싸운다.

여기까지는 나도 이해라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블랙 드래곤을 훔쳐 간 것은 쉽게 넘어갈 수 없었다.

그런 내 낌새를 알아서일까? 마왕이 다급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아직 이 드래곤의 자아는 남아 있네. 잘 보호하고 있지. 절대자와의 싸움이 끝난다면 돌려주겠네.”

그 말에 나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정말이지?”

“내 이름과 영혼을 걸고 약속하지.”

세지아르가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나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다른 무엇도 아닌 이름과 영혼을 걸고 한 약속이니 충분히 믿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럼 이제 절대자만 찾으면 되겠군.”

의도치 않은 적과의 동침이 결정되었다.

이 불편한 동침을 끝내기 위해서는 얼른 절대자를 쓰러뜨려야만 했다.

“저기 왔네.”

마왕이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육중한 몸을 움직였다.

나 또한 고개를 돌려 절대자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철컥. 철컥.

저 멀리서 검붉은색의 갑옷을 입고 커다란 대검을 바닥에 질질 끌고 다가오는 존재가 보였다.

한참 떨어져 있음에도 한발 한발 걸을 때마다 찌릿찌릿한 기운이 내 전신을 서서히 압박했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력한 기운이 전신에서 뿜어져 나왔다.

꿀꺽.

나도 모르게 긴장했는지 침을 삼켰다.

그와 동시에 손에 쥐고 있는 천마검에 힘이 들었다.

까드득하고 손잡이가 비명을 질렀음에도 나는 검을 손에서 뗄 생각이 아닌 더욱 강하게 쥐었다.

마치 이 검을 손에서 놓치는 순간 나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억지로 버티길 한참, 절대자가 나와 마왕의 앞에 멈췄다.

“이런이런. 이런 그림은 생각도 못 했는데 말이야.”

중년 남성의 목소리.

분명 말투에서는 놀랍다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감정이라는 것은 단 하나도 느끼지 못했다.

“뭐, 상관없나? 어차피 치워야 할 쓰레기니.”

마치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듯한 말투와 함께 질질 끌고 왔던 대검을 손에 쥐고는 나와 마왕을 향해 내밀었다.

“자, 최후의 발악을 해보게나. 적어도 가는 길은 심심하지 않겠어. 혼자가 아니라서 말이야.”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먼저 움직이는 절대자였다.

그가 들고 있는 커다란 대검이 나를 반으로 쪼갤 듯 맹렬하게 휘둘러졌다.

카앙!

눈앞에서 불꽃이 튀었다.

천마검을 들어 절대자의 검을 막았지만 내 입에서 얕은 신음이 흘렀다.

“큭…….”

엄청난 힘이었다.

순식간에 내가 땅속으로 5cm 정도 파고들었으니 말이다.

그런 절대자를 향해 마왕이 커다란 주둥이를 내밀어 잘근잘근 씹어 먹어주겠다는 듯 내밀었다.

텁.

하지만 그 공격은 허공을 갈랐고, 절대자는 이미 한참 뒤로 물러난 상황이었다.

“다크 파이어 볼!”

그런 절대자를 향해 마왕이 마법을 날렸다.

그와 동시에 나도 움직였다.

쾅!

다크 파이어 볼을 피할 생각도 없는 것인지 그대로 몸으로 맞아버리는 절대자, 하지만 내 검은 몸으로 받을 생각이 없는지 들고 있는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아냈다.

불꽃이 튀며 서로 붙어 힘을 겨루려는 찰나였다.

“노옴!”

나와 절대가 있는 곳으로 육중한 몸을 움직여 꼬리를 채찍처럼 휘둘러 공격하는 마왕이었다.

그 무식한 공격에 어쩔 수 없이 나는 몸을 뒤로 빼야만 했고, 그 자리에 떨어진 마왕의 꼬리였다.

콰아아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씻겨 내려간 그 자리엔 한 손을 들어 마왕의 꼬리를 붙잡고 있는 절대자였다.

절대자가 잡고 있던 꼬리를 멀리 치워내듯 던졌다.

그리곤 재밌다는 듯 웃었다.

“흐흐흐. 오랜만에 재미가 있겠어.”

마치 오랜만에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는 듯 즐거운 듯한 목소리.

조금 전만 해도 검정이라곤 하나도 느껴지지 않던 그에게서 감정이 느껴졌다.

하지만 절대자를 상대하는 나와 마왕의 기분은 그러하질 못했다.

“개뿔. 재미는 무슨.”

“죽을 때도 그렇게 웃는지 한번 보자고.”

먼저 움직이는 마왕.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움직이는 나.

그런 우리를 보고 대검을 고쳐잡고 공격을 막을 준비하는 절대자.

최후의 싸움이 다시 시작되었다.

* * *

최후의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하루라는 시간 동안 죽어라 마왕과 함께 절대자를 공격했다.

엄청난 공방 속에서 서로의 HP가 줄어드는 것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치열하게 공격과 방어가 이루어졌다.

절대자는 최종 보스라는 것을 증명하듯 999줄의 HP 바를 자랑했다.

마왕은 드래곤이라는 종족의 영향을 받았는지 777줄의 HP 바였지만 방어력과 항마력이 뛰어난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런 둘에 비하자면 나는 얼마 되지 않는 HP 바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쓰러지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신이시여 시저 님에게 회복을!”

“신 아이샤여 시저 님을 보살펴주시옵소서!”

“시저 님을 위하여!”

성녀 이리엘을 비롯해 신성 교단의 신관들이 전부 나를 향해 회복 스킬을 사용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내 HP 바는 단 한 줄도 줄어들지 않았고 계속해서 유지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삼일이라는 시간을 밤낮 구분 없이 계속해서 싸웠다.

주고받은 공방은 숫자로 셀 수 없었고, 우리가 싸우던 에크시트 후작령은 이미 폐허를 넘어서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 따위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치열하게 싸웠다.

“후욱, 후욱…….”

처음으로 절대자의 호흡이 흐트러졌다.

그리고 그의 말투에서 또 한 번 감정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왜? 아직도 버티는 것이냐!”

짜증과 분노. 그리고 현실을 부정하는 듯한 말투였다.

하지만 이미 공격과 방어에 무아지경으로 빠진 나와 마왕이었기에 대답 대신 공격을 하는 것으로 답해주었다.

콰아앙!

푹!

마왕의 꼬리가 절대자의 머리를 가격했고, 내 검이 허벅지를 찔렀다.

처음으로 유효타를 먹였고, 절대 줄어들지 않았던 절대자의 HP 바가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큭…… 이 내가?!”

그리고 동요하기 시작했다.

무언가 당황한 것을 넘어서 정신을 못 차리는 절대자였고, 나는 그제야 알았다.

눈앞에 있는 절대자의 공략법을 말이다.

‘평범한 사냥이 아닌 오랜 시간을 두면 스스로 무너지는구나.’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하나였다.

버틴다!

그리고 스스로 무너질 때까지 버틴다!

내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고 말이다!

* * *

“헉, 헉…….”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와 동시에 나는 절대자의 가슴에 내 검을 쑤셔 넣었다.

푸욱!

심장을 관통한 내 검에 절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바닥에 쓰러져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그저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서히 줄어드는 HP 바였고, 조금만 있으면 사라질 운명이었다.

나는 옆으로 시선을 두었다.

그곳엔 완전히 너덜너덜한 걸레 쪼가리 마냥 전신이 상처투성이에 피와 흙먼지로 잔뜩 뒤집어쓴 마왕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죽었다고 착각할 수 있는 모습이지만 아주 조금 남은 HP와 미세하게 움직이는 가슴이 아직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싸워 결국 승리한 것은 나와 마왕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끝에 도달했다.

“흐흐흐…….”

갑자기 들려온 웃음에 나는 절대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나와 눈을 마주치며 절대자가 말을 이었다.

“그거 아는가?”

순간 나는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대사가 떠올랐다.

너무나도 뻔해서 물어보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궁금했기에 물어보았다.

“나는 사천왕 중 최약체이고 나보다 더 강한 자들이 존재한다고?”

“그걸 어떻게?!”

“하…….”

나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설마 하는 생각이었지 그게 정말로 정답 일 줄 몰랐다.

그래서 물었다.

“하나는 마계, 하나는 천계, 또 하나는 저승이라도 되냐?”

“…….”

그 말에 아무런 말을 못 하는 절대자였다.

나는 이제야 알았다.

새로운 세상은 저 중에 하나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 그럼 빨리 죽어.”

그렇게 심장에 박아 두었던 검을 뽑아 들었고, 목을 베었다.

서걱.

그러자 폴리곤 조각으로 변해가는 절대자였고, 대신해서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절대자가 쓰러졌습니다.

-메인 시나리오 2부가 완료되었습니다.

-긴급 점검에 들어갑니다.

-5

-4

-3

-2

-1

그렇게 월오룰이 종료되었다.

* * *

월오룰의 커뮤니티가 폭주했다.

그도 그런 것이 이번 메인 시나리오의 끝을 그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기는 일반 유저의 경우 두 세력이 싸우다 끝이 났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전쟁만 하다가 갑자기 끝이 나버렸다.

당연히 그 끝이 어떻게 났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매일같이 커뮤니티에 상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끝에 대한 정보는 그 누구도 올리지 않았다.

모두의 궁금증이 이제는 분노로 변하려는 시각, 하나의 영상이 올라왔다.

[절대자 VS 시저, 마왕 세지아르.]

무려 열흘간의 치열한 싸움이 편집된 영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절대자와 시저의 대화가 흘러나왔을 때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하나같이 댓글창으로 달려갔다.

- 이야…… 여기서 그 대사가.

- 설마설마했다.

- 어쨌든 메인 시나리오가 끝났다는 거네.

- 이제 게임 끝난 건가?

- 엔딩 본 거 아닌가? 그럼 이제 월오룰도 끝난 거네.

- 뭔가 시원섭섭하다.

사람들은 생각했다.

이제 마왕과 마신교를 조정하던 어느 세력의 수장이 죽었기에 끝이 난 것이 아니냐며 말이다.

아무리 시저와 절대자의 대화에 아직 뭔가 더 남았다고 여지를 주었음에도 그들은 믿지 못했다.

그 이유는 서버가 닫힌 후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는 미리네 기업 때문이었다.

덕분에 월오룰 공식 홈페이지는 커뮤니티를 제외하곤 별다른 글조차도 올라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기업의 주식이라던가 월오룰 관련 모든 기업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주가 상승과 하락이 심해 경제에 영향을 주기까지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월오룰의 공식 홈페이지에 새로운 배너가 하나 걸렸다.

[D-3 마계로]

순식간에 그 소식은 전 세계로 전해졌다.

주춤하던 시장 경제가 다시 활성화되었다.

그리고 월오룰을 즐겼던 유저 또한 다시 시작할 생각으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 * *

월오룰 공식 홈페이지에 걸린 배너.

그것을 확인한 나는 웃으며 인터넷 창을 껐다.

“머리 좀 아플 거다.”

왜냐고?

나는 이미 저 마계를 가보았기 때문이다.

절대자가 죽고 모두가 로그아웃할 때 유일하게 나만 게임에 접속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마계라는 곳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마왕 세지아르와 작별했다.

누구보다 먼저 마계에 먼저 발을 디뎠고, 한동안 마계 시나리오를 먼저 즐겨보았기에 하는 소리였다.

“기본적인 지식은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출발선이 같아졌으니 새로운 재미가 있겠지?”

브리타니아 대륙 때와 다르게 3부 시나리오는 좀 더 획기적인 내용이었다.

잠깐 즐긴 나였지만 확실히 또 다른 재미와 콘텐츠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나였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사람들과 다시 만들어갈 새로운 월오룰의 이야기가 말이다.

“그럼 준비해볼까?”

나는 웃으며 외출 준비에 박차를 기했다.

오픈하는 전날까지 푹 쉬다 올 생각이다.

두근두근.

쉴 생각에 뛰는 심장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되어 뛰는 심장이다.

아무래도 쉬는 게, 쉬는 게 아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먼저 해봤기에 나오는 기대감이었기 때문이었다.

“아…… 얼른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나는 그날을 기다리며 현관을 나섰다.

<완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