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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274화 (274/275)

제274화

#274

“메시아?”

나는 흠칫 놀라 했다.

그도 그런 것이 눈앞에 김세준을 비롯해 마신교에 넘어갔던 중요 핵심 인물들이라 할 수 있는 자들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김세준의 의문에 나는 대답이 아니라 입술을 굳게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런 것이 조용히 몰래 입성하려 했던 에크시트 후작령이었으나 바로 앞에서 마신교에 걸린 것이니 말이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우리는 쿠데트 남작령에 도착했고, 그 즉시 마탑에 있는 마신교의 신도를 죽이고 은밀하지만 서둘러 이곳으로 접근했었다.

절대자가 이곳에 있다는 정보를 받았고, 그자만 쓰러뜨린다면 마신교가 붕괴될 것이란 1 황자의 생각이었고,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이곳 에크시트 후작령에 온 것이다.

하지만 입성을 앞두고 걸렸으니 벌써부터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라? 공적 포인트잖아?”

갑자기 들려온 누군가의 말에 나는 흠칫했다.

그도 그런 것이 절대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저기 있는 김세준을 비롯한 유저와 우리는 적대 관계다.

죽이면 얻을 수 있는 공적 포인트는 물론이고, 저들이 끼고 있는 아이템까지 전부 가질 수 있다.

하물며 따지고 보면 저들이야말로 지금 월오룰에서 가장 좋은 아이템이란 아이템은 전부 다 들고 있는 유저가 아닌가? 하나만 팔아도 집 한 채에 가까운 금액을 받아 낼 수 있는 물건이라는 소리다.

두 눈이 탐욕으로 바뀌어도 할 말이 없었다.

하물며 서로를 공격하는 것이 너무나도 정당한 지금에서는 말이다.

“플레이어 전원 전투 준비.”

나는 빠르게 명령했고, 그 말에 빠르게 이레귤러 길드원 전원이 저마다 무기를 꺼내 들고는 당장이라도 싸울 수 있게 준비했다.

그래 이곳까지 목숨 걸고 왔는데 뭐라도 챙겨 가야 할 것 아닌가?

물론 그 챙겨 갈 물건이 저렇게 엄청나게 좋은 물건일 거라곤 예상도 못 했지만 말이다.

“김민성 님. 이곳을 부탁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마스터.”

“꼭 이기셔야 합니다. 아니 이겨 도와주실 거라 믿겠습니다.”

“그 믿음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이곳은 이레귤러 길드면 충분하다.

물론 전력 면으로 저쪽이 압도적이긴 하나 절대 꿀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교수님이라 불리는 니콜라이가 있기에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해줄 것이고, 절대 뚫리지 않을 탱커 권율과 얼음 마법의 대가 제시카가 있으니 걱정은 없다.

“이리엘 님. 그리고 기사분들은 저와 함께 계속 가겠습니다.”

양동 작전.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빠르게 내린 결론이다.

굳이 나와 NPC가 이 자리에서 싸울 이유가 없었기에 내린 결론이고 그 판단은 절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기에 결정한 것이다.

“섭섭하게 말이야. 그냥 가시겠다고?”

나를 향해 껄렁껄렁한 자세로 다가오며 한 손엔 단검을 허공으로 날렸다가 잡으며 말을 거는 한 유저였다.

어디 양아치나 할 짓을 게임 속에서까지 할 정도로 대단한 모습에 나조차도 놀라 했다.

“기왕 갈 거면 여기서 한번은 죽어줘야겠다.”

마신교의 무리에서 홀로 나와 나를 향해 다가오는 유저를 빤히 바라보았다.

레벨은 780 정도에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을 보면 대충 유니크 정도로 둘둘 한 것 같은데 나에게 접근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상하다?”

그래서 나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 내 레벨만 해도 900을 넘었기에 레벨 차이를 생각하면 쉽게 덤빌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아 물론 내가 입고 있는 장비를 생각하면 500레벨 언저리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월오룰의 기본 상식에서 레벨의 차이는 곧 힘의 차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도 말이다.

“아! 설마?”

나는 문뜩 하나 떠오른 게 있었다.

설마하니 내 상태창이 표기가 안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 말이다.

그래서 뒤에 있는 김민성에게 물었다.

“혹시 제 레벨이 표기되지 않습니까?”

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김민성이었고, 그제야 나는 지금까지 월오룰을 플레이하면서 내 정보 표기를 표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랐다.

“그래서 그랬군…….”

그제야 나는 이해가 되었다.

지금까지 나를 노리고 공격해오던 놈들이 왜 그리 불 속을 뛰어드는 나방과 같이 달려들었는지를 말이다.

“뭐 별거 없으니까 그렇게 정보를 꽁꽁 싸매고 있겠지. 보통 너 같은 녀석들이 결국엔 허풍뿐이고 실속은…….”

놈의 입에서 나를 조롱하는 듯한 말이 멈추었다.

그리곤 아주 천천히 벌어지는 입을 볼 수 있었고, 나아가 목젖이 훤히 보일 정도가 되었을 때 나는 놈이 한 말을 받아줬다.

“그래 맞아. 고작 900레벨 가지고 무슨 배짱이 있어서 내가 공개하고 다니겠어? 적어도 마신교의 히데아 장로처럼 천 레벨은 넘어야 공개하고 다녀도 어깨가 올라가지 말이야. 안 그래?”

내 말에 아무런 말을 못 하고 여전히 입만 벌리고 있는 놈을 바라보며 물었다.

사실 대답을 기대하고 물어본 것이 아니었기에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천마검을 꺼내 들었다.

서걱.

그저 한번 검을 휘둘렀을 뿐인데 눈앞에 있던 유저가 폴리곤 조각으로 변했다.

스킬을 사용한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베기였을 뿐이었기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보곤 경악의 눈빛으로 변했다.

그런 그들을 뒤로하고는 다시 천마검을 검집에 넣곤 성문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내가 가는 길을 막는 자는 더 이상 없었다.

아니 마음속으론 막고 싶어 해도 아마 몸은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지금 저기 있는 무리에서 가장 강하다는 김세준의 레벨에 800을 못 넘을 것은 생각하면 내 레벨은 터무니없이 강했기 때문이다.

“아!”

나는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루이즈.”

나는 지금까지 부르지 않았던 소환수 중에서 루이즈만을 불렀다.

“불렀어?”

그녀의 등장에 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의 시선에는 루이즈의 레벨이 눈에 보였을 것이다.

나 혼자만 900레벨이 아닌 소환수인 루이즈도 900레벨을 달성한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저 자식만 데려가자고.”

내가 손가락으로 딱 한 명의 유저를 골랐다.

“나?!”

그 유저는 다음 아닌 시마이.

망자의 군대를 소환하는 네크로맨서 직업을 가진 놈이었다.

내 명령에 루이즈가 손을 휘둘렀고, 휘리릭하는 소리와 함께 마나 채찍이 시마이를 포박했다.

그리곤 힘없이 내가 있는 곳으로 끌려왔다.

“내 목숨을 노렸더군. 걸신 형제를 비롯해 몇 번이나 말이야.”

“그게 무슨!”

힘없이 끌려오는 와중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마이였지만, 루이즈의 채찍은 고작 몸부림으로 끊어낼 정도로 약하지 않았다.

오히려 버티면 버틸수록 더욱 강력하게 죄어지는 채찍에 HP가 줄어드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제길! 나와라. 나의 군대여!”

결국, 버티다 못해 시마이가 망자의 군대를 꺼내 들었다.

서른 기의 데스나이트를 비롯해 천이 넘어가는 수많은 스켈레톤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가장 놀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쥴리안나였다.

“어떻게? 훨씬 더 많잖아!”

시아미의 전력은 데스나이트 열 기와 스켈레톤 오백 마리로 알려졌다.

그가 항상 전장에서 사용했던 양이었고, 그 자리에서 박살 나면 즉각 새롭게 만들어 편성했기에 널리 알려진 양이었다.

하지만 그 상식을 벗어나는 세 배의 데스나이트에 모두가 놀라 했다.

“귀찮게. 얘들아.”

내 부름에 응답하는 듯 나타나는 남은 소환수였다.

그리곤 나는 성가시다는 듯 외쳤다.

“쓸어버려.”

내 소환수 전원이 눈앞에 있는 망자의 군대를 향해 달려갔다.

그 모습에 시마이가 코웃음을 쳤다.

“어림도 없다. 마기로 인해 더욱 강력해진 망자의 힘을 보여주마!”

그 말과 함께 시마이의 망자의 군대의 몸에 마기가 둘러지더니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 강력한 힘을 뿜어내는 듯 짙은 살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내 소환수인 팅고를 바라보며 유유히 걸어갔고,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콰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좋아!”

그 모습에 좋아하는 시마이.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고, 흙먼지가 사라짐과 동시에 딱딱하게 굳어 있는 얼굴로 나를 보며 의문을 표했다.

“어떻게?”

기존의 힘보다 훨씬 강력해진 데스나이트의 공격에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고 멀쩡하게 서 있는 팅고의 모습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런 시마이에게 나는 손가락으로 내 머리 위에 표기되어 있을 레벨을 가리켰다.

“아…….”

그제야 시마이는 알았다.

900레벨을 넘은 것은 루이즈만이 아니라 전부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덩치를 키운 범이와 백랑이 900레벨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망자의 군대를 마치 어른이 개미를 짓밟듯이 박살 내기 시작했다.

시마이의 망자의 군대가 사라지는 데는 십 분이라는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수천이 넘는 망자의 군대라고 해도 내 소환수 하나를 상대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미, 미친!”

이제 남은 것은 시마이 하나뿐.

그런 놈을 향해 나는 무심에게 부탁했다.

‘죽여’라고, 그리고 이제 움직이자고 말이다.

서걱.

힘없이 떨어지는 시마이의 얼굴이 보이려는 찰나 폴리곤 조각으로 변하는 그였다.

방금까지 시마이를 포박하고 있던 루이즈의 채찍이 폴리곤 조각과 함께 사라졌고, 그 자리엔 시마이가 가지고 있던 수많은 아이템이 수북하게 쌓였다.

꿀꺽.

누군가 죽은 시마이가 남기고 간 아이템을 탐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나 또한 반응했다.

두근두근.

갑작스런 심장의 두근거림이었다.

그 이유는 시스템 창이 알려주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 죄악의 힘과 공명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 색욕의 팔찌에 봉인된 힘을 흡수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 나태의 팔찌에 봉인된 힘을 흡수합니다.

-남은 죄악의 힘은 교만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 내 의사완 상관없이 허공에 나타나더니 그 자리에서 죄악의 힘을 흡수했다.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으나 하나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딱 하나.

그 남은 죄악의 힘을 가지고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릿속으로 떠오르려는 찰나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남은 하나의 죄악의 힘을 가지고 있는 자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드디어 죄악의 힘이 한자리에 모이는구나!”

성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그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NPC 히데아가 나를 향해 잔뜩 흥분한 모습으로 있었다.

“이것이 교만의 가면이니! 이리 와서 하나가 되거라!”

히데아의 외침.

그 말에 응답하는 듯 내 앞에 떠 있던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 히데아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는 교만의 힘까지 흡수해버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 죄악의 힘과 공명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 교만의 가면에 봉인된 힘을 흡수합니다.

-알이 부화합니다.

그와 동시에 알의 표면이 쩍쩍 갈라지더니 부화하기 시작했고, 갈라진 알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파아아앗!

세상을 뒤집어 삼키겠다는 듯 강렬한 빛이 뿜어졌고, 이내 사라진 빛 대신 거대한 존재가 있었다.

“그르르르…….”

낮은 울음소리.

그와 동시에 등에서 한 쌍의 날개가 활짝 펼쳐졌고, 날카로운 이빨과 함께 붉은색의 두 눈이 뜨였다.

거대한 존재를 바라보는 순간 딱 하나의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드래곤?”

한눈에 보아도 알 수 있는 드래곤의 모습, 그것도 피부색이 검은색으로 보았을 때 블랙 드래곤이라 불리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시스템창은 물론이고 히데아의 행동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위대한 마왕 세지아르시여. 미천한 몸종이 희생하여 그대를 블랙 드래곤의 몸으로 이끄니! 세상을 구원하소서!”

그 말과 함께 한 손에 쥐고 있던 단검과 다른 한 손에 들려 있는 심장을 나란히 두더니 자신의 심장을 찔러 버리는 히데아였다.

푸욱.

붉은색의 피가 튀었다.

그리고 그 피는 전부 블랙 드래곤의 머리로 향했고, 허물어져 가는 히데아를 뒤로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마왕 세지아르가 부활했습니다.

-블랙 드래곤이자 마왕 세지아르가 포효합니다.

“크워어어어어!!!”

마왕이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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