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268화 (268/275)

제268화

#268

스킬창을 띄웠다.

[서먼 스피릿 MAX]

등급 : 레전더리

액티브 스킬

-스킬 사용 시 소환수와 동기화되어 추가 능력을 얻습니다.

-소환수의 능력에 300%를 얻습니다.

-동기화에 필요한 소환수가 소환수 창에 없어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동기화된 소환수의 모든 능력치가 100% 상승합니다.

-유지 시간은 30분입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60분

소모 MP : 10,000

“어…… 음…….”

그러니까.

눈앞에 보이는 게 진짜인가 싶다.

나는 볼을 살짝 꼬집어 보았고, 느껴지는 고통에 살짝 이마를 찌푸렸다.

그리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떠보았다.

“허허, 진짜네…….”

눈앞에 떠 있는 스킬창은 거짓이 아니라 정말이었던 것이다.

안 그래도 서먼 스피릿 스킬은 상당히 고효율을 자랑하는 스킬이다.

그 이유는 나라는 존재가 회귀자라는 것이며, 이전의 탱커로서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지간한 몬스터의 공략법을 알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누구보다 전투에 능한 것이 나이기에 저 서먼 스피릿이라는 스킬을 극한의 효율까지 뽑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던 스킬이 말도 제대로 못 할 정도의 고성능으로 바뀌었다.

그것도 하나의 제약이라 할 수 있었던 동기화 대상의 몬스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소환한 상태로 말이다.

거기에 대상 소환수는 추가 능력치까지 얻으니 이건 사기를 넘어서 엄청난 스킬이라는 것이다.

이로써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나와 무심이 어지간한 전쟁터에서 물러날 일이 없다는 거다.

‘단 한 존재를 제외하고 말이지.’

아마 절대자를 제외하곤 나 앞길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홀로 절대자를 떠올리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방금까지 비스트 부족의 유물이자 성물을 들고 부족원과 무언가를 하고 있던 지에르가 나에게 다가왔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네.”

나를 향해 글썽거리는 눈으로 다가오는 지에르의 모습이 보였다.

물론 그 혼자만이 아니다.

부족에 있는 전사라 불릴법한 우락부락한 남자들이 하나같이 나를 향해 그렁그렁한 눈이자 부담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부담스러운 상황이자 한편으론 좀 징그러운 모습이었다.

“그저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갔을 뿐입니다.”

최대한 덤덤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그리고 최대한 저들의 시선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내 말 때문에 겸손이 어쩌고저쩌고, 영웅의 마음가짐이 어쩌고 하며 저들끼리 감동받은 얼굴로 나를 향해 극찬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 두었다간 언제까지나 나를 칭찬만 할 것 같기에 내가 입을 열었다.

“지금 밖의 상황은 알고 계십니까?”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 마신교의 악명은 익히 들었고, 저희 부족에게는 원수나 같은 놈들입니다.”

비스트 부족과 마신교의 사이가 원수지간이 된 이유는 안 그래도 부족한 부족원인데, 비스트 마스터의 힘이 궁금하다며 납치는 물론이고 연구라는 이름 아래 각종 고문을 비롯해 비스트 마스터의 힘에 대해 알아내려 했던 탓이다.

제아무리 비스트 마스터의 힘이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마신교의 힘은 작은 부족이 감당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이런 산속에 살고 있는 이유기도 한 그들이라고 한다.

“지금 마신교와 세드릭 제국 간의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세드릭 제국 진형으로 찾아가 제 이름을 대고 함께 싸워주시죠.”

“알겠습니다.”

지에르의 얼굴에는 복수심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불타올랐다.

비스트 부족의 유물을 찾은 이상 그들의 성장력은 훨씬 빨라질 것이며 능력 또한 상승할 것이기에 충분히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해낼 거라 말하는 지에르였다.

다만 당장은 움직일 수 없고, 힘을 기른 다음 빠른 시일 안에 합류하겠다는 지에르였다.

“주변의 다른 부족에게도 소식을 전해 합류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더군다나 비스트 부족이 아닌 주변의 다른 부족도 데려오겠다는 말은 참으로 든든하기 그지없었다.

전쟁이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에 병력이 늘어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여왕개미를 사냥하려다가 비스트 부족을 만나게 되었고, 덕분에 서먼 스피릿 스킬까지 성장했으니 생각도 못 한 엄청난 소득이었다.

거기에 소환수 창에 쌓여 있는 이백 마리의 제너럴 아이언 엔트까지 생각하면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전부 얻은 상황, 그러니 이제 다음 지역으로 넘어갈 시간이라는 거다.

“이번에는 숭이 무기다.”

목적지는 다음 아닌 크이케 후작령.

그곳에 숨어 있는 여의봉을 획득할 차례다.

* * *

크이케 후작령으로 넘어왔다.

반기는 것이라곤 온통 사막의 모래뿐이었고, 사막 특유의 후끈하며 먼지 가득한 바람이 내 얼굴을 때렸다.

“후아…… 여전히 사막 지형은 영 적응이 안 돼.”

회귀 전의 경험이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사막 지형을 몇 번이나 왔지만, 정말이지 사막의 열기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위를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였다.

하지만 나에겐 남들과 다른 한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피온아!”

“캬!”

“그래, 그래. 오랜만에 외출이지? 잘 부탁한다.”

“캬캬!”

그것은 다름 아닌 사막 지형에서 가장 활약을 할 수 있는 소환수가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소환수가 다름 아닌 샌드 스콜피온인 피온이라는 거다.

굳이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위를 걷지 않아도 되고, 몸통에서 꼬리까지 연결되는 천은 햇살을 가려주기에 더위 또한 피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건 없었다.

“저쪽으로 가자.”

“캬!”

거기에 목표로 하는 위치까지 알고 있으니 움직임에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두두두두.

사막을 가로지르는 피온이의 등에 올라타고 그저 여유를 즐길 뿐이었다.

“볼 건 없지만.”

온통 모래투성이인 사막에서 볼거리가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갬성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 맛에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이동했고, 마침내 첫 번째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지금 내가 도착한 이곳은 작은 오아시스.

야자수 나무 두 그루와 작은 제단이 있는 곳이다.

여의봉이 잠들어 있는 숨겨진 인던을 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이곳을 들려야만 한다.

그 이유가 있다.

“숭이야.”

“우끼?”

내 부름에 나타난 숭이였고 나는 바로 명령했다.

“부셔!”

“우끼!”

내 명령에 주먹을 내질러 제단을 박살 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박살 난 제단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숭이에게 외치며 피온이의 등 위로 올라탔다.

“들어가 있어. 금방 부를게.”

“우끼!”

“피온아 도망치자. 최대한 멀리 가야 해!”

“캬?”

“일단 달려!”

내 명령에 그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하는 피온이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휘이이이잉!

방금 숭이가 박살 낸 제단에서 서서히 불어오는 바람이었고, 그 바람은 점차 크기를 부풀리기 시작하더니 거대한 토네이도를 만들어 내었다.

쿠과가가가!

사막의 모래는 물론이고, 부서진 제단의 파편과 작은 오아시스를 집어삼킨 것을 모조리 뱉어내며 덩치를 키운 토네이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방향은 정확하게 나와 피온이가 도망치고 있는 방향이었다.

숨겨진 인던을 찾아내는 첫 번째 조건.

바로 제단을 박살 내 거대한 토네이도이자 사막의 모래 폭풍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지금 내 등 뒤로 불어오는 저 거대한 재앙은 크이케 후작의 성이 있는 방향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제단을 박살 낸 존재를 따라 움직이는 거지.”

그렇기에 지금 저 재앙이라 할 수 있는 거대한 모래폭풍이 뒤따라오고 있는 것이었다.

남은 것은 이 폭풍을 이용해 인던이 숨어 있는 지형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것이고, 그사이에 슬쩍 로그아웃해 버리는 것으로 도망치면 알아서 인던이 나타난다.

나는 꾸준하게 뒤를 돌아보며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했고, 한참을 달려 마침내 목표했던 지점에 도착했다.

“응? 뭐야?”

도착과 동시에 나는 절로 의문이 들었다.

그도 그런 것이 눈앞에 땅이 흔들리면서 그 아래에서 스콜피온 맨이 무수히 튀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두더지 잡는 오락기에서 모든 두더지가 튀어나오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고 하나같이 나를 향해 엄청난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캬…….”

“캬! 캬!”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 멀리 보이는 스콜피온 킹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고, 저들의 둥지라 할 수 있는 곳에서 무수한 스콜피온 맨이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한 마디로 나라는 존재를 사냥하기 위해 전 병력이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와 나…… 이걸 어떻게 하라고…….”

이전 사냥터인 아이언 엔트가 몰려올때와는 전혀 다른 위압감.

몬스터의 레벨의 차이가 아니라 스콜피온 맨이라는 존재 자체가 유저에게 쉬운 사냥을 허락하지 않는 매우 강력한 몬스터라는 것이다.

회귀한 지식은 물론이고, 수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나로서도 지금의 스콜피온 맨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차라리 대비라도 하고 있었더라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지금은 그저 불시에 기습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니, 문제라는 거다.

“캬!”

어느새 스콜피온 맨 한 마리가 나에게 접근했다.

당장이라도 나를 향해 빳빳하게 서 있는 꼬리로 찍어 누르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피온이의 등에 타고 있는 나로서는 당장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자, 내가 피했다간 피온이가 한 방에 죽을지도 모를 일이기에 다급하게 외쳤다.

“무심.”

내 부름에 나타난 무심이었다.

마치 지금의 내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듯 아무런 망설임 없이 양손을 뻗었다.

덥석.

메시아 길드의 영상에서 수많은 유저의 몸통을 꿰뚫었던 스콜피온 맨의 꼬리가 너무나도 허무하게 무심의 손에 잡혔다.

“흐압!”

무심이 기합과 함께 등을 돌리며 양손으로 붙잡고 있던 스콜피온 맨을 집어 던졌다.

“캬?!”

무심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고, 그대로 허공에 떠오른 스콜피온 맨이 저 멀리 허공을 가르고 날아가 떨어졌다.

그때였다.

쿠오오오오!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던 모래폭풍이자 커다란 토네이도가 그대로 스콜피온 맨을 집어 삼켜버렸다.

순식간에 갈가리 찢어지는 스콜피온 맨이었고, 폴리곤 조각으로 바뀌었음에도 그 조각마저도 집어삼키겠다는 듯 게걸스럽게 먹어 치워 버리는 토네이도였다.

지금 내가 몰고 온 저 재앙이 얼마나 강력하니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니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다.

“로그아웃.”

이 자리에서 도망치는 것.

나는 그대로 망설임 없이 로그아웃했다.

* * *

다시 접속한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우야…….”

모래 폭풍이 쓸고 간 자리에는 오직 스콜피온 맨의 시체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저기군.”

거대한 모래 구덩이 속에 있는 푸른색의 포탈.

저곳이 여의봉이 잠들어 있는 인던의 입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곳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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