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265화 (265/275)

제265화

#265

헤브리 백작령.

아이언 엔트가 산 하나를 독식하며 그곳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사냥터가 있는 영지이다.

이곳 사냥터에 머무는 아이언 엔트는 말 그대로 강철 개미다.

다만 조금 특이한 것은 그 개미가 두 발로 걷고 있으며 강철로 된 창을 가지고 유저를 공격한다는 점이다.

덕분에 얻을 수 있는 전리품은 강철 창과 아이언 엔트의 몸에 붙어 있는 강철의 일부, 물론 그 강철이 광산에서 나오는 철보다 가치가 떨어지긴 한다.

같은 모양과 크기의 검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양이 10배 이상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그 제련 시간도 10배나 걸리니 말 그대로 시간과 몸을 희생해서 만들 수 있는 가치가 있는 물건은 아닌 수준이다.

가치가 낮음에도 이 강철이 꾸준하게 나가는 이유는 다음 아닌 대장장이 직 유저의 좋은 수련 도구이기 때문이다.

일반 철을 가지고 만드는 것보다 돈이 절약되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 철보다 오랫동안 두드리고 단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숙련도 상승에도 좋은 물건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컬렉터 길드가 아니 메시아 길드가 이곳을 독점했었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가장 먼저 독식한 컬렉터 길드다.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활동 범위가 산 하나임을 생각하고 초입 부근을 장악해서 야금야금 강철을 모았다.

하물며 인력이 부족할 리도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단 한방에 미쳐 빚을 지고 게임 하는 자들이 워낙 많으니 말이다.

아무튼.

원래라면 이곳은 컬렉터 길드가 관리하는 사냥터이자 수많은 빚쟁이가 아이언 엔트를 사냥하는 헤브리 백작령이어야 한다.

“썰렁하네.”

하지만 지금 헤브리 백작령은 휑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

이곳을 장악하고 있어야 할 컬렉터 길드가 없는 것은 물론이며 유저들 또한 굳이 이곳에서 힘들게 사냥할 필요가 없었기에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거기에 NPC인 헤브리 백작의 기사와 병사들 또한 툴비아 후작령으로 이동하느라 최소한의 병력을 제외하곤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마을을 지키는 NPC들이 있기에 유령 마을까지는 아니지만 그대로 많이 빈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 덕분에 내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야.”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편안하게 사냥터를 하나 독식하게 생겼다.

그것도 군락 하나를 말이다.

절로 내 얼굴에 피어오르는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주인님. 뭐가 그렇게 신나?”

내 얼굴을 바라보며 물어보는 루이즈.

그런 그녀에게 슬쩍 기대며 말해주었다.

“황금 노다지에 온 기분이라 할까? 여기라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거든.”

보통이라면 산속 곳곳에 뚫어놓은 구멍이자 동굴을 타고 들어가면 만나는 게 아이언 엔트다.

하지만 그건 아무것도 모르는 자들이나 하는 방법이고 나는 회귀 지식이 있기에 굳이 그렇게 일일이 노가다를 뛸 필요가 없다는 거다.

그것을 루이즈에게 이야기해 주자 어느새 내 품 안으로 쏙 들어와서는 내 가슴에 머리를 부비며 말을 이었다.

“그럼 나는 구경만 해도 되겠네?”

“그럼, 우리 루이즈 하고 싶은거 다 해.”

“정말?”

내 말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는 기대에 가득한 얼굴로 변한 그녀에게 나를 이마에 꿀밤을 아주 약하게 날려주며 덧붙였다.

“아, 물론 사냥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

“피…….”

김샜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마치 이곳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듯 말이다.

그런 그녀를 조금 더 편하게 있을 수 있도록 허리를 팔로 받쳐주며 주변을 대기하고 있는 소환수를 바라보았다.

“그간 잘 쉬었지? 오랜만에 한 번 날 뛰어 보자고.”

“충!”

유일한 대답은 팅고 하나.

하지만 내 말에 모두가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얼굴에는 살짝 흥분한듯하면서도 눈빛 하나만큼은 집중을 넘어서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어 안달 난 듯했다.

“좋아. 일단 몇 마리만 대충 불러와 볼까?”

앞으로 편안한 사냥과 내가 필요로 하는 존재이자 내 소환수로 삼을 만한 녀석을 불러내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몇 마리의 개미가 필요로 하다.

“우끼!”

“캬락!”

내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다름 아닌 숭이와 가직스였다.

그런 둘을 뒤따르는 쓰랄을 말은 없었지만, 누구보다도 빠르게 뛰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순식간에 눈앞의 동굴로 들어간 셋이었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동굴의 입구에 흙먼지가 가득 피어올랐다.

그 속에서 뛰쳐나오는 쓰랄이었는데 그 뒤로 따라오는 숭이와 가직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뭐야? 그 꼴은?”

그도 그런 것이 숭이와 가직스는 평소의 멀끔한 모습이 아니라 마치 불에 그을린 듯한 모습이었다.

거기에 몸에서 살짝 피어오르는 연기와 함께 타는 냄새를 풍겨오는 둘이었다.

“우끼끼!”

“캬캬캬락!”

그리고 성난 듯한 둘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멀끔한 모습의 쓰랄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툭 내뱉었다.

“그러니까 잘 피하라고 했잖아.”

“우끼! 우끼!”

“캬락!!”

그 말이 오히려 둘의 더 자극했는지, 그 자리에서 당장이라고 쓰랄의 멱살을 잡으려는 듯 달려들었다.

하지만 둘은 두 발자국을 움직인 다음 그 자리에서 다시 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모두 전투 준비.”

내 명령은 물론이고, 숭이와 가직스도 등 뒤에 적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온 행동이었다.

두두두두두.

동굴 입구가 흔들림과 동시에 그곳에서 십여 마리의 아이언 엔트가 튀어나왔다.

“끼리리릭!”

날카로운 이빨이 사정없이 부딪치며 성을 내는 아이언 엔트.

1미터 50 정도 되는 키에 누가 봐도 개미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머리, 가슴, 배로 나뉜 몸이다.

네 개의 다리로는 쇠로 만들어진 창을 쥐고 있었고, 두 개의 다리는 땅을 딛고 서곤 창을 우리를 향해 겨누는 것이 당장이라도 우리를 향해 돌격할 모습이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저놈들이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먼저 움직일 생각이다.

저 아이언 엔트는 군락을 이루는 만큼 나름 집단 공격에 능숙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명령했다.

“다 죽여. 아 기왕이면 동굴 입구 가까운 곳에 죽여 버려.”

다 죽이라는 명령에 추가로 동굴 입구 가까운 곳에 죽이라는 하는 것인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도 듣지 않고서 바로 움직이는 것은 다음 아닌 백랑이었다.

“컹! 컹!”

소환수 ‘백랑’이 고유 특성 ‘자유 변형’을 시전 합니다.

몸집이 거대해집니다.

덩치를 순식간에 키운 백랑이 아이언 엔트를 짓밟았다.

딱히 스킬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4미터에 육박한 백랑은 발아래 있는 아이언 엔트를 그저 밟는 것으로 공격하는 게 충분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방에 깔려 죽는 것은 아니다.

강철로 이루어진 아이언 엔트이기에 밟히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백랑을 향해 강철 창을 찌르는 중이었다.

그런 백랑을 지원하기 위해 모두가 움직였다.

“제아무리 강철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고 오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지.”

단호한 말을 내뱉으며 앞으로 향해 뛰어가는 무심이었고, 그 말을 증명하듯 그의 검에서 뻗어 나오는 죽은 자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오러 블레이드는 아이언 엔트의 몸에 상처를 내기엔 충분했다.

그 뒤로 따라 움직이는 숭이의 주먹은 단단한 강철을 우그러뜨렸고, 가직스의 날카로운 팔이 검은 불꽃을 튀기며 강철을 조금씩 잘라먹기 시작했다.

-소환수 ‘범이’가 고유 특성 ‘자유 변형’을 시전 합니다.

-몸집이 거대해집니다.

-소환수 ‘팅고’가 스킬 ‘거대화’를 사용했습니다.

-10분간 덩치가 커집니다.

-10분간 모든 능력치가 두 배로 상승합니다.

범이 또한 자유 변형을 통해 덩치를 부풀려 아이언 엔트를 짓밟았고, 팅고 또한 덩치를 키워 동굴 입구에서 빠져나오려는 아이언 엔트를 향해 방패와 검을 휘둘러 공격하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움직이지 않는 소환수가 있으니 바로 물의 정령인 엔다이론과 내 어깨 위에 잠들어 있는 피이, 그리고 로빈후드였다.

“저는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확실히 로빈후드의 화살은 아이언 엔트에게 딱히 효과가 없다.

같은 언데드라 할 수 있는 무심처럼 화살에 죽은 자의 기운인 사기를 씌워 날리지 않는 이상 말이다.

아무래도 레벨 업을 통해 얻는 스킬 북에서 뽑아내지 않는 이상 아마 이곳 사냥터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거다.

“그동안 고생했잖아. 쉴 수 있을 때 쉬어둬.”

“알겠습니다. 주군.”

내 말을 들은 로빈후드가 정말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서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보기에 너무나도 불쌍한 모습이었는데, 그런 로빈후드를 위로하기 위함인지 내 어깨에 있던 피이가 로빈후드의 손가락 위로 올라가 부리로 깃털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하늘을 바라보던 시선이 피이를 바라보았고, 별다른 말은 없이 그렇게 시간을 때우기 시작하는 둘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이에 아이언 엔트를 죽였다는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소환수 ‘백랑’이 리자드맨을 사냥했습니다.

-경험치 30,000,000을 획득합니다.

-식탐의 목걸이의 효과로 추가 경험치 90,000,000을 획득합니다.

쭉쭉 들어오는 경험치였다.

순식간에 열 마리의 아이언 엔트가 죽고, 남은 자리엔 시체만이 가득했을 때 나는 서둘러 자동 도축 시스템을 OFF로 바꿨다.

“시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페로몬에 군락 안에 있는 개미가 몰려나올 테니까.”

이것이 바로 개미의 특성을 이용한 사냥, 즉 페로몬을 이용한 사냥이다.

이 방법은 컬렉터 길드에서 메시아 길드로 이곳 사냥터가 넘어갔을 때 알려진 방법으로 동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산 아래에서 쉽게 사냥하기 위해 찾아낸 방법이다.

그러니까 지금 아무도 모르는 사냥법이라는 것이고,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들 대기. 곧 있으면 몰려올 거야.”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굴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두두두두.

땅이 흔들리는 소리였고, 그것은 아이언 엔트가 이곳을 향해 달려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소리기도 했다.

“얘들아! 손님 받아라!”

나는 그렇게 외치며 그제야 죽어 있는 아이언 엔트의 시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도축.”

-아이언 엔트를 도축합니다.

-아이언 엔트의 강철을 획득합니다.

-조잡한 강철 창을 획득합니다.

좀 귀찮아도 직접 도축을 하는 것으로 시체의 숫자를 조절해 페로몬의 양을 조절해주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일이다.

“웃샤. 안 불편해?”

나는 팔에 힘을 주어 루이즈를 조금 더 높게 받치곤 걸으며 물었다.

“딱 좋아.”

“그래.”

그렇게 느긋하게 도축이나 하면서 내 소환수가 사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첫 번째 열 마리 이후 페로몬에 이끌려 튀어나오는 아이언 엔트의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열 번째가 되었을 때였다.

“끼기기기긱!”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나타난 한 존재였고, 나는 것을 보며 기뻐하며 소리쳤다.

“제압해. 저놈은 잡을 거야!”

그 말에 무심이 출수했던 검을 회수하곤 다시 휘둘렀다.

까앙!

모든 것을 베어버릴 듯한 오러가 아닌 미약한 오러를 머금은 검에 살짝 베인 상처만 남은 존재. 그리고 지금까지 상대했던 아이언 엔트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한 2미터에 달하는 덩치의 존재.

그 존재의 정체는 다름 아닌 제너럴 아이언 엔트였다.

[제너럴 아이언 엔트 Lv. 900]

이곳 아이언 엔트 사냥터의 정예 몬스터이자 보스 몬스터에 필적하는 능력치를 가진 저 제너럴 아이언 엔트가 내가 이곳에서 포획하려는 몬스터이기도 하다.

덩치만 커진 것이 아니라 네 개의 다리로 하나의 창만 들고 있는 일반 아이언 엔트와 달리 두 자루의 창을 두 손으로 쥐고 있기에 공격력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언데드의 두 다리가 바닥을 디뎌 기동력 또한 올릴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저 제너럴 아이언 엔트였다.

“고급 포획!”

-스킬 ‘고급 포획’을 사용했습니다.

-제너럴 아이언 엔트를 포획합니다.

-포획에 성공했습니다.

-소환수창에 등록됩니다.

좋아.

이대로 백 마리, 한 무대만 만들자고!

무한 사냥이자 무한 포획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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